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피아노가 좋아서 - 문아람이 사랑한 모든 순간 그저 좋아서 시리즈
문아람 지음 / 별글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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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때는 피아니스트를 꿈꾼 적이 있다. 그냥 잠깐. 하지만 음악 쪽으로 가면 뒷바라지해 줄 수 없다는 부모님의 단호한 말에 바로 "네" 하면서 꼬리를 내렸다. 사실 그만큼의 열정이 없기도 했고, 실력도 아마 엄청 노력해야 하는 정도였을 거다. 문득 그때 생각이 새록새록 나면서, 어쨌든 이 책에 시선이 간 것은 '그저 피아노가 좋아서'라는 제목에서 벌써부터 진심이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피아니스트인 저자가 들려주는 음악과 세상 이야기가 궁금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하며 이 책 《그저 피아노가 좋아서》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문아람. 작곡가이자 공연 기획자, 진행자로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다. 대학을 졸업하며 학생에서 무명 연주자가 되었을 때, 설 수 있는 무대를 찾다가 거리로 나섰다. 준비된 객석도 관객도 없는 신촌 거리에서의 첫 연주는 부담되고 외로웠지만 첫사랑을 이룬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를 계기로 피아노가 있고 자신의 음악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연주했다. 2015년에는 음원 <벚꽃 때문에>를 발매하며 작곡가로 데뷔했고, 이제 영역을 한층 넓혀 공연 기획자와 진행자로도 활동한다. (책날개 발췌)

떨리는 마음으로 첫 에세이를 내게 되었습니다. 《그저 피아노가 좋아서》에는 음악 지식이나 철학이 아닌 꿈을 이루려는 청년의 도전과, 아직은 부족하고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음악 학도가 피아니스트라는 최종 도착지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여정이 담겼습니다. (5쪽)

이 책은 다섯 챕터로 구성된다. 챕터 1 '피아노 없이는 못사는 시골 소녀', 챕터 2 '낯선 도시에서 거리의 피아니스트가 되다', 챕터 3 '작곡가의 길로 들어서면서', 챕터 4 '음악에 기댄 이야기', 챕터 5 '아람의 생각들'로 나뉜다. 나의 살던 고향은, 피아노와의 운명적인 만남,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어요, 피아노를 배우러 떠나는 여행, 이 학생은 피아니스트가 될 거예요, 거리의 피아니스트, 헛된 경험은 없다, 거리에서 느끼고 배우고, 하나둘 맺히는 노력의 결실, 내 이름을 걸고 곡을 쓰다, 나는 오늘을 산다, '그렇다면' 주문을 외우며, 생각 주도권은 나에게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아람아, 우리 형편에 피아노를 전공하기가 힘들 것 같은데……. 어떡해야 좋을지 고민이구나."

부모님 말씀에 많은 걱정이 담겨 있는 것을 알았으나 죽어도 피아노를 포기할 수 없었던 나는 이렇게 말했다.

"피아노가 없는 내 인생은 상상할 수가 없어요."

가정 형편을 염려해야 했던 부모님을 떠올리면 지금도 죄송한 마음이 들지만, 그 시절의 나는 그저 평생을 피아노와 함께하고 싶었고,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은 철부지였다. 그게 다였다. 그 길을 어떻게 걸어가야 하는지 전혀 몰랐기에 두려움도 없었다. (25쪽)

아, 이런 거구나. 같은 상황에서 나와 너무 달랐다. 그랬기에 저자는 피아니스트가 되었고, 좌절하지 않고 거리의 피아니스트로 나설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지금껏 피아노를 전공하고 피아니스트가 되면 실내 연주회만을 하는 줄 알았다. 길거리 피아노공연이라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저자는 그 길을 뚫고 나갔다. 그 이야기가 어찌나 설레는지 두근거리면서 읽어나갔다. 누군가 닦아놓은 길을 가는 것보다 새로 만들어나가는 모습이 얼마나 근사한지, 그 부분이 나를 설레게 했다. 거절을 당할까 두려워하는 그 마음과 기회를 잡아 설레는 마음 모두 나를 들뜨게 한다. 그렇기에 한 걸음씩 나아가 작곡가의 길로 들어서기도 한 것이다. 한 걸음씩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 책을 읽어나갔다.



그러고 보면 우리의 인생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채워나가는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나 보다. 때로는 좌절도 하고 때로는 기회를 잡기도 하며,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엉뚱한 길로 가기도 한다. 이 모두 쓸데없는 경험인 것은 없고 말이다.

이 책은 완벽으로 포장된 이야기가 아니라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어 뭉클한 감동으로 읽어나갔다. 저자 자신이 채워나간 인생길은 이러이러하고 앞으로 어떻게 채워질지 기대된다.

저와 여러분의 삶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생각 속에 살고, 타인 속에서도 살고, 경험하고 깨달으며 삶이라는 예술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죠. (275쪽)

이 말이 마음속에 맴돈다.

저자와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사람에게도,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이 책이 주는 열정의 무게는 다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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