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이전에 쓰인 작품이고, 작품의 정치적 배경이 있어서 내가 생각하던 것과는 좀 다른 작품들이었다.

술꾼이라는 것은 대개 그 가정에서 고독한 사람이다. 고독해서 술을 마시는지, 술을 마시니까 집안사람들이 싫어해서 자연스럽게 고독해지는 것인지, 그것은 아마도 박수를 치고는 어느 쪽 손바닥이 울렸는지를 결정하려고 하는 것 같은 어이없는 사실 캐기로 끝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P335
"호기심을 폭발시키는 것도 모험, 호기심을 억제하는 것도 역시 모험, 어느 쪽이든 위험해. 사람에게는 숙명이라는 것이 있어" - P353
신사는 이래서 싫다니까. 자신이 남에게 베푼 친절은 대단한 미덕이기에 마음속으로는 은근슬쩍 보은 등을 기대하면서도, 남의 친절에 대해서는 아주 심하게 경계하며 저 녀석과 대등하게 교류하게 되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맥이 빠져요. - P360
"의심하면서 시험 삼아 오른쪽으로 도는 것이나, 믿고 단호하게 오른쪽으로 도는 것이나 그 운명은 같은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돌이킬 수 없어요. 시험하는 순간, 당신의 운명은 분명하게 결정되는 것입니다. 인생에 시험 따위는 존재하지 않아요! 해보는 것도 한 것과 같아요. 실제로 당신들은 깨끗이 체념하지를 못해요. 돌이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요." - P363
세월은 인간의 구원이다. 망각은 인간의 구원이다. - P391
예로부터 전 세계의 슬픈 이야기의 주제는 오로기 이것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성에게는 모두 무자비한 토끼가 한 마리 살고 있고 남성에게는 저 선량한 너구리가 늘 익사 직전 상태로 발버둥 치고있다. 지은이의, 그야말로 지난 30년 넘게 굉장히 부진했던 경험에 비취봐도 그것은 명명백백하다. 어쩌면 여러분에게도. - P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