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를 만나고 사랑을 배웠습니다
배은희 지음 / 놀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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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운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사랑으로 먹이고 입힌다고 해도 항상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건 엄마를 경험한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품지않으면 어쩌랴 하는 책임감으로 그 사명감을 묵묵히 해내는 존재 엄마. 하지만 이 책 [ 천사를 만나고 사랑을 배웠습니다 ] 를 읽으며 사랑을 나누는 또 다른 길이 있음을 깨달았다. 소위 '위탁 엄마'를 자청하는 가정 위탁제도제도의 실천이다.


가정위탁제도는 부모의 사정으로 가정에서의 양육이 불가능한 아이가, 시설이 아니라 가정에서 보호받고 양육되도록 돕는 제도다. 중략

되도록이면 아이를 '가정'이라는 환경 안에서 보호를 받게 하려는 취지 때문이다

천사를 만나고 사랑을 배웠습니다 중에서


이 책 [ 천사를 만나고 사랑을 배웠습니다 ]는 작가가 자신이 직접 위탁 엄마가 되어 가슴으로 낳은 딸 은지를 7년째 키우며 겪었던 이야기를 담담히 쓴 글 모음집이다. 작가는 7년 전 지적 장애를 가진 미혼모 엄마가 아이를 양육할 여력이 안돼어 위탁가정지원센터에 의탁한 11개월 은지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다. 위탁 엄마가 되기로 결정하고 아이를 의뢰받아 집으로 데려오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겪어야 하는 우려와 걱정 그리고 그러한 선택을 감당하기까지의 가족들의 사랑과 지지 더불어 아기를 서로 돌보겠다고 나서는 두 아이의 성정이 담긴 이야기는 감동을 넘어 귀감이 되었다. 나 또한 작가의 자녀 또래의 두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감히 엄마인 나 조차 아이들 앞에서 시도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 만큼 위탁 엄마라는 건 보통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은 아닌듯 싶다. 또한 언제가 될 지 모르는 이별 - 위탁엄마는 친 엄마가 아이를 키울 의지를 가지면 미련없이 아이를 친 부모에게 보내야 한다. - 은 어떻게 감당해야 할런지. 작가 또한 이런 댓가 없는 위탁엄마인 자신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에 오히려 많은 상처를 입는다고 쓰고 있다.


"자기가 낳지 않은 애를 어떻게 키워?"

" 다시 친부모에게 돌려보내야 된다고?"

"그럼 왜 키우는 거야?"

중략

그런 시선을 마주할 때면 울컥울컥 후끈한 것이 목을 타고 넘어온다. 눈꺼풀이 자꾸 깜박여지고 어금니에 꽉 힘이 들어간다

천사를 만나고 사랑을 배웠습니다 중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탁 엄마라는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작가는 자신을 지지해 주는 두 아이와 남편, 그리고 위탁 가정을 실천하고 있는 위탁부모 자조모임의 구성원들과의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한다.

아동학대 뉴스를 접하며 '아동 학대와 버림' 무관심한 가정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는 아이들을 위탁 가정이 흡수하여 제대로된 가정 분위기에서 온전한 사랑으로 키우는 제도인 위탁가정 제도는 인간 사회에 꼭 필요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위탁 가정들은 홍보 부족과 편견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한 아이라도 제대로 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실천하는 위탁모들이 인정받는 사회 분위기야 말로 연일 터지는 아동학대로 부터 우리 아이들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으며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럼에도 작가처럼 실천할 수 있는 많은 손길이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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