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한비자 법法 술術로 세상을 논하다 만화로 재미있게 읽는 고전 지혜 시리즈 1
조득필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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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만화학습서적이 유행인가보다. 접하기 힘든 고전이 조금은 쉬워졌다. 다양한 책자가 출간되고 있다. 어떤 책은 의외로 재미있기도 하고, 어떤 것은 만화임에도 지루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좋다. 시대가 변하고 있고, 다양한 콘텐츠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요즘, 어찌 고전을 예전방식으로만 익히겠는가. 시대는 변하고 사람들도 변하고 있다. 눈길을 끌지 않으면 쳐다도 안보는 것이 요즘 세태다. 책도 다양하게 많이 출간되고 있는데, 어찌 옛방식만으로 고전을 접하겠는가. 그런 다양함에 편승하고 싶어져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구성을 보면, '고훈오버랩'으로 고훈을 한 번 더 되새겨볼 시간을 준다. 사실 '고훈오버랩'이라는 제목이 딱히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한자와 영어를 섞어서 한글로 표현한 것, 꼭 그렇게 해야하는지. 다른 적합한 단어를 쓸 수도 있었을테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런 단어사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치 자동차수리점에서 '휠얼라이먼트'라고 한글로 크게 적어놓은 단어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이 책, 들어갈 것은 다 들어가서 정독해보면 지식이 상승하는 것이 느껴진다. 글자를 보며 꼼꼼하게 읽자면 읽는 시간도 꽤나 걸린다. 약간의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적당하다는 생각은 든다. 이 책은 만화학습서적 중 재미보다는 교훈에 비중을 두고 집필했나보다. 맞는 말을 하는데 약간은 지루한 느낌이랄까? 어쨌든 고전으로 접하기 어려운 것을 약간은 쉬운 수단인 만화로 접하는 것이 의미있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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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청춘에게
신창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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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살의 어느 날, 나는 논어를 읽었다. 그 당시의 나는 현실이 답답하거나, 삶의 의욕이 떨어져 몸과 마음이 축 늘어질 때에는 빈 강의실에 혼자 앉아 논어를 읽었다. 이해가 되든 되지 않든 암호같은 한자를 들여다보며 그때그때 다른 생각을 했다. 어쩌면 딴 생각에 잠겨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보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웃기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다. 하지만 그 당시 방황하던 청춘이던 내 선택은 최선이었고, 논어를 읽으면 신기하게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었다.

 

 그런 생각이 아득히 머릿 속에 떠오르며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어느새 추억이 되어버린 기간이서인가? 이 책의 제목을 보니 궁금한 생각이 먼저 들었다. <공자가 청춘에게>라는 제목, 공자의 메시지를 청춘에게 들려줄 것이고, 현대의 언어로 상황에 맞게 이야기해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당시 힘들었던 내게 공자처럼 누군가가 이야기를 해주었다면 나의 방황은 좀 더 줄거나 가벼워지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떠올려보며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나 싶은 그대에게 공자가 전하는 인생 고백 39라고 한다. 공자가 주인공이 되어 직접 오늘날의 청춘에게 자신의 삶을 고백하는 형식을 취했다. 독특한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자의 메시지를 현대어로, 우리의 언어로, 전달해준다. 사실 옛 글 그대로는 우리에게 암호처럼 느껴지는 거리감이 있다. 한자교육도 점점 뒤로 밀려나고, 논어, 맹자 등 사서삼경을 읽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요즘처럼 다양한 매체로 접할 수 있는 시절에는 이런저런 방식으로 일단 접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 좋다. 만화든, 영화든, 공자가 청춘에게 이야기하며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든 말이다. 그래서 이런 시도가 학자들 사이에서 더 붐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온고이지신이라고 했다. 지금껏 '온고'에 초점을 두었다면, 이제 '신'에도 관심을 기울여 대중화시켜주면 좋겠다. 그냥 일반인이 소소하게 바라는 작은 소망이라고 해두자. 

 

 이 책을 읽은 전반적인 느낌은 약간의 아쉬움이었다. 물론 시도는 좋았다. 내용도 공자의 이야기를 근거에 두었고, 공자가 청춘에게 이야기해주는 구성,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아픈 청춘을 위로하는 분위기가 아직은 대세여서 그런지 살짝 난감하다. 반말투의 말에 '네가 인생을 알아?' 거들먹거리는 거만함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그런 느낌만 들지 않는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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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의 시대 - 강준만이 전하는 대한민국 멘토들의 이야기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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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멘토라는 말, 예전에는 낯설었는데, 어느 순간 일반적인 단어가 되었다. 우리 시대 멘토에 대한 이야기, 요즘은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멘토가 정확히 어떤 뜻인지 이번 기회에 찾아보게 되었다.

멘토라는 단어가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의 충실한 조언자의 이름에서 유래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책을 읽다가 궁금해서 찾아보는 정보에서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되면 책읽는 기쁨이 더한다.

 

 

 이 책에는 12명의 멘토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안철수, 문재인, 박원순, 김어준, 문성근, 박경철, 김제동, 한비야, 김난도, 공지영, 이외수, 김영희 등 12명이다. 이 중 나에게 이름만 유명한 사람도 있고, 조금은 알 것 같은 사람도 있으며, 그 분의 저서를 읽어본 경우도 있다. 일단 궁금한 사람을 먼저 읽어보기로 했다. '나는 좌파도 우파도 아닌 기분파다' 상향 위로형 멘토 김제동의 이야기와 '한국의 국토를 넓힌 광개토여왕' 자유 개척형 멘토 한비야의 이야기를 먼저 펼쳐 읽어보고,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지금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했다. 어떤 사람들을 멘토로 생각하고, 어떤 분위기가 시대를 좌우하고 있는지. 사실 인생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고, 사람의 성향도 딱딱 떨어지는 것이 아닌데, 우리는 자연스레 흑백논리에 강하다. 이도 저도 아닌 뜨뜻미지근하고 우유부단한 것을 참으로 싫어하지 않은가.

 

 이 책을 읽으며 멘토로 나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른 가치판단을 더하지 않고 그냥 읽었다. '그렇구나'라고 저자의 글에 동의만 하며 읽는 것이 편한 것인지 불편한 것인지 도통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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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셋, 안녕! 여행을 마치다 - 유쾌발랄 은근심각 정현욱의 유고 여행기
정현욱 글.사진, 김용훈 엮음 / 페이퍼북(Paperbook)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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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에 여행을 하며 휘갈겨놓은 일기장이 있다. 지금보면 전혀 쓰잘데 없다고 느껴지는 가계부, 무슨 일이었는지 기억도 안나는 고민, 여행의 피로감이 글에 물씬 느껴지는 그런 부분도 있다. 이럴 거면 그냥 접고 집에나 오지, 왜 버티고 있었던거지? 시간이 지날수록 무모한 여행이 젊은 날의 치기로 느껴지며 살짝 웃음이 나기도 한다.

 

 청춘들의 여행은 마찬가지 아닐까? 여행은 항상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여행기를 보면 정말 기분 좋고 신나기만 한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은 편집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의 시간이 오래 지날수록 희미해지는 기억과 남들에게 보여지는 부분에서 핵심만 부각시키는 것이니 말이다.

 

 이번에 읽은 <서른 셋, 안녕! 여행을 마치다>는 조금 달랐다. 유고(遺稿) 여행기란다. 너무도 젊은 시절, 세상과 작별을 한 어느 청년의 여행기다. 안타깝다. 그리 급하게 떠날 필요는 없는데. 조금은 더 살아볼만한 세상인데. 질병 앞에서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야속하기만 하다.

 

 여행지에 머물 시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무한미화되는 것이고, 인생은 한정된 시간을 살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애틋하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잊고 산다. 지금으로부터 많이 잡아야 100년 후, 나와 주위 사람들은 사라지고 이 세상은 물갈이 되겠지만, 그런 건 잊고 산다. 영원히 살 것처럼.

 

 어쨌든 이미 유명을 달리한 청춘의 여행기라는 점에서 좀더 시선을 끌게 된 것은 사실이다. 여행기만 봤을 때에는 사실, 요즘에 여행하는 사람들도 많고, 여행의 무기력함과 힘든 부분도 여과없이 적혀있었기 때문에 '이럴려면 왜 여행을 한건데?'라고 반문하고 싶긴 했다. 나의 20대에 한 여행도 그랬기 때문일까? 그런 점이 더욱 잘 보인다. 지금이라면 그때와는 다른 여행을 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기때문에 그런 것일테지.

 

 이 책에서 무엇보다 마음에 든 것은 사진이었다. 여행기를 좋아하는 일반 독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사진을 좀 더 부각하고, 글은 좀더 줄였으면 좋았을거라 생각된다. 그래도 어쨌든 이 책은 이 세상을 떠난 이를 기리는 데에 더 큰 의미가 있으니. 지금 이 정도도 적당하다.

 

 책을 읽다가 마음이 뭉클해진 부분이 있었다. 짧은 대화 형식으로 글을 남긴 지인의 추모글인데, 읽는 나도 꿈인지 현실인지 아득했다. 이제는 편안한 마음으로 좋은 곳에서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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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밥상 표류기
양희주 지음 / 스타일북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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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제주에 왔다. 도시 토박이로 살다가 여기 살겠다고 짐을 싸들고 내려왔다. 여전히 나는 '육짓 것'이다. 제주 사람들은 제주 이외의 한국 땅을 '육지'라고 부른다. 처음엔 그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낯설기도 했는데, 지금은 나도 "육지에서 손님이 왔다"는 등의 표현을 쓰는 걸보면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나보다.

 

 여전히 적응이 안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제주어와 제주음식이다. 이곳의 언어는 외국어를 방불케하는 낯선 말이다. 열심히 배워보겠다고 해도 쉽지 않다. 거의 표준어를 구사하는 젊은 사람들과는 달리, 어르신들의 제주어는 절반 이상 알아들을 수가 없다. 이곳의 음식은 어떠한가. 사실 아직 적응 중이다.

 

 언어와 음식은 문화의 기본적인 부분일텐데, 나에겐 아직도 부족한 점 투성이다. 그런데 반가운 책을 만났다. <제주밥상 표류기> 처음에는 제주 음식에 대해 간단히 나열한 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읽다보니 재미까지 곁들인, 육지에서 온 내 눈높이에 딱 맞는 책이다.

 

 일단 구성이 맘에 들었다. 음식에 대한 책인 만큼 음식 이야기를 하며 소문난 맛집을 알려주고, '밥먹고 가보자'라고 근처에 가볼만한 곳을 소개해준다. 흔히 관광지로 알려진 곳을 점찍어가며 가보고, 근처에 밥먹을 집을 허둥지둥 찾아서 먹고 실패하던 나의 여행 패턴을 바꿔볼 계기가 된다. 다음 번에는 맛집을 먼저 가보고, 배를 두둑하게 한 후에 근처 가볼만한 곳에 다녀와야지! 생각해본다. 만화 <식객>을 보는 느낌이었다. 이야기에 솔깃해지다가 음식에 침흘리게 되는 느낌.

 

 읽다보니 나도 알게 된 제주인들만의 사소한 일상에 공감한다. 자판기커피 혹은 다방커피라고 부르던 커피를 이들은 '잔치커피'라고 하고, 멸치를 '멜'이라고 하는 것, 제사상에 카스테라가 올라간다는 것 등등 제주에 와서 만나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에서 사소하게 발견했던 것들을 책에서도 읽게되니 숨은그림찾기 하는 것 마냥 흥미로웠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나는 외부인이라는 느낌에 생각이 많아진다. 어쨌든 그러면 어떻고 이러면 또 어떻겠는가.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면 세상은 아무 문제가 없고 아름다운 것을! 군침도는 맛집을 마음에 담아본다. 다음에 꼭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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