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를 사는 따뜻한 부모들의 이야기 1
이민정 지음 / 김영사 / 199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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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물론 전에 읽은 책들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들을 많이 봐왔지만 실례를 들어서 더 마음에 와 닿는다. 부모 자식간에 라며 지나치는 행동들, 특히 말들이 서로에게 어떻게 상처를 주게 되는 지. 또 상처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 지 잘 알려 준다. 그저 이해가 되려니 하고 지나치는 우리 모습들이 서로에게 참으로 많은 상처가 되고 그 상처는 서로 치유하지 않으면 오랫동안 남아서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일을 하지 못하게 한다. 이 책은 꼭 부모자식 사이뿐만 아니라 그 누구와 대화를 하더라도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다.

대화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잘 들어 주는 거. 그리고 상대방 기분을 이해해 주는 것. 그 다음에 내 얘기를 차분하게 하는 거라 말한다. 그렇게 서로의 얘기를 하고 문제에 대한 해결점을 스스로 찾아 내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대화라고 말이다. 이 책을 보면서 가장 마음에 와 닿는 말은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쓴 시이다.

*그녀의 이름은 나의 어머니

그녀는 나를 가장 잘 이해해 주며
나를 가장 잘 안다.

그녀는 절대로 공부하라 강요하지 않는다.
나를 스스로 하게 하며
나 또한 스스로 할 줄도 안다.

그녀는 절대로 화를 내지 않는다.
화내지 않고도
사랑하는 방법을 알기 때문이다.

그녀는 내가 하는 모든 마을
기쁜 소식처럼 즐겁게 들어 준다.

그녀의 이름은
나의 어머니다.

사랑과 신뢰가 뚝뚝 묻어 나는 글이다. 정말 마음에 깊숙이 와 닿는 글이다. 누가 읽어도 같은 느낌을 받으리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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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미학의 사회사 사계절 Art Library 5
강성원 지음 / 사계절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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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좋아하고 논리적인 토론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논리정연한 책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 책이 내게 그런 기쁨을 누리게 해주었다. 우리 나라 미술사에서 우리 여성들 위치가 어떠했는 지, 또 당시 사회 속에서 보여지는 여성들은 어떠했는 지. 일목요연하게 잘 씌어져 잘 정리된 시험 대비 노트를 한 권 읽은 기분이 든다. 그 시대를 어찌 그리 잘 표현하고 있는 지 깜짝 놀랄 정도다. 그림도 우리 생활의 한부분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사실 미술 평론집은 처음 접하는 것이라 조금은 걱정도 했었는 데 참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 어렵지 않으면서도 그림과 설명이 잘 어우러져 읽으면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 나라 여성들이 변화를 그림에서도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배운성의 '여인(1950년)'은 정말 당시 한국 여인을 너무나 잘 표현하고 강관욱의 '구원(1985)'은 우리 어머니들 모습 그대로 이고 민정기의 '한여름 고추밭 매기(1991)'는 우리 외할머니 모습을 뵙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너무나 자연스럽고 잘 그려준 그 모습이 아주 오래 전 돌아가신 외할머니를 떠올리게 한다. 정말 다감하고 순박한 모습이 잘 살아 있다. 이인철의 '바퀴벌레'와 박불똥의 '내 아들을 돌려다오(1994년)', 석영기의 '목단(1995)' 은 그 작가의 아이디어에 놀랬다. 그런 멋진 작품들이 완성되기 위해 작가들의 고충이 얼마나 컸을 지.... 이 책은 정말 멋지다. 사람에게 쓰여지는 멋지다라는 말을 이 책에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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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비룡소의 그림동화 50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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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이 좋아서 사 본 건데, 내 생각이랑은 좀 맞지 않는 것 같다. 아이들 책은 좀 서정적이고 왠지 부드럽고 둥글둥글하고 느낌이 따스해야 할 것 같은 데 이 책에선 그런 느낌을 느낄 수 없다. 그림. 참 사실적으로 잘 그려졌다. 그런데 따스한 느낌이 없다. 어린이들 책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따스함. 물론 개인차가 있고 생각이 다르니 뭐라 할 순 없지만. 언젠가 완역본으로 나 온 '호두까기 인형'에서 느낀 느낌이랑 같았다. 그림 자체는 사실적으로 잘 그려졌지만 아이들 그림 특유의 따스하고 밝은 느낌이 별로 없는. 줄거리는 보면 아빠와 함께 하고픈 아이의 마음이 정말 잘 나타 나 있다.늘 바쁜 아빠와 함께 공원에 가서 고릴라 구경도 하고 즐겁게 놀고 싶은 마음이. 우리가 현실에 물드는 동안에 아이들은 마음의 병을 앓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할 것 같다. 이 책은 그런 상황을 알려 주려고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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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 - 한 사회생물학자가 바라본 여자와 남자
최재천 지음 / 궁리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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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느낌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동물의 세계에선 늘 숫컷이 잘 보이려고 애를 쓰는 데 왜 인간은 반대인 지 정말 궁금했는 데 그 해답이 여기에 있다(궁금하시면 읽어 보세요). 세상엔 남자와 여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함께 한다는 생각을 가진 내겐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지만 좀더 정확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서 논리를 정립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에서 사용되는 단어나 표현이 우리 사고방식에 끼칠 영향을 고려해서 표현한다는 저자의 글이 가슴에 와 닿았다. 말하는 사람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들이 듣는 이로 하여금 상처가 되는 경우가 흔히 볼 수 있기에.

유일하게 유전자만 공평하고 다른 대부분은 모두 여자의 것으로 채워지므로 생물학적 족보로는 여성의 혈통만 기록된다는 것이 새로이 알게 된 지식이다. 또한 모든 생명체는 유전자와 환경의 합작품으로 생물학에는 유전학과 생태학 또는 사회학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도 새삼 깨닫게 된 것 가운데 하나이다. 또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 나라 최초의 페미니스트가 김수로왕이라는 사실, 자식들의 성을 부인 성을 따르도록 한 것이다. 한번도 못 들어 본 이야기인데 이 책에서 난생 처음 접한 것이다. 김해 김씨와 김해 허씨가 동성동본으로 불혼이라는 것이 바로 그 이유인 것을.

그리고 저자는 평생태교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데 정말 맞는 말인 것 같다. 흔히 뱃 속에 있을 때 교육이 평생간다고 하면서 태중 교육에는 온갖 정성을 다 기울이는 데 태어난 이후 교육은 태중에서와 비교해 볼 때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태중에서와 같은 동질, 동량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그 말에 진심으로 동감을 표시하고 싶다. 요즘 흔히 듣는 이야기로 '문제 부모가 있을 뿐 문제아는 없다'는 말은 평생태교라는 생각으로 산다면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고 평소 생각에 논리적 뒷받침이 될만한 근거들을 발견하게 되어 재밌고 즐겁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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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가 풀리면 인생도 풀린다 틱낫한 스님 대표 컬렉션 3
틱낫한 지음, 최수민 옮김 / 명진출판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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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생활이 편안하지 않기에 나를 좀 다스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 책을 선택했다. 저자가 유명하기에 산 것은 절대로 아니다. 너무 유명하면 실망을 하게 되는 경우가 흔하기에. 처음 책을 본 순간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매끄럽고 시원한 하늘색 표지가 기분 좋게 다가왔다. 내용은 어떤 지 한 장 한 장 읽으면서 참 쉽게 풀어 썼는 데 내가 따라가기는 결코 쉽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를 참아도 안 되고 내뿜어도 안 되고 아기를 보듬듯 안고 달래야 한다는 저자의 얘기가 가슴에 와 닿았다. 부모와 자식이 서로 한 몸이라는 얘기. 상대방에게 해를 끼치면 자신도 해를 입는다 얘기가 정말 맞다는 생각을 했다. 상대방에 대한 내 생각은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느낌으로 전달 된다는 것은 아마 대부분 사람들은 알고 있으리라. 단지 모를거라 믿고 싶을 뿐.

식물이나 동물도 사랑을 받는 쪽이 훨씬 더 건강하고 풍성하게 자란다는 것이 여러가지 실험을 통해서 밝혀졌으므로. 다른 설명이 필요치 않은 데 우린 늘 그런 일상을 잊고 산다. 그저 화나면 상대방 탓이고 난 아무 잘못도 없다고 생각하면서 화를 낸다.

하지만 저자는 화는 우는 아기를 달래듯 어루만져서 잘 달래야지 그야말로 터트린다고 해결되는 게 아닌라고 힘주어 말한다. 우리가 흔히 화를 다스리는 말 중에 '큰 숨을 한번 쉬라'는 말과 '화가 나면 입 안에 물을 한모금 어금고 있으라'고 한다. 그 두 가지 모두 화를 잠깐 멈추고 화를 내다 화에 취해서 더 큰 화를 내지 않도록 경계하기 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화! 풀어야 할 커다란 숙제다. 특히나 현대를 살아 가는 우리에겐 많은 화를 품고 또는 내면서 사는 데 자신의 화를 잘 다스리면 모두가 행복해질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심호흡과 걷기. 자신을 늘 느끼면서 사는 것. 정말 어려운 일인데 앞으론 좀 느끼면서 살아 보고 싶다. 그럼 좀 나아지겠지 하는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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