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 3월 온라인으로 입학식을 했던 중학생 딸은 2학년이 됐지만 반 친구가 누구인지도 잘 모른다. 학원도 다니지 않고 혼자 공부하는 딸을 보며 예전같으면 사회성이 떨어져서 어쩌나 하는 고민을 했을 텐데 시대가 그러하니 할 말이 없다. 그래서 읽게 되었을까? 생물학적, 심리학적 , 진화적 관점에서 바라본 우정에 대한 과학적 접근법을 모은 이 책 [ 우정의 과학 ] 은 인간에게 있어 우정의 중요성과 심리적 기제를 떠나 과학 분야에서 어떻게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알게하는 책이다.
저자는 소수의 심리학자와 사회학자를 제외하고 과학계에서는 우정에 대한 연구를 소홀히 해 왔다고 정의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정은 건강, 생물학, 진화적 입장에서 연구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쓰고 있다. 사실 우정의 중요성을 논하면서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저자가 자신의 둘째 아이의 친구관계를 예시로 든 부분은 개인적으로 많이 부러웠다. 한국의 청소년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쌓고 있는 미국 중산층 아이들의 친구관계를 보며 동 시대를 사는 부모로서 느끼는 경각심이란, 고뇌를 하게 한다. 우정은 장수를 누릴 수 있게 하고 삶의 질을 높이며 건강을 유지하게 해 준다. 당연한 말이다. 혼자 하는 것보다 친구와 함께 하는 재미를 우린 모두 알고 있지 않은가? 한 달도 안 된 아기가 아무것도 안 그려진 주걱보다 이목구비가 그려진 주걱에 선호한다는 에피소드만 봐도 인간의 유대감각은 타고난 본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살면서 경험하는 사람, 우정, 보살핌 등의 사회적 지지들 '도구적 지지''정보적 지지'''정서적 지지' 로 바꿔 부를 수 있는 사회적 용어들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한 기제다. 하지만 근대 사회의 미덕이었던 공동체가 유지되지 못하고 파편사회로 변화되어가며 우정에도 양극화가 이뤄지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가진 우정에 대한 본능적 욕구는 감출수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