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한 주스 가게 - 제9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85
유하순 지음 / 푸른책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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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삼월과 사월을 잃어버리고, 오월이 시작되고서야 봄을 느끼게 되었다.

봄밤을 책을 읽기 좋은 시간이고 꽃과 함께 많은 생각들이 피어오르는 시기이기도

하다.

오월 첫 독서는 청소년 소설로 제목부터가 통쾌했다.

"불량한 주스 가게 (유하순 지음, 푸른책들 펴냄)"

표지 속 아이는 열심히 주스를 만드는 것 같은데... 재료도 모르겠고, 색도 오묘해 맛이

있을까? 궁금해졌다.

 

다섯 가지 이야기를 엮어 만들어진 이 책은 책 제목과 같은 <불량한 주스 가게>가 첫

이야기로 등장하고 <올빼미, 채널링을 하다>, <야간 자율 학습>, <뚱보균과 도넛>,

<폭풍 속 하이재커>가 그 뒤를 이어간다.

엄마와 단 둘이 사는 나에게 엄마는 여행을 핑계 삼아 주스 가게를 맡긴다.

정학으로 학교를 쉬고 있으니 엄마의 불량한 주스가게를 맡으며 반성문을 작성하는

일상, 주스 가게 옆 병원 간호사에게 엄마가 여행이 아닌 수술을 받는다는 얘기를 듣고,

아무 일없는 듯 엄마가 맡긴 일들을 해나가는 열이틀... 돌아온 엄마에게 내색할 순 없지만

친구들과 어울려 자신이 했던 행동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알게 된다.

다시 학교로 돌아가 나의 길을 걸으며 내 자리를 찾아갈 수 있겠지?

언제나 말귀를 못 알아듣고, 멍하다는 핀잔을 듣는 유성이, 유성이의 별명은 올빼미다.

타인과 소통이 어려운 유성이. 가족 속에서도 교실 안에서도 유성은 외딴 섬같다.

편의점 형을 따라 채널링 모임에 가지만 유성에겐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귀지를 제거하고 타인의 마음 소리를 들으며 유성은 진정한 채널링을 하게 된다.

누군가에게 전하려는 간절한 마음을 듣고 읽는 유성의 마음이야말로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채널링이 아닐까?

야간 자율 학습 시간에 시원과 병우는 돌연 산을 보고 그 곳으로 가자 말을 한다.

동혁이 함께 나서고 아이들은 자유를 찾는 사람들 마냥 길을 나서지만, 학교와 논술 등

자신들을 옭아맨 것들에서 자유롭지 않다.

오사산 축제를 얘기하며 길을 걷는 아이들... 걷는 내내 아이들은 다툼도 있고, 옛날

이야기들도 지껄여보지만 다시 돌아올 자신들의 자리를 알고 있다.

다이어트를 결심한 나... 호르몬 이상으로 비만 체질로 변하는 병을 가진 유나.

K를 좋아하지만, K에게 다가가지 두려운 유나는 뚱보라고 수근거리는 아이들에게

복수를 한다.

하지만 그 일로 유나를 궁지에 몰리고 결국 본인이 앓고 있는 병을 아이들에게

알리게 된다.

나는 수술 전 유나를 만나러 간다.

도넛 가게에서 가장 칼로리가 낮은 통밀 베이글을 사들고.

공항 현장 체험을 하게 되는 아이들, 지현은 어릴적 아빠와 일들을 떠올려본다.

공항에서 일하는 부모님이 대다수인 아이들은 그 많은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했고, 체험 중 부모님을 하나, 둘 만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하이재커가 되고 싶어 하는 지현이.

 

제목처럼 불량한 때때로 거칠고 황당하리 만큼 쌩뚱맞은 아이들이 등장하는 이 책은

평범하게 어디서나 마주칠 수 있는 아이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제공한다.

나름의 슬픔과 고통을 마주하며 자신의 시간을 만드는 지금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주는 이야기 속 주인공에게 무한한 응원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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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훌 - 제12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57
문경민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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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봄인가 싶은 어느 밤, 바람이 성을 내며 매섭게 불어댔고, 창 밖에선 무언가가

바람에 이끌려 다니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도착한 책 한 권.

"훌훌 (문경민 장편소설, 문학동네 펴냄)"을 그렇게 만나게 되었다.

바람에 머리칼을 날리며 눈 아래 동네를 보는 희미한 그 아이는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대학생만 되면 이 모든 상황이 끝나고 온전히 서유리로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을 것이다.

생모와 생부를 만나는 상상을 하며.

할아버지와 둘이 살던 고2 유리는 자신이 지금 이곳에서 해방되는 시간을 꿈꾸며 매일매일을

살아내고 남같이 지내며 자신을 보호하고 있는 할아버지도 자신을 입양했다 이렇게 버려둔

엄마도 이해할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 서정희씨의 죽음으로 어렴풋 기억 속에나

존재하는 동생 정확히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서류상 엄마가 같은 동생 서연우를 만나며

어쩌면 자신이 훌훌 벗어던질 이 모든 것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엄마의 죽음에 연관된 연우를 구하고 어린 연우를 키워내야 한다는 생각, 언제부턴가

여행이 잦아지고 점점 여위어가는 할아버지가 어쩌면 암일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유리는 몸살이 날 지경이지만, 원하는 삶을 위해 공부를 포기하지 못하는 상황 등이 맞물려

삼총사인 미희나 주봉이에게 조차 자신을 솔직히 내보일 수 없다.

삼총사가 결성한 동아리에 세윤이가 들어오며 사총사가 되었고, 가숨 속에 비밀 하나씩을

간직한 아이들은 나름 균형을 유지하며 지낸다.

가정폭력에 길들여진 연우는 어쩐지 아이같은 모습이 없고, 자신의 눈치를 보는 것이

싫지만 딱히 무어라 말을 할 수도 없다. 지금 급한 건 엄마의 죽음에서 연우를 분리해

내야 하는 것이다. 아이가 자라는 동안 상처받지 않도록...

소문으로 뒤범벅된 고향숙 선생님과 세윤이 덕분에 씩씩하게 재판을 치뤄낸 연우와 유리.

반복된 폭력으로 얼룩진 연우의 상처는 몸 뿐아니라 마음도 병들게 했다.

그래서 유리는 생각한다. 자신이 연우의 울타리가 될 수도 있다고.

18년 동안 자신의 뿌리에 대해 묻지 않았던 유리는 할아버지와 대화를 시도하고, 자신이

이 집에 입양되게 된 배경을 우연찮게 세윤을 통해 알게 된다.

복막암을 앓고 있는 할아버지는 수술할 수 있게 되고, 유리는 자신에 미래에 대해 다른 그림을

그려본다.

연우가 생부와 살며 눈치보게 하고 싶지 않다.

할아버지와 이제 좀 친해진 것 같은데 쓸쓸하게 홀로 밥상을 받게 하고 싶지 않다.

자신을 불행하다 생각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을 소개해보고 싶다.

입양된 세윤이 그러는 것처럼 나도 그렇게 할아버지와 연우 사이에 녹아들고 싶다.

그렇게 유리의 훌훌은 다른 모양으로 감정을 털고 따뜻한 손을 내밀 준비를 하고 있다.

어쩌면 유리의 날들은 이전보다 훨씬 홀가분하고 따뜻한 봄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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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이 흩어질 때 - 2021 월터 상 수상작 Wow 그래픽노블
빅토리아 제이미슨.오마르 모하메드 지음,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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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월 마지막 독서는 그래픽 노블 중 하나로 정했다.

표지와 제목이 주는 느낌이 시려서 꼭 꼭 숨겨놨다 읽기 시작한

 

"별들이 흩어질 때 (빅토리아 제이미슨 지음, 보물창고 펴냄)"는 오마르와 동생 하산의

이야기이다.

소말리아 내전으로 오마르 형제는 아빠를 잃고, 엄마의 소식을 알 수 없다.

케냐의 다답 난민 캠프에서 형제는 하루하루를 그저 버텨내며 15년을 살아냈다.

그 시간들을 적고 그림으로 설명한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 내전으로 상처받은

이들의 실상을 살펴볼 수 있었다.

오마르 역시 어른아이였다.

부모님이 계시지 않은 상황에서 동생을 돌보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딘가에 있을 엄마를 기다리고 찾는 것 역시 힘든 일이다.

난민 캠프에서 만난 파투마 아줌마만이 형제의 보호자 역할을 해주지만,

오마르는 파투마 아줌마를 도와 천막 안을 정리하거나 무기력하게 하루를

보내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모두들 엄마를 찾는 오마르 형제를 한심하게 보지만 파투마 아줌마는 형제

에게 희망이 되는 말로 격려를 한다.

난민 캠프 아이들은 거의 대부분은 자신의 텐트 근처에서 보내고, 오마르 역시 부모가 없는

상황에서 말을 하지 못하는 동생을 돌봐야 하니 하루가 똑같고 이렇게 살다 무엇이 될지

고민은 하지만 내색하지 못한다.

미국이나 캐나다 등으로 재정착을 위해 떠나는 난민 캠프의 가족들을 부럽게 바라보지만

정작 오마르와 하산이 갈 곳이 없다.

다행히 오마르는 학교에 갈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온종일 동생 하산을 혼자둘 수 없어

어렵게 온 기회를 버리려고 하고 친구들과 파투마 아줌마의 도움으로 학교에 다니게

되게 공부를 하면 할수록 공부에 대한 기대와 사회복지사라는 목표가 생겨 희망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던 난민 캠프의 생활이 매일 다른 미래에 대한 생각들로 채워진다.

오마르 형제의 난민 캠프 생활은 희망이나 미래보다는 당장 먹어야할 한끼에가 우선이었고,

부모가 없는 낯선 곳에서 매순간을 위험에 노출되지 않고 버티는 것이 더 큰 의미였다.

종종 이유를 알 수 없는 발작을 일으키거나 누군가에게 폭력을 당한 동생 하산을 위해

진료를 받는 것조차 힘들었던 상황들은 어린 오마르에게도 큰 고통이었다.

미국으로 재정착한 오마르 형제는 엄마를 찾았고, 오마르가 꿈꾸는 미래를 이루었다.

아직 빛나지 못하고 어딘가에 흩어져있는 별들을 위해 오마르는 오늘도 별을 향해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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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을 도는 여자들 오늘의 젊은 문학 3
차현지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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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은 무언가 안정감이 느껴지지 않는 달이다.

갑작스런 백수 생활이 시작되었고, 새로운 공부로 정신이 없었으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에 충분한 이유가 있는 때였다.

그럼에도 공허함에 사로잡혀 하루에도 몇 번씩 나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해대는 걸 보면 나는 의사의 말대로 일중독이 확실하다.

삶의 의미, 나의 의미에 대한 생각에 빠져 허우적거릴 무렵 독특한 책을

만났다.

 

"트랙을 도는 여자들 (차현지 소설, 다산북스 펴냄)"이 그 책인데 제목이 주는 느낌과

표지가 주는 느낌이 너무 달라 '이건 뭐지?'라며 나 자신에게 물음을 던지며 읽기 시작

했다.

총 10편의 이야기가 담긴 트랙을 도는 여자들은 여성들의 삶을 그대로 보여줘 살짝

우울했고, 사회 속 여자들의 자리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다.

책 제목과 같은 첫 번째 이야기 트랙을 도는 여자들은 딸과 둘이 살던 303호 여자가

누군가가 휘두른 칼에 찔려 죽는 사건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분명 그녀는 비명을 질렀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 누구도 주택 한가운데서 죽음을 맞는

여자를 돕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 자신들의 일상에 그녀를 끼워주고 싶지 않았는지

모른다. 그녀에 대한 이야기는 전염병처럼 떠돌았고, 그녀의 죽음이 수많은 남자들을

집으로 끌어들여 생겨난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하니까.

름이와 마주한 그녀의 딸 우지.... 둘은 트랙을 돌지만 명확한 이유는 없다.

그저 삶이 주는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눌러 잠시라도 잊고 싶은 것이 아닐까라는

추측 밖에.

미주와 근화의 쌍둥이 썰이라는 이야기는 방송국 임시 구성 작가로 일하는 근화는

주변 사람들의 무시, 폭언을 견디기 위해 매일 밤 자극적이고 몸에 좋지 않은 음식들을 밀

어 넣으며 미주라는 여성의 개인 방송을 시청하는 재미로 하루를 버텨낸다.

미주는 통통하고 자신을 아름답게 꾸밀 줄도 알고 삶에 대해 자신감도 있어 보여 미주에

대한 동경같은 것이 생겨난다. 미주가 방송 중 단추가 터졌다는 말에 사람들을 악플 아닌

악플을 달고 그 일로 개인 방송을 그만 둔 미주를 찾다 근화는 미주 행세를 하게 된다.

미주 행세를 하는 근화는 행복할까?

어쩌면 바지 단추가 터지는 건 일상다반사일지 모른다. 그게 미주라서 미주가 여자라서 단추가

터지는 일이 수치스럽고 흉한 일이라 이야기 하는 건 누군가 잣대를 만들어 두고 그 잣대에

끊임없이 나를 우리를 대어 보는 행위가 아닌가 싶다.

그 후에 이어지는 이야기들 역시 여성이 주인공이다.

미성년인 미치의 일상, 학교를 벗어나면 자기 나이의 옷을 벗어던지고 아저씨와 만나 모텔을

들락거리고, 미치의 감성과 달리 아저씨는 그저 미치를 성적 대상 그 이상, 이하도 아닌 취급을

한다. 정신을 놓아버린 말라비틀어진 나무같은 할머니의 말, 괜찮다는 그 말이 위로가 되었는지

아님 독약이 되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미치는 미치의 자리를 찾아가려고 한다.

10편의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상처들은 그 깊이가 상당하고, 살기위해 애쓰는

모습들이 너무도 아프게 보여서 아직도 남아있는 가부장 의식과 매일을 공포 속에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모습이 느껴져 읽는 내내 한숨이 절로 나왔다.

 

 

죽음을 바라며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저 하루하루를 위태롭고 불안정한 세상을 살아내기 위한 애씀이 헛되지 않게 누군가

손을 내밀고 안아주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폭력과 범죄에 노출된 채 살아가는 여성의 삶, 그것은 비단 여성의 삶 뿐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 모두의 삶에 보내는 미치 할머니의 당부가 자꾸 떠오른다.

"잘 지내야 된다. 단디 몸 챙기고,. 매사 조심하고, 매사 감사하고, 알제"

언젠간 괜찮다고, 이젠 안전하다고 답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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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여행 I LOVE 그림책
피터 반 덴 엔데 지음 / 보물창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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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월의 날들은 내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일중독에 가깝게 나는 일에 매달렸고, 끝도 없는 의미를 부여하며 나를

동기화시키기에 좀 지쳐있었던 것 같다.

제목이 묘한 그림책을 만나고 나는 또 다른 길 앞에서 망설이는 나 자신

과 마주해야 했다.

 

"먼 여행 (피터 반 덴 엔데 지음, 보물창고 펴냄)"은 표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묘해지는 그림책이다.

어두운 바다 위에 뜬 종이배, 수많은 별들이 쏟아지듯 하늘을 채우고, 별빛인가

싶어 바라본 바다 아래는 물고기인 듯한 검은 형체들이 별빛과 마주해 종이배를

비추고 있다.

'너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거니?'

종이배에게 말을 걸어보지만 실상 그 질문은 나를 향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 그림책은 글자가 없는 그림책이다. 글자없는 그림책의 묘미는 상상력인데

종이배의 여행을 따라가며 나 역시 말라가고 있는 상상력을 끄집어내야 했다.

커다란 종이배를 접어 바다로 보내는 두 사람, 그들은 이 종이배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없다. 그저 제 몫읭 여행을 마치고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릴 뿐.

종이배는 바다 위에서 자신보다 몇 백배는 큰 배를 만나고, 바다 생물들과 여행

친구 삼아 바다를 누빈다.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으로 흘러갈수록 종이배는 처음보다는 지친 모습이지만,

바다와 하늘이 그들을 품은 풍경들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종이배의 여행은 우리의 인생과도 같았다.

 

평온함을 지나 당혹스럽거나 힘겨운 순간을 지나고, 다시 평온함이 찾아온다.

때때로 종이배는 자신이 흘러가는 곳에서 만나는 위험요소들을 피하지 못해

상처를 입기도 한다.

그럼에도 종이배는 멈추지 않고 흘러간다.

 

 

마침내 종이배는 여행을 마치고 자신의 목적지에 도착했다.

어쩌면 이 곳이 종이배의 목적지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종이배는 끝까지 자신의 모습을 지켜내며 자신의 길을 걸어냈다.

삶이 힘들고 버겁다 말하는 우리에게 종이배는 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지칠 땐 흘러가는대로 몸을 맡겨도 좋다고, 다시 걸을 힘을 얻었을 때

길 위에서 길을 찾아 떠나면 된다고.

십일월 그림책 읽기, 또 이렇게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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