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펜상 수상작품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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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개인적 감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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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하루] - 한이
읽기 시작할 때는 추리소설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다 읽고 나서도 내가 지금까지 읽어왔던 추리소설과는 결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내가 감히 이런 표현을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문장 하나하나가 수려하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게 이 소설은 자극적인 소재와 전개 및 반전의 결말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문장에 공을 들여 한국 문학의 매력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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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의 아이들] - 한이
위의 작품과 같은 작가여서 비슷하겠거니 싶었지만 전혀 아니었다. 이 작품은 [긴 하루]보다는 내가 읽어왔던 추리소설에 더 가까운 것 같았다. 공상과학의 요소도 있고, 추적 스릴러의 긴장감도 들어있어 한숨에 읽게되는 몰입감을 자랑하는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긴 하루]보다 더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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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을 찾아라] - 홍정기
진짜 재밌게 읽었다. 밥 먹을 때마다 명탐정 코난을 한 편씩 챙겨보는 코난 덕후인 나로서는 이 작품의 제목을 보고 기대감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 작품은 내게 그 기대를 뛰어넘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앞의 두 작품보다는 가볍게 읽을 수 있으면서 중간 전개의 긴박감과 서술 트릭이 주는 반전의 결말을 모두 놓치지 않은 수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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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육강식] - 홍성호
이 작품은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있는 사회파 미스터리였다. 이런 류의 소설들을 읽으면 찝찝한 기분이 들어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는 그 찝찝함이 우리가 견뎌야하는 무게라고 생각하고 그 묵직한 여운을 즐긴다. 사회를 살아가면서 가출 청소년 범죄, 학교 폭력 등의 있어서는 안될 문제들이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을 통해 그런 것들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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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자살] - 한새마
오랜만에 2인칭으로 전개되는 소설을 읽었다. 르포 형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독자에게 주는 정보들을 작가의 의도대로 제한적으로 줄 수 있어 마지막의 반전 결말을 읽을 때 느끼는 충격을 더 극대화 시킬 수 있던 것 같다. 밀실 트릭을 해결하는 기자를 보며 한 편의 명탐정 코난 에피소드를 보는 것 같은 재미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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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도 살인] - 황세연
드라마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읽기 전에 접하여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다 읽고 난 느낌은 ‘이걸 드라마로 어떻게 만들어?’이다. 메타버스를 소재로 하는 미래 사회가 배경인 SF소설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작품은 SF장르를 좋아하지 않는 내게 SF의 매력을 알려주었다. 세계관이 체계적으로 짜여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쉴 틈 없는 빠른 전개가 큰 몰입감을 주었다. 드라마로서 상상이 가지 않지만, 그래서 드라마로서의 이 작품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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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과 꽃삽, 접힌 우산] - 류성희
이 작품은 같은 출판사의 다른 책 <여름의 시간>에서 읽었었다. <여름의 시간>도 정말 재밌는 웰메이드 단편 추리소설 모음집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황금펜상 수상작으로 뽑힐 만하다. 두번째 읽는 거였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큰 충격을 주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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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는 없다] - 장우석
이 책에 실린 작품들 중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는 제목을 가진 턱에 내용도 가장 와닿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었다. 작품 속 주인공이 저지른 죄를 덮기 위해 더 큰 죄를 저지르는 과정을 보며, 그리고 마지막의 결말을 보며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게 ‘자업자득’ 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쉽게 말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본인이 저지른 일에 대한 대가는 반드시 치르게 되어있다는 것을 “공짜는 없다”라는 제목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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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회로 출판사로부터 이 책을 받아 읽게 되었는데, 정말 하나같이 모두 재밌게 읽었다. 앞서 언급했던 <여름의 시간>도 군생활하면서 읽은 책 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재밌던 추리스릴러 단편집이었는데, 그 느낌을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알고 있는 문학상은 ‘오늘의 젊은 작가상’정도였는데 앞으로는 이 ‘황금펜상 수상작품집’도 챙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웰메이드 한국 추리 단편소설을 읽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과 더불어 <여름의 시간>까지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