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가루 백년식당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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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모든 것을 얻을 가능성을 가진, 텅 빈 손.

아무것도 쥐고 있지 않기에 불안하다. 185-186


쓰가루 백년식당, 봄을 불러오는 예쁜 벚꽃이 피어 아름다운 요즘 읽기 좋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장편소설이었다.

창 밖으로 벚꽃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듯한 표지 사진이 참 예쁘다.

대를 이어 내려오는 따뜻하고 맛있는 국물이 일품인 메밀 국수를 먹으러 가고 싶지 않은가.

방황하고 좌절하기도 하지만 또 내일을 위해 꿈을 꾸기에 빛나는 청춘, 아름다운 사랑과 인연이 빚어내는 감동이야기, 그 이야기가 시작된다.


오모리 식당 창업주인 겐지와 그의 부인 도요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 4대째 후손인 요이치와 여자친구 나나미의 아슬아슬한 사랑 이야기가 시간이 교차되면서 펼쳐지고 있다.

닮은 듯 다른 두 연인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우리만의 사랑, 청춘, 고향, 행복, 꿈도 그려보고 추억에 빠지기도 할 것이다.

고향을 떠나 도쿄에서 삐에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고 있는 요이치, 사진작가의 꿈을 가지고 도쿄로 온 나나미가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다. 운명처럼 만난 두사람의 인연, 같은 고향이라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큰 위로가 되었으리라.


언젠가 고향으로 돌아가서 가업을 잇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요이치와 스승에게 인정받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 나나미, 두 사람의 사랑이 깊어간다. 갈등과 오해도.

요이치의 아버지이자 현재 오모리 식당의 주인인 데쓰오의 생각은 다르다. 요이치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자신의 꿈을 접어야 했던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요이치도 처음으로 아버지의 꿈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을테지.


이 세상에 태어난 인간으로서 누구나 가슴에 품은 꿈, 미래가 있다. 분명 녹록치않는 현실이지만 훗날 어떤 인생이었는지 돌아보면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담은 한 권의 책이 되겠지.

나도 저들처럼 바람에 떨어지는 벚꽃잎을 잡아볼까나,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잖아!

때아닌 강풍이 불고, 눈이 내리는 곳도 있단다. 화려하게 피었던 벚꽃은 하얀 눈처럼 떨어지고 푸릇푸릇 새잎들이 돋아 초록이 점점 짙어질테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지금 이 순간이 우리에게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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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모닥불이 갖는 슬픈 역사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고도 했습니다.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 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크는현실의 아픔과, 가진 것을 모두 빼앗긴 채 몸뚱이만 남아있는 현실을 똑바로 보고 새로운 날을 준비하자는 다짐을 보여준 것입니다.
나의 이런 의도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 안타까웠는데,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시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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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도전이야. 산다는 것은 벽을 넘는 일이니, 먼저 겁먹을 필요는 없어!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마련이니까, 준비했다가 해결하면 되고, 나는 기행이 멋진 시인과 소설가로 대한의 앞날을 밝게 만들 것이라고 믿어."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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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의 불시착 세트 - 전2권 - 진짜 백석의 재발견
홍찬선 지음 / 스타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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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곡선이다. 물이 굽이굽이 곡선으로 흐르듯, 길이 물 따라 꾸불꾸불 이어지듯. 인생은 생각한 대로 곧장 뻗어가지 않는다. 뜻하지 않은 때 생각하지 않은 곳에서 갑자기 생겨나는 일로 삶의 방향이 바뀐다. -1권 192


백석의 불시착, 책을 읽는 동안 시인 백석이 살았던 그 시대로 돌아가 온전히 그의 삶, 인생 여정, 문인들과의 만남을 지켜보기도하고 작품들도 함께 읽으면서 흠뻑 빠져서 지낸 시간이었다.

평생 시인으로 살면서 우리의 얼을 깨우는 시를 쓴 백석, 그의 행적을 따라 직접 답사까지 하였다는 작가의 열정과 진심이 담긴 이야기이다.

백석 자신이 화자가 되어 우리를 찾아왔고 또한 동 시대를 살아가야했던 이들의 삶, 시대의 흐름도 그려볼 수 있었다.


백석 '통영', '정주성', '모닥불', '비', '선우사', '나와 나타샤와 힌 당나귀'. 힌 바람벽이 있어' 등 만이 아니라 김소월 '물마름', 신석정 '수선화', 박경리 '판데목 갯벌', 릴케 '인생', 윤동주 '별 헤는 밤', '쉽게 쓰여진 시' 등 정지용, 노천명, 이상, 윤동주 이름만 들어도 주옥같은 시를 떠올리게 되는 당대의 시인들과의 만남도 설레었다.

시란 읽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달라 질 수도 있겠지만, 시인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심정으로 시를 썼는지 그 배경을 알고서 다시 읽어보면 그 의미가 더해져서 더 감명 깊게 다가올 것이다.


나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시집 '사슴'을 출간했고, 조선일보 기자였던 백석이 함흥 영생고보로 들어서고 있는 대목이었다. 머리를 올백으로 넘기고 교정으로 들어서는 그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웅성거림이 여기까지 들리는 듯 했다. 뜻밖이란 생각도 잠시 자신이 바라던대로 교단에 선 그의 마음을 헤아려보려했다.


"그렇지. 시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삶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켜야 하겠지. 물론 그게 다는 아니겠지만." - 2권 094


끝내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치고 싶었으나 말도 글도 설 자리마저도 잃어버린 시대였다. 억압과 고통 속에서도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으려했다. 나아가 사람들에게 좌절하는 대신 맞서 살아나갈 힘과 용기가 필요한 때였다.

아직 다 못다한 그의 이야기를 기다리며 긴 생각에 잠긴다.

내가 최선이라고 선택한 길이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내가 걷는 이 길, 우리의 삶은 우리를 어디로 이끄는 걸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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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었다. 내가 가보지 못한 길을 간 사람의 경험을 나눠, 내 삶이 풍부해지기 때문이었다. 수십 년의 풍랑을 겪고 온 사람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커다란 도서관이었다. 그 도서관에서 나에게 살이 되고 뼈가 되는 것을 찾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은 늘 기쁨이었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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