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판결문 - 이유 없고, 무례하고, 비상식적인 판결을 향한 일침
최정규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법이 국민들에 군림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존중 받고 위함을 받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외려 그들만의 리그라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아동학대, 성폭력 등 예민한 문제들에 대해서 국민과 다른 눈높이를 가진 분들이 많은 것처럼 느껴지는 건 왜일까?

좋은 법조인도 많은데 뉴스에 나오는 법조인들의 경우만 접하게 되어서인가? 굉장히 폐쇄적이고 상명하복 문화가 기본은 법조직이라 그런지 시대에 뒤떨어진 상황들이 자주 보여지고 고쳐지는 모습은 보기 힘들어서인지.... 우리 국민들 의식 수준을 따라 오는 정도는 되어야 하는 것 같은데 뒤따라 오는 수준도 안되는 것으로 느껴지니 "속이 터진다"는 표현이 떠오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딱히 법과 마주칠 일이 없어도 알아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나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해서 알 건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읽고 배우고 개선을 요구해서 우리가 누려야 할 권리를 찾아야 하리라. 

 

"변화란 결국 쉬운 해답을 추구하기보다는 의미 있는 질문의 수를 늘려가는 것이고, 이기든 지든 필요한 싸움을 찾고 도전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AP통신(서울지국) 김동형 기자 -"

"이미 존재하는 법, 법원과 검찰이 내린 결정은 법적 안정성이라는 가치에 우선한다. 상식에 맞지 않는 법의 안정성은 국민이 고려하지 않아도 될 만큼 철옹성처럼 견고하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이 중시해야 할 가치는 '구체적 타당성'이다. "상식에 맞지 않는 법, 악법은 더 이상 법이 아니다."

"좋은 법도 악법도 국회가 아닌 법원에서 재생산되는 것이다. 법 해석이라는 '공정'을 통해서 말이다."

"법에서는 내가 하는 말보다 그 말이 어떻게 기록으로 남는지가 중요하다."

"피의자 신문조서에 증거능력을 부여하는 것이 과연 옳은 지 여러 차례 논란이 있었고, 경찰이든 검찰이든 수사기관에서 정리한 진술조서는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는 한 증거능력을 부여하지 않도록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사법부의 독립권은 국민을 위한 것이지 법관 스스로를 위한 것이 아니다. 또 우리가 존중해야 할 건 사법부가 선고하는 판결이지 불편부당한 서비스가 아닐 것이다. 법원에서 선고하는 판결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국민들을 향한 법원의 불편부당한 서비스는 비난받아야 한다."

"우리는 보통 산재 사망 사고를 막기 위해 사업주가 노동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최대한 투자할 거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사업주는 '윤리적 선택'이 아니라 '경제적 선택'을 한다."

"노동청의 관리 감독이 강화되고 가해자를 더 엄격하게 처벌하는 법이 제정된다고 하더라도 법원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판사는 한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만한 판결을 선고할 권한을 국민에게 위임받았다. 그렇다면 그 권한을 행사할 때 더 엄격해야 하고, 실수를 했을 경우 더 철저하게 책임져야 한다."

'좋은 법은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쟁취하는 것이다. - 헤르만 칸토로비츠-"

"3심인 대법원은 사실관계에 대한 심리를 진행하지 않는다. 2심인 항소심이 법률적으로 오류가 있는지 여부만 심판하기에 '법률심'이라고 불린다. 그렇게 제한적으로만 심사하는 3심인 대법원의 심리를 받는 것초자 허락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재판정에서 하는 말을 녹음하거나 속기해달라고 미리 신청하는 방법, 민사소송법 제159조, 형사소송법 제56조의 2는 재판 당사자가 녹음 또는 속기를 신청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명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판결문을 감시하는 이유는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다. 판결문이 공익적 가치를 다하게 하도록, 쉽게 말해 좋은 판결문이 좋은 세상을 만들게 하자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 - 어떤 세상에서도 살아가야 할 우리에게 김제동과 전문가 7인이 전하는 다정한 안부와 제안
김제동 외 지음 / 나무의마음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각자 다른 분야의 나름 한가닥(?!) 하시는 분들과의 대담을 엮은 책.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수익금이 좋은 데 쓰인다고 해서 더 마음이 움직인 책이다.

650쪽이 넘는 분량에 압도 당하는 느낌도 없지 않지만 다 읽고 난 지금은 참 읽기를 잘 했다 싶다. 각자 다른 분야에서 일가를 나름 이룬 분들의 지식과 마음을 같이 할 수 있어서.

분량이 많아 그런지 개인적으로 두고두고 새겨 둘 이야기가 참 많다.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들도 있지만 배울 것도 생각할 꺼리도 많은 이야기 책이다.

처음 기획 단계부터 엄청 신경 써서 만든 책이라는 것을 넉넉하게 느낄 수 있었다.

각 장마다의 내용도 좋고 편집도 아주 잘 된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어 보면 좋겠다.

처음부터 읽지 않고 먼저 읽어 보고 싶은 부분부터 읽어도 되는. 흔히 하는 말로 골라 읽는 재미도 느낄 수 있어 좋다.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편]

"또라이 짓이 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첫 번째 사람보다 더 중요한 첫 번째 팔로워가 있어야 하는 거에요. 한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관계가 세상을 바구는 거죠."

"물리학자로서 경력을 쌓아갈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내가 해놓은 결과를 스스로 믿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에요."

"지금 사실 어느 하나도 명확하지 않아요. 서로 논의를 하고 시스템을 구축해나가야 하는거죠. 이때 시스템이란 완벽한 제도를 만든다는 끗이 아니라 끊임없이 논쟁과 논의를 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는 거에요."

"인간의 문제는 오히려 답이 틀릴 수 있다는 것, 내가 항상 옳은 건 아니라는 것. 나아가 본래 절대적으로 옳거나 그른 것은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최대한 자기 기준을 만들어서 그 기준과 모순 없이 일관되게 살도록 노력하되 끊임없이 점검해나가는 것. 그게 최선이 아닐까 싶어요."

[건축가 유현준 교수편]

칠레의 알레한드로 아라베나, 2016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았어요. 그 건축가가 정부 보조금을 받아서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주택을 지었는데, 에산에 맞춰 작은 집(40제곱미터)을 짓는 대신 저소득층이 장기적으로 살 수 있는 큰 집(80제곱미터)의 절반만 지은 거예요. 예를 들어 지붕 아래 공간의 절반만 완성하고, 반은 비워놔요. 돈이 없으니까 반쪽은 거의 합판으로 골격만 짓는 거죠. 일단 반쪽만 완성된 집이라도 가질 수 있게 한 다음, 돈을 벌면 벽에 페인트칠도 하고, 화장실에 타일도 붙이고, 애가 태어나면 방도 하나 더 만들 수 있게 한 거예요. 그러면 저소득층이라도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집을 빨리 소유할 수 있게 되잖아요."

"언택트 사회가 되면 집안에서 모든 걸 다 해결할 것같지만, 오히려 이런 상황일수록 건전한 콘텍트를 유발할 수 있는 공간이 집 근처에 많아져야 해요. 지금은 이런 방향으로 도시 계획을 바꿔야 할 때인거죠."

"다양성이 나오러면 핵심은 소자본 창업이 쉬워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바꿔야  해요. 지금 있는 규칙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창업하라고 하면 결국 대자본이 들오아 기존 건물을 다 밀고 쇼핑몰 거리를 만들겠죠. 그러면 소자본 창업 기회는 또 없어지는 거예요."

"우리 나라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을 각 분야에서 생각해야겠지만, 건축가로서 제가 제안할 수 있는 부분은 이거예요. '집을 다양하게 만들어라. 도시를 다양하게 디자인 해라. 다양성을 키워라' 내 집 가치가 결국 집값밖에 안 남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건축가가 될 필요는 없지만 '우리는 모두 건축주다.' 이렇게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특히 공공건물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어느 정도 지분이 있잖아요. 우리가 낸 세금으로 지어진 건물들이니까요."

"인간과 자연의 거리는 더 가깝게 만들고, 물건의 이동은 더 빨라지고, 건어다니면서 생활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고, 많은 사람이 모여 살면서 일자리도 더 늘어나고, 새로운 형태의 산업도 만들어지고...., 그런 것들이 스마트 고밀화인 거죠."   

[천문학자 심채경 박사]

"혹여 우리 탐사선이 잘못된다 하더라도 저는 그 과정들을 다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럴 때 '한국은 수준이 별로야'라고 비웃는게 아니라 '재네가 뭘 잘못해서 저런 결과를 얻었는지 알아 보자. 다같이 알자. 그리고 다음에는 그런 실수를 하지 말자' 이렇게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에요."

"결국 우리가 보고 있는 하늘은 서로 다른 시간대에 생성된 스냅사진들의 컬렉션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별빛과 그 바로 옆에 있는 별빛이 서로 다른 시기에 생성돼서 우리한테 지금 보여지는 스냅사진인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하늘을 본다는 것은 서로 다른 시간들이 존재하는 하늘을 존재하는 하늘을 본다는 거죠."

"미래를 예측할 때 세 가지 중요한 변수가 있어요. 이건 전문가마다 조금씩 관점이 다를 수 있는데, 첫 번째 변수는 인구에요. 사람 수도 중요하지만. 그 구성이 어떤지를 봅니다. 두 번째 변수는 기술이에요. 기술이 어떻게 변해가는지에 따라 미래사회를 예측할 수가 있어요. 세 번째 변수가 요즘 많이 얘기되는 기후입니다. 인구, 기술, 기후 이 세 가지는 우리가 개입해서 바꿀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어요. 단시간에 어떻게 해보기가 쉽지가 않은 것들이죠."

[경제전문가 이원재 대표]

"결국 내가 선택해서 일할 순 있지만 당장 소득이 필요하면 끊임없이 선택을 해야 하죠. 이런 걸 '긱 워크'라고 해요. 플랫폼 노동 중에서도 내가 원하는 만큼 업무를 선택해서 하는 노동 형태죠. 긱 노동이 사실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노동의 주류라고 할 수 있어요. 긱 워크, 자유롭지만 자유를 누릴 수 없는 조각노동. 이것이 문제인 이유는 소득이 불안정하기 때문이에요."

"개별적이죠. 보편성, 무조건성, 개별성 이 세가지가 기본소득세의 가장 중요한 가치에요."

"기본 소득이 근본적으로 복지제도와 다르다고 얘기하는 이유가 두 가지 측면이에요. 복지는 혜택을 주는 것이라 수혜자가 있지만. 기본소득은 모든 국민이 이 나라의 주주로서 배당금을 받는 것과 같아요. 또 하나는 이렇게 힘을 주는 거예요. 예를 들어 취업하려고 노력했다는 사실을 증빙하고 심사에 통과되면 30만원을 주겠다고 조건을 달면, 받는 사람에게 힘이 없어요. 하지만 조건 없이 주는 돈은 받는 순간 힘이 생기죠. 지금까지 조건을 달려고 했던 사람들을 반대하는 데 이 돈을 쓸 수도 있잖아요. 그런 힘이 생긴다는 점에서 기본소득은 복지제도와는 달라요."

"결국 일정한 단계를 넘어가면 성장은 가치를 추구하는 거라는 걸 알 수 있어요. 이웃으로부터 따듯한 말을 듣고,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돕고, 인격적으로 성숙해지고, 충분히 소통하고,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환경을 보호하고, 이런 것들이 개인에게는 성장이거든요."

"나를 팔지 않아도 삶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오히려 지역 안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할 수도 있는 거죠. 내가 만약 노래를 부른다면 그 이유가 돈을 벌거나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좋아서인 거예요. 한 사람을 위해서 작곡하고, 노래하고, 연주하고 다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소비를 부추기기 이해 어떤 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요. 이런 것이 근본적인 변화에요. '탈상품화'하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더는 상품이 되거나 상품화하지 않아도 되는 것. 이것이 아마 문명 전환의 핵심일 것 같아요."

[뇌과학자 정재승 교수]

"자살이라는 건 굉장히 개인적이고 내맬한 의사결정이면서도 굉장히 사회적인 의사결정이거든요. '세상의 모든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사람들이 버티고 살아갈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이라는게 있어야 해요. 예를 들면 기본소득이 보장되어야 하고. 그들이 손을 내밀 때 잡아주는 곳이 있어야 하고. 그래서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일가족이 살인 및 자살을 하는 그런 의사결정만큼은 하지 않는 사회여야 하는 거죠."

[국립과천과학관 이정모 관장]

"자연에 평화로운 죽음이란 없어요. 그것이 바로 자연사죠. 서열1위도 언젠가는 처참하게 자연사하고 서열 2위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역사가 끝없이 반복돼요. 인간 사회가 동물의 왕국과 다른 것은 서로 존중하고 공정한 규칙 안에서 경쟁하고 협력하기 때문일 거예요."

"갈릴레오가 '카스텔리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소논문에서 '성경은 오류가 없으나 주석가는 실수를 할 수 있다'라고 했거든요. 그 편지 말미에는 '만약 과학자들이 성경과 다른 것처럼 보이는 어떤 사실을 증명한다면 그때 신학자들이 해야 할 일은 성서를 재해석하는 일이다'라고 적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냐면 과학자들은 자연현상을 가치 판단없이 보여주는 일만 해요. 그걸 재해석하는 건 신학자들이 일인거죠."

"고학자는 '의심을 촉진하는 사람'. 과학적인 태도는 의심과 겸손함이 기본이에요. 의심하되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고, 그 의심에 대해 해명할 때도 겸손하게 하는 거죠'

"우리가 기후위기나 미세먼지의 해결책으로 찾아낸 방법은 대부분 '나한테만' 괜찮고 지구 전체로 보면 해결책이 아니에요.

"정전이 없다는 건 항상 전기가 과잉생산되고 있다는 뜻이거든요."

"많은 분이 선진국은 초고도 산업국가라고 생각하는데, 전 세계에서 농업이 가장 발달한 나라는 미국이고, 유럽 국가들도 농업 생산량이 많아요. 그러니까 정작 선진국들은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은데 우리는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아예 농업을 버린거죠. 농업 지식은 수십 년 동안 몸으로 배워야 하는데 농업 지식이 사라지고 있는 거예요."

"재미있는게 과학논문에는 '나(I)'로 쓰는 게 없어요. 다 '우리(We)'예요. 혼자 하는 사람이 없거든요. 다 여럿이 함께하죠. 그래서 주어를 대명사로 쓸 때는 항상 '우리(We)'라고 써요."

[대중문화평론가 김창남 교수]

"아메리카 인디언은 말을 멈추고 달려온 길을 뒤돌아 봅니다. 영혼이 따라 오기를 기다립니다. 공부는 영혼과 함께 가는 것입니다. -쇠귀-"

"2006년 서울대 입학식에서 신영복 선생님 '대학시절에는 그릇을 채우려고 하기 보다는 그릇 자체를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먼저 그릇을 비우고 크기를 키우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친구가 되지 못하는 스승은 좋은 스승이 아니고, 스승이 되지 못하는 친구는 좋은 친구가 아니다.  명나라 때 이탁오라는 사상가가 했던 말을 현대적으로 말씀해 주신 것으로 결국 가장 좋은 관계는 서로가 서로에게 친구이자 스승이 되는 관계."

"공부의 옛 글자는 사람이 도구를 가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농사 지으며 살아가는 일이 공부입니다. 공부란 삶을 통하여 터득하는 세계와 인간에 대한 인식입니다. 공부는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의 존재 형식입니다. 그리고 생명의 존재 형식은 부단한 변화입니다. -쇠귀-"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엣 가슴까지라 합니다. 사상이 애정으로 성숙하기까지의 여정입니다. 그러나 또 하나의 여정이 남아 있습니다.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입니다. 발은 실천이며, 현장이며, 숲입니다. - 쇠귀 -"

"씨과실은 먹지 않는다. 무성하던 이파리가 다 떨어지고 앙상해진 나뭇가지에 하나 남은 씨과실은 비극의 표상 같지만, 그게 떨어져 땅에 묻히면 다시 싹이 되고, 나무가 되고, 숲을 이루잖아요. '씨과실은 궁극적으로 새로운 희망의 언어다' 그런데 작은 씨과실은 다른 데서 오는 게 아니라 바로 나, 내 주변의 친구들, 작은 만남, 서로가 서로에게 주는 작은 기쁨, 이런 데서 시작한다고."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종이달 2021-12-04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코로나 화폐전쟁 - 흔들리는 국제 통화의 질서
방현철 지음 / 이콘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들어 온통 코인 열풍이다. 과거에도 한 차례 지나갔는데 또 다시.... 아마도 미래에는 디지털 화폐로 전환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기 때문이지 싶다.  꽤 오랫동안 지폐와 동전이 화폐 역할을 했는데 IT 발달로 인해 카드, 페이 등 지급 수단이 다양화 되면서 실물 화폐의 실제 활용도는 많이 낮아져 있다. 거기에 코로나 19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비대면으로 진행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다시금 디지털 화폐가 쑤~욱! 하고 올라 왔다. 그런 이유로 앞으로의 화폐가 어떻게 변해갈 지 궁금하고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지 알고 싶어 선택한 책이다. 디지털 위안화, 디지털 달러화 등 다른 나라들에서 연구 중이라는데 우리 나라 역시 같은 상황이라고. 디지털 화폐로의 전환이 단순하게 동전, 지폐 등 현물이 있는 것에서 없는 것으로의 바뀜이 아니라 전체 은행권 시스템 전체가 변화해야 한다고. 중앙은행, 민간은행의 역할 등등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부분이 참으로 많아 보인다. 내용이 재미있거나 술술 잘 읽히거나 하지 않고 여기저기 쓰여진 글을 모아 놓은 느낌이 드는 건 왜인지....그저 디지털 화폐에 대해서 생각해 볼만한 점이 무엇인가 알고 싶다면 한 번 읽어 볼만한 책이다. 단, 오탈자가 많아서 좀 불편하긴 하다.

 

"중앙은행이 제공하는 디지털 화폐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하나는 누구나 중앙은행에 계좌를 갖고 디지털 화폐를 서로 이체하는 방식의 '계좌 방식'이고, 또하나는 누구나 디지털 지갑에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를 갖고 다니는 '디지털 토큰 방식'으로 선보이게 될 것이다."

"화폐의 주요한 세 가지 기능인, 교환의 매개, 가치 척도, 가치 저장 중에서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기능에 초점을 맞춰볼 필요가 있다."

"홍콩 펑글로벌인스티튜트 대표인 윌리엄 오버홀트 등은 '위안화의 역습'에서 국제 통화가 되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을 제시, 세 가지 조건은 경제 규모가 크고 성장세를 유지하는지, 자본시장이 견고하며 개방돼 있는지, 효과적으로 움직이는 믿을만한 기관이 경제와 시장을 관리하는지이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숟 2017년 '굴기하는 화례'란 책에서 중국 위안화가 글로벌 기축 통화와 '안전자산'이 되려면 필요한 조건을 제시했다. 첫째는 건전한 제도적 기본 체계(프레임 워크). 둘째는 개방적인 민주 시스템, 셋째는 재산권 존중, 넷째는 법치다. 다시 말하자면 경제적인 전제조건만이 아니라 정치적인 전제 조건을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덜란드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금융기업인 ING는 코로나 팬데믹이 중앙은행 디지털 화례 개발을 촉진하는 이유를 다섯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코로나 감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현금 사용 감소가 가속화되고 비접촉 지불은 늘어난다는 것이다. 둘째, 위기로 인해 정부의 역할이 증가하면서, 정부가 중앙은행에 디지털 화례를 도입할 정치적인 의무를 지울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셋째, 코로나 팬데믹으로 금융 시스템도 불안해지는 압력을 받게 되는데, 이로 인해 금융 안정 역할을 위한 중앙은행 디지털 화계의 발행 압력도 증대한다는 것이다. 이는은행 예금이 중앙은행 디지털 화례로 대체되면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넷째, 코로나 팬데믹이 마치 글로벌 무대에서 카드를 섞듯이 국가 경제력 순위를 바꾸게 될 텐데, 경제적 피해를 적게 받은 나라가(중앙으행 디지털 화폐발행 등으로) 힘을 과시할 기회가 온다는 것이다. 다섯째, 탈 글로벌화로 인해서 각국이 디지털 결제에 있어서 '국가 챔피언'을 키우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디지털 결제엔 사적, 공적 방식이 있을 수 있는데, 이때 공적 디지털 화폐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를 활용한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이 발행한 지폐와 동전 M2는 통화량의 4.3%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즉, 우리가 쓰는 돈의 95% 가까이는 흔행이 '신용 창조'과정으로 만든 돈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화폐의 가장 큰 차이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각종 조건을 거는 게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의 혁신적인 면은 '디지털'이 아니다. '누구나 다 중앙은행 돈을 쓸 수 있다'는 '범용성'이란 데 방점이 찍혀 있다. 가장 신뢰성이 높은 중앙은행 돈을 누구나 쓸 수 있다는 것이 결국은 금융 시스템의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발행은 단순히 지폐와 동전이 디지털 형태로 바뀌는 것만이 아닌 것이다. 어느 정도 은행 역할의 재편이 불가피하고, 통화정책 수행에 있어서도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은행 예금, 페이 서비스, 암호 화폐 등은 다른 디지털 머니와의 관계 설정도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가 은행 예금 보다 우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중앙은행은 파산하지 않지만 일반 은행은 파산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머니 시대에 화폐는 어떻게 정의될 것인가. '거래 정보의 기록'이나 '가지 정보의 기록'이라는 개념으로 바뀌게 되지는 않을까 결국 화폐의 물질적 형태는 사라지고 '정보'먼만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건교사 안은영 오늘의 젊은 작가 9
정세랑 지음 / 민음사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화로도 만들어졌다는데...

영화는 보지 못했고 출간된지 5년이 넘은 책이고 24쇄. 지금 처럼 책이 소외 되는 때에.

그래서 궁금해서 읽었는데... 참으로 책 이름도 참 독특하다 생각했다.

보건교사 안은영? 왜 보건 교사일까? 생각하면서

헌데 책을 읽어 보니 정말 내용과 잘 어울린다. 최근 한창 뜨는 퇴마를 입혀서 학교 내에서 아이들에게 일어나는 옳지 않은 일을 잘 고쳐주는 보건 선생님. 안은영 보건 선생님에 대해 다들 좀 독특한 무해무덕하다고 생각하지만 공기처럼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좋지 않은 일들을 처리해 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어떻게 이런 상상을 했을까? 하는 감탄과 함께 어른이 할 일이 무엇인지 말 하고 있다.

"82년생 김지영"이 20대~30대 여성들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뤘다면 이 책은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우정, 사랑, 동성애는 물론 역사 교과서 논란까지.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을 너무 무겁진 않지만 생각해 볼거리로 제시하고 있는 점이 좋다.

 

"인표는 몰랐지만 다른 사람들은 인표의 그런 걸음걸이가 어쩐지 유쾌하다고가지 생각했다. 마치 한쪽 다리가 짧은 게 아니라 다른 쪽이 더 길어서, 리듬감 있는 스텝을 밟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이다."

이 문장은 바라 보는 점이 다르면 이렇게 완전 다른 느낌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4·3과 여성, 그 살아낸 날들의 기록 - 4·3을 뚫고 나온 여성들, 그들이 날것으로 고백하는 최초의 생활사 4.3생활사총서 1
제주4.3연구소 엮음 / 각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주4.3사건에 대해서 배운 기억이 거의 없다. 그저 국사 책에 한 줄 그런 일이 있었다 정도라고나 할까. 그 당시에 제주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서 우리는 알 필요가 있다. 우리 나라 근현대사에 대하여. 역사는 그 시대에 중심이었던 사람들에 대해서만 적고 있기에. 실제 땅에 발 딛고 현실을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리라.

제주4.3 때 어린 나이에 부모, 형제, 일가 친척, 가장 가까운 이웃들이 이유도 모른 채 끌려가 총에, 칼에 , 굶주림에 죽어가는 동안 간신히 살아남아 현재에 이른 사람들의 입을 통해 우리는 역사를 기록해야 한다. 기억하고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구술사가 밑으로부터의 역사를 만드는 것이라면, 여성에 대한 구술은 가장 밑으로부터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보통 사람들의 언어와 행위의 저변에 놓여 있는 일상을 살펴봄으로써 4.3에 대한 시각을 넓힐 필요가 있다. 특히 이번 구술에 참여한 이들은 일제 강점기와 해방, 4.3의 기억을 공통으로 갖고 있다. 10대와 20대 초반에 경험한 이들 기억은 그 뒤 그들의 삶 속에 투영됐다. 따라서 이 책은 여성들의 구술을 통해 4.3의 기억만이 아니라 부분적이나마 일제 강점기 제주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