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과학 - 최첨단 과학으로 밝혀낸 유대의 기원과 진화, 그 놀라운 힘
리디아 덴워스 지음, 안기순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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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 3월 온라인으로 입학식을 했던 중학생 딸은 2학년이 됐지만 반 친구가 누구인지도 잘 모른다. 학원도 다니지 않고 혼자 공부하는 딸을 보며 예전같으면 사회성이 떨어져서 어쩌나 하는 고민을 했을 텐데 시대가 그러하니 할 말이 없다. 그래서 읽게 되었을까? 생물학적, 심리학적 , 진화적 관점에서 바라본 우정에 대한 과학적 접근법을 모은 이 책 [ 우정의 과학 ] 은 인간에게 있어 우정의 중요성과 심리적 기제를 떠나 과학 분야에서 어떻게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알게하는 책이다.

저자는 소수의 심리학자와 사회학자를 제외하고 과학계에서는 우정에 대한 연구를 소홀히 해 왔다고 정의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정은 건강, 생물학, 진화적 입장에서 연구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쓰고 있다. 사실 우정의 중요성을 논하면서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저자가 자신의 둘째 아이의 친구관계를 예시로 든 부분은 개인적으로 많이 부러웠다. 한국의 청소년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쌓고 있는 미국 중산층 아이들의 친구관계를 보며 동 시대를 사는 부모로서 느끼는 경각심이란, 고뇌를 하게 한다. 우정은 장수를 누릴 수 있게 하고 삶의 질을 높이며 건강을 유지하게 해 준다. 당연한 말이다. 혼자 하는 것보다 친구와 함께 하는 재미를 우린 모두 알고 있지 않은가? 한 달도 안 된 아기가 아무것도 안 그려진 주걱보다 이목구비가 그려진 주걱에 선호한다는 에피소드만 봐도 인간의 유대감각은 타고난 본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살면서 경험하는 사람, 우정, 보살핌 등의 사회적 지지들 '도구적 지지''정보적 지지'''정서적 지지' 로 바꿔 부를 수 있는 사회적 용어들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한 기제다. 하지만 근대 사회의 미덕이었던 공동체가 유지되지 못하고 파편사회로 변화되어가며 우정에도 양극화가 이뤄지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가진 우정에 대한 본능적 욕구는 감출수 없는 것 같다


자신이 무조건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주는 완전히 긍정적인 유대는 개인이 보유한 사회적 네트워크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해석하기도 상당히 쉽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렇듯 행복한 관계는 목적의식과 의미를 제공하고 시야를 넗히고 건강에 더욱 좋은 방향으로 행동하도록 이끈다

우정의 과학 중에서


이 책에서 특히 재미있던 부분은 카요 산티아고 섬의 히말라야 원숭이 사회망이다. 인간카요섬의 원숭이들을 연구한 과학자인 월슨과 올트먼도 결국 우정을 통한 결과물이라는 점은 신선했다. 또한 8장 디지털 세상의 우정을 다룬 장에서 말하는 쇼설미디어와 십대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은 공감이 갔다. 쇼셜미디어로 연결되는 우정또한 기성세대와는 다른 우정의 한 방식으로 받아들이도록 노력하기로 한다.

이 책 [ 우정의 과학 ] 은 400페이지에 육박하는 페이지를 할애하며 인간의 삶에 중심이 되는 우정과 유대에 대해 과학적 자료를 가지고 풀어나간 총체적인 에세이다.


쇼셜 미디어는 새롭고, 우정은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영위하는 삶만큼 오래된 것이다. 우정은 켤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정의 과학 중에서


책을 다 읽고 나면 어느 새 핸드폰을 꺼내 그동안 소연했던 지인을 찾아 안부 문자라도 날리게 하는 우정에 대한 독특한 흥미로운 과학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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