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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벽에 쓴 낙서 ㅣ 양철북 청소년문학 3
줄리아 월튼 지음, 이민희 옮김 / 양철북 / 2021년 12월
평점 :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개인적 감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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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외국 청소년 소설을 읽는 것 같다. ‘조현병’이 소재인 작품이라고 들어서 내용이 대충은 예상이 갔다. 하지만 나는 주변에 실제 ‘조현병’을 앓고 있는 친구가 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그 친구의 마음은 어떠할지 알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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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조현병’이란, [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 와해된 행동, 정서적 둔마 등의 증상이 주로 나타나고,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는 질환]을 말한다. 쉽게 말해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병을 말한다. 실제로 내가 겪었던 그 친구와의 경험은 그 친구랑 얘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승준아, 갑자기 너 몸에 검은색 뭔가가 붙었어.”라고 그 친구가 내게 말해주었던 것이다. 그 말을 들은 당시에는 너무 무섭고 소름끼쳤다. 그때 당시에는 ‘조현병’이라는 용어도 몰랐고, 뒤늦게 병이란 걸 알게 된 후에는 ‘조현병’에 대한 내 인식이 부정적으로 심어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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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그 친구가 이런 삶을 살았겠구나’ 싶었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의심을 하고, 또 당연하게 진짜인 줄 알았던 것이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혼란을 겪게 되고… 등등 혼자서 외로운 싸움을 해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친구에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무서웠지만, 그래도 안좋게 생각하고 있던 게 미안하다는 느낌을 들었고 혹시라도 다시 만나는 날이 온다면 아무렇지 않은 듯 밝게 웃으며 대화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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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 대해서도 얘기를 잠깐 하자면, 역시나 예상대로 흘러가는 줄거리 그 자체였다. 영화 <안녕, 헤이즐>의 원작 소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와 매우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단지 차이점이 있다면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는 신체적인 문제라면 <화장실 벽에 쓴 낙서>는 정신적인 문제라는 것, 그리고 하나는 새드 엔딩이고 다른 하난 해피 엔딩이라는 것. 그래서 뻔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하지만 주인공이 병 자체를 치료한다기 보다는 병으로 인한 트라우마 등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보며 괜시리 뿌듯함을 느끼고 응원하게 되었다. 성장 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래도 재밌고 쉽게 읽었지만, 취향에 맞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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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인 질환을 소재로 다룬 컨텐츠를 본 것은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가 마지막이어서 이 책에 내게는 소재에서 주는 신선함이 있었다. 다시 한번 ‘조현병’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고, 이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다. 심리학, 정신건강의학 등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꼭 이 책을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