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는 말 대신
강관우 지음 / 히읏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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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띠지에 이런 말이 있다.

"위로는 낼 힘조차 없는 이에게 힘내라는 말 대신 당신 곁에 있겠다 말하는 일입니다." (책 띠지 중에서)

이 문장을 보며 '위로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이군.' 생각했다.

위로를 받을 입장이 되었을 때에는 좋은 의미로 하는 말까지도 다 송곳처럼 쿡쿡 쑤시며 나를 괴롭혔는데, 내가 위로할 입장이 되고 보니 '힘내라', '응원한다' 같은 말 말고는 딱히 떠오르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기도 그렇고 말이다. 살아가는 것은 참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이 책은 바닷마을 보건소에서 근무한 의사의 에세이다. 드라마에서만 보던 바닷마을 보건소 의사선생님, 실제로 어떤 이야기들이 있었는지 이 책 『힘 내라는 말 대신』을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의 저자는 강관우. 의사. 1988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현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근무 중이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강원도의 한 보건소에서 근무했던 때의 기록들입니다. 어떻게 보면 삼 년 동안의 그저 스쳐가는 곳이었지만, 저는 그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곳에서 많은 환자분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습니다. 듣다보면 지극히 평범한 사연 속에도 각각 보석 같은 마음들이 있었습니다. 그 보석은 사람의 마음에 온기를 지피는 위로나 공감, 그리고 사랑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것들을 글로 엮었습니다. (4쪽)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1장 '어디 또 불편한 데 없으세요?', 2장 '마음 둔 곳', 3장 '작별'로 나뉜다. 약값이 없어요, 술에 취한 아들, 난 입원 못해요, 약을 복용하지 않는 청년, 위로, 내 아내랑 며느리예요, 정신과나 가래요, 검사기기 좀 똑바로 관리하세요, 어디 또 불편한 데 없으세요, 차가 전복되었어요, 심정지, 수면제를 모은 어머니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물론 안 그런 분들도 많지만, 현실에서 만나본 의사선생님들은 차갑고, 몇 마디 안하고, 그나마 말을 건네도 툭툭, 그런 이미지가 강해서일까. 이 책을 읽으며 오히려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장소도 그렇고 스토리도 드라마의 에피소드 하나씩 담아놓은 듯하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가지고 계신 의사선생님들은 혼자만 알고 계시지 말고 책을 내서 알려주십사, 말씀드리고 싶다. 아주 바람직하고 훈훈하고 그렇다.

병원에서 의사들의 말 한 마디에 눈물 쏙 빼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공감할 것이다. 환자들이 어떤 말을 듣고 마음에 상처를 입는지 말이다.

오늘 내가 진료했던 환자도 '정신과나 가보세요'라는 말을 듣고 속상해했다. 그것도 의사한테 들은 말을 듣고 말이다. 배려와 사랑이 빠진 진료는 환자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할 것이다. (60쪽)

의사들이 그걸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



또한 별별 환자가 다 오는데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해결하는지 현명한 방법을 엿보는 듯했다. 환자 마음 상하지 않고 의사도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지혜롭게 해결하는 모습을 글을 통해 볼 수 있다.

코로나 시대여서 있었던 일들에 울컥, 환자들의 에피소드들이 마음에 콕콕 와서 박힌다. 아프다는 것은 멀리하고 싶은 일, 매일같이 환자를 대하는 의사 입장에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으리라 생각된다.




이 책은 의사와 환자와 스토리가 있는 에세이다. 이 책을 읽다보니 그냥 글자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따라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뭉클, 울컥, 씁쓸, 아픔… 또 무엇이 있을까? 내가 아는 단어들보다 조금 더 보태면 될 듯하다. 그만큼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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