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술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자료수집을 위해 온갖 방법을 다 생각해 냅니다.인터넷 시대라고 하지만 아직도 인터넷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분야는 역시 종이책이나 정기간행물을 들춰보는 수밖에 없지요.특히 비교적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신문은 온갖 지식의 보고입니다.기자들의 기사도 좋지만 새로운 지식이나 책을 소개한 글이나 인터뷰,학자들이 기고한 글 등 좋은 자료가 많지요.이런 보물단지를 할용하기 위해 주제별로 파일을 만들어 유용하게 써먹는 이들이 있습니다. 

  다작의 저술가인 전북대 교수 강준만 씨는 정기간행물을 주제별로 분리해 파일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하지만  사람을 고용하면서까지 만든 파일 더미가 하도 많아져서 결국은 그 대부분을 몇년전 폐지수집상에게 넘겨버렸답니다.나중에 후회했다고 하지요.인터넷이 아무리 좋아도 그것으로는 해결이 안되는 자료가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신문이나 그 외 정기간행물을 읽으며 공부를 하는 편입니다.특히 우직하게 직접 관심분야를 필사하는 법을 사용합니다만 역시 그러다 보니 한계가 있어서 얼마전부터 신문을 자료별로 분류해 파일을 만들고 있습니다.하지만 이렇게 해놓고 읽어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에 오려놓은 신문조각 중 재미있다 싶은 것은 그 날로 읽어치우기로 하고 있습니다.특히 쟁점이 부딪히는 칼럼이 재밌더군요.동아일보에서도 보수적인 색채가 엷은 기사나 칼럼을 발견할 때도 있고 보수지와 진보신문이 그다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쟁점도 있었습니다. 

  올해는 한일병합 100년.한국전쟁 60주년이기 때문에 각 신문이 경쟁적으로 이 분야에 대해 좋은 특집을 내고 있습니다.한일관계,한일의 교류와 친선에 대한 특집좌담회나 일본학자들의 기고에 좋은 것이 많습니다.정성스럽게 오려서 파일로 보관하고 있지요.특히 좌담회는 읽기에도 쉽기 때문에 제가 좋아하는 분야입니다.한국전쟁 특집으로는 소설가 복거일이 결정적 전투 시리즈를 연재물로 동아일보에 기고하고 있으며,경향신문에서는 프랑스 기자들이 쓴 한국전쟁 르포를 번역연재하고 있습니다.좋은 사료가 될 것입니다. 

  주제별로 분류한 라벨 중 일부를 소개하지요. 경제분야가 많습니다. 

1.골드만 삭스 사건과 미국금융개혁,그리스 재정 위기 및 유로화 문제-재작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때 이 분야를 공부해 보려다가 말았는데 이번엔 좀 꼼꼼이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2.부동산 문제- 최근 경향신문에서 '주거의 사회학'이라는 주제로 연재하고 있는데 재개발,아파트 주거,부동산에 따른 계급문제,역대 정부의 부동산 정책,건설회사와 관료 정치인 학자들의 커넥션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3.금리,펀드,주식시장,채권 특히 이슬람 금융권 등 돈의 흐름과 관련한 기사모음.

4.한국전쟁,북한,안보문제 등...오랫동안 제 관심분야이기도 합니다. 

5.동식물,식생,환경문제...기후난민 이야기도 모았음 

6.그외 여러가지.... 

경제분야는 학자들의 책보다 신문기사나 특집물로 공부하기로 했습니다.경제기사도 이념에 따른 차이가 드러날 때가 있습니다.그래서 기업경영이나 리더십, 부동산 기사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한때 국내 정치기사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지만 이젠 재정문제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공기업과 지자체의 빚이 많기도 하니까요.지방채 발행해서 큰 사업벌이고...국가에 보조해달라고 하고...이념상으로는 복지분야의 지출과 재정건전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이냐 하는 문제도 관심분야지요. 

  요즘은 굳이 컴퓨터 화면을 안 켜도 휴대전화로 인터넷 정보가 나오는 세상이지만 역시 신문이나 책이 주는 독특한 매력이 있기 때문에 이런 식의 구식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또 신문은 폐지수집일에 가면 얼마든지 뭉텅이로 가져올 수도 있으니까요.싸면서도 짭짤한 자료가 되어 큰 도움이 될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요즘 읽은 것 중에는 지적재산권,학계의 연구와 기업의 관계 등에 관한 기사가 좋았습니다.전직 CIA한국지부장의 북한정보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고...신문 저 구석에 묻혀 있는 이런 내용들이 어디선가 저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10-05-09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모아 놓은게 좀 있는데 벌써 몇년이 지났고 몇번 읽지도 않아서 먼지만 먹네요. 꾸준히 하기가 힘든 것 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10-05-09 18:03   좋아요 0 | URL
모아 놓은 것 썩히면 안되니 저는 벌써부터 읽기 시작하고 있습니다.이거 그냥 모셔두기만 하면 공간만 차지하니까요.오리고 자르는 것도 힘든데 그거 안 읽고 놔두면 너무 아깝잖아요.

blanca 2010-05-10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읽고 나면 다 잊어버려 그게 문제예요. 누군가에게 조리있게 현안을 설명하고 의견을 덧붙이는 그걸 못하겠어요. 분명 줄치며 아주 열심히 읽었는데 말이죠. 노자님을 본받아야겠군요.

노이에자이트 2010-05-10 16:13   좋아요 0 | URL
신문을 필사하면 신문이나 방송에서 그냥 많이는 듣는데 실제로는 말하기 힘든 경제용어나 시사용어를 제대로 알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그냥 스크랩만 해가지고는 안되지요.열심히 읽고 관심분야는 공책에 옮겨 적어야 합니다.그리고 아무리 열심히 해도 공부한 것을 다 기억할 수 없다는 점은 감안해야지요.
 

   삼국지가 재밌네,아니야 ! 열국지나 수호지가 더 재밌다고 ! 하면서 신나게 이야기하는 사내들.이상하게도 이런 중국의 군웅할거를 다룬 이야기들은 여자들은 잘 안 읽는다고 하더군요.왜 그런지 잘 모르겠습니다.여자들의 정서와는 안 맞는 구석이 있어서 그런지...그렇다고 그런 이야기에 열중하는 남자들이 특별히 남성미 넘치는 것도 아니고... 

   저는 초한지가 제일 재밌더군요.시바 료타로가 쓴 게 제일 재미있었습니다.이 양반은 배경이 되는 역사 이야기를 구수하게 풀어나가는 솜씨가 좋아요.오히려 소설 자체보다는 그 배경 설명이 더 재미있을 때도 있고 말이죠.그런데 한국 현대사도 그에 못지 않게 치열한 합종연횡,권모술수 등이난무합니다.신의와 배신이 있고 귀신도 경탄할 만한 모사꾼도 등장합니다.외세를 타고 줄타기하는 정치인,그들을 호위하는 청년폭력단,암살...고대의 중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20세기의 복잡미묘한 외교전에 얽히고 설킨 한국의 운명... 

  김구-이승만-한민당의 우익에서 최종승자가 된 이승만...김구 제거 이후 이번엔 한민당과 이승만의 대결 

  김일성,박헌영,여운형의 복잡기괴한 신경전.박헌영 제거를 위한 김일성,여운형의 제휴.1946년 가을 남한 전역을 뒤흔든 추수봉기 이후 북으로 피신한 박헌영.그리고 박헌영 노선에 이의를 제기한 김삼룡과 박헌영의 대립...동무! 우리는 동지가 아니었던가! 점점 좁아지는 박헌영의 입지...여기에 미군정의 박헌영 압박까지 자신의 계산에 끌어들인 김일성...그리고 소련군정 당국의 주판알 튀기기...

   한때 천하를 얻을 것 같은 기세였던 좌우합작의 당사자 여운형과 김규식.좌우합작을 무산시키려는 이승만,김구,한민당의 우익과 박헌영의 좌익.그 와중에 끼어든  북의 김일성... 

   이렇게 빠져들다 보면 삼국지나 수호지 따위는 싱거워서 못읽게 된답니다.물론 어느 분야든 배경지식을 위한 준비운동이 필요하지만요.  

    중국에 대해 빼놓으면 섭섭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라면 이 당시 중국에서 마지막으로 진행되고 있던 국민당 공산당 내전.그리고  중재자인양 끼어든 미국은 어떤가요,거기에 국민당 편인지 공산당 편인지 애매모호한 소련의 스탈린까지...그리고 일본본토를 휘젓는 노동자 시위의 물결을 숨죽여 지켜보는 은인자중 속에 재기의 칼을 가는 일본의 우익...이렇게 되면 국제 열국지렷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요즘은 초동학생들이 한자급수시험을 많이 준비하고 있습니다.영어도 벅찬데 한자까지 공부하는 처지가 안되어 보이긴 합니다만...요즘은 디지털 기기에 대해서 부모가 자식에게 배우는 시대라고 하는데 이러다간 한자도 자식들에게 배워야 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습니다.사실 요즘 초등학생의 부모세대는 한자문맹에 가까운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이지요. 

  한자를 언제 배워야 하느냐 어느 수준까지 배워야 하느냐의 문제는 우리나라가 해방된 뒤부터 계속되는 논쟁입니다.어린이,청소년들 그리고 20대들까지 '나이가 지긋한 중년 이상들은 한자를 그래도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거야' 하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지요.현재 50대 중반부터 말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이른바 한자교육 사각지대에서 교육받은 세대입니다.60년대 말,북한과의 체제경쟁에 여념이 없던 시기,주체성을 강조한다면서 민족주의 사관이니 민족주체성이니 하면서 민족교육을 강조하던 때, 한자를 초중고교 교과서에서 싹 없애버린 시절이 몇 년간 있었습니다.이 시절엔 대학교육을 받은 사람이 거의 없었고 잘해야 고졸에서 끝난 시절이었지요. 

  이 당시 한자문맹이라는 말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이들이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된 1969년이 되니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나중에는 흔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만 "대학생이 신문한자를 못읽는다.어거 어쩌면 좋으냐..."하는 기성세대의 한탄이 시작된 것입니다.그때도 대학생이 드물었는데  그보다 이전 시대에 고을 하나에 대학생 한 명 나오던 시절에 대학물을 먹은 사람들이 보기엔 대학생이 신문한자를 못 읽는다는 것은 정말로 통탄할 일이었는지도 모르지요.고교를 졸업하고 바로 직장에 뛰어든 이들도  서류를 못읽는 신입사원이 들어왔네 어쩌네...하는 선배직원들의 눈총이 따가왔습니다. 

  80년대가 되어 대학생 수가 좀 많아지기 시작하자(물론 지금보다는 훨씬 적은 비율임) 이때 쯤 되면 신문한자 못읽는 대학생 이야기는 이제 더 이상 신기한 이야기가 아니게 되었습니다.이 세대의 부모세대는 저학력층이 워낙 많아서 한자를 못읽고 그 자식세대는 이제 고학력이면서도 한자를 못읽는 세대가 되어버린 것입니다.그 사람들의 자식세대인 현재의 청소년은 이제 서서히 한자를 아는 세대가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지요.한자급수를 높여야 하는 사교육 전성시대의 부산물이긴 하지만요. 

  제 나이 또래들 역시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습니다.제가 세로줄에 국한문 혼용으로 된 책을 읽는 것을 부러워하는 이들도 많지요.어떻게 하면 그런 책을 읽을 수 있느냐 한자를 잘알기 위한 좋은 교재가 없겠느냐고 문의해 오는 이들도 있습니다.제 대답은 글쎄요...입니다.제가 어려서 서당에 다닌 것도 아니고, 무슨 교재를 열심히 공부해서 한자를 익힌 것은 아니라서 추천해주기가 좀 그렇습니다.부족한 돈 사정도 있고 해서 대학생 때 삼성미술문고(미술서적 전문출판사가 아니라 일반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많이 낸 문고판)나 박영문고를 많이 봤는데 이 책들이 국한문 혼용입니다.특히 삼성문고는 세로줄에 조사 빼곤 전부 한자였지요.그런 책을 읽기 위해서 늘 가방에 작은 옥편을 넣고 다니면서 모르는 한자를 찾다가 한자에 익숙해진 것이지 따로 시간을 내서 한자교재를 본 것은 없습니다.그 버릇 때문에 지금도 머리맡에 국어사전과 옥편을 몇 권 놓고 수시로 찾아보는 버릇이 생겼지요. 

  한자를  술술 읽는다거나 또 손글씨로 쑥쑥 써나가면 좀 멋있게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한자 이야기만 나오면 정색하면서 "한자를 모르는 것들이 어따대고..."하는 투로 나오는 사람들도 있고 한겨레 신문이 한글 전용을 쓰니까 "좌빨들이 한자교육을 방해한다"고 하는 어이없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지만 (실제로 김정강,조갑제 씨등은 그런 주장을 합니다)원래 한글전용을 처음 시도한 대통령은 박정희입니다.여하튼 저는 한자를 모를 수도 있지 않나 하면서 그다지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물론  동아시아 역사를 공부하려면 아무래도 한자는  필수적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굳이 전국민이 한자를 배워야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어떤 지식이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자기가 좀 안다고, 모르는 사람을 무시하면 그런 인간이야말로 비호감이 되는 것입니다.한자 좀 안다고 모르는 사람을 무안 주고 심지어 전통문화를 모르게 되니 애국심이 없다는 결론으로까지 나아가면 막가자는 것이지요. 

  물론 한자를 알면 편하긴 편합니다.주머니 사정 상 헌책방을 이용하는 편인데 허름하고 한자가 빽빽한 60년대의 학술서적도 읽을 수 있으니 좋지요.하지만 한자를 모르더라도 탄탄한 독서력을 갖춘 이들을 종종 보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한자에 대해서 너무 강박관념을 가지지 않으면 좋겠습니다.물론 자식들이 한자학원에 다니면서 한자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하니 어떻게 하든 체면이 안 깎일 정도의 실력은갖춰야 하지 않느냐 하는 생각을 가진다면 어쩔 수 없구요. 

  한자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우선은 중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린 한자 정도(이것도 은근히 어려움)를 옥편에서 찾아보는 연습을 먼저 하는 게 좋겠습니다.옥편찾기가 어려워서 한자를 못찾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자도 외국어라고 여기고 공부해야 한다면 한자사전인 옥편을 찾기 귀찮아 해서야 손 안대고 코 풀려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지요.그러다가 호기심이 생기면 평소 사람들이 무심코 쓰는 단어에 대해서도 한자로는 어떻게 되어있나 호기심이 생기고 그러다 보면 흥미가 더 생겨 읽을 수 있는 한자도 늘어나게 됩니다.물론 이 모든 것도 어느 정도의 땀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지요. 

  그리고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한자를 익혀서 좀 알게 되었다고 모르는 사람을 무안주거나 하지 마시길.어떻게 보면 한자를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남을 무시하고 무안주면서 쾌감을 느끼는 사디스트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그리고 저는 애초에 초등학생 영어교육도 그다지 찬성하는 편이 아니었습니다.초등학생 때부터 학원을 4개 5개 씩이나 다녀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중고등학생도 마찬가지입니다.체육시간을 더 늘려 체력도 기르고 해야 합니다.한자교육도 그 다음 이야기라고 봅니다.

   혹시 한자공부를 시작하셨다면 열심히 해서 목표한 만큼 달성하시고 한자 모르는 분들은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자기가 잘하는 것에 열중하면 됩니다.뭐든지 강박관념과 열등감은 건강까지 해치게 되니까요.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김영민 2010-05-03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매일 눈팅만 하다가 전에 관심을 가지고 조사했던 주제이기에 부족하나마 첨언하게 됩니다.

몇몇 신문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좌빨이 한자 교육을 폐지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정부차원에서의 공식적인 한자의 제한은 「한글전용에 관한 법률」이 1948년 10월 9일에 제정・공포되면서 부터 시작되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참고 김민수(1984), 국어정책론, 탑출판사(재판).을 '왜 북한에서는 한자를 폐지하였는가?' 고영진의 글에서 참고)

즉 우익같은 수구가 우러러 모시는 리승만 대통령 때부터 시작 되었다고 봐야하겠죠. 당시는 막 일제 치하에서 외부 세력에 의해 독립이 주어진 지라 대부분의 국민들이 문맹이였죠. 이때 공문서에서 한자를 사용했다면 대다수의 국민들은 정부의 발표를 오직 소리=말로만 취득해야하는 상황이었을 겁니다.

한자의 폐지는 아니지만 일종의 제한은 리승만 부터 시작되었고 이는 전국민이 외세 지배에 의한 문맹이라는 준비되지 못한 상태에서의 독립으로 인한 상태에서 한글 이외의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었죠. 따라서 누구나 쉽게 배우고 사용할 수 있는 한글의 전용 혹은 대체가 문제될 것이 없던 상황이었습니다.

남한이나 북한이나 문맹이기는 매한가지인 상황에서 북한은 한자를 사회에서 완전 폐지하고 한글을 문맹 퇴치에 사용하였습니다. 50년 이후 이런 문맹 퇴치 노력이 결실을 맺어 60~70년대는 북한이 일제가 놔두고간 산업 시설들을 사용하여 남한 보다 빠른 경제 발절을 하던 시기였는데,

그 당시 서적이나 문서를 읽은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노이에자이트 님의 글로 미루어 볼 때 남과 북의 경쟁 시기였던 60~70년대 남한의 박정희도 북한의 한글 전용을 벤치 마킹하여 문맹을 빠르 시일내 퇴치하고 경제 발절을 이루고자 한 것 같습니다.

3~4 개월 전에 흥미를 갖고 단기간에 조사한 것이라 오류나 논리적 비약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이 있다면 노이에자이트님의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5-03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중고교에서 한자를 모조리 없애버린 시기는 몇 년 안되고 70년대 중반기 교과서엔 벌써 한자를 괄호에 넣은 방식으로 돌아오며 한문 교과서도 당연히 다시 등장합니다.주변에 60년대 말에서 70년대 초에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이 계시면 직접 체험담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저도 그 시대를 직접 경험한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이승만 시대 때도 한글전용 논쟁이 있었습니다. 이 문제는 김기팔 <정계야화>에 자세히 나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60년대 말 70년대 초에도 교과서에서만 한자를 없앴지 신문,잡지는 여전히 국한문 혼용이었고 당시 나온 영화포스터도 모두 국한문 혼용이었지요.

소개해 주신 문헌 고맙습니다.<국어정책론>에 관심이 가는군요.


비로그인 2010-05-03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을 줄 아는 한자 소수에 쓸 줄 아는 한자 극소수지만 알면 편리하다는 건 느꼈어요.

노이에자이트 2010-05-03 01:28   좋아요 0 | URL
여태까지 몰랐던 세계를 알게 되는 것이 지식의 기쁨일 것입니다.

率路 2010-05-03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딩때 야구전적 알려고 신문 좀 읽으면서 한자 익힌 케이스라, 사실 또래에 비해선 희한한(?)한자들 많이 알기는 아는데 그게 '선동열의 열, 차범근의 범, 전두환의 환' 뭐 이런식인지라..-_-;;;;;;

노이에자이트 2010-05-03 15:54   좋아요 0 | URL
지명이나 인명 중에선 까다로운 한자가 가끔 있지요.

김영민 2010-05-03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적하신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5-03 15:52   좋아요 0 | URL
그러셨군요.앞으로 종종 들러서 좋은 자료소개해 주십시오.

黑海 2010-05-03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꼭 저 보고 하는 얘기처럼 들립니다. 저도 사실 한자 잘 모릅니다. 그러니까 쓰다 보면 틀리는 글자가 많죠. 최근에 올린 글 중에도 틀린 글자가 많다는 것을 눈치 채셨을 겁니다. 문제는 꼭 쓴 다음에 그게 틀렸다는 걸 안다는 거죠. 저는 일부러 옥편을 안 보는 경우도 많은데 옥편을 보면 정확성을 높이는 데는 좋으나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능력은 오히려 떨어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글쎄요. 저는 이번에도 다른 견해를 취해야 할 듯 합니다. 저는 일본의 꼬마들이 자유자재로 한자(한문이 아니라)를 구사하는 걸 보면 부럽습니다. 사회적`문화적 조건의 차이가 있다는 걸 감안해도 너무 차이가 난다고 할까.

어째서 한자를 외국어 취급하는지도 잘 알 수가 없고, 좋든 싫든 한국어의 일부 아닌가요? 한문이나 중국어를 배우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글로벌화에도 별 관심이 없구요. 한글이 따로 있고 한자가 따로 있다는 생각 자체가 저는 이상합니다. 물론 둘의 표기 체계가 다르며 서로 이질적인 문자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한글은 한자와 분리된 게 아니라 실제로는 결합되어 있는 형태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쓴 글들을 보세요. 漢字語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순한글이 아닙니다.)

독특하게도 상형문자("그림 글자"라고 하는 게 더 쉬울지도 모르겠습니다만)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것은 (한글을 사랑하는 분들에게는 죄송한 얘기지만) 어떤 개념에 대해 생각하는 데 훨씬 유리하며 의미 전달 효과가 더 높아 보입니다.

번역어도 그냥 한글로 번역하면 무슨 의미인지 모를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漢字로 번역하면 그런 게 훨씬 줄어듭니다. 물론 엉뚱한 한자어 번역들도 많긴 합니다. 유물론의 "唯"가 그런 경우겠죠.

어디까지나 漢字를 알고 있을 때의 얘기이긴 합니다만 어차피 자주 사용하는 한자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모든 한자를 다 알고 있는 사람은 없고 그럴 필요도 없어요. 제가 원하는 것은 최소한 그 정도 수준은 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박정희 시대의 순한글 정책이라는 것도 거창하게 말하면 민족주의적인 근대 국가의 "표준어 정책"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는 듯 합니다. 다양한 차이를 억압하면서 "국민"이나 "민족"을 만들기 위해서 표준어는 필수적이라고 말할 수 있죠. 한자의 배제에는 그런 맥락이 포함되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근대 사회가 발휘하는 보이지 않는 폭력성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을 좋다고 하는 사람도 있겠죠.

저는 그게 무엇이든 정책적으로 언어를 배우게 하는 걸 싫어합니다. 한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이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고 배웠으면 합니다. "영어 광풍"이 불어닥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그런 "언어 정책" 자체가 폭력적이라고 봅니다. 그런 식의 논리라면 다양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쓰는 언어들을 사람들에게 배우게 하는 게 더 낫지 않나요? 에스파냐 어나 버마 어(저는 "미얀마"라고 안 부릅니다) 같은 것들이요.

결론은 漢字語를 배우고 표준어가 아닌 방언(方言)들도 적극적으로 살렸으면 좋겠습니다. 바른 말 고운 말을 강조하면서 표준어 외의 다른 말들을 배제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국가 정책이 아니라 사람들이 스스로 시도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꿈같은 얘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노이에자이트 2010-05-03 16:02   좋아요 0 | URL
중학교 때부터는 한자교육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하지만 한자에 생소한 사람들이 갑자기 한자를 공부할 리는 없다는 것도 인정해야지요.뭐 어쩌겠습니까.제 주장은 한자를 안다고 너무 뻐기지 말자는 쪽에 중점을 둔 것입니다.한자를 많이 알면 아무래도 좋지요.저는 영어공부할 때도 한자와 함께 공부했는데요.

이 논쟁은 아마 영원히 계속될 것 같습니다.국어순수화운동과 얽힌 논쟁이라서요.
 

    어제 천안함 희생자 영결식장에서 해군참모총장이 사실상 북한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댓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표현이 들어갔는데,물론 북한을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문맥상 그 대상이 북한을 의미함은 다 알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지난 24일에는 북한 총참모장이 '공화국을 향한 그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경한 발언을 했고...남북한의 갈등은 이제 단순히 금강산 관광을 못간다,개성공단의 가동중단이다 하는 단계를 떠나 자칫 서해상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는 지경까지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생깁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천암함 침몰이 보도된 지 얼마 안 된 초기에는 매우 신중한 자세를 보였고 일부 강경한 논조의 언론과 달리 냉정한 것 같았는데 최근에는 좀 강한 발언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물론 일부 언론과 같은 그런 정도까지는 아닙니다만...조중동 중에서도 동아일보가 기사나 논설 사설 등에서 가장 강한 표현을 쓰고 있는데 거의 군사정권 때 궐기대회에서나 하는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국민행동본부라는 초강경 단체에서는 의견광고에 '김정일의 목을 필요로 한다'는 섬뜩한 구절을 집어넣었습니다. 

   하지만 뉴스보도 채녈의 하단자막뉴스를 보면 미국 정부는 아직 남북 양쪽에 신중한 자세 주문...정도의 태도 이상을 보여주지는 않고 있습니다.타임이나 워싱턴 포스트도 물증이 나오기 힘들다,물증이 나와도 무력제재는 힘들 것이다는 예측입니다.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냉정한 태도가 중요하다고 했지요.사실 자위권 발동 차원의 무력대응도 이미 천암함 침몰에서 시간이 상당히 지났기 때문에 힘들고 유엔을 통한 제재도 한계가 있습니다.사실 북한은 지금도 이미 작년 노무현 서거 정국 당시의 핵실험으로 인해 유엔 제재 상태입니다.그런데도 북한의 지도부가 마비되었다는 증거는 없습니다.심지어 황장엽씨도 최근 미국과 일본 방문에서 북한은 상당히 현체제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한 상태입니다. 

  앞으로 남북한의 긴장이 계속될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그러면 이와 비슷한 역사적 사례를 살펴야 될텐데요,최근 그 대상으로 제가 꼽은 사건은 60년대 말의 푸에블루호 납치사건과 1,21사태 그리고 1976년 8월의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입니다.이중 1,21사태는 북한의 특수부대가 청와대를 기습한 사건으로 전국을 공포에 떨게 했지요.하지만 이 일에 대해 복수하겠다던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결심은 실미도 사건이라는 또 하나의 비극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이 곳 호남지역의 노인들은 그 당시 실미도 사건으로 정래혁 국방장관이 퇴진한 데 대해 대단히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는 말을 지금도 합니다.호남출신은 대체로 체신부나 농수산부 장관을 맡는 것으로 (호남배려 차원?) 관행화되었는데 그 중요한 국방장관을 맡았다니 대단하구나 했는데 얼마 못가 퇴진했으니 말입니다. 

   푸에블루호 납치사건 때는 사실상 미국이 외교전에서 패배했다고 봐도 됩니다.북한이 푸에블루호를 나포한 것은 당시 이 배가 북한영해를 침범했기 때문이라는 명분이었는데 미국정부는 결국 그것을 시인해 버렸으니까요.자국국민들을 구하기 위해 애쓰는 미국정부의 노력이 대단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당시 미국은 남한 정부와는 별 협조도 않고 직접 북한과 협상을 했기 때문에 박정희 장군이 대단히 분노했다는 후문입니다.북한 지도부로서는 이 이상 좋은 선전거리가 없지요.우리가 미제놈을 이겼다! 하는 심정이었고 지금도 푸에블루호는 영용한 공화국의 승리의 상징으로 인민들에게 전시되고 있습니다. 

  1976년 8,18사건은 일명 판문점 미루나무 사건 혹은 도끼만행 사건으로 알려졌습니다.판문점에서 미루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하던 미군 병사 둘이 북한군의 도끼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었습니다.미군에 대한 직접 살상이었기 때문에 전세계가 주목한 사건이었고 미국정부도 바로 이튿날부터 움직이기 시작했지요.한반도 주위에 괌에서 건너온  폭격기,주일미군 해병대,항공모함까지 동원된 대규모 위력시위가 벌어졌습니다.하지만 문자 그대로 위력시위였고 군사적인 직접 응징은 아니었습니다.당시 미국 대통령 포드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카터와 힘겨운 경쟁중이어서 한반도에서 무력충돌까지 할 생각은 없었으니까요.하지만 박정희 장군은 이 기회에 북의 버릇을 고쳐놓겠다면서 김포의 공수부대 일부에서 특공조를 꾸려 무력충돌을 일단 일으킨 후에 연백평야까지 밀어버리겠다는 계획을 세웁니다. 

  주한미군은 폭격기와 항모를 통한 위력시위 외에 상징적인 행동으로 문제의 미루나무 두 그루를 잘라버리는 선에서 마무리를 하려고 합니다.전시작전권은 물론 당시에는 평시작전권도 주한미군사령관에게 있으니 당시 주한미군사령관 스틸웰 장군은 "우리 미군이 나무를 자르는 동안 한국군이 호위를 해야 하는데 이때 호위부대는 비무장이어야 한다"고 명령합니다.결국 박정희 장군은 무력충돌을 일으키지 못하고 호위부대로 갔던 공수부대원들은 북한 초소 4개를 연장으로 떄려부수고 돌아오는 선에서 그칩니다.하지마 그것 가지고도 스틸웰은 노발대발하여 공수부대 지휘관이던 박희도에게 항의하고 관련자 문책을 지시합니다.물론 박희도는 박정희의 명령을 받고 나선 일이었으니 박정희가 징계하지는 않았지요. 

  이 세가지 사례를 보면 알겠지만 주한미군은 남북갈등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자제해 왔습니다.어떤 사람들은 미제의 호전성 운운하며 주한미군은 광적인 침략근성으로 무장되어 있다 운운 하기도 합니다만 그것은 과장된 것입니다.미국이라고 늘 치밀한 계획하에 전쟁을 일으킬 생각만 하는 나라는 아니지요.그런 나라는 지구상 어디에도 없을 것입니다.이렇기 때문에 주한미군이 한국에서 하는 역할이 뭐냐는 문제가 한때 우리나라 민주화운동 단체 사이에서 꽤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독재자 견제에 필요하다는 주장도 꽤 강했구요.

   이미 천안함 사건 전인 올해 초부터 우리나라 일부 신문과 한나라당,자유선진당 등의 보수세력에서는 2012년 4월로 예정된 전시작전권 환수를 연기하자는 여론전을 해오던 중이었습니다.천안함 사건이 나자 이런 움직임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사실 이명박 대통령도 후보 시절 전작권 환수 연기를 주장한 전력이 있습니다.하지만 이미 참여정부 때 한미 정부가 합의한 사안인데 뒤집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요.지난 주에 일부 신문에서 한미간 전작권 환수 연기합의를 대서특필하자 바로 대통령이 직접 나서 그런 일 없다고 부인한 것도 그런 사연이 있는 것입니다. 

   특히 60~70년대로 올라갈 것도 없이 김대중 정부 때의 두 차례 연평해전과 작년 11월의 대청해전 때와 같은 서해상의 남북무장충돌 때에 주한미군은 개입하려고 하지 않고 남북 양 당사자간 문제라는  자세를 견지해 왔습니다.이번 천안함 사건의 원인이 북한이라는 물증이 나와도 미군이 나서지는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그러니 이 기회에 전작권 환수를 연기하는 논의를 구체화하자든가,한미공조를 공고히 해야 한다는 논의는 다소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전쟁이란 중대사이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저 먼 옛날부터 있던 말입니다.경솔하게 전쟁을 일으켜서 댓가를 치루는 사례도 한 두가지가 아니지요.개인 간에도 갈등을 일으키기는 쉽지만 갈등 뒤에 화해하기는 어렵습니다.특히  남북 간의 갈등에는 강경대응을 부추기는 남북 양쪽의 강경세력들을 주저앉힐 수 있는 중심역할을 할 수 있는 세력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그런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그다지 보이지 않는 것이 염려스럽습니다. 

***제가 알라딘에 글을 쓰려고 했을 때는 이곳을 군사안보외교 전문 사이트(밀리터리 매니아가 아닌)로 할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알라딘에는 그 분야의 글은 거의 안 올라오니까요.하지만 그동안 그런 분야의 글은 자제했습니다.한국현대사 쪽의 글도 한동안 올리는 듯하다가 요즘은 뜸해진 상태이고...하지만 앞으로는 종종 군사안보 분야의 글을 올릴까 생각중입니다.늘 그렇지만 제 글은 자극적인 내용은 자제할 것입니다.더군다나 군사분야는.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로베스피에르 2010-04-30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주인장! 나 로베스피에르요.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은 사실상 물질을 우선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유물론자(오로지 '唯'가 아니라 그저 우선적일 뿐)들 아닌가? 아니 사실상 한국인들은 유물론자요 마르크스주의자들 아닌가? 경제성장을 하겠다고 주장하면 만세들을 부르니 한국은 유물론자들의 천국이요 마르크스주의자들의 무릉도원이라오. 유물론자인 동시에 관념론자라는 말은 전혀 모순되는 게 아니라오. 이런 상황에서 여전히 선거를 중요시하는 주인장을 보니 프랑스의 빅토르 위고가 떠오른다오.



내가 무슨 얘기를 하면 신뢰하지 않을테니 다른 사람의 입을 빌려 빅토르 위고의 化身이 아닌가 의심스러운 주인장을 칭송하오.



빅토르 위고



그는 자신의 '시대'였다. 그는 자신의 '나라'였다.

그는 군주주의자이며 공화주의자였다.

그는 프랑스 혁명의 이념을 표현했으며, 자신의 펜 예술을 통해 스스로 가난 때문에 도둑질을 한 불쌍한 인물로,

노트르담의 꼽추로 변할 줄 알았으나 프랑스의 무기가 세상에서 구원자적 임무를 수행한다고 믿었다.

1871년에 그는 거의 혼자서 코뮌 당원에 대한 억압을 선언했다.

그 전에 그는 많은 사람과 함께 식민지 정복에 박수를 보냈다.



"이것은 문명이 야만을 향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은 계몽된 nation이 암흑 속에 있는 nation을 만나게 되는 행위입니다.

우리는 세계의 '그리스 인'으로서 세상을 교화시켜야 합니다."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갈레아노, 거울 너머의 역사>, 책으로 보는 세상(책보세), 조구호 譯, 2010 , 359~360 쪽



복거일은 자기가 빅토르 위고인 줄 아는가 보다. 식민지 정복에 박수를 보낸 것보다

'1871년에 그는 거의 혼자서 코뮌 당원에 대한 억압을 선언했다.'는 구절이 배꼽이 빠지게 웃기지 않소? 주인장 님.





노이에자이트 2010-04-30 18:20   좋아요 0 | URL
글쓰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하지만 앞으로는 이곳을 방문하시는 분들을 위해 제 글과 무관한 내용은 댓글로 달지 말아주시길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2010-04-30 1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01 15: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중남미를 통칭하여 라틴 아메리카라고 합니다.어떤 이는 이 용어가 식민지 냄새가 난다며 다른 용어로 대체하자고 하기도 합니다만 관행이 쉽게 변하지는 않지요.그런데 요즘 방송을 보면 중남미 스타일 운운하며 이야기하는 연예인 상당수가 이 지역 사람들이 쓰는 언어를 라틴어라고 말하는 것을 보았습니다.라틴 아메리카라서 라틴어를 쓴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이건 전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요. 

   한자문화권의 문자가 예전에 한자였듯이 유럽지역의 옛문헌은 라틴어로 되어 있는 게 많습니다.루터가 독일어로 성경을 번역하는 작업을 하기 전에 성경도 라틴어로 되어 있어서 훈련된 성직자가 아니면 성경을 읽고 해석하는 사람이 드물었지요.마치 옛날 우리나라에서 지식인이 아니면 한문서적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는 것과 비슷합니다.라틴어는 유럽이나 북미지역의 학생들에게도 괴로운 과목 중의 하나입니다.그런데 그런 고전어를 지금의 라틴 아메리카 사람들이 구사한다니 뭔가 오해를 단단히 한 것 같습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공용어로 쓰는 언어는 브라질이 포르투갈어를 쓰는 것을 제외하고는 스페인어입니다(.그 외에 원주민들의 언어가 조금 남아 있지요).지리상의 발견 이후 이 지역이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식민지를 겪은 역사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당연히 현재 이 지역 사람들이 쓰는 언어는 라틴어는 아닙니다.현재 라틴어를 완전히 죽은 언어로 문헌으로만 존재하고 있지요. 

  언어와 민족 중에서 또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이 아랍민족과 아랍어입니다.보통 아랍어 하면 서남 아시아 통칭 중근동을 떠올립니다.그런데 중근동 나라들 중에서 이란은 아랍민족이 아닙니다.인종분류학 상 이쪽 사람들은 아리안 계에 속하며 언어도 페르샤(이란의 옛이름)어를 씁니다.흔히 이란과 이라크를 함께 부르기 때문에 같은 민족이고 언어도 같은 것을 쓴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터키도 황인종에 속하며 옛 한자문화권에서 말하는 돌궐족이 터키 민족을 가리킵니다.역시 아랍어가 아닌 터키의 고유언어가 있습니다.

  스페인을 여행하다 보면 이슬람 유적지가 많음을 알게 됩니다.특히 알함브라 궁전이 널리 알려져 있지요.이곳을 지배했던 아랍인들을 무어족이라고 하는데 이들은 아랍민족입니다.그런데 스페인을 지배한 아랍민족은 북아프리카 지역의 아랍민족입니다.북아프리카의 아랍민족들은 스페인 외에 이탈리아 반도까지 팽창했는데 이때 교두보로 삼은 곳이 시칠리아 (영어로는 시실리)입니다.그래서 시칠리아엔 그리스 유적지 외에 이슬람 색이 강한 유적지가 많이 남아 있는 것입니다. 

    얼마전에도 방송에서 전남 광주라고 표기한 것을 봤습니다만 일기예보나 선거구를 표시할 때 광주전남이라고 나와 있다는 것을 주의를 기울이면 알 수 있습니다.이는 광역시를 앞에 표시하는 표기때문입니다.인천이나 부산은 광역시라고 하는데 광주는 전남 광주 혹은 전라도 광주라고 하는 사람이 많은 걸 보니 아직도 광주가 광역시가 아닌줄 아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전철도 다니고 버스 정류장에 버스 도착시간이 얼마 남았는지 표시하는 알림판도 있는데 완전 촌구석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지명도 제대로 모를 정도이니 외국민족이나 언어에 대해 오류가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방송에서 나오는 말 믿지 말고 알아서 공부해야지요.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카스피 2010-04-28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라틴어는 로마 멸망이후 중세시기 유럽 각국에서 카톨릭에서 미사용으로만 쓰인 언어로 종교개혁이후 거의 자취를 감춘 언어지요.라틴어는 로마가 지중해를 정복하면서 지중해 전역과 유럽 지역의 상당 부분으로 퍼져나가게 되는데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에스파냐어, 포르투갈어, 루마니아어 등 유럽 각국의 언어가 라틴어의 후손이지요.
하지만 라틴어가 완전 사어는 아니고요 현재 바티칸에서 쓰이는 공용어가 바로 라틴어와 이탈리아어라고 하는군요.

노이에자이트 2010-04-29 00:01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에서도 가톨릭 성직자들은 사용하기도 합니다.영화를 보면 그런 장면이 나오지요.

푸른바다 2010-04-29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철도 다니고 버스 정류장에 버스 도착시간이 얼마 남았는지 표시하는 알림판도 있는데 완전 촌구석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요" 이 대목에서 웃었습니다. 서울 사람들에게는 서울 외에는 다 시골이지요. 서울 사람들 끼리 대화할 때 "시골이라고 하면 제일 흥분하는 게 부산 사람"이라는 농담이 있어요. 농담 속에도 현실을 규정하는 강력한 이데올로기가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이 고향이 광주라고 하면 흔한 반문 중의 하나가 '전라도 광주?'라는 것인데 전라도 광주냐 경기도 광주냐를 묻는 것이지요. 사실 이런 단순한 반문에도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뉘앙스가 뭍어 있습니다. 단순한 농담과 대화의 근저에 깔린 복합적인 이데올로기의 실타래를 푸는 게 중요한 과제일 듯 싶습니다.

서울은 서울 나름 대로 국제적인 도시로 발전해야 하지만 서울외 다른 도시들도 나름의 특색을 갖는 살기좋은 도시로 가꾸어나가야 하는데 국가 현실은 거꾸로 가는 듯해서 안타깝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4-29 15:55   좋아요 0 | URL
"광주가 광역시인줄 모르는 사람들도 많지만 광역시라고 해도 수도권지방 사람들은 서울 뺀 도시는 시골취급하는 사람들이 많아.그런데 전라도 광주라고 하면 산골짜기에서 장작불로 밥해먹는 사람들이 사는 줄 아니까 반드시 광주 광역시라고 해" 제가 서울가는 후배에게 한 이야기예요.

2010-04-29 17: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4-30 00:41   좋아요 0 | URL
정말 반가워요! 좋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저도 모르는 것이 많으니 도와주십시오.

2010-04-29 18: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30 0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흑해 2010-04-30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른바 "지리상의 발견"이나 "유럽의 팽창" 또는 "신대륙의 발견" 등등은 분명히 유럽 중심주의적인 표현입니다. 이 표현이 바뀌는 날은 언제나 올까요?

"유럽의 비유럽 정복"이나 침략이라고 하면 되지 않나요?

노이에자이트 2010-04-30 16:32   좋아요 0 | URL
요즘은 미국에서도 교과서에서 '아메리카를 발견한 콜럼버스...운운'하는 내용대신 식민지 침탈에 대해서 가르치는 학교도 있다고 하니 그래도 다행입니다.

흑해 2010-05-03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래의 글은 노이에자이트 님의 얘기를 보충하는 내용입니다.

요즘에는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 해 지역을 구분하기도 합니다. 카스피 해 님 말이 맞습니다. 프랑스가 점령해도 "라틴 아메리카"라고 부를 수 있죠. 실제로 아이티는 프랑스의 식민지였습니다. 그리고 파농과 축구 선수 앙리의 고향 마르티니크는 여전히 프랑스의 식민지입니다. 중남미는 주로 미국에서 기계적으로 아메리카를 구분하는 말이죠. "짝퉁 미국권"인 일본이나 한국에서 그것을 번역해서 그대로 쓰는 것 뿐이죠.

교황이 멋대로 정해준 경계선을 중심으로(교황, 네가 뭔데? 네가 뭔데 네 마음대로 영토를 양분해?) 포르투갈이 지배하는 지역과 에스파냐가 지배하는 지역이 양분됐기 때문에 "라틴 아메리카"라고 부르게 된 거죠. 프랑스나 에스파냐가 모두 지배했다면 프렌치 아메리카나 스페니쉬 아메리카라고 불렀을지도 모르죠. 프랑스는 켈트라고도 부르는 갈리아, 게르만 족의 일파인 프랑크 족, 그리고 라틴 족을 모두 포함합니다.

라틴어가 어렵다기보다는 그 말을 일상에서 쓰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죠. 진짜 사어는 淸 제국을 세웠다가 망한 만주 족의 만주어입니다.

이란은 아케메네스 朝 페르시아와 사산 朝 페르시아를 떠올리면 됩니다. 1979년 호메이니를 앞세운 이란 혁명 이전까지 "페르시아" 라는 이름을 쓰기도 했구요. 아라비아 반도에서 무하마드 이븐 압둘라, 흔히 마호메트라고 부르는 사람이 러시아 혁명과 비견되는 "이슬람 혁명"을 일으키기 전까지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사실상 페르시아의 안 마당이었습니다.

터키는 영어 식 표현이고 사실 "투르크" 입니다. 셀주크 투르크, 오스만 투르크 제국을 떠올리면 됩니다. 지금도 투르크 공화국이지요. 나당 연합군 등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당(唐) 제국이 이 突厥이 세운 제국을 멸망시키기도 했습니다. 당 태종으로 알려진 이세민은 "天可汗(천가한)"이기도 했습니다.

突厥을 중국어 식(한족들이 쓰는 말)으로 읽어 보세요. "투르크"와 유사합니다. (논란의 여지 있음) 참고로 칭키즈 칸은 成吉思汗입니다.

이베리아 반도를 지배한 세력은 바그다드와 하룬 알 라시드로 유명한 압바스 왕조에게 밀려난 옴미아드 왕조의 잔당들이었습니다. 후 옴미아드 왕조라고 하죠. 옴미아드 왕조는 탈라스 강가에서 언론에서 고구려 계라고 추켜올리는 고선지가 이끄는 당 제국군을 박살낸 뒤에 곧바로 압바스의 쿠데타로 밀려나게 됩니다.(당의 제지 기술이 이 때 이슬람 세계에 유입됩니다. 오히려 이게 더 중요한 역사적 사건)

어쨌든 이베리아 반도(모든 지역을 지배한 것은 아님)를 지배한 후 옴미아드의 무슬림 세력은 그 지역의 민중들만이 아니라 귀족이나 왕족들의 종교를 그대로 놔둡니다. 오늘날의 "주민세"와 비슷한 인두세는 받았을 지 몰라도 귀족들이 기독교를 믿게 놔두고 교회를 박살내지도 않고 귀족들의 세력 기반을 그대로 놔둡니다. 요즘의 시각에서도 의아스러울 정도로 "똘레랑스"를 발휘합니다.

제 생각에는 귀족들을 그대로 놔두었기 때문에 이베리아 반도에서 무슬림들이 쫓겨난 것입니다. 위에서 쓴 이른바 "지리상의 발견"이 시작되려는 시기에 이사벨라 여왕이 왕위에 있었던(공식적으로는 공동 통치) 에스파냐 또는 스페인은 레콩키스타를 외치며 무슬림 세력을 몰아냅니다. 알함브라 궁전을 남겨 놓기는 했지만 이 당시에 에스파냐는 무슬림을 무자비하게 학살하고 개종을 강요하며 수많은 무슬림 유적들을 파괴합니다. 지금도 에스파냐의 축제 중에는 무슬림을 몰아냈다고 축하하는 축제들이 있습니다. (유럽의 동네북인 유대인들은 덤으로 같이 탄압을 받습니다.)

그렇게 수없이 파괴했지만 여전히 이슬람의 유적들이 있는 것이죠. 그런 짓을 다음 세기에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재연하는 것이죠. 신부와 십자가를 앞세우면서```

시칠리아 못지 않은 로도스 공방전도 있죠. 키프로스 섬도 마찬가지고, 로마만이 아니라 이슬람 또는 오스만 투르크가 지중해의 지배자였던 시절도 있었다는 거겠죠. 흔히 "십자군 운동"이라고 불리는 "유럽에 의한 무슬림 민중의 대학살"도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고 볼 수도 있죠.

마지막으로 "아랍 민족"이라는 말을 쓸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랍인과 비아랍인의 차별이 없었다고는 말할 수 없어도 비아랍인 출신의 무슬림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인도나 인도네시아의 무슬림이 전체 무슬림 중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죠.

나중에 근대 식민주의 시절에 민족주의가 강하게 대두되어 지금까지 내려오지만 차라리 "무슬림 민족"이라는 말이 더 그럴 듯 하지 않을까요? 지금은 아랍 민족이라는 말이 더 그럴 듯 하지만```

노이에자이트 2010-04-30 16:30   좋아요 0 | URL
좋은 보충자료로군요.이곳에 들르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것입니다.간결하면서도 내용은 풍부한 이런 글쓰기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