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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 ㅣ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27
진 웹스터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12월
평점 :
계절이 가고 오는 시간이 주는 변화는 풍경 뿐아니라 마음에도 적용되어
때때로 감정이 일렁이기도 한다.
아주 오랜만에 고전을 둘러보다 읽기 시작한 '행복'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

"키다리 아저씨 (진 웹스터 지음, 보물창고 펴냄)"는 언제 읽어도 마음이
포근해지는 고전 중 하나이다.

이 이야기는 영화,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며 우리와 가까워졌다.
고아 소녀 제루샤 애벗이 우울한 수요일에 겪은 일들을 수필로 써 고아원을
벗어나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제루샤는 대학에 보내준다는
고마운 분은 아쉽게도 이름도 얼굴도 알 수 없고 그저 마지막 뒷모습,
긴 그림자로만 키가 무척이나 큰 신사라고 가늠할 뿐이다.

제루샤는 대학에 입학해 매일매일을 기록하듯 키다리 아저씨에게 편지를 쓰고,
자신의 이름을 원장님이 성의없이 지었다며 주디라는 이름으로 보내는 이를
정정한다.
그렇게 주디의 일상은 색다르고 풍족하며 때때로 낭만적으로 흘러간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인 줄리아 대신 줄리아의 삼촌에게 캠퍼스 안내를 부탁
받고 고아원에 방문한 위원회 사람들이 아닌 사람에게 안내를 한다는 생각에
설레임과 낯섬이 뒤섞인다.
그리고 주디는 편지에 사소한 일 외에 줄리아의 삼촌 저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등장시킨다.
자신이 자란 환경과 다른 친구들 속에서 주눅들고, 외로웠을 것 같지만 주디는
매일이 새롭고 신나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문학 소녀에서 성인이 되어가며 주디는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써
소설을 완성한다.

때때로 키다리 아저씨와 어긋나는 의견이 있지만 자신의 길을 천천히 걸어가는 주디, 저비스와 또 다른 감정을 키워가지만 자신의 형편때문에 주저한다.
키다리 아저씨가 저비스라는 것을 알게 되고 보고서와 같았던 주디의 편지들을 러브레터로 변한다.
무엇을 해야할지,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한 날들을 유쾌하게 즐기는 주디의 일상,
어쩌면 우리에게 오늘을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는 것이 행복이라 말하는 것이 아닐까?
오랜만에 만난 고전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