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그녀의 마지막 여름 - 코네티컷 살인 사건의 비밀
루앤 라이스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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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한 그녀의 마지막 여름 ] 은 한 동안 소설을 안 읽다가 오랫만에 읽게 된 소설이다. 표지에 쓰여있는 코네티컷 살인 사건의 비밀이라는 부제 답게 살인 사건을 다룬 이 소설은 돌아서서 창 밖을 바라보는 완벽한 그녀의 뒷모습의 반쪽만 보여 주며 그녀의 신상을 유추하게 한다. 미국의 중산층이며 가업으로 물려받은 미술관을 운영하는 관장이며 무명의 예술가를 발굴하고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덕망이 높았던 베스, 16살 된 딸, 샘의 엄마이자 6개월 차 임신부이기도 했던 그녀가 어느 날 아침 자신의 침대에서 살해 된 체 발견된다. 누가 그녀를 죽였을까? 소설은 베스의 시신이 언니 케이트에 의해 발견되며 시작된다. 베스의 남편이 강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지만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는 상황가운데 수사가 시작되고 베스의 주변인물들을 탐색해 나가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다. 또한 베스의 죽음 이전에 언니 케이트와 함께 겪었던 어린 시절의 불행의 오마쥬는 현재 살인 사건에 영향을 끼치고 하나씩 등장하는 베스 주변의 인물들. 아내에게 성실하지 못했던 베스의 남편 매튜의 행적과 절친한 친구들, 숨겨둔 연인과의 관계는 소설적 재미를 가중시킨다.

마치 드라마 부부의 세계처럼 부부들만의 문제가 사건의 배경이 되고, 표면적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결혼 생활에서 느꼈던 베스의 공허함과 관계의 상실은 완벽한 삶을 꿈꿨던 그녀의 희망대로 펼쳐지지 못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게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불행하 이유가 각각 다르다로' 시작하는 안나카레리나의 첫 문장처럼 이 소설 또한 ' 한 가족의 닫힌 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설정 아래 은밀하게 들여다 보게되는 가족사이며 그 안에 비극적으로 죽어간 완벽한 그녀 베스가 있었다.

이 소설을 쓴 작가 루앤 라이스는 < 뉴욕 타임즈 > 의 베스트 셀러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작가의 소설 [ 완벽한 그녀의 마지막 여름 ]은 소설적 재미와 스토리, 배경이나 심리묘사가 탁월하고 속도감 있게 펼쳐지는 서사 덕분에 500페이지에 육박하는 분량이 끝나기가 아쉬울 정도다. 오랫만에 소설을 읽어서인가? 간식 빼먹듯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는 즐거움이 있었다. 요즘처럼 덥고 열대야가 심한 날씨에 끼고 보기에 적합하다. 장르 소설답게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아 가는 과정이 탄탄하지만 막상 범인을 알고 나면 허무하달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르소설의 묘미를 충분히 살린 재미있는 소설이었으며 이 책을 읽고 나니 이런 류의 소설이 부쩍 더 당긴다. 당분간은 장르 소설 삼매경에 빠져보는 것도 좋은 피서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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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토론 : 환경 교과서 토론 시리즈 2
김순미 외 지음 / 이화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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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토론 시리즈 두 번째 주제 '환경'은 현직 교사로 종사하는 저자 9명이 함께 쓴 책이다. 교과서 토론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이 책은 쟁점을 제시하고 패널들이 직접 만나 토론하는 형식으로 구성하여 생동감이 있다. 특히 요즈음 대두되고 있는 환경 문제의 다양한 주제들, 물부족, 멸종 바이러스 재활용 에너지 동물원 살균제와 살충제 층간소음 플라스틱 등 아홉가지 주제들을 논제로 뽑아 토론하고 있어 흥미롭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야 말로 치열한 토론을 하며 답을 찾아가야 하는 사안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온실가스, 미세플라스틱, 에너지 사용 등의 자연환경문제뿐만 아니라 층간소음이나 바이러스 같은 일상생활 속 환경문제는 인류의 생존이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들입니다. 하지만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개인이나 국가별로 다르기 때문에 늘 다툼이 일어나고 합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분명 우리는 위기 환경 속에 살고 있으며, 지구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빠르게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교과서 토론 환경 중에서


첫 번째 주제인 ' 우리나라는 정말 물이 부족한 것일까' 라는 주제는 평상시 알듯 모를 듯 애매하게 궁금했던 주제라 관심이 갔다. 덕분에 우리나라는 정확히 말하면 물 부족 국가라기 보다는 물 스트레스 국가에 더 가깝다는 걸 알게 됐다. 또한 물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댐 건설이 필요한데 댐 건설은 환경 오염이라는 부작용이 따른 다는 점은 간과했었다. 이 부분을 읽다보니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는 4대강이 떠올랐다. 또한 동물원의 존재 유무나 층간소음, 바이러스 처럼 현실과 밀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어 어렵지 않고 관심 분야를 찾아가며 읽을 수 있었다.

마지막 챕터에서 다루고 있는 플라스틱 제품, 안 쓰고 살 수 있을까? 는 매일 플라스틱을 사용하며 들었던 생각인데 이 책에서 다룬대로 다양한 각도와 해법 제시를 통해 플라스틱을 쓰는 것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사고의 폭을 넓혀주는 접근법은 어른인 내가 읽어도 많은 도움이 됐다. 이 책 [ 교과서 토론 환경 ]은 이렇게 한번 쯤은 들어봤거나 생각해 봄직한 내용을 다룬다. 흥미롭고 관심이 가는 부분들의 답을 무조건 알려주는 것이 아닌 토론을 통해 해법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넓혀져 청소년들의 사고 정립에도 도움이 될 만하다. 책을 쓴 저자들이 교육 현장에 종사하는 선생님들이어선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단계별 주체 토론과 읽다보면 자연스런 주제에 대한 배경지식을 확장하고 균형감각을 가질수도 있겠다. 또한 이 책은 실제 교육현장에서 토론 지도서로 써도 훌룡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좋은 책이어도 읽어야 제것이 되듯 청소년들이 이런 책을 가까이두고 많이 읽으면 좋을텐데 반면 학업의 부담으로 가까이 하지 못할것 같은 아쉬움도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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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어떻게 전쟁을 기억하는가 - 에펠탑에서 콜로세움까지
이상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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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전쟁을 거듭하며 발전해 왔다. 그 과정에서 지금까지 전쟁의 상흔을 고스란히 가지고도 살아남은 (?) 건축물들을 통해 우리는 인류의 투쟁의 역사와 전쟁의 참상등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이 책 [ 건축은 어떻게 전쟁을 기억하는가 ]는 '에펠탑에서 콜로세움까지' 라는 부제답게 유럽 -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러시아 까지 유럽 전쟁사와 1,2차 세계대전까지를 주로 다루며 이 천여 년의 시간동안 전쟁의 흐름 속에서 공고히 살아남은 건축물등을 통해 유럽사 전반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 전쟁은 파괴와 창조라는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살아남은 건축물을 하나의 유기물로 보는 것이 아닌 '생존자'라는 인격체와도 같은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을 쓴 저자 이 상미는 프랑스에서 서양예술사와 고고학을 전공하고 프랑스 문화재 감정과 문화재를 알려주는 전문가다. 이 책은 프랑스의 에펠탑에서 시작한다. 자유의 여신상을 설계한 귀스타브 에펠의 이름에서 따 온 에펠탑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를 점령한 히틀러가 에펠탑 앞에서 찍은 사진은 사진 한 장에 많은 내용을 내포하고 있어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었다. 또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예술품인 루브르 박물관이나 노트르담 대성당 콩코르드 광장 등의 주요 건물을 불태우지 않은 독일사령관 콜티츠의 결단은 상징적이다. 전쟁 중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지키려는 신념이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다. 유럽 특히 영국 프랑스 독일은 같은 유럽에 위치하며 수 차례에 걸쳐 전쟁을 하면서도 서로 닮아가는 가? 영향을 주고 받으며 비슷한 예술적 취향과 문화를 가지고 있고 예술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수준 또한 매우 닮아있다.

기원전후 중세를 지나 근현대로 오는 동안에도 서로간의 부침이 많았던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을 만든 왕조 국가들의 흐름과 근 현대사로 넘어오며 발발한 세계전쟁등 이들의 전쟁의 역사는 장구하다. 그런 의미에서 마지노선이라는 말의 유래가 되었던 프랑스의 요새나 - 지금은 와인 저장고나 버섯 농장으로 개조되었다고 하는 - 전쟁을 통해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아픔을 고스란히 표현해 낸 건축물이 놓여있는 독일의 노이헤 바헤나 그리고 드레스덴 시민들에 의해 복원된 건축물인 드레스덴 성모교회 특히 전 세계적으로 모금을 벌이고 폐허가 된 잔해 속에서 간직했던 벽돌로 재건한 드레스덴 성모교회는 전쟁의 참상을 잊지 않고 평화를 지키려는 유럽인들의 바램과 소망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건축물들이다.


저 폐허의 성모교회는 파시즘의 야만성과 전쟁의 비극을 되새기게 하는 상징이다. 우리에게 제 2차 세계대전은 끝나지 않았다

건축은 어떻게 전쟁을 기억하는 가 중에서


숱한 전쟁을 통해 무수히 무너져버리고 없어진 안타까운 건축물도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축물을 지키고 유지하고 보수해가며 전쟁이 주는 비극을 다시는 겪지 않으려는 유럽인들의 정신이 2차 세계대전 이후 100여 년이 넘도록 평화를 구가하고 유럽연합을 지켜온 힘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외에도 이 책 [ 건축은 어떻게 전쟁을 기억하는 가 ] 에는 한번 쯤 꼭 실물로 보고 싶은 유럽의 아름다운 건축물들 루브르 박물관 베르사이유 궁전, 하이델베르크성, 웨스트민스사원, 크램린궁전 등 건축물에 얽힌 배경 설명과 전쟁의 역사가 잘 설명되어 있어 텍스트가 아닌 실물을 보고 싶은 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아쉬운 점은 유럽사에 국한된 건축물만 다루고 있어 범위가 좁다. 이왕이면 전 세계 혹은 제 3세계의 전쟁의 역사도 포괄적으로 다룬 책이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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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
유영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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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한 십년 전 만해도 일본과 한국은 대략 16년 정도 격차가 난다고 알고 있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10년 20년도 아니고 16년은 무슨 수치일까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내 기억의 오차에서 나온 숫자일 수도 있지만 중년을 바라보는 내 세대 정도라면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다. 또한 마이마이 세대인 내가 청소년 시절 선망의 대상이었던 아이와와 소니보다 지금의 삼성이 세계적으로 더 먹어 준다는 걸 깨닫은 건 얼마돼지 않았으니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책의 제목 [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 은 곧 나의 착각일 수 도 있다. 반면 돌아보면 2016년 정도부터 간간히 나오기 시작한 단어들 일본 중산층의 붕괴, 잃어버린 20년, 노후 파산, 사토리 세대 등의 주제가 담긴 책들이 국내에도 발간되기 시작하며 일본의 선진국이라는 견고함에 금이 간 시점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2011년 동 일본 지진 이후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한 일본 정부의 미비한 대책과 연임하는 극우 성향의 아베정권, 결정적으로 코로나 사태를 지켜보며 일본에 대한 한국민의 뇌리에 잠재되어 있는 식민지 트라우마는 이제 좀 벗어던질때가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박근혜 정부를 지나오며 헬조선에 분개하던 시절이라 인지하지 못했지만 이 책을 읽으며 돌아보니 일본 사회의 균열은 이미 일어나고 있던 현상이었다. 이 책은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생각하며 따라잡으려 애를 썼던 일본의 맨 얼굴을 밝혀주는 책이다. 저자는 전쟁 패전이후 연합군과 미국의 주도로 강제로 주입된 아시아 최초의 선진적 민주주의 국가를 이루며 효율적인 관료주의와 한국전쟁 특수와 일본 특유의 근면함을 바탕으로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룬 일본이었지만 이젠 더이상 과거의 일등국가도 선진국도 아니라고 쓰고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전근대적인 사법체계, 허술한 복지, 약한 시민사회, 권위적인 관료주의, 회사사회의 붕괴, 안전하고 흥행히 보장된 같은 컨텐츠만을 반복 생산하는 문화등 일본 사회를 전방위에 걸쳐 진단하며 소위 갈라파고스 신드롬을 앓고 있는 일본을 진단한다. 챕터 마다 현재의 일본의 여러 현상을 진단하며 드러나는 현상만을 나열하는 것이 아닌 근현대사의 기원에 대한 꼼꼼한 자료를 함께 싣고 있어 설득력이 있다. 이 책을 쓴 저자 유 영수는 일본을 고발하는 한국인의 감정적 우월감이 아닌 도쿄 특파원으로서 경험한 일본 사회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심층적 취재 자료를 바탕으로 글을 쓰고 있다. 책 말미에 실린 방대한 참고 자료가 이를 방증한다.

이 책 [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 ]을 읽으면 일본의 현 시점만이 아닌 우리의 수준도 함께 감지할 수 있다. 일본의 현상을 읽으며 끊임없이 묻게 되는 우리의 현실과 자기 성찰은 그 만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한일 관계의 면모를 알수 있는 지점이다. 이제 우리는 한일전에 목숨을 걸 필요가 없다. 곳곳에 남아있는 일본색을 걷어들이고 이제 더 큰 미래와 비전을 가지고 나아갈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일본 사회의 오류를 철저히 검증해야 할 필요성도 느꼈다. 일본의 실패가 곧 우리의 성공은 아니니까 말이다. 이 책은 일본이라는 잣대를 통해 우리의 현재를 인식하게 책이었다.


우리를 이해하려면 일본을 제대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인정하든 하지 않든 일본은 우리를 구성하는 커다란 조각 중 하나다. 기분 나쁘다고 무시하면 우리는 영영 '정체성의 퍼즐'을 제대로 맞출 수 없다. 여전히 우리 곳곳에 묻힌 유골과도 같은 진실을 캐어 드러내고 깨끗하게 털어내야 한다. 일본을 통해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기성찰의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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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의 과학 - 최첨단 과학으로 밝혀낸 유대의 기원과 진화, 그 놀라운 힘
리디아 덴워스 지음, 안기순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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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 3월 온라인으로 입학식을 했던 중학생 딸은 2학년이 됐지만 반 친구가 누구인지도 잘 모른다. 학원도 다니지 않고 혼자 공부하는 딸을 보며 예전같으면 사회성이 떨어져서 어쩌나 하는 고민을 했을 텐데 시대가 그러하니 할 말이 없다. 그래서 읽게 되었을까? 생물학적, 심리학적 , 진화적 관점에서 바라본 우정에 대한 과학적 접근법을 모은 이 책 [ 우정의 과학 ] 은 인간에게 있어 우정의 중요성과 심리적 기제를 떠나 과학 분야에서 어떻게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알게하는 책이다.

저자는 소수의 심리학자와 사회학자를 제외하고 과학계에서는 우정에 대한 연구를 소홀히 해 왔다고 정의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정은 건강, 생물학, 진화적 입장에서 연구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쓰고 있다. 사실 우정의 중요성을 논하면서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저자가 자신의 둘째 아이의 친구관계를 예시로 든 부분은 개인적으로 많이 부러웠다. 한국의 청소년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쌓고 있는 미국 중산층 아이들의 친구관계를 보며 동 시대를 사는 부모로서 느끼는 경각심이란, 고뇌를 하게 한다. 우정은 장수를 누릴 수 있게 하고 삶의 질을 높이며 건강을 유지하게 해 준다. 당연한 말이다. 혼자 하는 것보다 친구와 함께 하는 재미를 우린 모두 알고 있지 않은가? 한 달도 안 된 아기가 아무것도 안 그려진 주걱보다 이목구비가 그려진 주걱에 선호한다는 에피소드만 봐도 인간의 유대감각은 타고난 본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살면서 경험하는 사람, 우정, 보살핌 등의 사회적 지지들 '도구적 지지''정보적 지지'''정서적 지지' 로 바꿔 부를 수 있는 사회적 용어들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한 기제다. 하지만 근대 사회의 미덕이었던 공동체가 유지되지 못하고 파편사회로 변화되어가며 우정에도 양극화가 이뤄지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가진 우정에 대한 본능적 욕구는 감출수 없는 것 같다


자신이 무조건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주는 완전히 긍정적인 유대는 개인이 보유한 사회적 네트워크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해석하기도 상당히 쉽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렇듯 행복한 관계는 목적의식과 의미를 제공하고 시야를 넗히고 건강에 더욱 좋은 방향으로 행동하도록 이끈다

우정의 과학 중에서


이 책에서 특히 재미있던 부분은 카요 산티아고 섬의 히말라야 원숭이 사회망이다. 인간카요섬의 원숭이들을 연구한 과학자인 월슨과 올트먼도 결국 우정을 통한 결과물이라는 점은 신선했다. 또한 8장 디지털 세상의 우정을 다룬 장에서 말하는 쇼설미디어와 십대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은 공감이 갔다. 쇼셜미디어로 연결되는 우정또한 기성세대와는 다른 우정의 한 방식으로 받아들이도록 노력하기로 한다.

이 책 [ 우정의 과학 ] 은 400페이지에 육박하는 페이지를 할애하며 인간의 삶에 중심이 되는 우정과 유대에 대해 과학적 자료를 가지고 풀어나간 총체적인 에세이다.


쇼셜 미디어는 새롭고, 우정은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영위하는 삶만큼 오래된 것이다. 우정은 켤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정의 과학 중에서


책을 다 읽고 나면 어느 새 핸드폰을 꺼내 그동안 소연했던 지인을 찾아 안부 문자라도 날리게 하는 우정에 대한 독특한 흥미로운 과학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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