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 공주 옛이야기 그림책 1
이루리 지음, 최영아 그림 / 이루리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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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한국판 백설공주를 만날 수 있는 그림책이다. 신선한 느낌이 가득한 이 책은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백설공주 이야기를 신라 시대라는 배경 속에 녹여내어 새로운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서양 동화의 구조를 따르면서도 한국적인 정서와 색채를 더해,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닌 작품으로 탄생했다. 신라의 공주가 주인공이 되어 펼쳐지는 이야기는 표면적인 변형이 아니라, 동서양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과 가치관을 비교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화려한 한복과 전통 문양이 살아 있는 그림 속에서, 익숙하면서도 낯선 백설공주를 만나게 된다.

이 책을 펼치면 신라의 궁궐 속으로 들어간 듯한 느낌이 든다. 이야기의 배경이 서양의 왕국이 아닌 신라인만큼, 인물들의 복식과 건축 양식, 문화적 요소들이 한국적 감각으로 채워져 있다.

백설공주가 입고 있는 한복, 고풍스러운 궁궐의 모습, 그리고 전통 문양이 살아 있는 장신구들은 이야기의 분위기를 더욱 깊이 있게 만든다.

특히 그림 속에서 신라의 자연과 궁중 분위기를 세밀하게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다. 서양의 동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 아니라, 한국적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면서도 원작의 서사를 유지해 균형감을 맞췄다.



이야기의 흐름은 우리가 알고 있는 백설공주와 닮아 있지만, 곳곳에서 차이가 느껴진다. 왕비가 마법의 거울을 들여다보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를 묻는 장면에서, 아름다움에 대한 개념이 한국적인 방식으로 해석된다. 신라에서 아름다움은 외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품성과 기품까지 포함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 작가는 기존의 서양적 가치관과 대비되는 동양적 미의식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이야기의 핵심은 유지하면서도 전통적 정서를 살려 새로운 설정을 더함으로써 기존 이야기와 차별화했다. 익숙한 이야기 속에서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요소가 많아서, 전개를 따라가면서도 신선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그림이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신라 시대 사람들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부드러운 색감과 섬세한 선이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백설공주의 우아한 모습, 신비로운 궁궐, 그리고 숲속의 풍경까지 모든 장면이 하나의 작품처럼 다가온다. 그림 속 디테일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재미도 크다.

백설공주 이야기 속에서 중요한 주제 중 하나는 질투와 욕망이다. 원작에서 왕비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공주를 질투하고, 공주를 해하려 한다. 이 책에서도 그러한 감정의 흐름이 이어지지만, 동양적인 해석이 더해지면서 의미가 확장된다. 외적 아름다움에 대한 질투를 넘어, 왕비와 공주가 가진 가치관의 차이,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까지 대비되며 이야기가 더욱 깊어진다. 이는 독자에게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이지만, 어른들도 함께 읽으며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을 넘어, 인간의 감정과 욕망이 어떻게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또한 신라라는 배경 속에서 펼쳐지는 전통적 요소들이 현대적인 감각과 어우러지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한국적인 문화와 미의식을 자연스럽게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 서양 동화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 주며, 자신이 속한 문화에 대한 애정을 심어줄 수도 있다. 또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으며 동서양의 차이를 비교하고, 아름다움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된다.


이 책은 표면적인 동화의 변형이 아니라, 한국적 정서를 담아 새롭게 태어난 백설공주의 이야기다. 익숙한 이야기 속에서도 신선한 감각이 살아 있으며, 동서양의 미의식을 비교하며 고민할 수 있는 깊이 있는 주제를 담고 있다.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그림과 세련된 서사가 어우러져, 한 편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감동을 준다. 한국적인 감성을 담아낸 색다른 백설공주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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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5-03-16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손녀에게 읽어주려고 현재 독서중인 그림책인데, 서평을 일게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