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의 진실 - 중국이 말하지 않는
셰궈중 지음, 홍순도 옮김 / 지식트리(조선북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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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같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가 자생적으로 경제를 떠받칠 요인을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다.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한국의 GDP는 2009년부터 7.8프로 성장하는 수준으로 선방했지만, 이 성장회복도 결국은 미국의 소비와 중국의 투자 증가로 인한 수출성장에 의한 것이었다. 세계경제와 우리경제는 불가분의 관계라는 얘기다. 특히 G2 중 하나이자 우리의 가장 큰 교역국인 중국의 상황은 곧 우리의 미래와도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의 경제예측에 있어서는 단 한번도 틀린적이 없다는 이책의 저자, 경제학자인 셰궈중에 의하면 중국의 미래는 그저 밝다고만은 할 수 없는 상황인 듯 하다.

 

그동안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국민들의 삶은 선진국 문턱에서 많이 떨어져 있다. 중국의 일인당 GDP는 우리의 4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지금 중국은 우리가 개발도상국 시절에 겪었던 많은 어려움들을 겪고 있다. 또한 정부의 역할이 다르고 땅덩어리의 크기가 다른 만큼 중국만의 독자적인 문제까지도 안고 있다. 도시농 문제, 환경문제,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거품 등등. 특히 부동산의 경우 중국이 부동산 시장지탱을 위해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면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2012년에 붕괴될 가능성이 크다고 저자는 말한다.

 

중국의 경제문제는 침채되어 있는 국민들의 수요, 즉 소비부진에 있다. 국민소득이 낮은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위완화 평가절상과 부동산 불패신화에 대한 중국인들의 믿음은 소비부진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정부의 부를 국민에게 돌려야 한다. 분배유동성 정책에 의지하면 경제위기의 대응을 지연시킬 뿐 아니라 경제침체를 연장시킬 뿐이다. 

 

길잃은 중국 경제에 대해 저자가 제시하는 해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개혁 개방개방의 중점방안으로 화폐의 자유태환을 실현하여 자본과 상품 서비스등이 자유롭게 드나들도록 해야 한다,

둘째. 도시화 전략의 제정. 집중적으로 초대형 도시를 건설해 농민들이 도시에 유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농민과 도시인의 구별을 없애야 한다.

셋째. 정부 권력의 제한. 정부와 국영기업의 전체 경제의 비율이 GDP의 25퍼센트를 넘지않도록 제한해야 한다.

 

이 세가지를 할 수 있다면 중국은 향후 20년내에 선진국가가 될 수 있으며, 경제의 총량은 미국을 초과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설사 이것이 정확한 예측이라고 해도 과연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왜냐하면, 저자도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어느 나라든 요직을 차지하고 경제를 주무르는 건 대부분 주류인 케인스 학파의 학자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거나 노선을 바꾸려하지 않는 것은 큰 장해다. 어떤 정책이든지 그 문제해결에 있어서 가장 넘기 힘든 산은 결국 사람이고 이들이 쥐고 놓지 않으려는 기득권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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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역 사기본기 2 사기 완역본 시리즈 (알마)
사마천 지음, 김영수 옮김 / 알마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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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하고도 2개월이라는 오랜 침묵을 깨고 드디어 <완역 사기 본기> 2권의 등장이다. 마무리를 앞두고 역자의 큰 부상이 있어서 더 늦어졌다는 후일담이다. 파스텔 톤의 세련된 표지와 장정은 여전.

 

2권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진시황본기(진시황의 기록), 항우본기(항우의 기록), 고조본기(고조의 기록), 여태후본기(여태후의 기록), 효문본기(문제의 기록), 효경본기(경제의 기록)의 모두 7편.

 

사기는 이미 널리 알려진 고전이고, 그 방대하고 심오한 내용을 여기에서 언급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 또 그럴만한 역량도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변할리 없는 그 내용이 아니라 이미 다양한 버전의 사기 본기의 번역본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 책이 기존의 것들과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있느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마천이 죽음보다 치욕적이라는 궁형을 받아들이고 인고의 세월을 거쳐 잉태해 낸 이 대기록은, 과거사를 통해 다가올 미래를 알 수 있다는 그의 역사의식과, 깊은 사상의 소산이다. 따라서 우리는 사기를 통해 단순히 역사의 한 페이지를 들여다보는 데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읽어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그것을 해석하는 역자의 역량이 우선 첫째요, 두번째는 그것을 뒷받침하는 높은 수준의 역사적 문화적 해설이 필요 것이다. 이책이 지향하는 바는 그런 의미에서의 사기 본기 완벽본이자 완벽 해설서이다.

 

현재도 사마천의 후손들과 꾸준히 교류하고 있고, 중국 사마천 협회의 회원이기도 한 사기 마스터 김영수 박사의 번역은 문외한이라 하더라도 아무 무리없이 사기와 마주 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를 제공해준다. 청소년용 요약본이 흔히 그렇듯이 간추림으로서 쉬워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무엇하나 흘려보내지 않고 얻을 수 있도록 완벽을 기해서 난해한 고전이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한다. 역자는 사기 본기 속의 시공간을 확인하기 위해 총 51일 하루 평균 500킬로미터에 가까운 대장정을 이어오고 있다. 그렇게 얻어진 사진자료들이 본편 안에 수록되어 있다. 해재나, 해당역사의 재구성, 잘 정리된 연보등은 본 기록을 더 잘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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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와 뼈의 딸 1 - 판타스틱 픽션 블루 BLUE 4-1 판타스틱 픽션 블루 Blue 4
레이니 테일러 지음, 박산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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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영어덜트 분야에서 가장 주목을 모은 판타지소설 중에 하나입니다.
<연기와 뼈의 딸>의 해외정보를 검색해 보면 저자인 '레이니 테일러'는 아무래도 주 타겟층인 하이틴 독자보다도, 오히려 연령층이 높은 도서관 사서나 평론가들에게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듯 합니다. 로맨스에만 치중하던 기존의 YA노벨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자적인 세계를 만들어 낸 상상력과, 그것을 전달하는 문장력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이 <연기와 뼈의 딸>의 가장 큰 매력은 저자 테일러가 창조한 천사와 악마의 세계입니다. 아름다운 천사와 추악한 악마는 선과 악을 대표하는 존재로서가 아니라, 단순한 적으로서 무의미하고 잔혹한 살육전을 계속해서 이어오고 있습니다. 살육의 허무함을 알면서도 전사로서 명령을 거역할 수 없는 천사와, 자신의 가족과 동료에게 배신당한 키메라의 비련에 독자는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집니다.

 

다만, 이 저자의 소설은 재미있어도 소설 속의 등장 인물까지 좋아하게 될 것 같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단지 캐릭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던가 하는 투정이 아니라 그 말이나 행동이 잘 와닿지가 않습니다. 공감하지 못하니까 초조해 집니다. 감정이입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로맨스에 있어서는 큰 방해요소가 아닐 수 없지요. <연기와 뼈의 딸>이 로맨스 요소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은(것처럼 보인다는) 점은 그래서 다행이지만, 등장인물에게 애정을 갖기가 힘들다는 면에서는 역시 아쉬움이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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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세컨즈 1 - 생과 사를 결정짓는 마지막 3초 그렌스 형사 시리즈
안데슈 루슬룬드.버리에 헬스트럼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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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곧 영미권 작가들이 장악하고 있던 스릴러 시장의 헤게모니가 서서히 북유럽 작가들에게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올해가 끝나갈 무렵에는 그 정점에 <쓰리 세컨즈>가 서 있을 거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단언코 이 소설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마스터피스다.

 

작은 것을 희생해서 큰 것을 얻는다. 스웨덴 경찰국 정보원 정책의 기본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이미 저지른 범죄를 눈감아주는 대신에 그 범죄자를 경찰의 끄나풀로 이용해 더 큰 범죄를 소탕한다는 것. '피에트 호프만'은 그런 경찰의 숨겨진 끄나풀인 정보원들 중에서도 가장 유능한 축에 속하는 남자로, 스웨덴 교도소 안의 마약시장을 장악하려는 폴란드 마피아 조직의 배후를 밝혀내는 비밀 임무를 맡게 된다. 마피아 조직의 일원이 되어 위장복역하면서 교도소 안의 마약공급책으로 활동할 계획이었다. 이 계획만 성공하면 최근 급격히 세를 불려 나가고 있는 동유럽 마피아 조직의 최상부를 와해하는 전례없는 성과를 올릴 터였다. 그런데 시작도 하기 전부터 계획은 일그러지고 있었다. 호프만이 예측하지 못한 살인사건에 연류되고, 그 사건의 담당자가 하필이면 절대 포기를 모르는 남자 에베트 형사였던 것이다.

 

경찰 상부에서도 최상층만이 알고 있는 이 비윤리적인 작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경찰 내부의 갈등, 유럽 각국의 보안경비 회사를 전진기지로 삼아 그 세를 불려나가는 동유럽 마피아들의 교묘한 수법, 교도소 마약시장의 시스템 등 배경의 묘사나, 강력 범죄자로 신분세탁한 호프만이 철통같은 교도소 관리 시스템을 농락하듯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작전을 수행해 가는 과정이 대단히 디테일 하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조차 자신의 본모습을 속여야하는 자의 심정이나, 스스로의 실수로 누군가를 죽게 만들었다는 과거에 끌려다니는 노형사의 자책감과 같은 인간 드라마는 이런 냉혹하고 현실적인 범죄세계의 모습과 대비되서 더 무겁게 다가온다. 거대한 힘 앞에서 개개인은 나약한 존재에 지나지 않음을 확인하는 것은 시종 괴롭지만, 범죄를 막기 위해서 또다른 범죄를 묵인하는 것이 정당한가 하는 묵직한 주제를 축으로 해서, 거대한 힘에 놀아나지 않으려는 한 인간의 처절한 몸부림의 끝을 지켜보는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오직 범죄자만이 범죄자 연기를 할 수 있다." 작중에서 몇번인가 언급되는 이 문장은 작전수행을 위해서는 다른 범죄자들의 날카로운 눈까지도 속이고 완벽하게 범죄자가 되어야만 하는 끄나풀의 자격요건을 두고 하는 이야기지만, 실은 그 전에 이 작품을 쓴 두명의 저자에게 먼저 적용해야 할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정말 취재만으로 이렇게 써냈다고? 마약복용자를 색출하기 위한 소변검사에서, 외부인의 소변을 구매해 그것으로 검사를 받은 재소자 전원이 임신반응을 보였다는 깨알같은 비하인드 스토리 정도는 덤으로 얻는 재미다. 교도소 내부사정과, 조직원들이나 다른 수감자들의 교도소 내에서의 행동패턴은 그 세계에 속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알고 있더라도 썰을 풀기 힘든 살아있는 묘사, 여기에 이것들을 위화감 없이 녹여내는 자연스러운 스토리텔링까지. 스위스 시계처럼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저자인 '안데슈 루슬룬드', '버리에 헬스트럼' 콤비의 전력에 대해 의심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아니나 다를까, 루슬룬드는 전직 사회부 기자 출신, 헬스트럼은 수차례 교도소를 들락거린 아픈 과거가 있다는 것. 그야말로 절묘한 조합이다. 이 둘이 만나게 된 계기가 자뭇 궁금해진다.

 

덧. 지막 장을 덮은 당신이 가장 먼저 하게 될 두 가지.브 말름크비스트 노래 검색 하기, 시나몬 번 사러 빵집으로 달려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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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는 악어가 살지
파비오 제다 지음, 이현경 옮김 / 마시멜로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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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살짜리 아프가니스탄 소년이 버림받은 파키스탄 국경마을을 탈출해 숱한 역경을 이겨내고 안주의 땅 이탈리아에 정착하는 데 성공한다. 무려 7년에 걸친 그 고난의 여정을 소년의 목소리를 빌어 날것 그대로 전달한다. 사실만이 전할 수 있는 비정한 실태다. 이렇게 목숨을 걸고 가까스로 생존한 이야기에 여행이니 모험이니 하는 속 편한 말은 어울리지 않을 듯 싶다.

 

9.11 테러가 일어나기 전의 아프가니스탄. 소년 에나이아트는 파키스탄 국경과 인접한 작은 계곡 사이에 있는 하지라 족 마을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다. 소수민족이자 종교적으로는 시아파인 하지라인들은, 수니파인 파슈트인들이나 탈레반에게 언제든 목숨을 빼앗길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고 이들의 횡포는 나날이 심해지고 있었다. 아들의 장래가 염려된 엄마는 에나이아트를 파키스탄으로 피신시키지만, 그를 낯선 곳에 남겨두고 홀연히 사라지고 만다.

 

불굴의 정신과 강인한 의지력, 그리고 삶의 지혜를 스스로 몸에 익히며 에나이아트는 혼자서도 어떻게든 살아 남는다. 안주할 곳을 찾아, 아무리 힘들고 위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으며 유럽을 향해 서쪽으로 서쪽으로 나아간다. 물론 어느 곳을 가더라도 여권 없는 밀입국자 신세, 언제 적발되서 추방될 지 모르는 위험한 날들이다.

 

비슷한 신세의 다른 아프가니스탄 소년 5명과 함께 고무보트 하나에 의지해 터키에서 그리스로 탈출을 시도한다. 한번도 바다를 본 적이 없는 이 소년들의 대화가 고스란히 이 책의 제목이 되고 있다. 에나이아트는 운 좋게 살아 남지만, 이 중에는 영원히 바닷속으로 사라지는 친구도 있다. 그렇게 죽음과 인접한 나날들이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그리스, 이탈리아에 가까워질 때마다 소년을 도와주는 친절한 사람들이 잇달아 나타나는 대목은 세상에는 여전히 희망적인 부분이 더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고난의 세월을 보낸 이 난민 소년이, 결국은 갈망하던 안주의 땅에서 이렇게 지난 날을 회고할 수 있다는 것이 감동적. 여러가지 정치적, 종교적 입장으로 인권이 사라져 버린 장소가 여전히 같은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는 너무나 무겁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이야기하는 저자의 펜끝은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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