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술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자료수집을 위해 온갖 방법을 다 생각해 냅니다.인터넷 시대라고 하지만 아직도 인터넷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분야는 역시 종이책이나 정기간행물을 들춰보는 수밖에 없지요.특히 비교적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신문은 온갖 지식의 보고입니다.기자들의 기사도 좋지만 새로운 지식이나 책을 소개한 글이나 인터뷰,학자들이 기고한 글 등 좋은 자료가 많지요.이런 보물단지를 할용하기 위해 주제별로 파일을 만들어 유용하게 써먹는 이들이 있습니다. 

  다작의 저술가인 전북대 교수 강준만 씨는 정기간행물을 주제별로 분리해 파일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하지만  사람을 고용하면서까지 만든 파일 더미가 하도 많아져서 결국은 그 대부분을 몇년전 폐지수집상에게 넘겨버렸답니다.나중에 후회했다고 하지요.인터넷이 아무리 좋아도 그것으로는 해결이 안되는 자료가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신문이나 그 외 정기간행물을 읽으며 공부를 하는 편입니다.특히 우직하게 직접 관심분야를 필사하는 법을 사용합니다만 역시 그러다 보니 한계가 있어서 얼마전부터 신문을 자료별로 분류해 파일을 만들고 있습니다.하지만 이렇게 해놓고 읽어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에 오려놓은 신문조각 중 재미있다 싶은 것은 그 날로 읽어치우기로 하고 있습니다.특히 쟁점이 부딪히는 칼럼이 재밌더군요.동아일보에서도 보수적인 색채가 엷은 기사나 칼럼을 발견할 때도 있고 보수지와 진보신문이 그다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쟁점도 있었습니다. 

  올해는 한일병합 100년.한국전쟁 60주년이기 때문에 각 신문이 경쟁적으로 이 분야에 대해 좋은 특집을 내고 있습니다.한일관계,한일의 교류와 친선에 대한 특집좌담회나 일본학자들의 기고에 좋은 것이 많습니다.정성스럽게 오려서 파일로 보관하고 있지요.특히 좌담회는 읽기에도 쉽기 때문에 제가 좋아하는 분야입니다.한국전쟁 특집으로는 소설가 복거일이 결정적 전투 시리즈를 연재물로 동아일보에 기고하고 있으며,경향신문에서는 프랑스 기자들이 쓴 한국전쟁 르포를 번역연재하고 있습니다.좋은 사료가 될 것입니다. 

  주제별로 분류한 라벨 중 일부를 소개하지요. 경제분야가 많습니다. 

1.골드만 삭스 사건과 미국금융개혁,그리스 재정 위기 및 유로화 문제-재작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때 이 분야를 공부해 보려다가 말았는데 이번엔 좀 꼼꼼이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2.부동산 문제- 최근 경향신문에서 '주거의 사회학'이라는 주제로 연재하고 있는데 재개발,아파트 주거,부동산에 따른 계급문제,역대 정부의 부동산 정책,건설회사와 관료 정치인 학자들의 커넥션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3.금리,펀드,주식시장,채권 특히 이슬람 금융권 등 돈의 흐름과 관련한 기사모음.

4.한국전쟁,북한,안보문제 등...오랫동안 제 관심분야이기도 합니다. 

5.동식물,식생,환경문제...기후난민 이야기도 모았음 

6.그외 여러가지.... 

경제분야는 학자들의 책보다 신문기사나 특집물로 공부하기로 했습니다.경제기사도 이념에 따른 차이가 드러날 때가 있습니다.그래서 기업경영이나 리더십, 부동산 기사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한때 국내 정치기사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지만 이젠 재정문제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공기업과 지자체의 빚이 많기도 하니까요.지방채 발행해서 큰 사업벌이고...국가에 보조해달라고 하고...이념상으로는 복지분야의 지출과 재정건전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이냐 하는 문제도 관심분야지요. 

  요즘은 굳이 컴퓨터 화면을 안 켜도 휴대전화로 인터넷 정보가 나오는 세상이지만 역시 신문이나 책이 주는 독특한 매력이 있기 때문에 이런 식의 구식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또 신문은 폐지수집일에 가면 얼마든지 뭉텅이로 가져올 수도 있으니까요.싸면서도 짭짤한 자료가 되어 큰 도움이 될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요즘 읽은 것 중에는 지적재산권,학계의 연구와 기업의 관계 등에 관한 기사가 좋았습니다.전직 CIA한국지부장의 북한정보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고...신문 저 구석에 묻혀 있는 이런 내용들이 어디선가 저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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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5-09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모아 놓은게 좀 있는데 벌써 몇년이 지났고 몇번 읽지도 않아서 먼지만 먹네요. 꾸준히 하기가 힘든 것 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10-05-09 18:03   좋아요 0 | URL
모아 놓은 것 썩히면 안되니 저는 벌써부터 읽기 시작하고 있습니다.이거 그냥 모셔두기만 하면 공간만 차지하니까요.오리고 자르는 것도 힘든데 그거 안 읽고 놔두면 너무 아깝잖아요.

blanca 2010-05-10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읽고 나면 다 잊어버려 그게 문제예요. 누군가에게 조리있게 현안을 설명하고 의견을 덧붙이는 그걸 못하겠어요. 분명 줄치며 아주 열심히 읽었는데 말이죠. 노자님을 본받아야겠군요.

노이에자이트 2010-05-10 16:13   좋아요 0 | URL
신문을 필사하면 신문이나 방송에서 그냥 많이는 듣는데 실제로는 말하기 힘든 경제용어나 시사용어를 제대로 알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그냥 스크랩만 해가지고는 안되지요.열심히 읽고 관심분야는 공책에 옮겨 적어야 합니다.그리고 아무리 열심히 해도 공부한 것을 다 기억할 수 없다는 점은 감안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