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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이웃 - 박완서 짧은 소설
박완서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1월
평점 :
간만에 집어 든 소설이 박완서님의 "나의 아름다운 이웃"이다.
개정판이라고 하나 개정전 책을 읽지 못한 탓으로 뭐가 달라졌는 지는 모르지만.
책을 읽는 내내 우리 생활사가 담담하고 솔직하게 잘 표현되고 있다.
박완서님의 글은 언제나 우리 일상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우리가 힘들고 고단할 때 의논 상대가 되어주는 좋은 선배님 같은 느낌이 든다.
초등학교가 국민학교로 불리던 시절의 한국 사람의 사람살이를 조근조근 이야기하고 있다.
바로 내 곁에서 그땐 말이지.... 하는 듯이.
짭은 소설이라는 부제처럼 짧게 쓰여져 쉬이 읽히는 데 내용은 가볍지 않고,
이야기는 이어질 듯 끝나고 끝날 듯 이어져 그 흐름이 유연하다.
당시 우리네 생활상이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겐 "그땐 그랬지"라는 생각이 들게 하고 젊은 세대들에겐 "그땐 그랬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할 것 같다.
아주 오랫만에 단순하지만 아름다운 수묵화를 한 점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읽어 보고 그 담담함을 느껴보면 좋겠다.
책 속에서
"머리가 있다는 건 의식이 있다는 거고 눈이 있다는 건 본다는 뜻입니다. 엄마 배 속은 좁고 어둡기 때문에 볼 게 별로 없습니다. 그 대신 엄마의 마음을 볼 수가 있고, 엄마의 마음에 빛과 그늘,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을 던지고 지나가는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민감하고 느낄 수가 있습니다.
만일 엄마가 아빠 대신 세상 사람의 따뜻한 인심만 믿을 수 있어도 그렇게 간단히 없애려 할순 없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