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경제 101 - 고객만족·미래예측·현금흐름 왜 기업은 구독 모델에 열광하는가
심두보 지음 / 회사밖 / 202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제목에는 '구독경제'라는 단어가 들어 있다. 그러고 보니 어느 순간 구독이 자연스럽게 널리 알려지고 있다. 처음에는 낯설고 삐거덕거렸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 잡고 사람들의 인식 안으로 파고든 것 같다. 이 책에 의하면 이제는 구독경제 시대라는 것이다. 소유에서 공유로, 다시 구독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 대세다. 구독경제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구독경제 101』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심두보. 현재 팍스넷뉴스 IB부 소속 기자다. 카카오 브런치에서도 투자와 기업, 트렌드 등을 주제로 글을 올리고 있다. (책날개 발췌)

구독경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수많은 기업이 구독경제를 공부하고 있다. 또 수많은 기업과 사람들이 구독 모델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미 충분한 사례가 등장했다. 이 책은 우리가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어떤 기회를 마주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럼으로써 기업과 고객, 구독자를 이해하고자 한다. 함께 구독경제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7쪽, 서문 중에서)

​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1장 '구독경제 시대', 2장 '리필 구독', 3장 '큐레이션 구독', 4장 '서비스 구독', 5장 '콘텐츠 구독', 6장 'loT 구독'으로 나뉜다. 와이즐리, 달러셰이브클럽, 필리, 해피문데이, 톤28, 펑션오브뷰티, 꾸까, 오픈갤러리, 월간가슴, 과자, 그린릴리, 반려동물, 스티치픽스, 런드리고, 노블메이드, 서프에어, 원메디컬, 수퍼, 넷플릭스, 이모티콘플러스, 퍼블리, 뉴욕타임스, 뉴스레터, 헌트어킬러, 허스트바나, 룸, 펜더, 테슬라, 고프로, 현대셀렉션 등의 구독경제 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

이 책은 <오래된 비즈니스, 구독>이라는 글로 시작된다. 우유와 신문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고 보니 우유배달, 신문배달을 이용하지 않은지가 한참 된 것 아닌가. 하지만 여전히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고, 특히나 우유 배달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사단법인 '어르신의안부를묻는우유배달'처럼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홀로 사는 노인에게 우유배달을 하는 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변화의 흐름으로 가볍게 이 책은 시작된다.

​

구독경제는 앞으로 10년 동안 경제와 사업의 영역에서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수없이 많은 스타트업이 새로운 시도를 감행할 것이다. 대기업은 자신들의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고 낮은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이 구독경제를 공부할 것이다. 그리고 막대한 자본과 경험의 힘으로 구독 비즈니스 모델을 반영한 신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20쪽)

​




이 책에서는 구독경제에 대해 간단히 짚어본 후, 2장부터는 본격적으로 실제 구독경제를 짚어준다. 구독경제를 이용하지 않는 입장에서 보니 세상이 엄청 변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것까지, 이런 것도, 다 가능한 구독경제다. 물론 우유나 신문 등의 구독문화는 예전부터 있어왔지만, 새롭게 구독경제를 갖가지 사업에서 해나가고 있는 현재를 신기한 마음으로 하나씩 짚어본다. 엄청 다양해지고 개인 맞춤형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구독경제를 서비스의 성격에 따라 5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구독경제를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으며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책에 소개된 30개의 구독 서비스를 엿보는 것만으로도 소유의 시대에서 구독의 시대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고객들은 어떤 것에 가치를 두고 소비를 하고 있는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_꾸까 박춘화 대표

​

이 책에서는 30가지 케이스 스터디에 담은 구독경제 이야기를 들려준다. 생각해 보니 구독경제 전반에 대해 흥미롭게 읽은 책이 아마 처음인가 보다. 구독경제가 이미 시작되었고 활발하게 갖가지 분야에서 뻗어나가고 있으면서도 사실 이 흐름을 큰 틀에서 살펴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해 주니 몰입도가 뛰어나다. 이 책을 펼쳐들면 물 흐르듯 펼쳐내는 이야기에 저절로 집중하게 될 것이다. 실제 사업을 구상하는 사람들이나 창업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 스타트업 종사자들이나 변화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특히 유용한 정보라는 생각이 든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자연처럼 살아간다 - 의심과 불안과 절망을 건너는 8가지 방법
게리 퍼거슨 지음, 이유림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21년 6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집어 드니 나의 선입견을 깨주는 말을 하나 발견했다.

우리는 자연이다.

이 명백한 사실 위에 단단히 발을 딛고 자연은 '저기', 우리는 '여기'에 있다는 오랜 환상을 걷어내면, 우리를 가장 괴롭게 했던 끈질긴 문제들을 해결할 새로운 빛을 볼 수 있다. 더불어 우리가 필요한 모든 것이 내면 가장 깊은 곳에 이미 존재한다는 확신을 얻을 것이다. (19쪽)

이 말이 이 책을 계속 읽어나가도록 마음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

자연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있고, 자연처럼 살아가지 못한다는 데에서 오는 부담감도 있다. 일단 이 책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넘겨보기 시작해도 좋을 것이다. 내용이 어떨 거라는 선입견은 일단 떨쳐놓고 이 책 『자연처럼 살아간다』의 첫 장을 읽어나가는 용기를 가져보는 것으로 시작해본다. 그 이후는 강의를 듣 듯이 이 책에 집중해서 읽어나가면 된다.



이 책의 저자는 게리 퍼거슨. 새로운 통찰력으로 자연의 경이로운 내면을 바라보는 에세이스트이며, 자연과 과학에 대한 25권의 저서를 펴낸 환경운동가이자 자연주의자다. (책 속에서)

세상과 우리 사이의 관계는 분명 회복될 수 있다. 그리고 회복된 관계를 통해 수백만 년 동안 쌓여왔던 지식이 마침내 세상에 드러날 것이다. 이 여정은 여덟 가지 교훈으로 시작된다. 각각의 교훈은 외부와 내면을 동시에 살피는 창이 되어, 우리가 그 오랜 시간 동안 보아왔던 것들과 전혀 다른 현실을 보여줄 것이다. (19쪽)

​

이 책은 Lesson 1에서 8까지 구성된다. Lesson 1 '자연의 신비로움에 다시 곁을 내어준다면: 신비로움', Lesson 2 '지구의 생명은 방대한 연결의 정원 안에서 번성한다: 상호 의존', Lesson 3 '숲에 사는 생명이 다양할수록, 그 숲의 생명들은 강해진다: 다양성', Lesson 4 '지구와 우리 모두를 치유하려면 여성성을 회복해야 한다: 여성성', Lesson 5 '동물들은 우리를 옳은 길로 이끄는 능력이 있다: 유대', Lesson 6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면 더 필요로 여기지 않는 것: 효율성', Lesson 7 '자연은 산불마저도 하나의 과정으로 만든다: 회복의 예술', Lesson 8 '나이 듦이 주는 지혜: 성장'으로 나뉜다. 이 여덟 가지가 자연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8가지 지혜이다.

​

과학, 심리학, 역사, 철학 분야를 넘나드는 책이라는 설명은 이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심오하면서도 방대한 세계로 초대받는 듯한 느낌이 든다. 시공을 넘나들며 바라보면서 사색에 잠길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함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독자는 그 글을 읽으며 자신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기도 하면서 상호작용하는 독서를 할 수 있다. 시간을 넉넉히 잡고 읽어나가면 그만큼 풍성하게 이 책을 누릴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살아가면서 한 번은 생각해 보고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

이 책의 저자는 알고 있는 지식이 엄청 풍부하다. 그 모든 것을 이 책에 녹여낸 듯하다. 한꺼번에 읽어나가는 것보다는 야금야금 빼먹듯이 천천히 읽으며 사색에 잠기면 좋을 것이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이것이 진짜 주식이다 - 2030 미래 성장 가치주 발굴 기법
이상우 지음 / 여의도책방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주식 정말 어렵다. 파란불에도 빨간불에도 정처 없이 흔들리는 것이 개미 마음이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작은 불확실성에 흔들리지 마라. 흔들리는 것은 가짜다.'라고 말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아마 주식은 도박처럼 생각되어 쳐다도 보면 안 된다고 배워온 사람들이 이제야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고는 개미 부대에 발을 담그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불안해서 마구 흔들리고 있을 테니, 이 책이 그 마음을 다잡아주리라 생각되었다. 공매도와 세력을 이기는 진짜 주식의 세계를 배워보고 싶어서 이 책 『이것이 진짜 주식이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상우. 이상그룹의 설립자이자 주식 유튜버로서 구독자 65만 명, 누적 조회수 7천 3백만을 기록하고 있으며, 명쾌하고 쉬운 주식강의를 바탕으로 온라인 주식학교 투공을 설립해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들이 실수를 줄이고 잃지 않는 투자자로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책날개 발췌)

​

아마 주식에 대해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르는 이가 많을 것이다. 가장 나쁜 건 주식에 대해 많이 안다는 착각이다. 만약 주식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하는데 계속 잃고 있다면, 당신이 아는 건 틀렸다고 봐야 한다. 상승장에서 얻은 수익을 자신의 실력으로 포장하던 이가 현재의 손실은 시장이 조정을 받기 때문이라며 시장 탓을 한다. 혹은 선진 미국 시장 대비 영세한 한국 시장의 한계라며 애꿎은 한국 증시를 탓하기도 한다. 반등하는 지수의 파도에 올라탄 것을 자신의 실력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이제부터는 내 실력으로 승부하는 진짜 주식을 해야만 한다. (12쪽)

​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된다. 1장 '돈 버는 주린이는 시작부터 다르다', 2장 '주린이 레벨업 핵심 Q&A', 3장 '성장주 투자, 제대로 알고 하자', 4장 '한번 배워서 평생 써먹을 실전 매매법 10가지 #성장주편', 5장 '한번 배워서 평생 써먹을 실전 매매법 10가지 #가치주편', 6장 '한번 배워서 평생 써먹을 실전 매매법 8가지 #종합편', 7장 '투자에 실패하는 9가지 이유'로 이어지며, 부록 '2020-2030 유망 섹터와 기업'으로 마무리된다.



실제 어느 초보 투자자가 저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주식 공부를 왜 해요? 그런 거 안 해도 수익률 45%인데?" 하지만 그것으로 주식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기에 계속 공부하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

나도 책 몇 권 보고 주식에 대해 대략 알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크나큰 오산이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듯 주린이는 주식시장에 겁이 없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내가 접한 것이 주식 세계의 전부가 아니니 말이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주식 책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

이 책은 왕초보를 거쳐 주식 초보에서도 시간이 좀 흐르고 어느 정도 세상 풍파를 겪은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겠다. 이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다잡고 점검을 하는 데에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각종 그래프나 도표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깔끔하게 정리를 해주고 있다. 꾸준히 공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는 지금 정리해 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실전 매매법을 정리해 놓은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성장주, 가치주, 종합편 등 이론 말고 실제 상황에서 실전 매매법을 점검하는 데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어떤 부분을 미처 생각지 못하고 있었던 것인지, 지금이 바로 살펴보아야 할 때다.

​

부록으로 주어진 2020-2030 유망 섹터와 기업도 도움이 될 것이다. 유망기업 리스트와 투자 TIP을 알려주는데, 사실 그 리스트를 무조건 믿고 투자하는 것은 힘들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투자에 있어서 어느 정도 기준점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꾸준히 주식 공부를 하며 주식시장에서 살아남고자 한다면 이 책도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우리는 안녕 - 박준 시 그림책
박준 지음, 김한나 그림 / 난다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시인 박준의 첫 시 그림책 『우리는 안녕』이다. 이 책을 구입한 데에는 다소 충동적인 이유가 있었다. 텔레비전에서 박준 시인과 그의 아버지가 동반 출연한 것을 보았고, 문득 예전에 읽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시집이 떠올랐고, 그 이후의 다른 책이 궁금해서 검색하던 중에 '시인 박준의 첫 시 그림책'이라는 설명에 덥석 이 책을 충동구매하고 만 것이다. 새벽은 책을 충동구매하기에 더없이 좋은 시간이었고, 알라딘 굿즈는 나를 유혹하던 어느 봄날이었다. 그렇게 이 책을 받아들고 후딱 읽어버린 후에 한참을 다시 묵혀놓은 후 지금에야 다시 꺼내들어 감상에 젖어보는 것이다.

​

그런데 그때는 별로 마음에 들어오지 않던 이 말이 지금 나에게 훅 들어온다.

"안녕은 그리는 거야. 그리고 그리고 또 그리는 것을 그리움이라고 하는 거야." (띠지 중에서)

박준 시인의 시 그림책 『우리는 안녕』을 읽으며 글과 그림으로 마음을 따뜻하게 휘감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글은 박준 시인.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을 썼고, 늘 개와 함께 살고 있다. 그림은 김한나. 화가. <일상생활의 승리> <미세한 기쁨의 격려> <먼지가 방귀 뀌는 소리> 등의 전시를 했다. 항상 토끼와 붙어다니고 있다. (책날개 발췌)



벽 앞에서 우리는 눈앞이 캄캄해지지.

벽은 넘지 못하고 눈만 감을 때가 있어.

힘을 들일수록

힘이 빠지는 순간이 있고,

힘을 내도

힘이 나지 않는 날들이 있지. (책 속에서)

그런 날이 있다. 그런 때가 있다. 잘 하려고 할수록 미궁에 빠지고 힘을 내려고 해도 힘이 나지도 않는 그런 때 말이다. 힘내라는 누군가의 격려조차 와닿지 않고 나를 더욱 짓누르는 듯한 그런 날 말이다.

​

줄에 묶여 힘없이 풀이죽어 지내고 있는 강아지에게 새 친구가 나타났다. '안녕'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그들의 첫 만남, 안녕으로 시작된다. 단순히 '안녕'이라는 말이 이런 의미들을 담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며 하나씩 짚어본다. 강아지와 새를 통해 안녕의 다양한 의미를 함께 하나하나 느껴본다.



책 뒤의 '작가의 말'을 보니 이 이야기는 단비의 이야기다. 키우는 개의 일상에서 일어난 일을 소재로 글을 쓰고 그림을 담아 이렇게 시 그림책이 탄생한 것이다.

이번에는 단비의 이야기입니다. 단비는 아빠와 함께 사는 개입니다. 얼굴도 몸도 하얀 단비. 잘 먹고 잘 자고 잘 뛰어다니는 단비. 단비에게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단비가 있는 마당으로 종종 날아들던, 잿빛과 푸른빛의 깃털을 가진 새. 새는 자주 마당 한편에 있는 나무에 앉아 있었습니다. 단비가 곤한 낮잠을 잘 때면 흰 꼬리를 살짝 부리로 쪼는 장난도 쳤고요. 잠에서 깬 단비는 분하다는 듯 새를 보며 짖었습니다. 새는 단비의 밥을 먹고 단비의 물도 마셨습니다. 그럴 때면 단비는 쫑긋 세우던 귀를 내리고 눈을 지그시 감았습니다. 그런데 새가 어느 날부터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단비는 하루에 몇 번씩 새가 앉아 있던 나뭇가지 끝을 올려다보는 일을 빼먹지 않았습니다. 볼 수 없지만 그릴 수 있다는 듯이. (작가의 말 중에서)

​

이 책을 읽으며 살아오면서 말하고 들었던 수많은 '안녕'들을 생각해 본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동물, 동물과 동물……. 생각은 그렇게 확장되면서 갖가지 인연을 바라본다. 안녕이라는 끈으로 연결되는 수많은 그리움들을 떠올려보는 시간이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쓰는 사람, 이은정 - 요즘 문학인의 생활 기록
이은정 지음 / 포르체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깔끔한 표지에 무엇보다 자신의 이름자를 떡 하니 내놓은 데에서 느껴지는 자신감이랄까. '쓰는 사람, 이은정'은 정말 모든 걸 다 걸고 글만 쓰고 살 듯해서 그의 생활 기록을 엿보고 싶었다. 그러니까 '요즘 문학인의 생활 기록'이라는 부제는 제목에서 주는 당당함 덕분에 눈길을 끌고, 다소 심플한 제목과 표지가 보여주는 목적이 확실하여 결국 '이 책을 읽어봐야지' 결심하게 만들었다.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궁금해하며 이 책 《쓰는 사람, 이은정》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은정. 단편소설 <개들이 짖는 동안>으로 2018년 삶의향기 동서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2020년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을 수혜했다. 저서로는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2020), 《눈물이 마르는 시간》(2019), 《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2020, 공저)가 있다. (책날개 발췌)

나는 쓰는 사람이다. 소설도 쓰고 에세이도 쓰고 시나리오도 쓴다. 내게 번번이 실패와 좌절을 맛보게 한 것도, 가장 강렬한 기쁨과 행복을 준 것도 모두 문학이었다. 지금은 읽고 쓰는 일이 내 인생의 전부다. 그게 전부라고 말할 수 있어서 너무 멋진 것 같다. 나는 여전히 가난하고 무명하고 그래서 자주 우울하다. 그러나 먹고 사는 일이 아무리 고단해도 살아있는 동안은 세상을 읽고 사람을 쓰는 전업 작가로 살겠다. (6쪽, 프롤로그 중에서)

​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당신과 온기를 나눈다는 것', 2장 '나의 오늘에 충실할 것', 3장 '나에게 말을 건 생각들', 4장 '슬픔을 딛고 다시 삶으로'로 나뉜다. 기적은 가까이에 있다, 타인의 인생에는 관대하지 못했다, 방법이 없진 않습니다, 나만을 위한 비싼 김밥, 그래서 오늘은 아름답게 살았느냐, 완벽한 날은 없다, 겪은 만큼 보인다, 목마른 사람이 떠다 먹으면 됩니다, 언젠가는 나로 채워질 틈, 어느 세대의 수다, 그리운 것들은 참 멀리도 간다, 산타클로스가 필요한 나이, 끝까지 작가로 살겠다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에세이를 읽을 때에 저자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라면 더욱 솔깃해서 읽게 된다. 이 책도 그랬다. 저자는 바닷가로 가고 싶어 바다가 인접한 지역의 매물을 위주로 살펴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어촌의 작은 마을에 있는 마음에 쏙 드는 아담한 주택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집에 매매로 들어갈 형편은 안 되었으니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기적은 가까이에 있다>라는 글을 읽으며, 이은정이라는 사람이 궁금해지고 알고 싶고 그다음 이야기가 더 들어보고 싶어져서 계속 읽어나가게 되었다.



나는 에세이를 읽을 때, 읽으면서 내 기억도 떠올리며 '난 이런 일이 있었지' 생각하며 추억에 잠기는 시간이 좋다. <나만을 위한 비싼 김밥>에서 저자는 멸치 특유의 비린 맛이 싫어서 잘 먹지 않았는데 엄마는 김밥 속에 멸치를 넣어놓고는 시치미를 떼었다고 한다. 그런데 멸치를 거둬내지 않고 다 먹었더니, 엄마의 멸치 김밥은 점점 퓨전이 되어갔다는 것이다. 세상 엄마들은 아이들을 먹이려고 비슷하고 치열한 고민을 하나보다.

​

나도 어린 시절, 엄마가 사골국물로 라면을 끓여주셨다던 일화가 있다. 음식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아이들이 "라면 맛이 왜 이래?"라면서도 다 먹었다고 한다. 모험담처럼 들려주시는 엄마의 이야기에 그 장면이 상상된다. 키 잘 크라고 그랬다고 하는데, 그 덕분에 나는 키가 크고도 남은 건가 보다. 저자의 과거, 독자의 과거가 글을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오버랩되며 풍성한 이야기로 펼쳐진다.

​

저자의 이야기들은 다른 누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은정이라는 사람만의 이야기를 담아 개성 있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튀거나 강렬한 것이 아니라 투박한 뚝배기에 담긴 담백한 음식이랄까. 그래서 은은하게 남는 그런 맛이 있는 글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녀만의 이야기에 공감하기도 하고 궁금해하기도 하면서 읽어나갔다. 잔잔하게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한동안 맴돌 것만 같은 그런 책이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