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월 마지막 독서는 그래픽 노블 중 하나로 정했다.
표지와 제목이 주는 느낌이 시려서 꼭 꼭 숨겨놨다 읽기 시작한
"별들이 흩어질 때 (빅토리아 제이미슨 지음, 보물창고 펴냄)"는 오마르와 동생 하산의
이야기이다.
소말리아 내전으로 오마르 형제는 아빠를 잃고, 엄마의 소식을 알 수 없다.
케냐의 다답 난민 캠프에서 형제는 하루하루를 그저 버텨내며 15년을 살아냈다.
그 시간들을 적고 그림으로 설명한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 내전으로 상처받은
이들의 실상을 살펴볼 수 있었다.
오마르 역시 어른아이였다.
부모님이 계시지 않은 상황에서 동생을 돌보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딘가에 있을 엄마를 기다리고 찾는 것 역시 힘든 일이다.
난민 캠프에서 만난 파투마 아줌마만이 형제의 보호자 역할을 해주지만,
오마르는 파투마 아줌마를 도와 천막 안을 정리하거나 무기력하게 하루를
보내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모두들 엄마를 찾는 오마르 형제를 한심하게 보지만 파투마 아줌마는 형제
에게 희망이 되는 말로 격려를 한다.
난민 캠프 아이들은 거의 대부분은 자신의 텐트 근처에서 보내고, 오마르 역시 부모가 없는
상황에서 말을 하지 못하는 동생을 돌봐야 하니 하루가 똑같고 이렇게 살다 무엇이 될지
고민은 하지만 내색하지 못한다.
미국이나 캐나다 등으로 재정착을 위해 떠나는 난민 캠프의 가족들을 부럽게 바라보지만
정작 오마르와 하산이 갈 곳이 없다.
다행히 오마르는 학교에 갈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온종일 동생 하산을 혼자둘 수 없어
어렵게 온 기회를 버리려고 하고 친구들과 파투마 아줌마의 도움으로 학교에 다니게
되게 공부를 하면 할수록 공부에 대한 기대와 사회복지사라는 목표가 생겨 희망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던 난민 캠프의 생활이 매일 다른 미래에 대한 생각들로 채워진다.
오마르 형제의 난민 캠프 생활은 희망이나 미래보다는 당장 먹어야할 한끼에가 우선이었고,
부모가 없는 낯선 곳에서 매순간을 위험에 노출되지 않고 버티는 것이 더 큰 의미였다.
종종 이유를 알 수 없는 발작을 일으키거나 누군가에게 폭력을 당한 동생 하산을 위해
진료를 받는 것조차 힘들었던 상황들은 어린 오마르에게도 큰 고통이었다.
미국으로 재정착한 오마르 형제는 엄마를 찾았고, 오마르가 꿈꾸는 미래를 이루었다.
아직 빛나지 못하고 어딘가에 흩어져있는 별들을 위해 오마르는 오늘도 별을 향해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