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종목 발굴 기법 - 급등 종목을 초기에 잡아내는 실전 기술
마틴 J. 프링 지음, 신가을 옮김 / 이레미디어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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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에 올라타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대장주라 하면 같은 업종 내에서 가장 큰 상승 모멘텀을 갖는 선도종목을 말한다. 대장주는 상승장에서는 다른 종목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하지만, 하락할 때는 오히려 천천히 떨어진다. 당연히 타종목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같은 빨간불이라 하더라도 그 상대강도가 다른 것이다.

 

상대강도란 시장전체, 혹은 동일 업종에 대한 개별 종목의 모멘텀을 말한다. 주식 시장 전체의 상승률을 상회하는 종목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종목도 있게 마련인데, 이것을 시장에 대한 상대강도로 환산하면 전자의 경우 상대강도 곡선은 상승하게 되고, 후자의 경우는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상대강도 곡선을 이용하면 시장 상황의 영향을 받지 않은, 보다 순수한 개별종목의 모멘텀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주가는 상승하더라도 상대강도가 약세를 보이면 불길한 신호이며,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상대강도가 강세이면 이는 청신호가 된다. 상대강도의 추세를 보면 가장 강세를 보이는 종목을 고를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더 실적이 좋지 않은 종목을 피할 수 있다.

 

상대강도 곡선과 주가차트를 혼용해 매수신호를 보내는 종목을 찾아내 선점하는 기법과, 이를 비즈니스 사이클 상에 적용해 상승 추세로 돌아설 업종을 찾아내는 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다. 특이한 것은 저자가 개발한 KST라는 보조지표. 기존의 익숙한 보조지표들에서 잦은 거짓신호가 포착되는 것을 보완한 것이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상당한 신뢰감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차트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파동의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고, 주식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걸쳐 이 파동, 즉 비즈니스 사이클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후반에는 비즈니스 사이클이 업종 간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비전있는 종목을 선점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기에서도 물론 상대강도 곡선이 사용되며, 이로 인해 보다 정밀한 분석이 가능해 진다.

 

다소 평범해 보이는 표지로 위장했지만 안에는 핵심적인 내용이 담겨있다. 단, 기본적인 사항은 숙지하고 있다는 가정 하에 이뤄지는 강의이기 때문에 진정한 초보자라면 경험치를 조금 쌓은 뒤에 찾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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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청부업자의 청소가이드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24
하들그리뮈르 헬가손 지음, 백종유 옮김 / 들녘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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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드날뒤르 인드리다손, 아바르 오른, 요세프손 빅토르, 아르드나르 잉골프손, 이르사 시귀르다르도티르, 아르디 소라린손.... 그리고 이책의 작가인 하들그리뮈르 헬가손까지, 모두 아이슬란드 작가들의 이름이다. 이 책의 주인공 '톡시'의 말에 의하면 아이슬란드 사람들의 이름은 스커드 미사일같은 느낌을 준다. 미사일은 이미 목표에 도달했지만 연기 꼬리는 한동안 공중에 남아서 여운을 부르는데, 아이슬란드 사람들의 이름이 딱 그렇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운이라는 것도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고 난 다음의 이야기다.

 

이미 저자의 전작인 <레이캬비크 101>을 읽은 전적이 있고 그 사이에 저자가 한국에 다녀갔다는 소식도 몇번인가 접해왔다는 걸 감안하면, 아직도 책표지를 확인하지 않고는 저자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나 자신에 대해서는 당혹스러움을 느낀다. 과연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버벅대지 않고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가능한가? 아마도 그렇겠지만.

 

아무튼, '하들그리뮈르 헬가손'이라는 복잡한 이름을 가진 작가가 쓴 <살인청부업자의 청소가이드>라는 제목의 소설이다.

크로아티아 출신의 잔혹한 킬러이자 맨해튼에서 3연속 식스팩 기록의 보유자, 진정한 의미에서 유일무이한 '톡시'는, 전례없이 타겟 선정에서 미스를 범하고 이로 인해 FBI의 추적을 피해 해외로 도주하는 신세가 되고 만다. 그 와중에 공항에서 한 신부님을 살해하고 그의 신분으로 위장하게 되면서 본의 아니게 행선지가 뒤바뀌니, 그곳이 바로 저자의 고향이기도 한 아이슬란드다.

 

난생 처음 밟게 된 아이슬란드의 땅, 한 다리만 건너면 친척 사이라는 이 좁은 나라에서 어줍잖게 신부 행세를 하던 톡시의 정체는 곧 발각되고 말지만, 교통사고까지 당해 만신창이가 된 이 킬러를 신앙심 깊은 어느 부부가 약간의 고민 끝에 받아들여 준다. 게다가 킬러의 품에 안기는데에 거리낌이 없는 여인까지 있어서 이들의 도움을 받아 톡시는 독특한 갱생치료를 견뎌내며 차츰 선량한 남자로 개조되어 간다. 그리고 찾아오는 최후의 결전. 톡시는 소년시절부터 그를 옭아매고 있던 피와 죄악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까?

 

좌충우돌 벌어지는 사건들 틈틈이 톡시의 입을 통해 구술되는 유고슬라비아 내전의 편린들은 일단 블랙유머로 포장되어 있지만, 이정도까지 처절한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희화화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톡시라는 인물이 살아서 빠져나온, 전장이라는 곳이 얼마나 참혹한 곳인지를 역설적으로 말해주는 것처럼 들리기도 해서 결코 가볍지 않게 다가온다. 의외인 것은 레이캬비크 101을 읽을때만 해도 자유분방하다 못해 조금은 횡설수설하는 것처럼 느껴지던 독특한 문체가 지금은 전혀라고 해도 좋을만큼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는 점. 확실히 생소함이란 첫경험이 지나고 나면 친숙함으로 바뀌는 모양이다.

 

소설의 내용과는 관계없지만 신흥부국이던 아이슬란드는 최근 몇년 사이에 빚더미에 올라 앉아 버렸다. 여름의 흔적이라고는 여름에도 찾을 수 없는(?) 추운 나라인 만큼 그들이 체감하는 황량함은 더하리라. 원래 추울 때 망하면 몸도 마음도 더 괴로운 법인데, 그래서 아이슬란드인들이 겪고 있을 지금의 경제적 고통은 더 안타깝다. 부디 톡시가 잘 적응하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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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집 맏아들 - 대한민국 경제정의를 말하다
유진수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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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하나 명쾌하게 설명해 주는 사람 없이 오랫동안 끌어안고 있던 철학적인 물음을 가시적으로 보여준 책이다. 성공한 기업에 도덕적 의무가 존재하는가, 그렇다면 도대체 얼마만큼의 도덕적 의무를 갖는가?

 

최근의 재벌기업들의 골목상권 진출을 두고 말들이 많다. 더불어서 기업들이 얼마나 사회적 의무를 다하고 있느냐에도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그런데 실망스럽게도 많은 기업들이 사회환원에는 한없이 야박한 모습이다. 기업의 목표수익 초과액에 대해서 일정금액을 중소기업에 지원하자는 동반성장 위원회의 제안을 전경련이 거부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여러 매체를 통해 대기업들의 성장배경과 디테일한 행태까지 듣고나니 이들이 그동안 얼마나 많은 특혜를 받아왔으며 왜 분개해야 하는지를 알았다. 사회정의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마이클 센델 교수'는 자신의 저서인 <왜 도덕인가?>에서 도덕성이 살아야 정의가 산다는 점을 강조한다. 궁극적인 목적이 정의라면 그것을 위해서는 반드시 도덕적인 의식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한편, 공리주의와 자유주의는 장단점이 있고 이 중간에서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고도 말한다. 이것들은 틀림없이 수긍이 가는 논리지만, 무언가 손에 잡히는 해답을 얻기를 바라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역시 원론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이책에서는 이것을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맏아들의 이야기를 비유로 들어 설명한다. 가난한 부모는 전재산을 올인해 맏아들을 뒷바라지 한다. 맏아들은 부모의 기대대로 대학을 졸업하고 의사로 성공하지만, 대신에 남아있는 형제들은 기회를 얻지 못한채 도태되고 만다. 이럴때 가족에 대한 맏아들의 도덕적 의무를 따져보자는 것이다. 공리주의와 롤스의 주장을 적용했을 경우에 각각 달라지는 상황을 비교하면서 말이다. 철학적이던 그 개념을 명쾌하게(명쾌하다고 해서 해답은 아니지만), 그리고 어떤 식으로 우리가 이 문제에 접근하고 이해해야 하는지를 알기 쉽게 풀어낸다.

 

우리나라 정부가 특정 기업들에만 특혜를 주었다면 이 특혜를 받아 성장한 기업은 우리 사회에 어떠한 도덕적 의무를 지는가?

 

성공한 기업들은 사회구성원에 대해 기본적인 도덕적 의무를 가진다. 기업과 부자들은 자신들의 성공과정에서  암묵적인 비용을 지불한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보상을 해야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다면 법적으로 명시되어 있지도 않은 액수를 어떻게 산정해야 한다는 말인가 하는 물음이 남는데, 이책에서 제시하는 그 가치 계산방식은 적절한 도덕적 의무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준다는 데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불합리함을 주장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 명분을 알아채게 되었다고나 할까.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방법에 있어서 한단계 더 눈을 떴다고나 할까.

 

이것은 비단 성공한 일부 재벌들에게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이들 기업들을 성공한 맏아들이라고 한다면, 실패한 맏아들이나, 형제들의 밥그릇을 강제로 빼앗아서 성공한 나쁜 맏아들도 존재한다. 이들 역시 동일하거나 더 커다란 도덕적 의무와 사회적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재벌기업들 뿐만 아니라, 실패한 기업, 땅투기 등으로 큰돈을 번 부자들, 특히 식민지 지배로 우리민족에게 크나큰 상처를 준 일본의 경우에 대해서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1965년 한일협정 당시 유무상 차관을 합하여 5억달러라는 금액을 보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에게는 여전히 큰 도덕적 의무가 남아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미국의 경우로 눈을 돌려보면, 서브프라임 론 사태와 같은 일련의 금융위기를 유발한 부실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그 돈으로 돈잔치를 하는 황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저자는 책 말미에 '패를 비난하는게 아니라 성공의 열매는 나누려 하지 않고 실패의 쓴잔은 떠넘기려 하는 일부 기업인들의 행태는 비난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쓴소리를 빼놓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책이 답답함이나 암담함 보다는 전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부자들에 대한 비난이나 우리 사회의 편가르기가 아니라, 공정하고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따뜻한 시선을 견지하는 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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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흩날리는 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4
기리노 나쓰오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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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노 나쓰오'만큼 친근하게 느끼기 힘든 작가도 드물지 않을까? 지금의 나는 기리노 나쓰오의 작품이라면 무조건 읽고 보는 단골손님에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좋아하는 것과는 별개로 아직도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 종종 있다. '아니 뭐 꼭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가 있나요?' 그런 생각이 들 때인데, 등장인물들한테 너무 가혹하고 매몰차고 냉정한데 대해서 뭔가 반발심이 들지만 그러면서도 저항하지 못하고 돌아나오지도 못하고 고분고분 끌려가게 되는 걸 보면, 저자의 이런 타협같은거 없다고 말하는 듯한 빅마마같은 카리스마에 섬뜩함을 넘어서 이미 경외감 같은 걸 느끼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몇년 전, 당시에는 두권짜리였던 '부드러운 볼'로 알게 된 저자의 첫인상을 예로 가감없이 이야기해보자면, 추리소설을 생각하고 읽었는데 추리는 뒷전이고 인간 심리를 너무 과도하게 파고 들어서 한없이 지루한데다가, 게다가 그 파낸 자리에서 나오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드러내고 싶지 않은 어둡고 불쾌한 치부였다던가.... 상당히 곤혹스러운 느낌으로 기억한다. 여성의 어두운 심리를 까발리는 적나라 한 묘사는 또 내가 이상화하고 있는 여자라는 존재와는 완전히 다른 생물을 그리고 있는 것 같아서 아직도 종종 거부감이 느껴진다. 그게 또 반박하기 힘든 엄연한 현실처럼 보인다는 게 사람을 암울한 기분으로 만든다.

 

그런데 역시 그게 서서히 중독되는 거다. 그랬던 '부드러운 볼'도 어느새 재간된 책으로 다시 읽고 보니 역시 좋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 당시에는 아직 내공이(어떤 식이든 간에) 부족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이러니 저러니 하면서도 여전히 이 작가에게 끌리고 마는건 그런 저자의 카리스마가 너무 대단해서이다. 한번 매료된 이상은 앞으로도 이 작가의 소설은 무조건 읽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얼굴에 흩날리는 비>는 기리노 나쓰오의 데뷔작이자 여탐정 '무라노 미로' 시리즈 첫작으로, 1993년에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했다. 데뷔작이라고는 해도 역시 그때나 지금이나 질척질척한 기리노 여사 특유의 냄새가 물씬 난다. (이 냄새는 코로 맡는게 아니다. 뭐랄까 감성?)

 

르포라이터인 요코가 연인 나루세의 돈가방과 함께 실종됐다. 그 돈은 나루세가 야쿠자로부터 맡은 것이었으므로 사태는 목숨을 건 중대사가 된다. 주인공 미로는 요코의 절친이라는 이유로 여기에 관계 되어 있지 않을까 야쿠자들에게 의심받는다. 요코의 연인인 나루세도 마찬가지로 의심 받고, 혐의를 벗고 싶으면 범인을 데려 오라고 감시가 붙여진 채로 움직이게 된다. 나루세는 미로를 이상하게 생각하고, 미로도 나루세를 의심한다. 서로를 의심하면서도 각자의 친구이자 연인인 요코의 안전을 확인하고 보호하기 위해서 함께 행동하기 시작한다.

 

이 작품에는 착실한 사람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폭력단원, 사기꾼, 동성애자, 이상성욕자, 마약중독자, 네오나치 등. 그리고 주인공인 무라노 미로도 마찬가지.

시체 애호, SM 성향이 그려져 있어서 이것이 소설에 어두움을 드리우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그 이상으로 등장인물들의 쓸쓸한 삶의 방식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결정 짓는다. 때로 눅눅하지만, 대체로 건조한 하드보일드.

 

일반적으로 미스터리로 분류되는 작품을 주로 쓰고 있는 기리노 나쓰오이긴 하지만, 실은 수수께끼 풀이라든지 범인 찾기가 메인인 것은 별로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것도 역시 범인찾기가 메인은 아니고, 주인공 무라노 미로의 내면이라든지 인간 관계가 주로 그려져 있다라고 적어도 나는 느낀다. 자살한 남편에 대한 과거로 괴로워하고, 나루세에 매료되어 가는 미로의 기분. 친구이지만 어딘가 서로 경쟁하는 부분도 있던 미로와 요코의 관계. 같은 것들.

 

지금까지 저자의 작품을 계속 읽어 오다가 돌고돌아 뒤늦게 데뷔작을 읽게 된 것이지만, 실은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이 미로시리즈가 기리노 나쓰오 소설의 주인공 중 가장 마음에 든다. 그다지 탐정답지 않고, 나쁜 녀석들을 시원하게 날려버리지도 않는다. 추리도 어딘가 빠져 있다. 그렇지만, 친구를 잃고 울거나 위협을 받아 두려움에 떨거나 하는 미로라는 주인공은 어딘가 인간냄새 나고 매력적이다. 그 부분이 이 책의 재미에 직결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드보일드한 삶을 걷는 여자의 아픔을 이겨내는 법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는 그 모습이 멋있다. 어지간한 남자라면 미로를 상대로 해서는 필시 꼬리내린 강아지꼴이 되고 말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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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 더 리퍼 밀리언셀러 클럽 115
조시 베이젤 지음, 장용준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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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대학의 현역 레지던트인 '조시 베이젤'의 데뷔작으로 2009년에 발표돼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저자는 뉴욕 태생, 한참 지방층이 축적되고 있을 40대 초반의 나이입니다. 그의 이력이 조금 재미있습니다. 브라운 대학 창작과를 졸업 한 후에, 콜롬비아대학 의학부까지 마쳤습니다. 문학과 의학을 동시에 전공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 게다가 졸업 후에까지도 영화 극작가와, 뉴욕시 검시국 근무 등으로 두 분야 모두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 대단합니다. 소설의 분위기나 주인공에게서도 그런 에너지가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첫장면부터 주인공 피에트로가 길거리에서 누군가에게 습격당하는 긴장된 상황으로 시작합니다만, 어이없이 간단하게 격퇴해 버립니다. 초인적인 주인공이 등장하는 걸까 잠시 생각했지만, 이소설 의외로 액션 뿐만 아니라 블랙유머가 번뜩이는 주인공의 입담 쪽이 더 발군입니다. 이 주인공에게는 마피아 조직의 살인 청부업자로 활약하던 과거가 있다는 사실이 곧 드러납니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피에트로는 현재 레지던트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습격자를 가볍게 손봐주고 병원에 출근해 보니 왠걸, 예전에 속해있던 마피아 조직의 조직원이 중병으로 입원해 있습니다. 이 조직원은 피에트로에게 자신을 살려놓지 않으면 조직에 알리겠다고 협박합니다. 그동안 피에트로는 보스의 아들과의 트러블로 마피아를 피해 숨어살고 있었습니다. 조부모가 괴한들에게 살해당한 후 암살자가 된 피에트로의 과거와, 병든 마피아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재의 이야기가 교대로 보여지면서 그동안 그의 인생에 어떤일이 있었는지 서서히 드러납니다.

 

일인칭의 화법은 가볍고 매끄럽습니다. 특히, 의학 용어를 중심으로 쓰여진 각주는, 주인공의 시니컬한 입담이 십분 발휘되고 있어서 그것 자체로도 카득대게 하는 재미가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마피아 세계에 대한 묘사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너무 무겁지 않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속도감이 좋고 단번에 마지막까지 읽게 하는 역량이 있습니다.


어쩐일인지 한장면 한장면이 실사보다는 코믹 터치로 연상되서 한편의 그래픽 노블을 읽고 난 듯한 기분도 듭니다. 주인공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마지막 장면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비트 더 리퍼>만의 트레이드 마크같은 명장면이지만, 조금 과격해서 마음이 약한 사람은 주의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덧붙여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으로 영화화된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레오의 외모가 피에트로에 적합할까 어떨까는 접어두더라도 평소의 연기스타일을 보면 많은 부분 오버랩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후에 영화가 나온다면 그것을 비교하는 재미가 또 쏠쏠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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