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여기 3종이 걸작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작품들의 면면은 수상작들이다. 그런데, '오기와라 히로시' 그는 누구일까? 사실 나도 잘 몰랐다. 하지만 <그 날의 드라이브>라는 40대의 인생 소설을 읽고나서 또 <벽장 속의 치요>라는 펑키호러 소설을 읽고나서 이 작가의 스타일을 알게됐다. 이 사람의 작품에는 그것이 미스터리가 됐든, 추리가 됐든, 호러가 됐든, 드라마가 됐든 공통적인 주제 '인생'이 묻어나 있다. 즉, 인생을 어떻게 살고 살아내는지 무던히도 인생을 반추케 하는 장치들이 숨어있다.

그런면에서 이번에 컬렉하게 된 '오기와라 히로시'의 대표작이자 수상작으로 널리 알려진 세 권의 책은 제대로 방점을 찍고 있다. 우선 세 권의 책은 인팍에서 중고로 15,000원에 컬렉했는데 소개해 보면 이렇다. 먼저, <오로로 콩밭에서 붙잡아서>는 제목부터 조금은 특이하다. 오로로 콩밭에서 무엇을 붙잡는다는 말인가.. 그런데, 콩밭이라는 표현을 보면 이 작은 바로 농촌 소설임을 알 수 있다. 잊혀져가는 고향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산골 청년들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 장편소설로서 아무리 둘러봐도 온통 산비탈에 콩밭뿐인 시골 마을의 청년회와 전 직원 셋뿐인 광고회사가 요란하고도 무모한 고향 홍보에 나선다.

그것은 일본 제일의 깡촌 우시아나 마을 청년회 비장의 최대 목표이자 '마을 맹글기' 프로젝트.. 과연 그 속에서 펼쳐내는 이야기속에 어떤 인간 군상들이 있을지 만나보자. 참고로 오기와라 히로시는 이 작품으로 1997년 제 10회 소설스바루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그런데, 앞 부분을 조금 읽어봤는데.. 첫 작품이라 그런지 순수?한 티가 좀 난다. 즉, 아우라는 없는 느낌이다.

그리고, 또 다른 책은 <타임 슬림>.. 사실 이 작품은 히로시의 작품중에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다. 어떤 수상을 한 것도 아니기에 하지만 난 내용때문에 끌려서 컬렉했다. 바로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가미가제 특공대의 시한부 소년병 출신과 2001년 신세대 백수 청년과의 만남? 그런데, 어떻게 만난다는 것인지.. 바로 반세기의 시간을 뛰어넘어 운명이 뒤바뀌는 되는 두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그것은 판타지처럼 시공을 넘나드는 열아홉 청춘들의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를 9.11테러와 2차 세계대전이라는 현대사의 굵직한 비극에 접목시킨 소설이라는 소개다. 즉, 철없는 백수청년과 시한부 소년병의 좌충우돌 코믹 시간여행으로 이런 '시간 이동'은 수세기 동안 소설과 만화, 영화, 애니메이션을 통해 끊임없이 재생산되어온 모티브이지만, 항상 새로운 시대상과 변주된 설정으로 매력적인 이야기로 재탄생해 온게 사실이다.

특히 오기와라 히로시의 <타임 슬립> 또한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을 고전적인 스토리라인에 적절하게 버무려 유쾌하고 코믹하면서도 잔잔한 감동을 자아낸다는 평가다. 이것은 서로 다른 시대를 사람들과 시간을 공유함으로써 오늘을 사는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해주는 시간여행 스토리의 새로운 고전이 될 작품이자, 열아홉 살 눈으로 바라본 가슴 뭉클한 감동 역작으로 반전(反戰)의 드라마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두 권의 책이 특이하게도 한 몸으로 엮어져 있다. 이분의 일 구성처럼 말이다.



그리고 책을 받자마자 먼저 읽게된 <내일의 기억>이다. 먼저, 작가에게는 대표작이 있게 마련이다. 여기 히로시 하면 '내일의 기억'이요, '내일의 기억'하면 히로시가 생각날 정도로 이 작품은 아주 유명한 소설이다. 먼저, 2004년에 발표돼 야마모토 주로상 상을 수상하고 2005년 서점대상 2위를 차지하며 문학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작품이다. 또한 이 작품은 출간 후, 2006년 '와타나베 켄'이 직접 주연과 프로듀서를 맡아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어 일본 열도에 다시 한 번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는 후문이다.

내용은 알츠하이머 병에 걸려 기억을 점차 잃어가는 50대 중년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병세의 진행 과정이 소설 전반에 깔려 있지만, 이 작품은 단순한 병의 투병기가 아닌, 한 남자의 인생 전체를 보여주는 이야기로 읽힌다. 삶과 이별을 연습하는 한 남자, 남편을 사랑으로 지켜주고자 하는 아내, 직장 동료들간의 우정과 신뢰를 그린 행간 사이마다 인생의 애환이 서려있다는 소개다.

또한 <내일의 기억>은 알츠하이머 병에 대한 관심을 사회현상으로까지 확대시키는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원작과 영화가 동시에 주목을 받으면서 일본 내 알츠하이머 환자 가족모임이 잇달아 생겨났고, 환자와 가족을 지원하는 센터가 설립되기도 했다고 한다. 여튼, 지금 읽으면서도 히로시의 대표작이라 할 만큼 우리네 인생의 이야기 아니 40-50대들의 가열찬 삶이 그대로 투영된 작품이다.

그것은 자신의 머릿속을 헤집는 심정으로 글을 썼다는 히로시의 말처럼, 또 여기 역자의 말처럼 한 사람의 일생이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기억들이, 소중한 순간들이, 사라져가는 것에 맞서 싸우는 주인공의 절박한 심정이 문장 하나하나에 남아 가슴속 눈물샘을 오래도록 무겁게 자극하고 있다. 과연 과거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기억이 점차 사라져가 종국에는 죽음의 이르는 병 '알츠하이머'.. 그 몸이 살아가는 방법과 삶 자체를 잊어가는 그 인생의 슬픈 이야기를 이 작품을 통해서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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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두 권의 신간과 고전문학이다. 하나는 알라딘 신간평가단 '인문'부문에서 받은 네 번째 책 <과일 사냥꾼>이다. 그리고 하나는 민음사에서 나온 '세계문학전집' 시리즈중 하나인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다. 먼저, <과일 사냥꾼>의 소개를 보면 이렇다. 사실 과일하면 우리같은 일반적인 사람들은 식용으로서 간식과 후식거리로만 여긴다. 그런데, 여기서 과일은 하나의 탐구대상이자 애호의 대상이다.

즉, 과일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어 너무나 흔해서 특별해진 과일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우리는 과일 때문에 죽기도 하고, 과일과 사랑을 나누기도 하며, 과일을 통해 신과 만나기도 한다.”라는 기치처럼 과일탐정, 과일주의자, 과일수집가, 과일탐험가, 과일발명가, 과일밀수꾼까지 과일괴짜들이 벌이는 자극적이고 매혹적인 지식편력기라는 소개다. 특히 과일과 인간 사이의 유대에 대한 이야기로서 과일 중 단연코 가장 야한 모습을 자랑하는 코코드메르, 험상궂게 생긴 악마의 발톱, 눈알처럼 대롱거리는 과라나 열매, 신맛을 달게 만드는 기적의 열매 등 다양한 과일의 세계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또한 수많은 이색과일들이 우리의 오감을 자극하고, 이들 과일만큼 다양하고 별난 사람들이 우리를 신비로운 과일세계로 안내한다. 그래서 보통 과일을 간식이나 후식거리로만 여기던 독자들에게, 이 책은 과일세계의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글 말미에 나오는 것처럼 제 아무리 발버둥쳐도 무한한 자연 앞에 인간의 욕망은 결코 채워질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닫게 해준다.

즉 자연에 대한 무한한 찬사이자, 이상을 좇는 인간의 모험에 경외이고, 인간의 욕망을 여실히 보여주는 상업에 대한 발칙한 도전이며, 영원을 추구하는 인간의 열정에 대한 유쾌한 기록이다는 평가다. 아무튼 대단하다. 과일을 통해서 이렇게 세상을 바라볼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서 유괘한 과일주의자가 돼 달콤하고도 매력적인 지식 여행을 떠나는 보는 건 어떨까 싶다.



그리고, 또 하나의 책은 제목부터 아니 저 사진부터 무언가 미학적인 고전의 맛을 풍기는 책 <카타니라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다. 사실, 이 책은 몰랐다. 그런데, 몇 주전 메타블로그 믹시를 통해서 어느 분의 서평을 보고서 점찍었던 책..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하인리히 뵐(Heinrich Boll, 1917~1985)의 대표작이자 전후 독일의 정신적 폐허를 직시한 문제작으로서 뵐이 1975년에 발표한 이 작품은, 대중들의 저속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선정적인 언론(황색언론)이 어떻게 한 개인의 명예와 인생을 파괴해 가는가를 처철하게 보여주는 일종의 보고서다.

즉, 저 사진 속 소박한 그녀 카타리나 블룸은 어쩌다 살인까지 저지르게 되었는가의 물음에서 시작된 이야기다. 그저 근면하게 살며 차곡차곡 삶의 기반을 일구어 왔을 뿐인 한 여인의 진술은 왜곡, 허위 보도를 일삼는 언론의 언어, 그리고 그에 폭발적으로 호응하는 군중의 욕설과 극명하게 대조되며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평범한 개인이 "살인범의 정부"가 되고 "테러리스트의 공조자", "음탕한 공산주의자"가 되고 마는 과정은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아도 결코 낯설지 않은 장면이라 말한다.

당시 발표한 지 6주 만에 15만 부가 팔리고 뉴저먼시네마의 기수이자 독일 영화계의 거장 '폴커 슐렌도르프'에 의해 영화화되어 크게 흥행했던 하인리히 뵐의 소설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0번으로 출간된 것이다. 결국 이야기의 구도는 근면하고 소박하게 살았을 뿐인 한 평범한 여인의 진술과 왜곡, 허위 기사를 남발하는 언론의 보도라는 형식을 띄면서 학대받는 사람 편에 서서 폭력적인 권력에 대한 가차 없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이것은 대중의 저속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선정적인 언론이 어떻게 한 개인의 명예와 인생을 파괴해 가는가를 처절하게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언론의 폐해를 다룰 때 언제나 인용되는 고전'으로서 지금도 회자되는 세계 문학 고전의 진수다. 여러말이 필요없다. 작금의 시대와 전혀 무관하지 않는 이 작품의 보고를 만나보자.

   
  ▶우리 눈에 비치는 현실이 폐허라면, 그것을 냉철히 응시하고 묘사하는 것이 작가의 의무다.―하인리히 뵐
▶동시대를 두루 포괄하는 광범위한 시각과 인물의 성격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능숙함이 훌륭하게 조화된 글쓰기.
―스웨덴 한림원(노벨 문학상 선정 이유)
▶뵐은 작가 그 이상의 인물이다.-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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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신간평가단 '인문'분야에서 세번째로 오늘 받은 책이다. 그런데, 받자마다 와우~~ 이건 무슨 대학교재인가.. 이것이 진정 인문서적이란 말인가.. 하는 아우라가 느껴지는 오백여 페이지의 두꺼운 책.. 제목부터 범상치 않다. <한 신경병자의 회상록>이라니.. 정신병의 세계를 다룬 의학서? 아니면 심리서? 아니면 이런 것을 모두 아우르는 정신분석학서일까.. 여튼, 사회인문서다운 책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이 무더운 여름에 이것을 끼고 낑낑대며 읽어 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의문이 들지만서도..ㅎ 그래도 책이 왔으니.. 출판사쪽 소개를 빌어서 정리해 보면 이렇다. 먼저, 아래 링크의 신문 기사를 참고해 보자.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8671.html



프로이트, 라캉, 들뢰즈 등에게 편집증에 관한 학문적 성찰을 촉발시켰던 '다니엘 파울 슈레버'(1842~1911)의 회고록으로 국내 최초 「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 번역 소개한 책이다. 바로 19세기 독일, 한 저명한 정신병자의 편집증적 세계관을 담은 자전적 에세이로 이 회상록을 통해서 어떤 목소리나 시각으로 걸러지지 않은 슈레버 박사 자신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게 될 것이라는 소개다.

먼저, 저자의 소개는 이렇다. 1842년 독일 라이프치히 출생. 독일 드레스덴 고등법원 판사회의 의장을 역임할 정도의 엘리트였으나, 정신병(강박증)에 걸려 두 차례 치료소에 입원했다. 신이 어떤 음모로 자신을 공격하고 여성화해서 임신시키려 한다고 생각하거나, 음식을 흘리거나 말을 더듬거나 잠을 못 자는 까닭이 신의 계획이라고 주장하는 등의 증상을 보였는데, 이는 부친인 모리츠 슈레버의 영향이 크다. 오늘날 정신의학, 정신분석뿐 아니라 현대문학과 철학이론, 예술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특히 프로이트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또한 어린시절 슈레버는 폭군의 기질을 가진 아버지의 혹독한 교육 아래서 자라면서 켐니츠 지방법원장을 역임하던 1884년 가을에 처음 정신병이 발병한다. 일 년 조금 넘게 앓다가 1885년 말에 치유되는데, 1893년 10월 드레스덴 고등법원 판사회 의장을 맡고 있던 때에 슈레버는 또다시 자신의 두번째 발병을 경험한다. 직위에 대한 부담감이 그 원인이었다. 치료소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그는 자신을 처음 치료했던 플레히지히 박사를 적으로 간주하며 일종의 망상증에 시달리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회상록을 綏逑歐� 시작했다고 한다. 

1903년 독일에서 처음 출간된 이 책은, 저자 슈레버가 죽은 해인 1912년에 발표된 「편집증자 슈레버―자전적 기록에 의한 정신분석」이라는 프로이트의 논문과 함께 정신분석학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텍스트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정작 그렇게 중요한 기록을 남긴 슈레버는 한국에서 프로이트나 라캉의 텍스트, 영화(〈다크 시티〉)나 사건(‘버지니아 공대 총격 사건’) 등을 통해 이름으로만 만날 수 있었다. 

19세기 최초의 출간으로부터 100여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국내 최초로 완역, 출간된 이 회상록은 단순히 정신의학과 정신분석 분야에만 국한되어 읽어서는 안되며.. 이 기록은 망상이라는 형태로 변형된, 20세기 초 한 유산시민 계급의 의식과 무의식을 규정했던 사회·정치·역사·문화적 상황들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자, 자신을 엄습하는 정신적·육체적 고통에 맞서 싸운 한 개인의 생생한 인간 드라마라는 소개이자 평가다. 

이렇게 본인 스스로 정신병의 세계로 뛰어든? 슈레버.. 하지만 그는 이것을 소상히 기록으로 남겨 망상에 빠진 광인으로서 편집증적 세계관을 담은 회상록이자 자서전을 이렇게 남겼다. 과연, 그의 정신세계는 어떠했으며 그 여파는 오늘날 인간의 정신세계를 어떻게 명징해 왔는지 만나보자. 또한 이런 슈레버에 대해서 정신분석학의 대가인 프로이트와 라캉의 평을 들어보자.

“나는 슈레버의 책 내용을 알기 전에 편집증 이론을 발전시켰다. (……) 이 이론에 내가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망상(Wahn)이 들어 있는지 아니면 망상 속에 오늘날 사람들이 믿는 것보다 더 많은 진리가 들어 있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미래가 할 일이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슈레버에게 세계 전체는 의미의 광기에 의해 포착된다. 우리는 그가 외롭다고 결코 말할 수 없다. 오히려 그의 주변 세계에는 어떤 의미에서 슈레버 자신이 아닌 것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자크 라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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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7월 4주

본격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런데, 이런 이글거리는 태양빛처럼 우리네 잠재된 욕망을 더욱더 뜨겁게 달구고 있는 영화가 있으니 바로 그 세편을 소개해 볼까 한다. 물론, 그것은 욕망이 아닌 인간의 기본 본성일수도 있지만 적어도 우리네 심상(心想)을 건드리는 소재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다. 먼저, 우리영화 강우석 감독의 <이끼>다. 

 

 

 

 

 

 

 



<이끼>
는 지난 주에 개봉한 강우석 감독의 영화다. 그런데, 이 영화는 지금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윤태호 작가의 동명원작을 그대로 살리지 못한 스릴러라는 평가부터 영화는 길지만 그래도 볼만하다등.. 이렇게 '이끼'는 솔직히 말해서 넷상에서 까임과 안까임의 대척점에서 무던히도 집중포화를 받고 있는 영화다. 심지어는 윤태호 원작을 망쳤다느니.. 왜 강우석 감독이 연출했냐.. 봉준호나 박찬욱이 더 나을텐데 말이다까지.. 그래도 대중성이 있는 드라마성 스릴러로 볼만한다. 이정도면 나름 괜찮다까지..

이렇게 이 영화는 지금 대척점에서 관객 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강추할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 볼만하다고 본다. 그것은 이 원작과 영화가 갖고 있는 철학적 메시지.. 즉 바위틈에 낀 이끼처럼 사람들의 헛된 욕망을 그려낸 드라마적 스릴러 영화이기 때문이다. 비록 원작과 다른 연출이 있더라도.. 충분히 영화적인 매력이 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고 본다. 

그것은 신이 되려는 자와 신이 아닌 인간들에게 군림하려는 자의 충돌로 그들의 욕망으로 인해 사람들이 궁지에 몰리게 된다. 더군다나 사람까지 죽게되고 그 사건을 파헤치면서 겪게 된 인간의 일그러진 욕망들.. 그것은 바위에 착 달라붙은 이끼처럼 지워도 지지 않는 음습하고 눅눅함이 같이 공존하는 그림들이다. 아무튼, 비록 스릴러로 전면 포장된 영화는 아닐지라도 대중성있게 드라마적으로 볼만하게 그려낸 것은 사실이다. 과연, 그 이끼가 그린 욕망은 무엇인지 이 영화를 통해서 만나보자. 

 

 

 
 

 

 

 

 


헐리웃 영화에서 판타지류의 단골소재라면 해리포터처럼 '마법'일 것이다. 그리고 이 마법은 계속 진일보하면서 고대속 중세속 현대속 또 마지막 미래까지 계속 마르지 않는 샘처럼 쏟아져 나오는 이야기다. 그런 이면에는 아마도 마법을 부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망이 자리 잡은 것이 아닐까.. 자신은 물론 사람들이 위험에 처해졌을때 구할 수 있는 그 무한의 마법술.. 그 마법술이 이번에는 뉴욕 맨하튼 한 복판에서 벌어졌으니 바로 <마법사의 제자>다.

전작 <내셔널 트레져>를 통해서 어드벤처 액션 모험담을 제대로 보여준 '니콜라스 케이지'가 다시 주연을 맡으며 실력좋은 위대한 마법사 '발타자'로 나온다. 그리고 그는 수제자 '데이브'를 거둬 어둠의 마법사 '맥심'과 멋진 한판 대결을 벌인다는게 이 영화의 줄거리다. 뭐.. 기존에 이런 유의 판타지 '마법'시리즈 영화들처럼 선과 악이라는 구도는 크게 달라 보일게 없다는 생각이다. 얼마나 판타지스럽고 액션너블하게 그리는 것이 관건일뿐..

여튼, 인간의 무한 상상이 만들어 낸 마법의 세계.. 그 마법을 통해서 인류를 구원하고 영웅이 등장한다지만.. 이것 또한 인간의 내재된 욕망의 발현일터.. 그 마법의 힘을 통해서 우리는 또다른 카타르시스를 얻는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렇게 더운 여름에 이런 유의 영화를 통해서 시원하고 유쾌, 통쾌한 마법의 현장을 직접 만나보자. 비록 뻔한 스토리라도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개할 영화는 내일(21일) 개봉하는 최고의 화제작 <인셉션>이다. 물론, 이미 시사회를 통해서 영화 매니아나 전문가들이 보고나서 수 많은 평들을 쏟아내고 있다. 단순 호불호가 갈리는 것도 아니요. 이 정도면 중박 이상을 간다는 극찬을 더한 영화.. 무엇이 그토록 대단하다는 건지.. 난 모른다. 왜? 아직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쏟아내는 평과 입소문을 듣고 있자니.. 올해처럼 무더운 여름에 이 영화를 안보고서 소위 '영루저'가 될지도 모는 강박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그 유명한 '히스 레저'의 유작이 되버린 <다크나이트>를 통해서 임팩트한 조커의 세계를 다크스럽게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10년전 <메멘토>에서 '시간속 기억'이라는 페이소스한 영화를 만들었던 그다. 그런 그가 이번에 이런 것들을 모두 아우르는 초대작 미장센을 만들었으니 바로 <인셉션>이다.

그래서, 홍보된 영상이나 간단한 줄거리를 살펴보면은.. 드림머신이라는 기계로 타인의 꿈과 접속해 생각을 빼낼 수 있는 미래사회.‘돔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생각을 지키는 특수보안요원이면서 또한 최고의 실력으로 생각을 훔치는 도둑이다. 우연한 사고로 국제적인 수배자가 된 그는 기업간의 전쟁 덕에 모든 것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하지만 임무는 머릿속의 정보를 훔쳐내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머릿속에 정보를 입력시켜야 하는 것! 그는 ‘인셉션’이라 불리는 이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최강의 팀을 조직한다. 불가능에 가까운 게임, 하지만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

이렇게 어찌보면 머릿속의 정보를 훔치고 입력시키는 그냥 흔해 빠진 꿈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아니면 그 꿈과 욕망을 지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인가.. 하지만 자신의 꿈은 물론 타인의 꿈까지 지배하며 벌어지는 놀랄만한 그 이상의 세계가 펼쳐진다는 소개다. 그리고 그 세계의 중심에 서며 이제는 미중년이 되가는 '레오나드로 디카프리오'의 네임밸류적 명연기까지.. 이렇게 판타지 SF 액션 스릴러등이 모두 총망라한 엄청난 대작 <인셉션>.. 정말 대작인지 아니면 찻잔속의 태풍인 것인지.. 안봐서 모를 일이지만 적어도 영화 평론가들의 평만은 좋은 것 같다. 여기, 그들의 평을 한번 엿보자.



   
  <인셉션>을 보다보면 멀미가 올라온다. 꿈의 탐사라는 익숙한 소재와 케이퍼물의 조그마한 껍질안에 어떻게 이렇게 거대한 이야기가 응축될 수 있는가. <인셉션>은 필름으로 만든 타디스이며 아리아드네의 미로다. 그 안에서 길을 잃는 재미를 만끽하고 싶다면 아무 정보없이 ‘그냥 보라’.
- 듀나 영화평론가

할리우드 시스템 속에서 자신이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드는게 가능이나 할까. 크리스토퍼 놀란은 정말로 그렇게 해버렸다. <다크 나이트>가 어쨌거나 프랜차이즈의 한계속에서 피어오른 드문 걸작이었다면, <인셉션>은 할리우드가 좀처럼 내놓지 않는 지적 유희의 오락거리다. 놀란은 익숙한 SF 장르의 컨벤션과 <미션 임파서블>식 스파이물과 실존주의적 텍스트를 꼼꼼하게 엮은 뒤 황홀한 영화적 미로를 설계해냈다. 아이맥스 관람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김도훈 <씨네21>기자

<다크 나이트> <인셉션>의 크리스토퍼 놀런은 샘 레이미나 M 나이트 샤말란, 그리고 폴 그린그래스의 경우처럼 할리우드 내 독창적 작가의 계보를 잇고 있다. 꿈의 세계라는 모호한 대상을 액션 스릴러의 화법으로 풀어내는 솜씨도 좋고, 남의 꿈속에서 마주치는 자기의 무의식이란 주제와 마치 아편을 하듯 일부러 꿈에 빠져들어 현실의 시간과 대체해 여생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 등 꽤 의미심장한 철학적 문제도 흥미롭다.
- 주성철 <씨네21>기자

누구의 관심이라도 끌 만한 실존적 소재, 복잡다단하게 맺어진 사건의 구조화, 그걸 재현해내는 놀랄만한 비주얼 테크놀러지, 그리고 크리스토퍼 놀란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라는 당대감독과 배우의 협업. <인셉션>은 독창적이고 매혹적인 블록버스터의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결과가 의외로 좀 미진한 것 같다. 영화 스스로 만든 복잡한 개념들의 질서를 관객에게 이해시키고 설명하느라 다소 많은 시간을 소진하고 있으며 그러는 사이에 개념의 구현만 남고 감정과 리듬감은 현저히 떨어진다. 이야기, 비주얼, 인물등 그 자체의 영화적 요소들은 별도로 각자 강조되고 있는데 그것들 사이의 조화로움이 좀처럼 느껴지질 않는다. 과욕의 작품인 것 같다.
- 정한석 <씨네21>기자
 
   

그리고 네이버 영화의 전문가 평점도 가히 좋은 편이다. 정말 기대되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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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책은 알라딘 신간평가단 '인문' 부문에서 두 번째로 오늘(19일)받은 책이다. 그런데, 제목부터가 독특하면서도 신선한 느낌을 받는다.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들'이라니.. 음.. 사물을 통해서 인생을 배웠다는 이야기인가.. 그렇다면 인생에 있어 의미있는 사물들을 이야기하며 그 속에서 삶의 철학을 얻었다는 인문학적 이야기가 아닐까. 그렇다. 바로 그런 책이라는 소개인데 좀더 살펴보면 이렇다.

이 책은 코넬, 하버드, MIT,스탠퍼드 등 세계적인 석학 34명이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준 소중한 사물에 대해 쓴 짧은 에세이들을 묶은 책이다. 여기에서 소개되는 사물의 대상은 특별한 감정을 이끌어 내는 대상이다. 지극히 일상적인 사물이지만, 그 안에서 자신들의 인생철학과 세계관을 담고 있어 수필의 읽는 재미와 본문에 깊이를 더해준다. 각각의 수필에는 대상이 되는 의미 있는 사물의 이미지도 함께 실려 있다.

또한 유년 시절의 꿈과 희망이 담겨 있던 사물인 첼로, 하늘의 별, 발레화, 단어장, 멜버른 기차 등을 통해 어린 시절 품었던 꿈과 희망을 기억하려는 이들도 있고, 브로치, 잿더미에서 건진 사진 등을 통해 가족과의 추억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다. 또는 오랜 시간 함께 한 낡은 자동차를 인생의 동반자로 여기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 보면 특정 사물을 통해 사고의 영역을 넓히기도 하고 감정을 다스리며 인생의 중요한 좌표를 마련하기도 한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소개다.

특히 제목 '의미 있는 사물들'처럼 각 장이 분야별로 나누었다. 디자인과 연주의 사물들, 애도와 추억의 사물들, 훈련과 욕망의 사물들, 변화와 이동의 사물들, 역사와 교류의 사물들, 명상과 새로운 시각에 관련한 사물들까지.. 이렇게 다양한 사물들을 의미별로 묶고 각 장의 소분류마다 사물이 나누어져 있어 그 사물을 바라온 석학들의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그런데, 그것은 단순한 관념이 아니라 사물을 통해 말한 사고와 지성의 향연을 뿜는 자전적 수필집이라는 느낌이다.

물론, 책을 다 읽어봐야 알겠지만.. 역시나 세계적 석학들은 무릇 범인(凡人)들하고 다르다는 생각이다. 자신이 살아오면서 인생의 변환점이 되었던 사소한 사물을 통해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고 자신의 자양분으로 키우며 인류 발전해 공헌해온 그 풍부한 지성과 감성의 소유자들.. 그래, 그들을 읽어보자. 아니 그들이 만난 사물은 무엇이고, 그 사물을 통해서 어떤 삶의 지평을 열었는지 제대로 한번 만나보자. 바로 사물을 보는 통찰력을 말이다. 그것이 바로 인문학의 매력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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