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캐럴라인 윌리엄스. 영국의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에디터. 《뉴 사이언티스트》에 정기적으로 과학 칼럼을 기고하며 BBC 라디오 제작자, 《뉴 사이언티스트》 팟캐스트의 공동 진행자로 일했다. 전작으로는 신경가소성을 주제로 뇌의 능력을 탐구한 『나의 말랑한 뇌』가 있다. 새롭고 흥미로운 과학적 사실을 더 많은 사람에게 공유하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 (책날개 발췌)
산책을 하고 나면 뒤죽박죽이었던 아이디어가 몇 개의 문장으로 정리되는 것은 왜일까? 어째서 요가를 하고 나면 하루 종일 머리를 어지럽히던 걱정거리와 거리를 두게 되는 걸까? 뇌과학에서 진화생물학까지 다양한 분야에 몸담은 과학자들이 신체의 움직임이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발견하고 있는 사실은 과학의 판도를 바꿀 만큼 새롭고 흥미로우며 우리의 건강과 행복에 대단히 중요하다. (5쪽)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움직임과 정신의 긴밀한 연관에 대해 과학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들'을 시작으로, 1장 '우리는 움직이기 위해 진화했다', 2장 '걷기는 어떻게 창의력을 높이는가', 3장 '근력이 정신력을 만든다', 4장 '춤을 추면 행복해지는 이유', 5장 '단단한 코어의 힘', 6장 '기분이 좋아지는 가장 빠른 방법, 스트레칭', 7장 '오직 인간만이 호흡을 제어한다', 8장 '휴식의 기술', 9장 '일상에 더 많은 움직임을'로 나뉜다.
이 책의 원제는 'MOVE!'다. 그것보다는 '움직임의 뇌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나온 것이 훨씬 시선을 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의 압권은 도입 부분이다. 멍게의 이야기로 시작된 이 책의 도입 부분이 독특하고 사랑스러워 나는 이 책에 완전히 매료되고 말았다.
멍게는 제법 유유자적한 삶을 산다. 올챙이를 닮은 멍게의 유생은 어리고 힘이 넘칠 때 바다를 헤엄치고 다니다가 경치 좋은 바위를 찾으면 휴식을 위해 자리를 잡는다. 바위에 일단 달라붙은 녀석은 성체(관이 두 개 있는 둥근 통 모양)로 변태를 시작한다. 그러고는 남은 평생을 거기에 눌러앉는다. 고무로 된 작은 백파이프같이 한쪽 관으로 물을 천천히 빨아들였다가 다른 관으로 내뱉으면서 말이다.
평생에 걸친 이런 느긋한 휴식에는 값비싼 대가가 따른다. 어린 멍게에게는 매우 단순하지만 뇌가 있고, 꼬리까지 이어지는 신경삭도 있다. 멍게는 이 신경삭을 이용해서 헤엄치면서 살기 좋은 장소를 물색하고, 거기까지 이르는 움직임을 조정한다. 하지만 일단 바위에 닿으면, 멍게는 머리를 바위에 찰싹 붙인 후 거의 모든 신경계를 소화해버리고, 다시는 그 어떤 의사결정도 하지 않는다.
'일회용 뇌'라는 이 흥미로운 사례는 우리가 대체 왜 신경계를 갖고 있는지에 관한 힌트를 준다. (19~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