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을 읽는다 - 삶이 던지는 물음에 대표 석학 12인이 대답하다
최재천 외 지음 / 베가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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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아마 다들 인생에 한 획을 긋는 엄청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일 테다. 개인적으로 보나 사회적으로 보나, 안 그래도 갈피를 못 잡고 휘둘리는 인생이 더욱 가볍게 펄럭이고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삶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다. 이럴 때일수록 중심을 잡고 진중하게 삶에 대해 생각해 보고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다.

여기 대한민국 최고 석학 12인의 날카로운 인사이트를 담은 책이 있다. KBS 특별기획 《한국인을 읽는다》인데 책을 통해 격변의 시대, 불변의 난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기회를 마련해 보는 것도 의미 있겠다. 환경·운명·생사·돈·메타버스 등 삶이 던지는 다섯 가지 질문에 대해 이 책 《한국인을 읽는다》를 보면서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현시대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각 분야 최고 석학 12인이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을 놓고 방대한 지식과 예리한 인사이트를 신랄하게 풀어놓았다. 많은 학자들이 입을 모아, 현재를 대변혁의 시대라고 칭한다. 매일 아침 우리는 변화를 맞이하고 또 발맞추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삶이 갈피를 잡지 못해 부유한다고 느끼는가? 이 책에 담긴 거대한 지식과 통찰이 당신의 삶에 지혜라는 돛을 달아줄 것이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의 '들어가며'를 보면 어떻게 이 책이 기획되었는지 그 과정을 상세히 살펴볼 수 있다. 영화로 치자면 옴니버스다.

환경, 메타버스, 운명, 생사, 돈… 어라? 너무 따로따로인데? 하나로 꿰어지는 논리적 일관성이 없잖아? 아니지. 원래 사람들의 관심사가 논리적으로 다연결되는 건 아니지. 그래. 21세기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볼 때 저절로 떠오르는, 혹은 앞으로 꼭 떠올려봐야 하는 주제들이면 된 거 아닌가? (7쪽)

이렇게 주제가 정해지고 거기에 맞는 연사들도 초대하며 점점 구체화된다.

노란 표지에 '한국인'이라는 단어만 보고 예상되던 광범위한 무언가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이 책을 어떻게 읽어나갈지 틀이 잡힌다. 그러고 보면 전문가들은 평생을 해당 분야의 연구와 실천에 매진해 온 분들이기에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접하는 지식은 단 한 권의 분량이 아닌 수십 권 책의 핵심 지식인 셈이다. 이 책을 읽는 마음이 두근두근 설레는 순간이다. 그리고 '서문'에서 12인의 대표석학이 들려주는 한 마디 말에 이미 내 마음은 기울어졌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환경: 아파서 더 창백한 푸른 지구', 2장 '운명: 결정된 운명인가? 결정하는 운명인가?', 3장 '생사: 잘 살고 잘 죽기 위해 죽음과 마주하기', 4장 '돈: 돈을 만드는 삶과 돈이 만드는 삶', 5장 '메타버스: 인간 욕망의 끝은 어디인가? 새로운 우주의 탄생'으로 나뉜다.

환경, 운명, 생사, 돈, 메타버스 다섯 가지 주제 중 눈길이 가는 것을 먼저 찾아 읽어도 좋고, 그냥 무난하게 순서대로 '환경'부터 읽어보아도 좋겠다. '무난'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에 무색하게 엄청 흥미롭다. 그리고 지금은 환경에 대해 우리가 다 함께 생각해 보고 문제 인식을 하며 해결책을 모색해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 아니겠는가.

일상적인 대화 말고 박식한 사람들이 대화를 주고받으며 온갖 소재로 화제를 풍성하게 만드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이 책이 그렇다. 책으로 엮였으면서도 대화로 구성되어 있어서 현장감을 놓치지 않아서 생생하게 들리고, 석학들은 어려운 말이 아니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이 책 생각보다 재미있네.'라는 느낌으로 읽어나갔다.

최재천 교수님이 '호모 심비우스'라는 말을 사용하셨는데, 어떤 뜻이죠?

'공생인'이라는 뜻으로 제가 만든 말입니다. 인간은 스스로 호모 사피엔스라고 부르잖아요. 사피엔스는 현명하다는 의미인데, 툭 까놓고 얘기해서 우리가 현명한가요? 머리는 좋죠. 그런데 그 대단한 두뇌를 가지고 미세먼지 만들면서 콜록거리고 나무 베어서 온갖 것을 만들면서 다시 나무 심자고 하고…. 하여간 이상한 동물이에요 우리는. 그래서 저는 현명하다는 점에는 동의 못 합니다. 그것보다는 인간이 지구에 사는 다른 생명과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호모 심비우스'라는 말을 만들었습니다.

(42쪽)




이 책은 대화 형식으로 풀어나가고 있어서 독자를 한껏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해당 지식에 대해 상당히 잘 아는 사람들이 어우러져서 대화를 나누고, 나는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아, 이런 것이 있구나' 알아가는 의미라고 보면 되겠다.

이 책은 제목보다 내용이 알찬 책이다. 도대체 무얼 이야기하는 책인지 가늠할 수 없어서 읽을까 말까 고민이라면 일단 펼쳐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환경·운명·생사·돈·메타버스 등 다섯 가지 주제로 엄청 박식하고 다양하면서 흥미롭게 이야기를 펼쳐주는 책이니 지식의 향연에 푹 빠져들어보아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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