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가 재밌네,아니야 ! 열국지나 수호지가 더 재밌다고 ! 하면서 신나게 이야기하는 사내들.이상하게도 이런 중국의 군웅할거를 다룬 이야기들은 여자들은 잘 안 읽는다고 하더군요.왜 그런지 잘 모르겠습니다.여자들의 정서와는 안 맞는 구석이 있어서 그런지...그렇다고 그런 이야기에 열중하는 남자들이 특별히 남성미 넘치는 것도 아니고... 

   저는 초한지가 제일 재밌더군요.시바 료타로가 쓴 게 제일 재미있었습니다.이 양반은 배경이 되는 역사 이야기를 구수하게 풀어나가는 솜씨가 좋아요.오히려 소설 자체보다는 그 배경 설명이 더 재미있을 때도 있고 말이죠.그런데 한국 현대사도 그에 못지 않게 치열한 합종연횡,권모술수 등이난무합니다.신의와 배신이 있고 귀신도 경탄할 만한 모사꾼도 등장합니다.외세를 타고 줄타기하는 정치인,그들을 호위하는 청년폭력단,암살...고대의 중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20세기의 복잡미묘한 외교전에 얽히고 설킨 한국의 운명... 

  김구-이승만-한민당의 우익에서 최종승자가 된 이승만...김구 제거 이후 이번엔 한민당과 이승만의 대결 

  김일성,박헌영,여운형의 복잡기괴한 신경전.박헌영 제거를 위한 김일성,여운형의 제휴.1946년 가을 남한 전역을 뒤흔든 추수봉기 이후 북으로 피신한 박헌영.그리고 박헌영 노선에 이의를 제기한 김삼룡과 박헌영의 대립...동무! 우리는 동지가 아니었던가! 점점 좁아지는 박헌영의 입지...여기에 미군정의 박헌영 압박까지 자신의 계산에 끌어들인 김일성...그리고 소련군정 당국의 주판알 튀기기...

   한때 천하를 얻을 것 같은 기세였던 좌우합작의 당사자 여운형과 김규식.좌우합작을 무산시키려는 이승만,김구,한민당의 우익과 박헌영의 좌익.그 와중에 끼어든  북의 김일성... 

   이렇게 빠져들다 보면 삼국지나 수호지 따위는 싱거워서 못읽게 된답니다.물론 어느 분야든 배경지식을 위한 준비운동이 필요하지만요.  

    중국에 대해 빼놓으면 섭섭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라면 이 당시 중국에서 마지막으로 진행되고 있던 국민당 공산당 내전.그리고  중재자인양 끼어든 미국은 어떤가요,거기에 국민당 편인지 공산당 편인지 애매모호한 소련의 스탈린까지...그리고 일본본토를 휘젓는 노동자 시위의 물결을 숨죽여 지켜보는 은인자중 속에 재기의 칼을 가는 일본의 우익...이렇게 되면 국제 열국지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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