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아 마르케스 - 카리브해에서 만난 20세기 최고의 이야기꾼 클래식 클라우드 29
권리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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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 인생의 거장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제29권 『가르시아 마르케스』이다. 클래식 클라우드는 우리 시대 대표 작가 100인이 내 인생의 거장을 찾아 떠나는 특별한 여행이다. 이번에 29권째 출간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출간될 예정이다.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라틴아메리카의 비극적 현실을 탁월하고 독창적으로 형상화한

마술적 리얼리즘의 거장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길을 따라가다 (책날개 중에서)

혹시 '가르시아 마르케스'라는 작가의 이름이 생소하다면 『백 년의 고독』이라는 작품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작품명만 알고 있어도 좋다. 이 책은 거기에서부터 시작하여 좀 더 구체화해주니 말이다.

20세기 들어 기존의 소설 양식으로는 현실의 복잡하고 다변적인 리얼리티를 담아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소설의 종말'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때, 콜롬비아의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백 년의 고독』이라는 작품으로 전 세계를 매혹시켰다.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새로운 소설 미학을 보여 주어 죽어 가던 소설이라는 장르를 소생시킨 이 작품에 대해 체코의 거장 밀란 쿤데라는 "책꽂이에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 년의 고독』을 꽂아 놓고 어떻게 소설의 죽음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책날개 발췌)

정말 그렇단 말인가. 그렇다니 더욱 궁금하고 자세히 들어보고 싶어진다. 이 글을 읽고 나니 더욱 궁금해져서 이 책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의 지은이는 권리. 1979년 서울 출생으로, 2004년에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면서 소설가로 데뷔했다. 필명인 권리는 부모님의 성을 한 글자씩 딴 것이다. 장편소설 『싸이코가 뜬다』 『왼손잡이 미스터 리』 『눈 오는 아프리카』 『상상범』을 비롯하여 단편소설집 『폭식 광대』와 영감의 계보를 찾아 여행한 세계를 담은 『암보스문도스』를 썼다. (책날개 발췌)

나는 그를 통해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좋아하게 되었고, 콜롬비아가 단지 커피와 마약의 나라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로 인해 6개월 넘게 라틴아메리카 대륙을 여행할 만큼 그곳을 사랑하게 되었으며, 그곳 출신의 작가들 하나하나가 온전한 하나의 대륙임을 알게 되었다.

_권리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생의 낭만을 아는 작가'를 시작으로, 1장 '이야기꾼의 탄생', 2장 '마콘도라는 유토피아', 3장 '고독한 죽음의 연대기', 4장 '51년 9개월 4일의 사랑', 5장 '문학과 비문학 사이의 저글링', 6장 '가보의 친구들', 7장 '카리브적 서사', 8장 '최면술과 연금술'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아디오스 가보!'로 마무리된다. 가르시아 마르케스 문학의 키워드, 가르시아 마르케스 생애의 결정적 장면, 참고 문헌 등이 수록되어 있다.

먼저 이름에 대한 이야기를 짚어두고 시작해야겠다. 이 책을 읽으며 하나씩 알아가며 읽어나간다.

*그의 본명은 가브리엘 호세 가르시아 마르케스다. 부모의 성을 따는 에스파냐식 작명 전통에 따라 아버지의 성 '가르시아'와 어머니의 성 '마르케스'를 붙여 '가르시아 마르케스'라고 불러야 한다. 이에 이 책에서도 어른 작가인 그를 가리킬 때는 '가르시아 마르케스' 혹은 '가보'로 부르겠다. 반면 아이인 그를 가리킬 때는 과히라 해안 지방식 애칭인 '가비토'로 부르겠다. (11쪽)

그렇게 이 책에서는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탄생부터 시작해서, 이 책과 함께 가르시아 마르케스라는 작가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가는 여행을 떠난다.



특기할 만한 것은 가보가 오로지 자신이 체험한 것만 썼다는 점이다. 그는 단 한 번도 작가의 삶이 작품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끓는 얼음'으로 대표되는 마술적 리얼리즘의 경험을 모두 그 자신이 겪은 사실이라 말했다. 저 옛날 얼음을 구경하러 갔던 시절을 떠올리며 집필하기 시작한 『백 년의 고독』은 그의 외할아버지를 역할 모델로 쓴 것이나 다름없고,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그의 부모가 쓴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족장의 가을』은 정치적 동료이던 피델 카스트로가 쓴 것이나 진배없다. (14쪽)

어린 시절 라디오 방송에서 하는 노래자랑에 나가 중도 탈락해 웃음거리가 된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의 오랜 꿈은 사실 장돌뱅이 가수였다. 그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열망에 장돌뱅이 가수를 꿈꾸었다. 1982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때도 그는 노래와 춤으로 자축했고, 죽기 직전인 2014년 3월 6일 여든일곱 살 생일을 맞이했을 때도 대중 앞에 나와 자축 노래를 불렀다. 심지어 유럽에서 빈털터리가 되었을 때, 가수로 먹고산 적도 있었던 것을 보면 가수의 꿈이 빈말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가 가수가 되고 싶어 한 이유는 희한하게도 그가 소설가가 된 이유와 맞아떨어진다. (17쪽)

프롤로그의 글을 보면 그에 대해 굵직굵직하게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렇다면 좀 더 본격적으로 가르시아 마르케스에 대해 알아보고 싶어질 것이다. 그런 마음이 생길 무렵, 저자는 세 번의 환승을 거쳐 서른여섯 시간 만에 콜롬비아에 도착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함께 여행을 떠나는 기분으로 이 책을 따라가본다.



이쯤에서 스스로에게 다시 묻는다. 왜 가보인가? 질문에 대한 답이 질문으로 돌아온다. 20세기 후반을 대표하는 여러 작가 중 단 한 편의 작품만 가지고도 거대한 세계관이 꿈틀거리는 듯한 사람은 누구인가? 저마다 저명한 평론가의 이론 한 줄에 등장하기 위해 경쟁하듯 문학을 실험하는 사이, 외로이 죽어 가던 소설의 목덜미를 잡고 살려 낸 작가는 누구인가? 한국과 정반대에 위치한 낯선 땅에 대한 환상을 이만큼이나 채워 준 작가는 누구인가? (217쪽)




이 책에서 권리 작가는 자신의 기준에 '좋은 작가'는 책을 다 읽고 난 뒤 혹은 그 중간에라도 '내가 글을 쓰고 싶어 견딜 수 없게 만드는 작가'(223쪽)라고 한다.

그런 유의 작가들은 '이렇게 막 나가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나 글을 쉽게 쓰지만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풍경을 선사한다. 그야말로 독자는 한여름 밤, 한강 위의 폭죽놀이처럼 입을 벌리고 그 진풍경에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가보는 바로 그런 작가다. (224쪽)

독자로서 나는 이 책을 읽은 후에 가보의 책들이 궁금해져 견딜 수 없어진다. 그동안 '나중에 언제 한번 시간 나면 읽어 볼까나?'라는 기약 없는 생각을 해왔다면, 이제는 정말 조만간 읽어보아야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생각할 정도로 내 시선을 끌었다. 아무래도 나도 그 마법에 걸린 듯하다. 테마가 있는 여행을 제대로 한 느낌이 들어 저자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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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을 읽는다 - 삶이 던지는 물음에 대표 석학 12인이 대답하다
최재천 외 지음 / 베가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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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아마 다들 인생에 한 획을 긋는 엄청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일 테다. 개인적으로 보나 사회적으로 보나, 안 그래도 갈피를 못 잡고 휘둘리는 인생이 더욱 가볍게 펄럭이고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삶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다. 이럴 때일수록 중심을 잡고 진중하게 삶에 대해 생각해 보고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다.

여기 대한민국 최고 석학 12인의 날카로운 인사이트를 담은 책이 있다. KBS 특별기획 《한국인을 읽는다》인데 책을 통해 격변의 시대, 불변의 난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기회를 마련해 보는 것도 의미 있겠다. 환경·운명·생사·돈·메타버스 등 삶이 던지는 다섯 가지 질문에 대해 이 책 《한국인을 읽는다》를 보면서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현시대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각 분야 최고 석학 12인이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을 놓고 방대한 지식과 예리한 인사이트를 신랄하게 풀어놓았다. 많은 학자들이 입을 모아, 현재를 대변혁의 시대라고 칭한다. 매일 아침 우리는 변화를 맞이하고 또 발맞추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삶이 갈피를 잡지 못해 부유한다고 느끼는가? 이 책에 담긴 거대한 지식과 통찰이 당신의 삶에 지혜라는 돛을 달아줄 것이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의 '들어가며'를 보면 어떻게 이 책이 기획되었는지 그 과정을 상세히 살펴볼 수 있다. 영화로 치자면 옴니버스다.

환경, 메타버스, 운명, 생사, 돈… 어라? 너무 따로따로인데? 하나로 꿰어지는 논리적 일관성이 없잖아? 아니지. 원래 사람들의 관심사가 논리적으로 다연결되는 건 아니지. 그래. 21세기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볼 때 저절로 떠오르는, 혹은 앞으로 꼭 떠올려봐야 하는 주제들이면 된 거 아닌가? (7쪽)

이렇게 주제가 정해지고 거기에 맞는 연사들도 초대하며 점점 구체화된다.

노란 표지에 '한국인'이라는 단어만 보고 예상되던 광범위한 무언가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이 책을 어떻게 읽어나갈지 틀이 잡힌다. 그러고 보면 전문가들은 평생을 해당 분야의 연구와 실천에 매진해 온 분들이기에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접하는 지식은 단 한 권의 분량이 아닌 수십 권 책의 핵심 지식인 셈이다. 이 책을 읽는 마음이 두근두근 설레는 순간이다. 그리고 '서문'에서 12인의 대표석학이 들려주는 한 마디 말에 이미 내 마음은 기울어졌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환경: 아파서 더 창백한 푸른 지구', 2장 '운명: 결정된 운명인가? 결정하는 운명인가?', 3장 '생사: 잘 살고 잘 죽기 위해 죽음과 마주하기', 4장 '돈: 돈을 만드는 삶과 돈이 만드는 삶', 5장 '메타버스: 인간 욕망의 끝은 어디인가? 새로운 우주의 탄생'으로 나뉜다.

환경, 운명, 생사, 돈, 메타버스 다섯 가지 주제 중 눈길이 가는 것을 먼저 찾아 읽어도 좋고, 그냥 무난하게 순서대로 '환경'부터 읽어보아도 좋겠다. '무난'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에 무색하게 엄청 흥미롭다. 그리고 지금은 환경에 대해 우리가 다 함께 생각해 보고 문제 인식을 하며 해결책을 모색해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 아니겠는가.

일상적인 대화 말고 박식한 사람들이 대화를 주고받으며 온갖 소재로 화제를 풍성하게 만드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이 책이 그렇다. 책으로 엮였으면서도 대화로 구성되어 있어서 현장감을 놓치지 않아서 생생하게 들리고, 석학들은 어려운 말이 아니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이 책 생각보다 재미있네.'라는 느낌으로 읽어나갔다.

최재천 교수님이 '호모 심비우스'라는 말을 사용하셨는데, 어떤 뜻이죠?

'공생인'이라는 뜻으로 제가 만든 말입니다. 인간은 스스로 호모 사피엔스라고 부르잖아요. 사피엔스는 현명하다는 의미인데, 툭 까놓고 얘기해서 우리가 현명한가요? 머리는 좋죠. 그런데 그 대단한 두뇌를 가지고 미세먼지 만들면서 콜록거리고 나무 베어서 온갖 것을 만들면서 다시 나무 심자고 하고…. 하여간 이상한 동물이에요 우리는. 그래서 저는 현명하다는 점에는 동의 못 합니다. 그것보다는 인간이 지구에 사는 다른 생명과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호모 심비우스'라는 말을 만들었습니다.

(42쪽)




이 책은 대화 형식으로 풀어나가고 있어서 독자를 한껏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해당 지식에 대해 상당히 잘 아는 사람들이 어우러져서 대화를 나누고, 나는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아, 이런 것이 있구나' 알아가는 의미라고 보면 되겠다.

이 책은 제목보다 내용이 알찬 책이다. 도대체 무얼 이야기하는 책인지 가늠할 수 없어서 읽을까 말까 고민이라면 일단 펼쳐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환경·운명·생사·돈·메타버스 등 다섯 가지 주제로 엄청 박식하고 다양하면서 흥미롭게 이야기를 펼쳐주는 책이니 지식의 향연에 푹 빠져들어보아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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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더머니 - 브랜드에 얽힌 사람과 돈, 기업에 관한 이야기
조현용 지음 / 시월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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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더머니' 무슨 프로그램 제목 같다. 무슨 내용이 담겨있을지 얼핏 짐작이 가기도 할 것이고, '내가 생각하는 그거 맞나?'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다. 그래서 제목에 부제를 넣었다가 살짝 빼보았다. 궁금하시라고 말이다. 원래 이런 것은 한 걸음씩 들어가면서 보는 것이 재미있고,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것이니 말이다.

이 책은 브랜드에 얽힌 사람과 돈, 기업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화제의 유튜브 채널 '소비더머니'가 콘텐츠 누적 조회수 1억 회를 돌파했다니 이 이름 나만 몰랐던 건가? 대단한 인지도다. 그런 화제의 유튜브 채널 '소비더머니'에서 소개한 명품 브랜드와 세계적인 기업을 책으로 만날 수 있다니, 책으로 출간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책으로 세상을 만나는 내 입장에서는 말이다.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소비더머니》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조현용. 현재 MBC 디지털 콘텐츠 전담조직 D.크리에이티브스튜디오에서 일하고 있다. 후발주자였던 회사 디지털 조직을 키워보겠다는 각오로 2018년부터 '엠빅뉴스' '14F' 채널에서 콘텐츠를 만들었다. 2020년 5월부터 브랜드와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소비더머니'를 기획·제작해, 국내 언론사 기자가 만든 콘텐츠 가운데 가장 많은 1억 회 이상의 누적 조회수를 기록했다. '소비더머니'는 '14F; 채널이 구독자 100만의 대형 채널로 성장하는 데 기여했고, 2021년 봄부터 독립 채널로 운영 중이다. (책날개 발췌)

《소비더머니》를 통해 전하려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브랜드와 사람, 세상의 변화에 담긴 이야기입니다. (6쪽)

이 책에는 롤렉스, 구찌, 샤넬, 에르메스, 디올, 루이비통, LVMH, 스타벅스, 테슬라, 애플, 삼성, LG, 현대, 카카오 등 14가지의 브랜드와 기업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쿠바 공산주의 혁명의 상징적인 인물, 체 게바라의 사진 중 그가 시가에 불을 붙이고 있는 것이 유명하죠? 바로 그 사진 속에서 체 게바라가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가 롤렉스 제품입니다. 실제로 그는 평생 롤렉스 시계를 즐겨 찼다고 하는데, 이 때문에 그의 사진이 롤렉스 광고에 이용되기도 했고요. 체 게바라가 가장 애용했던 모델은 롤렉스의 '서브마리너'인데요. 서브마리너는 롤렉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 중 하나입니다. 현재 시세로 소매가격이 1천만원 이상인 새 제품을 사는 것은 녹록지 않습니다. 매장에서 제품을 구경하기조차 어렵기 때문이죠. 체 게바라가 볼리비아에서 생포될 때 차고 있던 시계는 'GMT 마스터'입니다. 이 모델의 현재 소매가격은 약 1천 2백만 원에서 무려 5천만 원에 달하기도 합니다. (14쪽)

'나 브랜드에 그렇게 흥미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 번 읽어볼래.'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집어 들었는데, 아뿔싸. 첫 부분부터 쓱 빨려 들어갔다. 단순히 브랜드에 관한 간략한 설명이 아니라 스토리텔링이 잘 되어 있어서 그냥 혹 한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그냥 계속해서 읽어나가게 된다.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가 롤렉스 시계를 애용한 이유는?

막장 드라마를 능가하는 구찌 가문의 음모와 암투. 그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사람들이 에르메스 핸드백을 소비가 아닌 투자라고 말하는 이유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역수출된 스타벅스의 서비스는 무엇일까? (책 뒤표지 중에서)

그나저나 혹시 한국에서 미국으로 역수출된 스타벅스의 서비스가 무엇일지 궁금하실까? 그것만 살짝 공개해드려야겠다. 바로 '사이렌 오더'다. '사이렌 오더'는 한국에서 2014년에 처음으로 도입되었는데, 이 서비스 명칭 속 사이렌은 스타벅스의 상징인 '세이렌', 신화 속 인어를 가리킨다. 스타벅스 코리아에서 3년여간 개발 끝에 처음으로 사이렌 오더 서비스를 내놨더니 스타벅스 CEO인 하워드 슐츠가 다음 날 바로 스타벅스 코리아로 이메일을 보내왔다고 한다. 거기에는 '판타스틱!' 딱 이 한 단어가 적혀있었다는 것이다. 2014년 말 해당 서비스를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시범적으로 도입한 다음, 2015년 9월에 미국 전 지역으로, 같은 해 10월에는 영국과 캐나다의 스타벅스 법인에서 각각 '오더 앤드 페이'란 이름으로 모바일 앱을 통해 주문받기 시작했고, 2016년에는 홍콩의 스타벅스에서도 이 서비스를 도입했다(178~180쪽)고 한다.

그밖에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있으니, 왜 유튜브에서 1억 뷰를 달성했는지 짐작하고도 남겠다.

이 책에는 사람들이 있고, 이야기가 있고, 임팩트가 있다. 잘 알던 브랜드이든 잘 몰랐든 상관없이 우리와 제대로 연결시켜준다. 이 책을 보고 나면 더욱 특별해지는 느낌이랄까. 이제는 아는 브랜드인 듯한 느낌에 한껏 가까워진다. 세상을 바꾼 14개 기업의 흥미진진한 성장사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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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여행자, 도시를 걷다 - 낯선 곳에서 생각에 중독되다
김경한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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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여행을 하지 못하다 보니 내가 언제 여행을 한 적이 있던가, 아득해진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들어앉아 책 읽는 것도 좋지만, 여행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문득 이 말에서 낯익은 향수를 느낀다.

여행은 사유에 양념을 뿌려주는 기막힌 발명품이다.

낯선 곳과 마주하면 그곳의 이야기들이 나를 또 다른 세계로 데려간다. (책 뒤표지 중에서)

그러고 보면 우리는 어느 순간에는 여행길에 서있다. 아주 멀리 아니더라도 말이다. 어쨌든 이 책은 인문 여행자가 걷기 여행을 이야기해 주는 책이다. 표지만 보았는데 벌써 마음이 사르르, 들뜬 느낌으로 읽어볼 마음의 준비가 다 되었다.

비틀스의 영혼이 머무는 리버풀부터 '조르바'가 살아 숨쉬는 그리스, 공공미술의 천국 시카고, 설국을 품은 유자와를 거쳐 시안 실크로드, 아라비아 사막 남한산성의 겨울과 동학사의 봄을 걷는 여정! (책 뒤표지 중에서)

신발 끈 단단히 묶고 그 여정을 따라가보기로 한다. 이 책 『인문 여행자, 도시를 걷다』를 읽으며 상상 속에서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김경한. 오랫동안 각종 현장을 누빈 언론인이다. 그동안 MBC기자, CBS국제부장, YTN 경제부장과 뉴스앵커, 이코노믹리뷰 편집국장으로 일했다. 경제 기자이면서 인문학에 관심이 많고, 사람 이야기와 역사 스토리를 좋아한다. 현장에 가보지 않고는 글을 쓰지 않는다는 다짐으로 50여 개국을 다녔다. (책날개 발췌)

여행은 사유에 양념을 풍성하게 뿌려주는 기막힌 발명품이다. 낯선 곳과 마주하면 그곳의 이야기들이 또 다른 세계로 나를 데려간다. 이런 횡재는 당하는 재미가 상당하다. 하여 이 책에서 유럽, 미국과 일본,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그리고 우리나라 여행지에 대해 풀어낼 수 있었다. (9쪽)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유럽·미국 인문 기행'에는 비틀스의 영혼이 머무는 리버풀, 더블린에서 고도를 기다리며,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 리스본 베르트랑, 장미의 이름 멜크 수도원 가는 길, 당신은 '조르바'인가 '나'인가 등이, 2부 '일본 인문 기행'에는 금각사 너무 소란스러운 고독, 츠타야 서점의 유쾌한 반란, 가와바다 야스나리의 설국 등이, 3부 '중국 인문 기행'에는 시안 실크로드 출발지, 열하일기 기착지 베이징, 하늘의 선물 시후 롱징차, 루쉰의 길 등이, 4부 '아시아 인문 기행'에는 히말라야에서 만나는 다르마타, 카트만두의 동전 한 닢, 호치민과 이승만, 맥아더 장군과 두 개의 동상, 아라비아 사막에 뜨는 별 등이, 5부 '한국 인문 기행'에는 남한산성의 겨울, 이중섭과 소와 서귀포, 단종유배 700리길, 하멜 14년 애덤스 20년, 울진 보부상 옛길은 살아있다, 불로초로 맺은 서귀포 우정 2천 년 등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현장에 가보지 않고는 글을 쓰지 않는다는 다짐으로 50여 개국을 다녔다. 그렇다면 이 책은 50여 권으로 나와야 할 책이 압축 또 압축되어 한 권에 담긴 셈이다. 그래서 장소 한 곳 한 곳이 휙휙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가볍게'가 아니고 약간 '묵직'하게, 인문 여행자답게 지적으로 충만하게 훑고 지나간다.

어떤 곳에서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살펴보고, 어떤 곳에서는 문학작품이나 에피소드 등 풍부한 지식을 담고 있다. 그래서 살펴보느라 무척 바쁘다. 알듯 말듯 복잡한 마음이다가도 얼핏 알 듯도 한 그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천천히 조금씩 눌러읽으며 낯선 곳과 인문학적 사색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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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피아노가 좋아서 - 문아람이 사랑한 모든 순간 그저 좋아서 시리즈
문아람 지음 / 별글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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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때는 피아니스트를 꿈꾼 적이 있다. 그냥 잠깐. 하지만 음악 쪽으로 가면 뒷바라지해 줄 수 없다는 부모님의 단호한 말에 바로 "네" 하면서 꼬리를 내렸다. 사실 그만큼의 열정이 없기도 했고, 실력도 아마 엄청 노력해야 하는 정도였을 거다. 문득 그때 생각이 새록새록 나면서, 어쨌든 이 책에 시선이 간 것은 '그저 피아노가 좋아서'라는 제목에서 벌써부터 진심이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피아니스트인 저자가 들려주는 음악과 세상 이야기가 궁금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하며 이 책 《그저 피아노가 좋아서》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문아람. 작곡가이자 공연 기획자, 진행자로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다. 대학을 졸업하며 학생에서 무명 연주자가 되었을 때, 설 수 있는 무대를 찾다가 거리로 나섰다. 준비된 객석도 관객도 없는 신촌 거리에서의 첫 연주는 부담되고 외로웠지만 첫사랑을 이룬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를 계기로 피아노가 있고 자신의 음악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연주했다. 2015년에는 음원 <벚꽃 때문에>를 발매하며 작곡가로 데뷔했고, 이제 영역을 한층 넓혀 공연 기획자와 진행자로도 활동한다. (책날개 발췌)

떨리는 마음으로 첫 에세이를 내게 되었습니다. 《그저 피아노가 좋아서》에는 음악 지식이나 철학이 아닌 꿈을 이루려는 청년의 도전과, 아직은 부족하고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음악 학도가 피아니스트라는 최종 도착지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여정이 담겼습니다. (5쪽)

이 책은 다섯 챕터로 구성된다. 챕터 1 '피아노 없이는 못사는 시골 소녀', 챕터 2 '낯선 도시에서 거리의 피아니스트가 되다', 챕터 3 '작곡가의 길로 들어서면서', 챕터 4 '음악에 기댄 이야기', 챕터 5 '아람의 생각들'로 나뉜다. 나의 살던 고향은, 피아노와의 운명적인 만남,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어요, 피아노를 배우러 떠나는 여행, 이 학생은 피아니스트가 될 거예요, 거리의 피아니스트, 헛된 경험은 없다, 거리에서 느끼고 배우고, 하나둘 맺히는 노력의 결실, 내 이름을 걸고 곡을 쓰다, 나는 오늘을 산다, '그렇다면' 주문을 외우며, 생각 주도권은 나에게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아람아, 우리 형편에 피아노를 전공하기가 힘들 것 같은데……. 어떡해야 좋을지 고민이구나."

부모님 말씀에 많은 걱정이 담겨 있는 것을 알았으나 죽어도 피아노를 포기할 수 없었던 나는 이렇게 말했다.

"피아노가 없는 내 인생은 상상할 수가 없어요."

가정 형편을 염려해야 했던 부모님을 떠올리면 지금도 죄송한 마음이 들지만, 그 시절의 나는 그저 평생을 피아노와 함께하고 싶었고,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은 철부지였다. 그게 다였다. 그 길을 어떻게 걸어가야 하는지 전혀 몰랐기에 두려움도 없었다. (25쪽)

아, 이런 거구나. 같은 상황에서 나와 너무 달랐다. 그랬기에 저자는 피아니스트가 되었고, 좌절하지 않고 거리의 피아니스트로 나설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지금껏 피아노를 전공하고 피아니스트가 되면 실내 연주회만을 하는 줄 알았다. 길거리 피아노공연이라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저자는 그 길을 뚫고 나갔다. 그 이야기가 어찌나 설레는지 두근거리면서 읽어나갔다. 누군가 닦아놓은 길을 가는 것보다 새로 만들어나가는 모습이 얼마나 근사한지, 그 부분이 나를 설레게 했다. 거절을 당할까 두려워하는 그 마음과 기회를 잡아 설레는 마음 모두 나를 들뜨게 한다. 그렇기에 한 걸음씩 나아가 작곡가의 길로 들어서기도 한 것이다. 한 걸음씩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 책을 읽어나갔다.



그러고 보면 우리의 인생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채워나가는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나 보다. 때로는 좌절도 하고 때로는 기회를 잡기도 하며,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엉뚱한 길로 가기도 한다. 이 모두 쓸데없는 경험인 것은 없고 말이다.

이 책은 완벽으로 포장된 이야기가 아니라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어 뭉클한 감동으로 읽어나갔다. 저자 자신이 채워나간 인생길은 이러이러하고 앞으로 어떻게 채워질지 기대된다.

저와 여러분의 삶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생각 속에 살고, 타인 속에서도 살고, 경험하고 깨달으며 삶이라는 예술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죠. (275쪽)

이 말이 마음속에 맴돈다.

저자와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사람에게도,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이 책이 주는 열정의 무게는 다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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