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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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빨치산 생활로 자신의 전 인생이 그리고 가족들의 인생이 힘겨웠지만 평생을 나름대로 소신과 올곧음으로 살아낸 아버지에 대한 딸의 이야기.

그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아버지가 살아온 평생을 새롭게 알게 되는 딸의 입장이 담담하니 멋부림 없이 담백하게 쓰여져 있어 읽는 내내 마음이 촥~ 가라 앉는 느낌이 든다. 

과거 6.25 이후 연좌제에 묶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제자리를 못 찾고 힘들게 살았는가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겪어 보지 못했지만 민족분단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새삼 느끼게 한다. 그런데 "사람이 오죽하면 글겄냐"로 세상을 일관되게 살아내신 아버지에 대한 딸의 이야기가 먹먹하게 다가온다. 사람 사는 게 무엇일까?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이다.


"밀란 쿤데라는 불멸을 꿈꾸는 것이 예술의 숙명이라고 했지만 내 아버지에게는 소멸을 담담하게 긍정하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었고, 개인의 불멸이 아닌 역사의 진보가 소멸에 맞설 수 있는 인간의 유일한 무기였다."

"사람은 힘들 때 가장 믿거나 가장 만만한 사람을 찾는다. 어느 쪽이든 결과는 마찬가지다. 힘들 때 도움받은 그 마음을 평생 간직하는 사람은 열에 하나도 되지 않는다. 대개는 도움을 준 사람보다 도움을 받은 사람이 그 은혜를 먼저 잊어버린다. 굳이 뭘 바라고 도운 것은 아니나 잊어버린 그 마음이 서운해서 도움 준 사람들은 상처를 받는다. 대다수의 사람은 그렇다. 그러나 사회주의자 아버지는 그렇다한들 상처받지 않았다. 그들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사회의 구조적 모순 탓이고, 그래서 더더욱 혁명이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워찌나 청산유순가 쌧바닥에 신이 내렸는 중 알았당게. 말문이 터질라면 예수 믿어야 쓰겄대."

"여기 사람들은 자꾸만 온다고 한다. 한번만 와도 되는데. 한번으로는 끝내지지 않는 마음이겠지. 미움이든 우정이든 은혜든, 질기고 질긴 마음들이, 얽히고 설켜 끈허지지 않는 그 마음들이, 나는 무겁고 무섭고, 그리고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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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 나만 불편해? - 장애 혐오의 말은 이제 그만
김효진 지음 / 이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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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문해력은 단순히 개념적으로 인권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다양한 사건에 대하여 인권을 고려하면서 생활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인권 문해력을 키운다면 내일 우리는 지금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이러저러한 이야기도 많지만 단순하게 생각하면 딱! 한 가지다.

장애인이 살기 편한 나라라면 비장애인은 더욱더 살기 좋은 편한 나라라는 것.

실제로 길을 다니면서 이상하게 생각했던 것이 장애인이 잘 보이지 않는다거였다. 출근길 만나던 시각장애인 한 분이 계셨는데 어느 순간 아 보이시고 휠체어 탄 분도 계셨는데 안 보여서.

비슷한 시간대 출근이라 한 번씩 스쳐가며 만나고는 했는데....

우리 나라도 적지 않은 장애인이 살고 있는데 왜 길에서, 상점에서는 잘 볼 수 없는지.....

직딩에 집순이라 그런가 했는데.... 다른 한 편으로는 오죽 다니기 어려우면 못 다닐까 하는 생각도 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생활하면 비장애인이 손해 본다는 그런 생각은 좀 제발 버렸으면. 다같이 같은 시대를 사는데 함께 잘 살면 좋은거 아닌가?

국가가 제도적으로 좀 잘 만들어서 우리 모두 잘 살기 편한 나라를 만들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인권에 대해서 좀더 깊이 있게 생각해 봤으면, 그 실마리가 이 책으로 시작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참! 단어 하나도 잘 골라서 잘 쓰십다. 우리 모두.


우리는 실패를 통해 더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다른 길을 선택했다 해서 실패로 규정하고 실패자로 낙인을 찍는 것 자체가 폭력일 수있습니다. 앞길이 무한하게 열려 있는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도움을 주려는 마음은 좋지만, 그 방법과 태도까지 제대로가 아니라면 돕지 않느니만 못합니다.“

장애인 중 90퍼센트 이상이 중도 장애인이고, 선천적인 장애인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푸튼 잔디회>에서는 장애인의 존재를 고려하지 않고 설계된 사회는 애초에 잘못 만들어진 사회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비장애인의 문명을 부정하는 운동을 펼쳤습니다. 장애가 있다면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회는 좋은 사회가 아닙니다. 부모에게 죽임을 당하는 장애 태아, 장애인들이 있는 한 그 사회는 안전한 사회라 할 수 없습니다.“

이 세상 모든 장애인은 세상이 만들어 낸장애인입니다. 장애인들은 장애 그 자체로 고통 받는 것이 아니라,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분리하거나 기회를 제한하는 차별 때문에 고통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애는 극복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장애인은 그저 장애를 갖고 살아가는 것뿐입니다.“

약한 상태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명백한 혐오 표현입니다. 혐오 표현을 해 놓고 분노 조절 장애라며 합리화하는 것은 참으로 비겁한 행동입니다.“

장애인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고 없는 존재처럼 여기던 시대에서 이제는 수시로 장애를 들먹이며 장애를 소비하는 시대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관심이 없는 것보다 나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장애인에 대한 거부감의 다른 표현일 뿐입니다.“

불평등 문화가 바뀔 때까지 역차별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장애인 복지 정책은 차별로 인해 누리지 못했던 최소한의 권리에 대한 보상 최저선입니다. 존엄선에는 현저히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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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의 밥상 - 한없이 기꺼운 참견에 대하여
이종건 지음, 곰리 그림 / 롤러코스터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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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 이야기일거라 생각은 했지만 이렇듯 우리가 TV나 뉴스로만 만났던 우리 이웃들의 어려움을 옆에서 보듯 알려주는 이야기 속에 따스함과 배려 그리고 정이 하나 가득하니 담겼다.

늘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 중 하나가 비싼 돈 주고 다른 나라 오래된 건물들과 골목길을 구경하러 가면서 왜 정작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들은 다 부숴버리고 새 것으로 바꿔 버리는 지,..

오래 된 것이 새 것만 못하다는 생각하는 건 기준이 뭔지 참 답답하고 안타깝다.

어린 시적 골목골목 뛰어 다니면서 놀았던 기억의 장소에 가보면 남은 게 거의 없다. 대학 때 많이 가던 종로 피맛골도 청계천 헌 책방도 종로서적 같은 오래된 서점들도 다 사라지고 그 분위기, 그 느낌은 이젠 아무 곳에도 남아 있지 않다. 지킬 건 지키면서 새로운 것을 쌓아가야 하거늘.

책속 나오는 을지로OB맥주가 그렇게 사라질 줄 생각도 못했는데 자본주의 금권력에 허무하게 스러져 갔음을 책에서 다시금 접하니 가슴 한켠이 서늘해진다.

우리 삶과 함께 한 다정한 우리 이웃들이 고통받지 않고 편하게 살 수 있는 날이 얼른 오면 싶다. 


굴이 상할까 봐 난방도 못하고 바닷바람 맞아 밖보다 추워진 굴막에 앉아 입김 불어가며 하나하나 까는 노동이 있다.“

거리에 즐비한 노점상들은, 서울로 몰려들어야만 했던 가난한 인구의 끈질긴 생명력과 호주머니 가벼운 도시 사람들의 배고픔이 만나 그려낸 도시의 풍경이다.“

우리는 모두 버려진 것들의 몸부림에 빚을 지고 산다.“

통닭은 음식이기도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하나의 공동 경험이다. 그 당연함에서 오는 단단함이 좋다.“

파괴된 생태계의 멸종위기종이 된 것마냥 외로운 현장을 찾아가 끊어진 고리를 연결하고, 짓무른 상처를 소독하는 사람들, 현장에서는 그들을 연대인이라 부른다. 연대의 밥상은 천막 농성장, 이웃 가게, 연대인의 집 그리고 보리굴비를 삭히던 법성포 어딘가의 노동까지 이어진다.“

강제집행은 문서 한 장으로 이루어지는 간단한 법 절차다. 그렇게 끌려 나오면 통행을 금지하는 펜스가 쳐지고, 강제집행 완료를 의미하는 종이 한 장이 떡하니 붙는다.“

나의 하루는 어떤 이의 보이지 않는 노동에 기대고 있다. 그 노동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없으니 오늘의 하루는 거저 받은 것이라 생각하는 쪽이 옳을 것이다.“

누군가를 키울 자격은 없을지 모르나, 누군가와 살아갈 자격은 모두에게 있다.“

연대는 결국 서로의 삶에 참견하는 일이다. 당신의 고통이 나와 맞닿아 있기에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끼어드는 일이다. 밥상을 차리고 나누는 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안간이 서로에게 관여하는 가장 오래된 방식이 밥을 먹는 행위일 것이다.“

"연대는 결국 서로의 삶에 참견하는 일이다. 당신의 고통이 나와 맞닿아 있기에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끼어드는 일이다."

"자랑할 만한 유산이 될 수 있었던 숱한 가능성들이 개발 논리에 사라졌다. 어디 건물만 사라졌을까. 공간이 사라지며 사람도 지워졌다. 문화도 지워졌고 함께 생존해야 한다는 연대 의식 또한 철거당했다." 

"사람은 마음을 먹는다. 그래서 외로움은 배고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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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구할 여자들 - 유쾌한 페미니스트의 과학기술사 뒤집어 보기
카트리네 마르살 지음, 김하현 옮김 / 부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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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정말 모든 사람이 다 읽어 봤으면 좋겠다. 별점이 더 있으면 더 주고 싶을만큼 성 구분 없이 모두 배울 점, 생각할 점이 많기에. 

가방에 바퀴 다는 데 왜 5천년이나 걸렸을까?, 닐 암스트롱이 입은 우주복은 누가 만들었을까? 같은 재미난 읽을 거리들이 하나 가득하다. 

여자로 남자로 키워진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하는 말이 다시금 느끼게 되는 내용들이다. 그 쓰임에 편리함이 무시되고 여성스럽다는, 즉 남자답지 못하다는 틀에 갇혀 얼마나 미련한 짓들(?!)을 해 왔는 지, 그리고 지금도 하고 있는 지... 에휴 한숨 나온다. 

4차 혁명시대라 불리는 지금 이 시대에서 인간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지에 대한 답은 남자답지 못하다 하고 무시했던 그 영역이 답이 될 것이라는데, 책을 읽어 보면 더욱더 공감할 듯.

여성스러움이 힘 없고 능력 없음이 아니라는 것을 좀 빨리 깨달아서 미래를 계획하면 좋겠다.

대부분의 모든 영역에서 힘을 가진 자들의 깨달음이 변화의 시작일텐데 어떻게 해야 그 고정관념을 깨트릴지 깊이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것 같다.

발명사이면서 엣날 이야기 같은 느낌이 들어서 재밌고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는데 배울 것도 생각할 것도 많아서 진짜 읽어 볼 것을 강추!!!


신기술이 정말 위대할지는 몰라도, 늘 경제적인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인류가 달에 다녀오고 나서야 남성성 개념에 도전할 준비를 끝내고 여행 가방에 바퀴를 달기 시작했다. 처음에 이 ㅈ품에 투자하지 않으려 했던 백화점 바이어들은 젠더 역할이 바뀌고 있음을 깨달았다. 현대 여성은 혼자 여행할 수 있기를 바랐고, 남성은 더 이상 원초적인 완력을 통해 스스로를 증명할 필요가 없었다.“

젠더 관념은 우리가 어떤 기계를 개발할 지에 영향을 미친다. 더 나아가 우리가 어떤 미래를 상상할 수 있을지에도.“

유행에 맞게 몸의 형태를 바꾸는 것은 엣날부터 여성 신체에 부과된 여러 의무 중 하나였다.“

역사 내내 어떤 재료는 여성적인 것으로, 어떤 재료는 남성적인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 결과 어떤 재료는 기술적인 것으로, 어떤 재료는 그만큼 기술적인지 않은 것으로 여겨졌다.“

”‘여성적인 일이 저임금 노동과 동일시 되는 것은 우리가 여성이 하는 일을 기술적인 것으로 바라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남성이 캔버스에 유화로 추상 작품을 그리면 그 작품은 예술이라 불린다. 여성이 직물로 똑같은 작품을 만들면 그 작품은 공예품이라 불린다.“

그게 뭐든 간에 일에 대한 자질은 전부 여성이 돈을 적게 벌어야 하는 증거로 간주되었다.“

소비자 권력은 여성이 실제로 소유한 최초의 경제 권력 중 하나였다. 20세기 초에 스웨덴 여성들은 투표권이 없었지만 소비자 연합은 구성할 수 있었다.“

여성들은 어린 시절부터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고려하라는 권고를 듣는다. 역사상 매력은 여성에게 꼭 필요한 경제적 요소였지만 남성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여성은 남성만큼 자립의 기회가 많지 않았기에 타인의 선의에 더 많이 의지해야 했다.“

소비는 여성적인 것으로 코드화된 행위다. 소비자는 여성적이라고 코드화된 정체성 중에서 보편성을 획득하기 시작한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다. 이와 함께 민간 소비는 우리 경제에서 점점 더 결정적인 역할을 맡게 되었다.“

지난 수 십년간 수많은 경제학자가 노동 시장의 여성화를 이야기했다. 여기서 여성화는 더 많은 여성이 유급 노동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뜻일 뿐만 아니라, 노동 시장 전체가 더 여성적으로 변했다는 뜻이다. 이 말은 노동 시장이 더 불안정해졌다는 뜻이다.“

여성 해방은 여성에게 남성과 똑같은 조건에서 모든 경제 분야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것은 규모가 훨씬 큰 프로젝트이자, 거의 모든 것을 바꾸어 놓을 프로젝트다.“

우리는 아직 인간 같은 기계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그 대신 인간을 기계처럼 부렸다. 그리고 이를 혁신이라 불렀다.“

오두막이 행복하지 않으면 궁전도 안전하지 않다.“

남성 미래학자들은 기계의 IQ가 높아지면 인류는 끝장날 것이라고 자신 있게 주장한다. 그러나 문제는 지식 경제의 바탕에 언제나 미래학자들이 한 번도 주목한 적 없는 많은 요소가 있었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무시된 것이 바로 관계 경제돌봄 경제.“

로봇은 돌봄과 감정, 관계에 서툴기 때문에 이것들은 인간이 특화할 수 있는 몇 없는 분야가 될 것이다.“

마녀 사냥은 아무도 원치 않는 까다로운 여성을 제거하는 효과적 수단이 될 수 있다.“

여러 면에서 마녀에 대한 두려움은 늘 여성이 가진 힘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한편으로는 여성들이 한자리에 모여 힘을 합칠 것에 대한 두려움이기도 했다.“

날씨의 책임을 여성에게 돌릴 수 있는 이유는 남성보다 여성이 자연에 더 가깝다고 여겨진다는 데 있다. 1979년까지 미국은 모든 허리케인과 열대성 태풍에 여성의 이름을 붙였다.“

"우리가 기술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방식은 일차적인 의미에서 여성을 배제하는 데, 이는 곧 기술의 정의가 여성의 성과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끊임없이 바뀌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양말 뜨는 일은 남자가 하면 존경받는 기술직이었지만 여자가 하면 그냥 바느질이었다. 버터 만드는 일은 여자가 하면 그냥 그저 하인이 하는 일이지었지만 남자가 하면 기술적인 작업이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여성이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로 여겨졌지만 남성이 시작하자 갑자기 천재성을 떨치느라 몸을 씻지도 못하고 기본적인 사회성을 발휘하지도 못하는 괴짜의 뇌가 필요해졌다."

서구 세계는 자연이 인간의 지배를 위해 존재한다고 배워왔다. 아담이 동반자가 필요했고 갈비뼈 하나를 포기할 수 있었기에 여성이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만큼 자연과 여성은 주로 남성에게 봉사하기 위해 존재한다. 바로 이 생각이 오늘날 우리가 겪는 여러 문제의 핵심이다. 그리고 그중 가장 어려운 문제는 아마 기후 위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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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의 시대, 무엇이 가난인가 - 숫자가 말해 주지 않는 가난의 정의
루스 리스터 지음, 장상미 옮김 / 갈라파고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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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택해서 읽게 된 개인적인 이유는 언제부터인가 길가에 노숙인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과 요즘 같은 세상에 어린 학생들이 방학이면 밥을 제대로 못먹는다고 것 때문에.

우리 나라외에도 너무나 굶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빈곤이 뭔지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알고 싶어서. 헌데 이 책은 참 오랜 시간이 걸려서 읽었다. 400쪽도 다 안되는 분량이지만 내용은 쉽지 않았고 같은 줄을 3번씩 읽어야 겨우 넘어갈 정도라서.

우와~ 세상에 논문도 아닌데....참고 문헌만 100쪽 되는 책은 태어나서 처음 읽어 본다. 

힘겹게 읽기는 했지만 빈곤에 대해서 좀더 잘 알게 되었고 어떤 점을 더 깊이 생각해야 할 지 깨닫게 되었다. 또 하나 놀랐던 점은 지은이가 영국의 사회학자이자 반빈민 운동가이면서 상원의원이라는 점 , 우리 나라 국회의원들과 너무 달라서....그런 사람이 상원위원인 영국민이 부러울 뿐이다.

이 책은 빈곤의 개념의 개념에 초점을 맞추었다. 빈곤이 빚어내는 고통과 수모에 시달리는 수만은 사람과 사회 전반에 있어 빈곤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더 깊이 이해하려는 목적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지지하는 대안적인 견해는, 빈곤 상태에 놓인 개인의 행동이 때로 빈곤에 기여하는 요인이 된다고 할지라도 근본적인 원인은 사회 전반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에 동감.

많은 사람들이 읽어 보고 생각해 보고 우리 나라도 변화 발전하면 좋겠다.

이런 책을 국회의원들, 정치인들 필독서로 지정해서 토론을 해보면 어떨까? 궁금하다.


국제연합UN 지속가능발전목표에서는 빈곤을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를 포함해 전 세계가 풀어야 하는 가장 거대한 전 지구적 과제라고 설명한다.“

물적 조건은 사회에 따라 상당히 다르지만, 빈곤층에 대한 망신주기와 낙인찍기, 차벼럭 관행이 빚어내는 심리사회적 빈곤 경험은 어디서나 비슷하다. 이처럼 빈곤은 문화에 좌우되는 동시에 보편적이다.“

누군가 저생활수준과 저소득으로 사는 겨우에 그 사람은 빈민이라는 것이다.“

스티븐 젱키스는 여성주의적 빈곤 개념을 경제 자립을 이룰 최소한의 개인적 권리 부족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돈은 주머니에 넣어 갖고 다닐 수 있는 보편적인 사회적 권력이다. ... 돈은 이 권력을 사사로이 활용하는 개인의 손에 사회적 권력을 쥐어 준다.“

절대적 빈곤이란 근본적으로는 생존이 어려운 상태로 정의되겠지만, 보통은 생산(임금노동)과 재생산(임신 및 양육)에 필요한 기초적인 신체 능력이라는 측면에서 최저 생활 수준에 처한 경우를 가르킨다.“

상대적 빈곤과 불평등은 서로가 서로를 강화할 뿐 아니라 인간 존엄을 침해하는 면에서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일 수 있다.“

개인주의적 관점에서는 빈곤의 주된 책임을 빈민에게 지우는 반면, 구조적 관점에서는 전 지구적 수준에 이르기까지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구조와 그 과정이 빈곤을 유발하고 영속시키는 방식을 지적한다.“

사려 깊은 부유층이 빈곤 문제라고 부르는 것을, 사려 깊은 빈민층은 부의 문제라고 부른다. R.H. 토니

기타 센은 누가 정말로 가난한지 이해하려면 가구 내 불평등을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가족 내에서 소득과 소비가 불평등하게 분배된다는 거슨 남성 배우자는 가난하지 않은데 여성이 가난하거나, 여성이 더 강도 높게 빈곤을 경험한다는 뜻일 수 있다.“

여성 빈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노동시장과 복지 서비스 생활 보조 제도를 조합하여 [여성이] 노동시장 및 국가로부터 적정한 독립 소득을 확보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정책을 수립하는 동시에 성별화된 노동 분업에 맞서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 독립 소득을 확보하면 자율적으로 가구를 구성할 능력이 생길 뿐 아니라 동반자 관계에서의 경제적 지위도 강화된다. 이런한 조건은 가정 폭력과 학대를 겪는 경우에 특히 중요하다.“

장애인은 부정적이고 적대적인 태도와 행동으로 인해 대인 관계에서 차별을 겪는다. 극단적인 경우, 이는 언어 및 신체적 학대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미국은 어린이 빈곤율이 가장 높은 나라에 속하고, 세계 선진경제권에서는 북유럽 국가들의 어린이 빈곤율이 가장 낮다. 미국과 유럽이 거의 모든 국가에서 싱인보다 어린이 빈곤 위험이 더 높다.“

어린이 빈곤과 관련해 특히 유의할 지점은 괴롭힘을 유발할 수 있는 낙인의 문제, [또래들과] ‘다른존재가 된다는 것. ‘어울리기참여하기가 곤란한 상황 등이었다.“

빈곤이 지리, 불평등, 사회적 범주, 생애에 따라 형성되는 방식을 이해하면, 빈곤의 바탕을 이루는 구조적인 유발 요인과 다양한 빈곤 경험이 눈앞에 드러난다. 이는 곧, 빈곤 퇴치 정책은 빈곤의 밑바탕을 이루면서 교차하는 불평등 문제에 대응하고, 성별, ‘인종’, 장애를 아우르는 평등 및 반차별 전략을 담아야 한다는 뜻이다.“

호주에서는 필이, 영국에서는 매켄지가 수행한 지역 사회 기반 연구에서는, 경멸적인 대우와 오인정을 당할 때 존중받고자 하는 보편적인 욕구가 나타난다고 밝힌다. 필에 따르면, 그들이 바란 것은 그저 존중받고 존엄을 지키는 것, 무능력하고 멍청한 열등 인간 취급을 받지 않는 것이었다.“

"빈곤은 개인의 성격이 아니라 사회경제적 지위를 의미한다. 궈녁을 더 많이 가진 타인(정치인, 전문가, 언론, 연구자)이 부여하는 '빈민'이라는 범주에 속한 사람들은 그 꼬리표 때문에 개인적인 주관과 정체성을 잃는다."

"가장 취약한 사람들의 목소리는 전달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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