아주 작은 죽음들 - 최초의 여성 법의학자가 과학수사에 남긴 흔적을 따라서
브루스 골드파브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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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 요즘엔 간간히 듣게 되는 단어이지만 20세기 초에는?

당시 미국엔 코로너라는 제도가 있었으나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돈벌이 수단으로 되어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죄 없는 사람이 억울하게 피해를 보거나, 죄 지은 자를 놓아 주는 일이 적지 않았다. 이를 막기 위해 반평생 넘게 애 써온 사람이 있다. 법의학의 필요성을 깨달아 그 지식을 쌓을 기초, 체제를 만들고 이를 널리 알리고 현장에서 적용하도록 거의 모든 것을 받쳤던 위대한 여자 사람인 프랜시스 글래스너 리.

법의학이라는 낯선 학문을 어떻게 시작해서 길을 닦고 구체화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얼마만큼 애썼는 지, 그 사람이 가진 모든 것(열정, 에너지, 자금, 끝없는 노력)을 다 쏟아부어 만든 법의학 덕분에 전 세계인이 보이지 않는 많은 도움을 받아 조금 더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는 것을 느낀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사람들의 편협함과 고지식함이다. 나라면 절대로 안 했을 일을 본인을 드러내지 않고 오로지 법의학만 생각한 그 사람의 큰 마음 덕분에 지금의 법의학이 있다는 것에 고마울 뿐이다. 참으로 위대한 사람이다. 

흠~ 헌데 왜 책 이름이 "아주 작은 죽음들"일까? 원제가 "18 작은 죽음들"이고 그녀가 실제처럼 만든 디오라마 때문인가??? 

 

경찰이 현장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다시 말해 이들이 범법 행위의 흔적을 간과하거나 사망의 원인과 방식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증거를 보존하지 못하면 수사는 처음부터 난항을 겪었다.“

죽음은 완전히 익숙해질 수 없는 일이다. 사망자가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사람이거나 유명인사여서 잘 아는 사람일 때는 특히 그렇다.“

검시관은 오직 사망자에게만 책임을 졌다.“

시반을 제대로 살펴보면 아주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사망자가 몇 시간 전에 죽었는지, 죽었을 때의 자세는 어땠는지, 시신이 사망 이후 옮겨졌는지, 시신에 닿아 있는 물건은 없었는지 같은 것들이요.“

법의학은 다리 세 개 짜리 의자에 비유할 수 있다. 세 다리는 각기 의학, 법학, 경찰이다. 이 중 하나라도 약하면 의자가 주저 앉는다.“

법의학에는 의학의 다른 분야에서는 가르치지 않는 특수한 지식도 필요했다. 둔기에 의한 손상, 자상과 총상, 으깨진 손상, 익사 및 화재 피해, 질식 및 중독 등 외상의 결과를 공부하는 것은 전통적인 의대 교육에서 간과하곤 하는 법의학의 핵심 요소였다.“

내 목표는 사법 행정을 개선하고, 기법을 표준화하고, 기존의 도구를 버리고, 경찰관들이 제대로일을 해내며 대중에게 공평한 대우를 해주도록 돕는 것뿐입니다.“

검시관 제도 채택을 방해하는 무기력의 이유는 리의 시대와 같다. 정치적 반대, 지역적 권위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저항, 제대로 준비된 검시관실을 마련하는 최초 투자 비용의 부담 등이다. 검시관 제도가 널리 수용되지 못하는 방해물 중 하나는 극심한 인력난이다. 검시관들은 보통 정부 기관에서 일하며, 민간 영역에서 임상병리학자에게 제시하는 것보다 대체로 낮은 봉급을 받는다. 소득이 더 적을 것이 불 보듯 뻔한데 거기다가 추가적인 훈련까지 받도록 후보생을 끌어들이는 것은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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