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 속으로 들어간 날 ㅣ I LOVE 그림책
그레이스 린.케이트 메스너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7월
평점 :
매일이 그저그런 여름 날이다.
무얼해도 흥이 넘치지 않아 며칠 전 도착해 덩그러니 신발장 앞에
앉아있는 책꾸러미를 풀어 그림책 한 권을 꺼냈다.
피곤하고 지루한 날들이 주는 고단함을 녹여내는 묘약은 남이 쓴
이야기를 아껴먹듯 야금야금 읽어내는 것.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706/pimg_7851141364350628.jpg)
도착한 책들 중 가장 크고 화려한 그림책을 발견하고 이런 무늬가 새겨진
원피스를 입고 바다를 향해 걸어가고 싶다 중얼거렸다.
"책 속으로 들어간 날 (그레이스 린 글/그림, 보물창고 펴냄)"은 책 표지가
너무 화려하고 책 속으로 막 들어가려고 하는 아이의 옷 조차 책의 한
페이지 같은 느낌이 들어 저 아이가 책 속에 들어가 책이 되는 건가?
라는 엉뚱한 상상을 하게 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706/pimg_7851141364350630.jpg)
주인공 앨리스는 눈 쌓인 창 밖을 내다보며 살짝 심술이 난 표정을
짓고 있다.
아마도 추운 날 집에 갇혀 있다는 생각에 짜증도 나고, 할일 없이
서성거리는 시간이 참기 힘들어 그런지도 모르겠다.
심술이 난 앨리스가 집안으로 서성거리다 바닥에 놓인 책을 발견한다.
책은 마치 자신을 읽어달라는 듯 앨리스의 눈 앞에서 팔락거렸고,
앨리스는 책을 펼쳐 넘기기 시작했다.
책 속에 소녀는 마치 자기와 같은 느낌이 들었고, 소녀처럼 앨리스도
책 속으로 들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자 마법처럼 책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생겼으며 이어 상상치 못한 여행길로 오른다.
열대 우림으로 향한 앨리스는 화려한 꽃과 새들을 만나고 다른 장을
넘겨 사막으로 들어가 낙타를 타고 사막을 지나기도 한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장소와 그 장소에 있을 법한 것들이 등장해
새로움을 선사한다.
곧 앨리스는 집에서 느꼈던 지루함 대신 색다른 즐거움을 느낀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706/pimg_7851141364350632.jpg)
하늘을 날기도 하고, 바다 속으로 들어가 물고기들과 헤엄을 치며
앨리스는 책 속에서 느끼는 즐거움에 더 깊이 빠져드는 동시에 책
속에 있던 소녀가 너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706/pimg_7851141364350633.jpg)
다시 넘겨진 책은 아늑한 공간이다 마치 앨리스의 집처럼.
엄마는 앨리스에게 페이지를 넘기라 말하고 앨리스는 페이지를 넘겨
다시 아늑한 집, 엄마와 아빠가 있는 주방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책 속으로 향했을 때보다 훨씬 밝고 표정으로 책 속에서 경험
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제 앨리스는 지루하거나 심술이 나지 않을까?
토끼를 만나 이상한 나라를 여행한 앨리스 그리고 책 속으로 여행을
떠난 또 다른 앨리스처럼 이상과 다른 현실을 살아내는 우리에게 또
다른 도피처이며 흥미진진한 여행지는 결국 책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 그림책이었다.
아이와 함께 읽으며 책 속에 등장하는 장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고르기와 그 곳에 들어가면 어떤 일을 하고 싶고, 왜 그 속에 들어가고
싶은지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