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 문학기행 - 이 세상에 나온 것들의 고향을 생각했다 신동엽 아카이브 3
고명철 외 지음 / 소명출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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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이 죽은 지 50년도 더 지났으므로, 그의 자취는 거의 사라졌겠고, 오직 그의 작품을 통해서 그의 정신과 사상을 반추해 보며, 그를 그리워해 봅니다.

 

이 책은 신동엽시인을 아는 11인의 지인들 -시인이거나 문학 평론가 등-이 시인의 삶과 정신을 새롭게 해석하고 설명해 주는 인문교양 지리지입니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었습니다.

 

시인의 고향 등의 이야기인 부여시대, 시인이 국어 교사로 재직했고 작품 활동을 했던 서울시대, 제주도 여행과 그의 노동관과 세계관, 시비와 묘비에 대한 내용인 제주도와 문학관으로 대별하였습니다.

 

그는 30세 때인 1959년도에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라는 작품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출품하여 입선하여 문단에 등단했습니다. 그리고, 196947일 서른아홉의 나이에 타계했으므로, 그의 문학 활동은 10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입니다.

 

그러나, 그를 기리는 시비가 전국에 다섯 곳에 세워질 정도로 문인으로서의 향기와 자취는 결코 희미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의 죽음을 더욱 아쉬워하는가 봅니다.

 

그의 고향이 금강 물줄기인 부여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백제의 운명을 주관화시켰으며, 그 뒤 일어난 민중의 란인 동학란과 4.195.16을 거치면서 걷잡을 수 빠르게 미국과 일본에 종속되는 격동기를 살았습니다.

 

이렇게 보면, 시인의 삶은 순탄치 않았으며, 항상 저항과 도전의 정신으로 일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오랫동안 좌파시인이라는 혐의를 받았음도 맥락을 같이합니다.

 

그래서, 그의 대표적인 시, ‘껍데기는 가라가 지금도 큰 울림으로 회자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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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의 등산가 - 산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김영도 지음 / 리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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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저자는 나름 등산계에서는 유명인사임을 알게 됩니다.

지금까지 등산가라하면, 히말라야나 에베레스트 등 8000미터 급 정도의 고산을 등정한 등반가들만 생각하였습니다.

 

저자는 1977년 한국에베레스트원정대 대장으로 참여하여, 세계 8번째의 쾌거를 이룬 분임을 알게 됩니다. 이 분은 등반을 전문으로 한 분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 분은 지금까지 10여 권에 달하는 산서를 번역하거나 써 오고 있기도 합니다. 그만큼 산이 좋은 것이지요.

 

이 분은 지금도 의정부에 살면서, 항상 산을 그리며, 바라보고 산다고 고백합니다. 이 분은 산을 알고 등산이 자기의 생활을 규제할 때 비로소 산악인이라고 생각한다(198p)’고 말합니다.

 

그냥 산을 오른다고 다 산악인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저자가 규정하고 있는 산악인의 조건이란, ‘반드시 남다른 등산 의식과 행위가 있어야 하고(60p), 산을 알아야 하고, 자신의 생활이 지배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저자는 지금도 이런 자세로 일관하고 있는 분임을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됩니다. 비록 육신적으로는 등산을 할 수 없으나, 자신이 알고 경험한 산에 대한 것들을 이제는 책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저자를 통해 알게 된 조 심슨의 책, ‘허공으로 떨어지다(번역된 책명은, ’친구의 자일을 끊어라‘)’와 박정헌의 을 꼭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저자는 근대 기술에 의한 수단을 쓰지 않고 자기 힘만으로 오르는 정당한 방법으로의 등산을 추천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편의시설들이 그런 수고를 하지 않아도 등산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음을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1977년 에베레스트를 카트만두 교외부터 한 달 가까이 걸어가며 히말라야 사계절을 모두 체험하다시피 했다고 회고 합니다. 지금도 그 시절을 서재에서 창밖으로 낮은 산을 바라보며, 에베레스트를 잊지 못하고 있다고 회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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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요슈 선집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사이토 모키치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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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금 트롯트 열풍입니다. 모 공중파 방송에서 시작된 미스 트롯, 미스터 트롯 바람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제 이 바람은 타 공중파 방송에도 유행처럼 번져서 가히 트롯 신드롬이라 할 만 합니다.

 

그 동안 우리 가요는 젊은이들의 현란한 율동을 곁들인 외국 풍의 빠른 템포의 노래들로 우리나라 전통의 트롯이 잠시 끊긴 듯한 시절이 있었는데, 다시 우리의 정서가 물씬 풍기는 트롯이 부활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트롯은 우리의 한과 정서, 역사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노래는 민족정신의 총합이며, 문화와 역사, 민족의 혼이 녹아 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일본의 만요슈는 약 1200년 전에 편찬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가집으로, 황족이나 귀족만이 아니라 일반 평민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사람들이 읊은 노래라고 합니다.

 

만요슈는 총 4500수가 되는데, 이 책에는 그 중에서 장가를 빼고, 57577의 음수율을 가진 단가 정형시 4200 수중에서 약 10% 정도의 탁월한 작품을 선정하여 소개한 책입니다.

그리고, 작가는 작품마다 간단한 작품 소개와 비평과 주석을 덧붙이면서, 작품 그 자체가 핵심이며, 비평과 주석은 보조적 역할에 의미를 둔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 문화나 역사 및 정신 등에 문외한인 나는 작가의 이도와는 다르게, 각 노래를 이해하기 위해서, 작가의 설명이나 주석 등을 먼저 읽은 후에 작품을 감상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책은 총 7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책을 옮기는 이는 방대한 고전과 문헌고증 주석서 해독 및 검증 과정까지 철저히 연구, 반영하려고 했고, 시의 생명과도 같은 정형시의 번역이라는 특성상 최대한 일본 고전의 운문의 틀에 맞추는 한편, 우리나라 말에 조화를 감안하여 말 묶음’, ‘소리 때림등의 이미지를 최대한 고려하였다고 설명합니다.

 

이런 번역자의 노력 덕분으로 일본 의 혼과 정서, 역사를 잘 알지 못하는 형편에서도 우리의 가사를 읽듯이 자연스러운 호흡과 리듬감으로 읽는 데에 전혀 어색함이나 어려움이 없습니다. 나는 처음부터 읽는 방법 대신, 책장을 넘기면서 관심과 눈길이 머무는 대로 읽었습니다.

 

예로서, [야마토大和에는 울며 날아 왔을까 뻐꾸기여 기사의 나카야마中山 울며 넘는 듯하네] 번역자의 해독이 없었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역사적인 사건과 맥락을 이해하면서 읽으니 우리나라의 시조 가사를 읽을 때와 같은 정취를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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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당신의 작은 공항
안바다 지음 / 푸른숲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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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부터 우리의 삶을 쓰나미처럼 뒤덮어 버린 코로나 바이러스 19로 우리들의 삶은 지금까지 상상도 할 수 없는 방향과 정도로 변화되었습니다.

서로 최소한 2미터의 거리를 유지해야 하고, 손 씻기기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야 하기에 우리들은 이런 습관에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1980년 대 시작된 여행자유화는 유명무실화 되었고, 가까운 국내 여행도 엄두를 내지 못한 형편입니다. 이 책의 저자가 말하듯이,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우리의 공간과 사물을 바라보아야 하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것입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여행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시선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갈 수 있지만, 아직 제대로 가 본적 없는 우리가 사는 집 현관, 거실, 의자, 침대, 전등, 화장실, 주방, 창고, 서재, 거울, 냉장고, 발코니 등으로 여행을 떠나 보라고 권유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자가 추천하는 장소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집안에 있는 가구나 공간들입니다. 늘 함께 있기에, 우리의 정신과 육체의 일부분으로 생각하여 크게 의식하지 않고 심상하게 생각하는 것들입니다.

 

그러기에 그런 것들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거나 존재의 유무에도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고 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매일 일상이 된 이런 소소한 가재도구들에 대해서 여행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우리가 입고 있는 의복과 같아서 그렇게 함께 있어야 하는 것들이라고 생각하기에 특별한 감흥도 없이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자의 따뜻한 시선과 알뜰한 감각으로 보게 되니 수 십 년을 함께 살았으나, 전혀 새롭게 느껴지고 생각되어집니다.

 

날마다 아침에 출근할 때 나왔다가 퇴근하고 들어가는 현관이 우리에게 얼마나 싶고 많은 의미인지 알게 됩니다. 살이 찐 소파에 앉아서 심심하면 텔레비전을 보던 거실이 잘 거주하는 방법을 배우는 공간임을 새롭게 깨닫게 되니, 거실이 생소한 곳으로 여행을 한다는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어떤 분의 말처럼, 여행은 새로움을 만나는 의미라고 생각해 보면, 저자의 이 책은 특별한 여행으로 필요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답답하게만 느껴지던 일상을, 날마다 순간마다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여행으로 활용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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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불편한 용서
스베냐 플라스푈러 지음, 장혜경 옮김 / 나무생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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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를 화두로 하는 철학 서적이기에 이 책은 이해하기에 만만하지 않습니다. 이 책에는 유대인 말살 사건을 다룬 아렌트, 얀켈레비치, 레비나스, 데리다 등의 사상을 바탕으로, 이 책의 저자인 개인적인 경험-자신을 버리고 새 아버지를 찾아 가는 어머니-을 통해 용서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용서에 대한 두 가지의 스펙트럼을 큰 기둥삼고, 동기부여로 삼았습니다. 그 하나는 주기도문에 나오는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에서 인용한 용서를 생각하고 읽었습니다.

 

또 하나의 스펙트럼은 매주 수요일마다 28년 동안 일본대사관 앞에서 거행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주축이 된 일본의 사죄 배상을 요구하는 용서를 생각했습니다.

 

내가 생각한 두 가지의 테마는 동일하게 용서가 얼마나 어려운 문제이고,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푸는 좋은 방법이 없는가를 알아보기 위한 것입니다. 이 책은 [용서는 이해한다는 뜻일까, 용서는 사랑한다는 뜻일까, 용서는 망각한다는 뜻일까]의 세 가지 제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용서를 설명하면서, 프로이트, 프리드리히 니체, 나치 수용소에서 부모를 잃고 살해 당하기 전에 구출된 프랑스 신경정신과 의사이자 심리분석가인 보리스 시륄리크와 같은 학자의 이론도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시작 지점에서, ‘시동이 걸리고 정원 문이 열린다. 거리는 텅 비어 있다. 엄마의 시선이 잠깐 백미러로 향하는가 싶더니 곧 차가 출발한다. 엄마가 떠났을 때 나는 열네 살이었다(007p)’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가방을 들고 농장 단지의 큰 길을 걸으며 엄마가 내게 이렇게 말하고 웃었다. 두 딸의 호위를 받으며 엄마는 농장 문으로 들어섰다(231p)’로 이 책은 끝맺고 있습니다.

 

그냥 서사적인 관점으로만 보면, 자신을 버리고 집을 나간 엄마가 수 십 년 후에 다시 상봉했다는 해피엔딩의 상황을 추론할 수 있겠지만, 꼭 그런 것 은 아님을 이 책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저자가 이 책 뒤표지에 써 놓은 용서--- 참으로 거창한 말이다에 강한 동감을 표하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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