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미학의 사회사 사계절 Art Library 5
강성원 지음 / 사계절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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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좋아하고 논리적인 토론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논리정연한 책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 책이 내게 그런 기쁨을 누리게 해주었다. 우리 나라 미술사에서 우리 여성들 위치가 어떠했는 지, 또 당시 사회 속에서 보여지는 여성들은 어떠했는 지. 일목요연하게 잘 씌어져 잘 정리된 시험 대비 노트를 한 권 읽은 기분이 든다. 그 시대를 어찌 그리 잘 표현하고 있는 지 깜짝 놀랄 정도다. 그림도 우리 생활의 한부분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사실 미술 평론집은 처음 접하는 것이라 조금은 걱정도 했었는 데 참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 어렵지 않으면서도 그림과 설명이 잘 어우러져 읽으면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 나라 여성들이 변화를 그림에서도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배운성의 '여인(1950년)'은 정말 당시 한국 여인을 너무나 잘 표현하고 강관욱의 '구원(1985)'은 우리 어머니들 모습 그대로 이고 민정기의 '한여름 고추밭 매기(1991)'는 우리 외할머니 모습을 뵙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너무나 자연스럽고 잘 그려준 그 모습이 아주 오래 전 돌아가신 외할머니를 떠올리게 한다. 정말 다감하고 순박한 모습이 잘 살아 있다. 이인철의 '바퀴벌레'와 박불똥의 '내 아들을 돌려다오(1994년)', 석영기의 '목단(1995)' 은 그 작가의 아이디어에 놀랬다. 그런 멋진 작품들이 완성되기 위해 작가들의 고충이 얼마나 컸을 지.... 이 책은 정말 멋지다. 사람에게 쓰여지는 멋지다라는 말을 이 책에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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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비룡소의 그림동화 50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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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이 좋아서 사 본 건데, 내 생각이랑은 좀 맞지 않는 것 같다. 아이들 책은 좀 서정적이고 왠지 부드럽고 둥글둥글하고 느낌이 따스해야 할 것 같은 데 이 책에선 그런 느낌을 느낄 수 없다. 그림. 참 사실적으로 잘 그려졌다. 그런데 따스한 느낌이 없다. 어린이들 책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따스함. 물론 개인차가 있고 생각이 다르니 뭐라 할 순 없지만. 언젠가 완역본으로 나 온 '호두까기 인형'에서 느낀 느낌이랑 같았다. 그림 자체는 사실적으로 잘 그려졌지만 아이들 그림 특유의 따스하고 밝은 느낌이 별로 없는. 줄거리는 보면 아빠와 함께 하고픈 아이의 마음이 정말 잘 나타 나 있다.늘 바쁜 아빠와 함께 공원에 가서 고릴라 구경도 하고 즐겁게 놀고 싶은 마음이. 우리가 현실에 물드는 동안에 아이들은 마음의 병을 앓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할 것 같다. 이 책은 그런 상황을 알려 주려고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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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 - 한 사회생물학자가 바라본 여자와 남자
최재천 지음 / 궁리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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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느낌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동물의 세계에선 늘 숫컷이 잘 보이려고 애를 쓰는 데 왜 인간은 반대인 지 정말 궁금했는 데 그 해답이 여기에 있다(궁금하시면 읽어 보세요). 세상엔 남자와 여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함께 한다는 생각을 가진 내겐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지만 좀더 정확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서 논리를 정립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에서 사용되는 단어나 표현이 우리 사고방식에 끼칠 영향을 고려해서 표현한다는 저자의 글이 가슴에 와 닿았다. 말하는 사람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들이 듣는 이로 하여금 상처가 되는 경우가 흔히 볼 수 있기에.

유일하게 유전자만 공평하고 다른 대부분은 모두 여자의 것으로 채워지므로 생물학적 족보로는 여성의 혈통만 기록된다는 것이 새로이 알게 된 지식이다. 또한 모든 생명체는 유전자와 환경의 합작품으로 생물학에는 유전학과 생태학 또는 사회학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도 새삼 깨닫게 된 것 가운데 하나이다. 또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 나라 최초의 페미니스트가 김수로왕이라는 사실, 자식들의 성을 부인 성을 따르도록 한 것이다. 한번도 못 들어 본 이야기인데 이 책에서 난생 처음 접한 것이다. 김해 김씨와 김해 허씨가 동성동본으로 불혼이라는 것이 바로 그 이유인 것을.

그리고 저자는 평생태교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데 정말 맞는 말인 것 같다. 흔히 뱃 속에 있을 때 교육이 평생간다고 하면서 태중 교육에는 온갖 정성을 다 기울이는 데 태어난 이후 교육은 태중에서와 비교해 볼 때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태중에서와 같은 동질, 동량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그 말에 진심으로 동감을 표시하고 싶다. 요즘 흔히 듣는 이야기로 '문제 부모가 있을 뿐 문제아는 없다'는 말은 평생태교라는 생각으로 산다면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고 평소 생각에 논리적 뒷받침이 될만한 근거들을 발견하게 되어 재밌고 즐겁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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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가 풀리면 인생도 풀린다 틱낫한 스님 대표 컬렉션 3
틱낫한 지음, 최수민 옮김 / 명진출판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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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생활이 편안하지 않기에 나를 좀 다스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 책을 선택했다. 저자가 유명하기에 산 것은 절대로 아니다. 너무 유명하면 실망을 하게 되는 경우가 흔하기에. 처음 책을 본 순간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매끄럽고 시원한 하늘색 표지가 기분 좋게 다가왔다. 내용은 어떤 지 한 장 한 장 읽으면서 참 쉽게 풀어 썼는 데 내가 따라가기는 결코 쉽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를 참아도 안 되고 내뿜어도 안 되고 아기를 보듬듯 안고 달래야 한다는 저자의 얘기가 가슴에 와 닿았다. 부모와 자식이 서로 한 몸이라는 얘기. 상대방에게 해를 끼치면 자신도 해를 입는다 얘기가 정말 맞다는 생각을 했다. 상대방에 대한 내 생각은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느낌으로 전달 된다는 것은 아마 대부분 사람들은 알고 있으리라. 단지 모를거라 믿고 싶을 뿐.

식물이나 동물도 사랑을 받는 쪽이 훨씬 더 건강하고 풍성하게 자란다는 것이 여러가지 실험을 통해서 밝혀졌으므로. 다른 설명이 필요치 않은 데 우린 늘 그런 일상을 잊고 산다. 그저 화나면 상대방 탓이고 난 아무 잘못도 없다고 생각하면서 화를 낸다.

하지만 저자는 화는 우는 아기를 달래듯 어루만져서 잘 달래야지 그야말로 터트린다고 해결되는 게 아닌라고 힘주어 말한다. 우리가 흔히 화를 다스리는 말 중에 '큰 숨을 한번 쉬라'는 말과 '화가 나면 입 안에 물을 한모금 어금고 있으라'고 한다. 그 두 가지 모두 화를 잠깐 멈추고 화를 내다 화에 취해서 더 큰 화를 내지 않도록 경계하기 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화! 풀어야 할 커다란 숙제다. 특히나 현대를 살아 가는 우리에겐 많은 화를 품고 또는 내면서 사는 데 자신의 화를 잘 다스리면 모두가 행복해질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심호흡과 걷기. 자신을 늘 느끼면서 사는 것. 정말 어려운 일인데 앞으론 좀 느끼면서 살아 보고 싶다. 그럼 좀 나아지겠지 하는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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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 개정증보판 정재승의 시네마 사이언스
정재승 지음 / 동아시아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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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또 특히나 SF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영화를 보면서 감탄하고 정말 가능한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본 적이 많은 데 그런 것들을 물리학자가 알기 쉽게 풀어 쓴 영화이야기라서 굉장히 흥미있게 읽었다.책을 읽은 소감은 '만족'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리학이나 철학이 모든 학문의 기초학문이라고 말하지만 다가가기 힘든 학문이라는 게 고정관념이고 전통적인 생각인데 이 책은 그런 우려를 깨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화 속에서 물리가 뭔지를 쉽게 풀어 내고 있다. 어느 학교인지는 잊었지만 선생님이 과학 수업 시간에 영화 속 한 장면을 골라서 학생들에게 원리를 가르치던 모습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책이었다.

어려운 학문을 아주 쉽게 가르치려고 했던 그 선생님 생각과 이 책의 저자 생각이 딱!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 학교에서 어려운 공부를 이런 식으로 풀어서 할 수 있다면 물리학을 어렵다고 도망가는 학생은 없을 것 같다. 어쩜 물리학에 흥미를 느껴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또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무조건 상상력만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영화 한 편을 만들기 위해 영화 관계자와 학계 사람들이 모여서 머리를 모으면 논리적이고 과학적이면서 더 멋있고 훌륭한 영화로 우리 학생들에게 무한한 세계를 보여 줄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과학자로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 할 학생이 우리 나라에서도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 봤다. 영화는 영화에 관한 공부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 데 이 책을 보면서 영화 속에 얼마나 많은 학문들이 포함되어 있는 지 잘 알게 되었다. 공부를 왜 열심히 해야 하는 지에 대한 또 하나의 해답이 여기, 이 책에 있는 것 같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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