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축 고전 60권 - ‘책알못’들을 위한 최소한의 교양 수업
토마스 아키나리 지음, 오민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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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지 않는 시대다. 더군다나 '고전'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책이라면 한 권을 제대로 완독하는 것도 녹록치 않다. 독해력과 인내심이라는 두 가지 무기를 장착하고서나 가능할까? 그래서 고전을 두고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 사람들이 칭찬을 늘어놓으면서도 막상 읽지 않은 책"이라고 정의내렸는지도 모른다.

이 책 [ 압축 고전 60권 ] 은 '동서 고금의 철학과 심리학, 경제학에서 엄선한 명저 60권의 핵심을' 다룬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토마스 아키나리는 서문에서 고전은 원래 '독파할 수 없는 책'이며 나 ( 필자 ) 처럼 평범하지만 바쁘게 사는 일반 독자는 고전을 읽을 시간조차 없다고 강조한다. 고전을 읽지 못하는 나의 변을 정확히 대변해 준 문구다. 저자는 이 책에 대한 사용설명서로서 ' 이 책은 쓰인 시대 순으로 배열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 데나 펼쳐서 읽어봐도 괜찮다고' 조언한다. 요즈음 부쩍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관심이 가서 시간을 내서 철학가의 책을 읽어봐야지 생각하고 있던터라 제 2장 파트에 들어있는 쇼펜하우어의 책 [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 를 소개한 페이지부터 펼쳐봤다.

간단하게 고전이 나오게 된 배경과 저자에 대한 설명은 짧지만 유익하다. 또한 어떤 것에 의해서도 인식되지 않는 주관과 그런 주관으로 세계를 파악하는 쇼펜하우어 철학의 핵심인 관념론을 설명한다. 결국 쇼펜하우어가 강조한 주관적 힘을 표현한 의지 결국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서는 욕망을 이룰 수 없는 의지 때문에 우리의 삶은 고통일수 밖에 없다는 쇼펜하우어 철학의 정수를 너무도 쉽게 도출한다. 이 책은 이렇게 이론의 핵심적 요소를 알기쉽고 친절하게 풀어주고 각 장마다 등장하는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레이션 덕분에 어려운 이론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준다.

한때 열정적으로 독서를 하던 시기,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한 저자의 책을 파거나 저자가 참고한 참고문헌이나 주제별 독서라는 키워드로 관련 주제의 책을 찾아가며 읽었던 적이 있다. 이 책의 앞 부분에 실린 ' 한 눈에 파악하는 명저 연관도 '를 보니 책은 이렇게 읽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감탄에 마지 않았다. 마치 설계도처럼 그려진 명저들의 연관고리를 따라 독서를 하다보면 세상이치를 다 깨달을 것 같기도 하달까? 이 책을 쓴 토마스 아키나리는 일본의 지식인으로 저자의 책은 처음 접한다. 채 사장에 버금가는 일본인 지식인이라는 생각도 들고 개인적으로 마지막 챕터에 실어놓은 일본편은 처음 보는 내용들이어설까? 살짝 거부감도 들었지만 나름 신선했다.

이 책은 저자가 정리해 놓은 고전 60권을 읽으며 새삼 고전에 대한 친숙함이 드는 것이 이 기회에 저자의 설계도를 따라 독서를 해 본다면 매우 유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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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허리 가우디의 뼈 - 탐정이 된 의사, 역사 속 천재들을 진찰하다
이지환 지음 / 부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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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던 나는 위인전을 즐겨 읽었다. 위인전 속의 위인들은 한결같이 똑똑하고 신념과 의지가 남달라 어떠한 역경에도 끝내 자신의 업적을 이루곤 했다. 반면 교훈을 주기 위한 설정일까? 위인전 속의 위인들은 일반인들과는 다른 성정을 가진 말 그대로 위인전 속 위대한 인물들이었다. 구경하길 좋아하는 나는 그들의 삶을 구경하듯 넘겨봤고 그걸로 더 이상 귀감은 없었다. 어릴 적 위인전을 읽던 버릇이 남아선지 요즈음도 인물사를 다룬 책이나 평전을 즐겨 읽는다.

제목마저 독특한 이 책 [ 세종의 허리 가우디의 뼈 ] 는 제목만 얼핏 들어서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감이 오지 않는다. 책 표지에 [ 탐정이 된 의사, 역사 속 천재들을 진찰하다 ] 라는 문구가 힌트다. 아니나다를까 이 책을 쓴 저자는 의사다. 현재 건국대학교 정형외과 전문의로 근무하고 있는 현직의사이며 [ 조선왕조 실록 ]에 기록된 세종대왕의 증세를 통해 강직성 척주염을 추측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을 써서 학게에서 호응을 받았다고 한다 ( 본문 지은이 소개 중에서 )

너무나도 흥미로운 접근법이다. 서문에서 저자는 탐정 셜록 홈즈를 만들어낸 작가 코넌 도일도 의사였다는 근거를 대며 마치 탐정처럼 역사 속의 인물들 - 세종대왕, 건축가 가우디, 소설가 도스토옙스키, 모차르트, 니체, 마리퀴리, 모네, 로트레크, 프리다 칼로, 밥 말리 까지 열 명의 위인들의 삶과 그들이 이루어낸 업적 그리고 그들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병증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의학적 자료를 통해 진단하고 소회를 꼼꼼히 들려준다. 현직의사가 글도 이렇게 잘 쓰면 반칙아닌가? 하는 질투어린 생각이 들만큼 재밌고 글의 발상또한 독특하다.


가우디는 독특한 발상으로 교수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학장은 가우디에게 졸업장을 주며 말했다. "건축가 타이틀을 천재에게 주는 것인지 멍청이에게 주는 것인지 모르겠다. 시간이 평가할 일이다" 이 말을 들은 가우디는 유쾌한 톤으로 친구에게 말했다. "이봐 그래도 학장이 방금 나를 '건축가'라고 했다고!"

세종의 허리 가우디의 뼈 중에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생로병사를 피해 갈 수 없다. 그것이 비록 위대한 인물이라고 해도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동안 익히 알고 있던 인물들의 천재성과 그들이 만들어낸 수 많은 작품 혹은 인류에 기여한 업적만을 부각해서 접해 왔다면 이 책은 그런 편견과 의도를 비틀어 삶의 이면을 보게 한다. 특히 그들이 살았던 시대는 지금으로부터 족히 백년에서 수백년까지 꼽을 수 있다. 지금이라면 충분히 치료하고도 남았을 병증임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의료기술로는 도저히 치료하지 못해 일찍 삶을 마감하거나 아니면 병을 안고 고통스러운 삶을 사는 와중에도 자신의 몫을 다했던 위인들의 삶은 감동이었다. 장애를 가진 몸으로 교통사고까지 당하는 바람에 온몸이 만신창이가 됐음에도 그 엄청난 고통을 감내하며 고통을 그림으로 승화시킨 프리다 칼로, 방사선을 통해 암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선구적인 역할을 했지만 결국 자신도 백혈병으로 죽어간 마리 퀴리, 레게 음악으로 자메이카의 혁명을 외쳤지만 피부암으로 36세라는 젊은 나이에 죽어간 밥 말리등은 평소 자세히 알지 못한 이야기여서인지 부쩍 더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 책 [ 세종의 허리 가우디의 뼈 ]는 저자의 의학적 지식과 방대한 자료 조사, 더불어 저자의 인문학적 소양과 명쾌한 글솜씨가 어우려진 책이다. 이 책을 통해 그 동안 안다고 생각했던 인물들의 삶을 재조명해보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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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한 새로운 생각 - 우리는 더 이상 성장해서는 안 된다
마야 괴펠 지음, 김희상 옮김 / 나무생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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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 렛 어스 드림 ]에서 코로나 이후 지속되는 저 성장 시대에 맞춰 목소리를 내는 여성 경제학자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썼다. 그래서 이 책에 관심이 갔을까? 이 책 [ 미래를 위한 새로운 생각 ] 을 쓴 마야 괴벨은 독일의 영향력 있는 여성 정치경제학 학자이며 이 책을 통해 지구환경과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문제제기와 해법을 제시한다.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이대로 안 된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는 단언 아래 세계가 왜 더 이상 성장일로를 향해 가서는 안 되는 지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진단한다. 책의 내용은 챕터마다 다루는 내용이 무척 고무적이다. 평상시 관심가는 주제들이어선지 개인적으로 많은 공감이 갔달까? 유럽연합을 이끌어가는 선진 독일의 학자다운 독보적이고 합리적인 이론들. 선진적인 제안과 경제학 이론을 바탕으로 속속들이 밝혀내는 세계화와 자본주의의 병폐, 환경문제, 시스템, 기술의 진보등등 호모 이코노미쿠스 ( 경제적 인간 ) 의 관점에 맞춰 돌아가는 전 세계 경제적 시스템과 그에 부흥하는 정치라는 도구의 허상을 마치 잘 맞아 떨어지는 퍼즐처럼 일목요연하고 실질적이며 쉽고 명쾌하게 풀어낸다.

저자는 인간의 본성이 처음부터 호모이코노미쿠스는 아니였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환경훼손을 하고 물질적 이익만을 쫒아 달려가는 것 처럼 보이는 인간에게 부족한 것은 홍보부족이고 경제학이란 학문이 주는 허상을 쫒아 여기까지 왔으며 미래 환경을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인지한다면 인간은 분명히 다르게 행동할 수 있다고 정의한다. 그렇면에서 본다면 기존의 성장일로를 지향해 온 주류 경제학과는 다른 패러다임과 다른 목소리는 이 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환경변화를 막는 지속 가능한 경제를 위해서라면 현재 우리가 누리는 물질적 풍요를 반납(?) 해야 하지만 편안한 삶을 포기하고 몸집 줄이기에 기꺼이 가담하기까지는 쉬워보이지 않았다. 특히 여전히 돈이 시대의 철학이고 성장주의에 매몰되어있는 한국의 경우 저자의 이론들은 공감이 가지만 과연 사고의 전환이 일어날까 하는 상념이 들었다.

소비를 줄이고 이면에 존재하는 '외부비용'과 '외재화'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수 많은 재활용 쓰레기들이 빈민 국가들로 수출되고 있는 현실이 이를 말해준다.


서구사회의 풍요는 그 진짜 비용을 스스로 감당하지 않고 남에게 떠넘겼기 때문이라고 단언합니다. 그러나 풍요로운 삶을 그대로 계속 유지하기 위해 서구인들은 이런 사실에 관심을 가지지 않거나 심지어 의도적으로 못 본 척하고 있습니다.

슈테판 레세니히는 이 가짜 현실을 '외재화 사회' 곧 문제를 바깥으로 떠넘기는 사회라 부릅니다

미래를 위한 새로운 생각 중에서 


말미에 나오는 시장과 국가 란에서 국가의 역할은 규제이며 규제받지 않는 시장은 실패할 수 없다는 이론에서 혹자는 사회주의 이론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애플이 이룬 성과에는 애플사의 천재 직원들의 과업이외에 ' 인터넷, GPS,터치스크린, 성능 좋은 배터리 등의 기술이 공공의 재원을 투입한 연구결과이며 진정한 혁신을 주도한 국가의 과업이라고 쓰고 있다. 한국의 경우 '삼성'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이 책 [ 미래를 위한 새로운 생각 ]은 세금때문에 삼성이 망할까봐 걱정하는 분들이 읽기에는 힘들 책이겠지만 한번은 읽고 숙고해보기에 훌륭한 경제학서이자 인문학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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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를 만나고 사랑을 배웠습니다
배은희 지음 / 놀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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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운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사랑으로 먹이고 입힌다고 해도 항상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건 엄마를 경험한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품지않으면 어쩌랴 하는 책임감으로 그 사명감을 묵묵히 해내는 존재 엄마. 하지만 이 책 [ 천사를 만나고 사랑을 배웠습니다 ] 를 읽으며 사랑을 나누는 또 다른 길이 있음을 깨달았다. 소위 '위탁 엄마'를 자청하는 가정 위탁제도제도의 실천이다.


가정위탁제도는 부모의 사정으로 가정에서의 양육이 불가능한 아이가, 시설이 아니라 가정에서 보호받고 양육되도록 돕는 제도다. 중략

되도록이면 아이를 '가정'이라는 환경 안에서 보호를 받게 하려는 취지 때문이다

천사를 만나고 사랑을 배웠습니다 중에서


이 책 [ 천사를 만나고 사랑을 배웠습니다 ]는 작가가 자신이 직접 위탁 엄마가 되어 가슴으로 낳은 딸 은지를 7년째 키우며 겪었던 이야기를 담담히 쓴 글 모음집이다. 작가는 7년 전 지적 장애를 가진 미혼모 엄마가 아이를 양육할 여력이 안돼어 위탁가정지원센터에 의탁한 11개월 은지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다. 위탁 엄마가 되기로 결정하고 아이를 의뢰받아 집으로 데려오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겪어야 하는 우려와 걱정 그리고 그러한 선택을 감당하기까지의 가족들의 사랑과 지지 더불어 아기를 서로 돌보겠다고 나서는 두 아이의 성정이 담긴 이야기는 감동을 넘어 귀감이 되었다. 나 또한 작가의 자녀 또래의 두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감히 엄마인 나 조차 아이들 앞에서 시도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 만큼 위탁 엄마라는 건 보통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은 아닌듯 싶다. 또한 언제가 될 지 모르는 이별 - 위탁엄마는 친 엄마가 아이를 키울 의지를 가지면 미련없이 아이를 친 부모에게 보내야 한다. - 은 어떻게 감당해야 할런지. 작가 또한 이런 댓가 없는 위탁엄마인 자신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에 오히려 많은 상처를 입는다고 쓰고 있다.


"자기가 낳지 않은 애를 어떻게 키워?"

" 다시 친부모에게 돌려보내야 된다고?"

"그럼 왜 키우는 거야?"

중략

그런 시선을 마주할 때면 울컥울컥 후끈한 것이 목을 타고 넘어온다. 눈꺼풀이 자꾸 깜박여지고 어금니에 꽉 힘이 들어간다

천사를 만나고 사랑을 배웠습니다 중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탁 엄마라는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작가는 자신을 지지해 주는 두 아이와 남편, 그리고 위탁 가정을 실천하고 있는 위탁부모 자조모임의 구성원들과의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한다.

아동학대 뉴스를 접하며 '아동 학대와 버림' 무관심한 가정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는 아이들을 위탁 가정이 흡수하여 제대로된 가정 분위기에서 온전한 사랑으로 키우는 제도인 위탁가정 제도는 인간 사회에 꼭 필요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위탁 가정들은 홍보 부족과 편견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한 아이라도 제대로 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실천하는 위탁모들이 인정받는 사회 분위기야 말로 연일 터지는 아동학대로 부터 우리 아이들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으며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럼에도 작가처럼 실천할 수 있는 많은 손길이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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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불평등 어떻게 해결할까? - 굶는 자와 남는 식량, 스마트 농업이 그리는 해법 10대가 꼭 읽어야 할 사회·과학교양 5
김택원 지음 / 동아엠앤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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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 10대가 꼭 읽어야 할 사회. 과학 교양시리즈 ] 중 다섯 번째 책이다. 10대를 대상으로 한 책이어서인지 쉽고 재밌으며 알찬 내용으로 가득하다. 사실 지구온난화나 기후 변화로 인해 과거처럼 전 세계적으로 기근이나 식량부족현상이 나타나는 건 아닐까 생각을 했었는 데 그런 나의 궁금증을 해소하기에 적절한 책이었다.

인류가 식량부족으로 인한 대기근에서 어느 정도 해소되기 시작한 역사는 근 100년 이내라고 해야할까? 우리나라만 해도 한국 전쟁이 끝난 1950년 전후에 식량 부족으로 전 세계 원조를 받았던 나라였으니 식량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책 초반에 나오는 현종 재위시절이었던 1670년대의 대기근으로 인해 당시 조선 인구의 5프로가 사망했다고 하니 놀라웠다. 조선을 대기근에서 포문을 연 저자는 13세기 유럽에서 일어난 대기근에 대해 소개한다. 재미있는 것은 조선의 경신년 대기근이 '소 빙하기'라는 기후변화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면 유럽의 대기근은 사회 시스템의 오류에 의한 대기근이었다고 하니 흥미로웠다

또한 대기근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전해 온 인류의 발전사와 살충제의 허와 실, 과학의 발전과 함께 발전해 온 녹색혁명, 신품종 개발과 더불어 유전자 변형 작물 (gmo) 에 대한 논란까지 자세히 다룬다.

이 책 [ 식량 불평등 어떻게 해결할까 ]에서는 인류가 식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발전하고 연구해 온 역사를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어 그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식량 부족 해법의 정점이기도 한 미래사회의 스마트 농법의 도입은 인류의 새로운 비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희망적이었다. 다만 식량 불평등을 야기하는 유통 구조와 다국적 기업과 글로벌 국가들의 독점적 방식은 개선해야 할 문제로 여겨졌다. 그런 의미에서 작은 나라 네덜란드의 사례를 통해 인구 밀도가 높은 우리나라와의 협업을 통해 한국도 스마트 농법을 통해 농업이 강한 나라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저자는 서문에서 '지금까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 왔던 농업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식량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새로운 체제가 필요한 것은 아닌가? 우리는 변화에 얼마나 대비하고 있는가? 농업의 변화는 어떤 기회를 만들 것인가? 등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쓰고 있다.

특히 식량 수입 의존도가 높은 편인 한국 또한 숙고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식량 교역망이 손상됐을 때 식료품 가격 상승을 시작으로 커다란 혼란이 일어날 것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농업 기반이 빈약한 사회라면 그 충격은 훨씬 클 것이다.

식량 불평등 어떻게 해결할까? 중에서


햇 곡식을 거둬들여 나눠먹으며 한 해 농사를 기뻐하고 조상에 감사하는 명절 추석, '농자 천하지대본'이라는 말 처럼 농사가 근본이었던 이 땅에서 식량 자급자족을 위해 네덜란드처럼 농업이 강한 나라가 되어야 하는 것 또한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이자 미래 한국을 살리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새삼 든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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