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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평점 :
와~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이런 느낌을 받은 소설이다. 지극히 현실에 바탕한 이야기 구조인데 너무나 슬픈.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숙제는 책을 읽은 자의 몫.
글쓴이가 나이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주제들을 가지고 이런 식으로 풀어 썼다는 데 놀랬다. 동안에 소설은 많이 읽지 않아서인가? 하는 반성도 하게 하는.
젊은 작가들의 역량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게 하는 이야기였다.
책 속에서 공감하게 된 내용을 적으면 다음과 같다.
건너편 중
"자신도, 이수도 바야흐로 '풀 먹으면' 속 편하고 ' 나이 먹으며' 털 빠지는 시기를 맞았다는 걸"
"하늘을 친구처럼 국민을 하늘처럼'여기는 기상청 예보"
"선의나 온정에 기댄 나눔이 아닌 기술과 제도로 만든 공공선"
침묵의 미래 중
"이곳 사람들은 '혼자'라는 단어를 닳아 없어질 때까지 만지고 또 만졌다."
"그들은 잊어버리기 위해 애도했다. 멸시하기 위해 치켜세웠고, 죽여버리기 위해 기념했다. 어쩌면 처음부터 모두 계산된 거였는지 몰랐다."
"이 다채로운 화음 안에는 도무지 지루한 걸 못 견뎌하는 신의 성정과 남과 똑같은 걸 싫어하는 인간의 성격이 담겨 있다."
가리는 손 중
"핸드폰 도우미의 이야기를 들으리 아이가 속한 세상이 염려되지만 참고 내색하지 않는다. 애가 어릴 땐 집 현관문을 닫으면 바깥세상과 자연스레 단절됐는데, 지금은 그 '바깥'을 늘 주머니에 넣고 다녀야 하는 모양이다. 아직까진 친구들과 메시지를 주고받고, 모바일 게임을 하고, 실시간 인테넷 방송을 즐겨 보는 정도 같지만, 가끔 이이 몸에 너무 많은 '소셜(social)'이 꽂혀 있는게 아닌지 걱정된다."
"서로 고유한 존재 방식과 중력 때문에. 안 만나는 게 아니라 만날 수 없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