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민담 전집 18 - 중국 소수민족 편 황금가지 세계민담전집 18
이영구 엮음 / 황금가지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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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담이나 설화를 좋아하면서도, 정작 직접 책을 구입해서 읽은 것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이런 류의 이야기를 담은 서적들은 대부분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어져서 쓰여져 있거나 중역본으로 나온 것이 많아서, 성인이 읽을만한 책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알게 된 책이 바로 이 "세계 민담 전집" 시리즈다. 이 책은 세계 각 문화권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민담을 소개하는 시리즈 최신작이자, 그 18번째인 "중국 소수민족 편". 여러모로 아주 마음에 드는 책이다.

일단 책의 장정부터 아동틱한 취향하고는 거리가 멀다. 묵직한 양장본에 해당 민족의 민담이 발생한 배경에 대한 소개와 부연설명등을 포함해서, 충실한 내용과 편집이 참 마음에 든다. 번역의 경우를 보면 영어나 일본어의 중역본이 아니고 각 민족어 전공자가 직접 원어 텍스트를 읽은 후 이야기를 골라 번역한 것이라고 한다. 영어 판이나 일본어 판을 거쳐 중역된 이야기는 영어권과 일본어권 독자들의 입맛에 맞도로 순화되는 과정에서 본래 이야기 고유의 맛을 손상시켰을 우려가 높다. 원전이 담고 있는 본래의 분위기나 취지를 가장 가까운 형태로 맛볼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더욱 가치를 발한다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중국문학사의 서막을 열어 준 민담은 문자 그대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구두 문학으로 인류 문학의 보고이다. 다민족 국가인 중국은 민족마다 매우 아름다운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며 그 내용 또한 풍부하다. 중국에는 한족을 제외한 55개의 소수민족이 있다. 이들 소수민족은 비록 그 인구수는 적지만 이들이 거주하는 면적은 중국 전체 면적의 50~60%를 차지할 정도로 그 분포도가 넓다. 뿐만 아니라 55개의 소수민족은 그 수만큼이나 분포 지역, 개별 역사와 민족의 명칭, 인구수, 문화, 자연환경, 그리고 이들이 처한 현재적 위치가 다양해 그들의 문화적 특성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책에서는 중국 소수민족 문학학회에서 출간한 "중국 소수민족 민간 고사선"을 저본으로 해서, 그런 중국 소수민족 민담의 대표적 작품 31편을 수록해 놓았다.

"각 소수민족의 민담에는 각 지리 문화권에 해당하는 기후, 풍토 종교적 특징이 내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각 민족 고유의 정기가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는 역은이의 말로 이 책은 끝맺음 하는데, 민담이나 설화가 학술적으로 교훈적으로나 여러가지 의의를 담고 있기야 하겠지만, 사실 재미로도 이만한게 없다. 잠들기 전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옛날 이야기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한권 한권 모아가고 싶은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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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달력 1
장용민 지음 / 시공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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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의 작가라 한다.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은 영화로도 제작되었을 만큼 제법 평도 좋았던 모양이고 입소문도 익히 들어 그 제목만큼은 잘 알고 있었지만 정작 읽어본 적은 없다. 따라서 전작과의 비교는 불가하지만, <신의 달력>이라는 제목의 이 책을 읽고 난 소감만으로 이야기 하자면, "아니 우리나라에 이런 작가가 있었어?" 바로 이거다. 막힘없는 상상력과, 전혀 날림이라 생각되지 않는 해박한 지식, 그리고 "재미"라는 면에서 가히 쇼킹한 수준이었다. 아직도 국내 작가가 쓴 작품을 읽을 때면 완성도에 대한 선입견이 작용을 하고, 장점보다는 단점을 먼저 찾는 고약한 버릇이 발동을 하곤 하는데, 이 작품만은 모든 스위치를 다 꺼놓고 정말로 순수하게 즐길수 있었다.

<다빈치 코드>의 대히트 이후에, 언제부턴가 팩션이라는 명함을 든 소설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소재는 거의 다 거기서 거기. 예수 그리스도의 비밀 아니면, 동정녀 마리아의 비밀, 성배, 성수의의 비밀, 이제는 어지간히 잘 쓴 작품이라 해도 질리지 않고 끝까지 읽어낼 재간이 없을 정도다.

다빈치 코드가 워낙 세계적인 초베스트셀러인 만큼, 이런 말을 하면 듣는 사람은 조금 당황스러울지도 모르겠다. 나는 정말로 다빈치 코드보다 이 작품이 훨씬 났다는 생각이 든다. 같은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훨씬 흥미진진한 방향으로 몰아간다고나 할까. 완전히 색다른 느낌이다.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내내 그쪽 동네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지만, 그 정서라는 면에서 어딘가 우리나라 독자들과 코드가 아주 잘 맞는다. 책장이 술술 잘도 넘어간다.

일본의 유명 만화가인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라는 작품을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신의 달력을 읽는 내내 그 작품을 떠올리곤 했다. 동양인의 눈으로 바라보는 서양의 문화. 몬스터의 경우를 보면 독일을 시작으로 유럽 전역을 무대로 하고 있고, 유럽식 동화를 모티브로 차용하고 있는데다, 등장하는 인물은 주인공외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이 서양인들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서양이 아닌듯 친밀하게 느껴진다. 아마도 우리와 비슷한 정서를 가진 일본 작가의 생각과 그림이 담긴 작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동양적 정서가 우리에게도 어필했던 것이 아닐까. 이 작품도 바로 그렇다. 서양의 역사와 문화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한국이나 일본의 애니메이션 속 서양인들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모든 것이 친근하게 받아들여진다. 대신에 역설적으로 말하면, 처음 기획단계부터 세계진출을 염두에 두고 쓰여져 있다는 이 작품이 외국으로 진출했을 때에도 과연 좋은 반응을 얻을수 있을까. 높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그거야말로 오히려 미지수다.  

끔찍한 범죄로 어린 아들을 잃고 탐정이 된 주인공과 어쩐일인지 그 사정을 모두 알고 있는 정체불명의 의뢰인, 그리고 의뢰인이 찾아주기를 바라고 있는 베일에 쌓인 인물. 끊임없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꼬리에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비밀들. 아인슈타인, 콜롬버스, 히틀러, 그리고 마야문명에 이르기까지 세기를 가로지르며 속속들이 드러나는 일련의 역사속 사건들의 진실. 시공간을 넘나드는 그 방대한 스케일은 때로는 타임슬립 계통의 이야기를 읽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예수"라는 특정 인물에 대한 상상력은 이미 다빈치 코드 이상이다. 걸작이라 생각하지만 그런 평은 개인적인 것으로 접어두더라도, 그 재미만큼은 철저하게 우리나라 독자들의 입맛에 맞는 것이다. 한국작가가 외국의 역사나 문화를 소재로 해서 이야기를 만들어 냈을때의 종종 느끼게 되는 왠지 어색함, 역부족, 독자의 손가락이 오그라 드는 현상은 이 작품과는 전혀 관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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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무지 헤어나올 수 없는 아홉 가지 매력>을 리뷰해주세요.
자전거, 도무지 헤어나올 수 없는 아홉 가지 매력
윤준호 외 지음 / 지성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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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한 도서관 사서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여기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도서관에 다니다가 온라인게임에 중독이 되어 버리는 어떤 여성의 에피소드가 나온다. 궁금증에 도서관 컴퓨터로 한번 해 본 게임에 푹 빠져서, 나중에는 아예 아이들은 집에 두고 혼자 와서 하루종일 게임만 하다 간다. 이 아줌마도 그 전까지는 분명 아이들이 게임에 몰두하는 이유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을 거다. 궁금증에 한번 해본 게임이 그런 아줌마를 심각한 중독자로 만들어 버렸다.

세상에는 열정을 바쳐서 몰두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것들이 참 많다. 그 매력에 눈을 돌릴 계기가 없었을뿐, 한번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내가 이런 취향을 가지고 있었나 스스로도 의아할 정도로 겉잡을수 없이 빠져들게 되는 것들이 있다.

아홉명의 저자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도무지 헤어나올수 없는 자전거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 한다. 어린시절 만사 재쳐놓고 패달을 밟아 재끼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에피소드부터, 영화에서나 보던 자전거 메신저와, 자전거 메신저가 말하는 자전거, 파리의 빌리는 자전거 벨리브 문화, 자전거 광들에게는 일종의 성지라는 자전거 영화 퀵실버 이야기, 그리고 픽시드 기어 자전거에 대한 세밀한 지식에 이르기까지, 그 동안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놀거리, 볼거리, 첨단제품의 물결속에서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사이 서서히 잊혀져 가던 자전거의 향수와 그 매력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자전거 찬양으로 가득하다.

이 책을 읽고 나면 필시 자전거가 타고 싶어진다. 자전거 예찬론자들의 경험담을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매연과 교통체증으로 대변되는 자동차와는 다른 그 건강한 매력에 흠뻑 취한다. 적어도 최신 유행 디자인의 자전거를 소유하고 싶은 유혹을 떨쳐내지는 못하리라. 바로 내가 그랬으니까. 자전거에 대한 아무런 관심도 없이 무턱대고 읽기 시작한 이 한권의 책때문에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서 자전거의 종류, 가격, 장단점 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의 넘쳐나는 욕구로 봐서는 아마도 한종류의 자전거로는 만족하지 못하게 될 듯 싶다.

교통법 상, 차도로 다니게 되어 있는 자전거를 타고 도로로 들어선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모험심의 발로인것처럼 되어 있는 실정은 자전거 매니아들의 입장에서는 정말로 참담하게 느껴질 만도 하다. 경제적으로 뒤처진 국가가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많이 이용한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자전거 문화가 완전히 정착한 파리의 경우나, 자전거의 그 상상한 것 이상의 패셔너블함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아주 실하고 예쁜놈으로 한대 장만하려 한다. 한 필자의 경험담처럼 바람을 맞으며 한강둔치를 달리다가, 그러다 운좋게 미니벨로를 탄 예쁜 여자들과 마주치면 묵묵히 그녀들을 따라 안양천쪽으로 정처없이 달려보고 싶다. (써놓고보니 왠지 스토커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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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미인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0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 지음, 최세희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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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미국 전역에서 공개된 후, 외국어 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좋은 흥행실적을 올림과 동시에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는 스웨덴제 뱀파이어 영화의 원작소설입니다.

스톡홀름 교외에서 엄마와 단둘이 살아가고 있는 12살의 왕따소년 오스카르의 이웃집에, 오스카르와 동갑내기인 이색적인 미소녀 엘리가 이사옵니다. 엘리 또한 오스카르처럼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습니다. 고독한 둘은 곧 친구가 됩니다. 그런데 그와 때를 같이해서 근방에서는 불가사의한 살인사건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기 사작합니다...

그런 전개 자체는 고전적이고, 결말도 특별히 의외이지는 않습니다. 또한, 엘리의 캐릭터라고 할까, 이 작품 안에서의 흡혈귀의 설정은 독특하긴 합니다만, '피해를 주는 그들 또한 희생자이다' 라는 역발상의 관점은 지금에 와서는 특별히 새롭다 할 만한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12살 사춘기의 문턱에 서 있는(엘리는 실제로는 200살 이상이지만, 정신적으로는 아이입니다) 엘리와 오스카르의 애틋하고 위험한 사랑, 둘만의 세계 밖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잔혹한 사건들을 그려내는 이상하게 스산하면서도 아름다운 저자의 필치에는 빨려 들어가 버립니다. 영화를 보고 난 국내 관객의 리뷰 중에 "뱀파이어를 이토록 슬프고 빛나게 표현한 작품은 없었다" 라고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정말 듣던바대로 묘하네요. 이 이야기의 분위기는 말그대로 신비하다는 표현이 맞는 듯 싶습니다.

독자에 따라서는 소설을 읽어 나가는 동안, 각각의 조역들의 에피소드같은 다소 장황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에 대해서, 단편으로도 충분한 소재를 무리하게 길게 늘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만약에 이 소설이 스피디하게 진행되는 작품이었다면, 보다 박진감은 있을지언정 지금의 특별한 분위기가 실종된, 그저 그런 평범한 소설이 되어 버렸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그런 면에서 원작자가 직접 각본을 담당했다는 영화는 어떤 식으로 전개되는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영상적인 소설속 여러 장면들을 어떤 식으로 표현해 놓았을지 꼭 스크린으로 확인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아직 영화는 관람전이므로 영화와 소설의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영화의 평이 좋다고 해도 활자로 그려낸 이 소설만의 매혹적이고 심오한 분위기를 영상으로 완벽하게 표현해내는 것은 역부족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를 먼저 보고 나서 혹여 실망하는 일이 있더라도, 그 때문에 소설을 읽지 않는 일 은 없도록 하세요, 라고 말해주고 싶은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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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쿠 상어 - 사메지마 형사 시리즈 01 뫼비우스 서재
오사와 아리마사 지음, 김성기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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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 "오사와 아리마사"의 "신주쿠 상어"입니다.
오사와 아리마사는
1956년생. 아이치현 나고야시 출신의 하드보일드, 모험 소설 작가, 추리 작가. '감상의 길모퉁이'로 제1회 소설 추리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
신주쿠상어는 1990년에 발표되어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랭킹 1위에 오르며,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입니다. 제44회 일본 추리 작가 협회상, 제12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을 더블 수상.

주인공인 사메지마는 출세가 보장된 캐리어였지만, 어떤 문제를 일으키고 출세의 레일에서 완전히 이탈해 버렸습니다. 게다가 우연히 경시청 내부의 비밀까지 알게 되었기 때문에, 가장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는 신주쿠서 방범과로 전속됩니다. 그리고 진급조차 되지않고 현재에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캐리어들로부터는 경계대상으로 배척당하고, 서내에서도 고립된 존재가 되어 단독 행동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형사로서의 사명감은 투철하고 출세에는 눈도 돌리지 않으며, 범법자를 증오하는 집념의 수사로 서내 흉악범죄 검거율 No1라는 실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야쿠자에는 절대 용서가 없고, 사전 교섭 없이 보스급까지도 닥치는대로 체포하기 때문에 야쿠자들은 그런 사메지마를 "신주쿠상어" 라 부르며 두려워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한편 사메지마는 안과 밖으로 더욱 고립되어 갑니다.

비슷한 뉘앙스의 배경을 가지고 있는 형사가 활약하는 하드보일드 소설이라면, 신주쿠 상어말고도 틀림없이 어딘가에 있습니다. 설정자체가 독보적이라 할 수는 없지만, 그러나, 신주쿠상어가 다른 것은 다름없는 주인공 사메지마의 캐릭터입니다. 정의의 수호자라 하기에는 어딘가 조금 다르지만, 철저하게 범죄자들을 미워하고 있습니다. 야쿠자들을 대하는데 있어서는 아무런 주저함이 없지만, 그렇다고 무적이라 할만큼 신체적으로 강한것도 아닙니다. 때로는 약한 면을 보이기도 합니다. 다만, 언제나 터프하고 심지가 강한 남자입니다.

하드보일드라면 미녀가 빠질 수 없듯이, 이 소설에도 당연히 미녀가 등장합니다. 사메지마의 연인인 "쇼"가 바로 그런 역할입니다. 직업은 무려 락커. 형사의 연인이 락 싱어라, 재미 있으면서도,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는 조합입니다. 격렬하고 역동적인 그녀의 겉모습 속에 있는 성실함과 솔직한 성격에 사메지마는 끌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활약하는 무대가 바로 폭력과 욕망이 소용돌이치는 거리 신주쿠입니다. 신주쿠의 화려함 뒤편의 어두운 부분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인간군상들의 모습을 멋들어지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경찰 내부의 권력 투쟁이나 부정과 은폐등이 "신주쿠상어 시리즈"의 큰 배경으로 존재하고 있지만, 시리즈 첫작인 이 작품의 축은 경찰관이 연쇄적으로 사살당한 사건과 총기류에 빠져 있는 남자, 절대 총처럼 보이지 않는 총을 만들어 내는 총기 밀조의 천재 "기즈"와의 대결에 있습니다. 사메지마는 다른 경찰들과는 별도로 움직여 독자적으로 수사를 시작합니다. 형사물인 만큼 사건이 일어나고, 수사를 하고, 그리고 해결한다는 흐름이지만, 주요 등장인물은 물론이거니와, 범죄자들, 그 외의 조역의 개성도 제대로 그려지고 있고, 게다가 신주쿠 거리의 풍경까지 더해져서 무게감 있는 이야기가 되어 있습니다. 오랫동안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시리즈의 첫작으로서 기념비적인 작품인만큼, 하드보일드를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필독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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