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청춘에게
신창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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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살의 어느 날, 나는 논어를 읽었다. 그 당시의 나는 현실이 답답하거나, 삶의 의욕이 떨어져 몸과 마음이 축 늘어질 때에는 빈 강의실에 혼자 앉아 논어를 읽었다. 이해가 되든 되지 않든 암호같은 한자를 들여다보며 그때그때 다른 생각을 했다. 어쩌면 딴 생각에 잠겨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보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웃기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다. 하지만 그 당시 방황하던 청춘이던 내 선택은 최선이었고, 논어를 읽으면 신기하게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었다.

 

 그런 생각이 아득히 머릿 속에 떠오르며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어느새 추억이 되어버린 기간이서인가? 이 책의 제목을 보니 궁금한 생각이 먼저 들었다. <공자가 청춘에게>라는 제목, 공자의 메시지를 청춘에게 들려줄 것이고, 현대의 언어로 상황에 맞게 이야기해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당시 힘들었던 내게 공자처럼 누군가가 이야기를 해주었다면 나의 방황은 좀 더 줄거나 가벼워지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떠올려보며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나 싶은 그대에게 공자가 전하는 인생 고백 39라고 한다. 공자가 주인공이 되어 직접 오늘날의 청춘에게 자신의 삶을 고백하는 형식을 취했다. 독특한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자의 메시지를 현대어로, 우리의 언어로, 전달해준다. 사실 옛 글 그대로는 우리에게 암호처럼 느껴지는 거리감이 있다. 한자교육도 점점 뒤로 밀려나고, 논어, 맹자 등 사서삼경을 읽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요즘처럼 다양한 매체로 접할 수 있는 시절에는 이런저런 방식으로 일단 접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 좋다. 만화든, 영화든, 공자가 청춘에게 이야기하며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든 말이다. 그래서 이런 시도가 학자들 사이에서 더 붐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온고이지신이라고 했다. 지금껏 '온고'에 초점을 두었다면, 이제 '신'에도 관심을 기울여 대중화시켜주면 좋겠다. 그냥 일반인이 소소하게 바라는 작은 소망이라고 해두자. 

 

 이 책을 읽은 전반적인 느낌은 약간의 아쉬움이었다. 물론 시도는 좋았다. 내용도 공자의 이야기를 근거에 두었고, 공자가 청춘에게 이야기해주는 구성,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아픈 청춘을 위로하는 분위기가 아직은 대세여서 그런지 살짝 난감하다. 반말투의 말에 '네가 인생을 알아?' 거들먹거리는 거만함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그런 느낌만 들지 않는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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