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임의 뇌과학 - 움직임은 어떻게 스트레스, 우울, 불안의 해답이 되는가
캐럴라인 윌리엄스 지음, 이영래 옮김 / 갤리온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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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살다 요즘처럼 움직임을 최소화하던 시기가 있었나 곰곰 생각에 잠긴다. 물론 없었다. 한때는 나도 매일 새벽에 운동을 하기도 하고, 부지런히 돌아다니기도 했으며, 여행 가는 것도 좋아하고 그랬는데, 요즘에는 자의반 타의 반 묶여있는 생활을 하며 점점 활동 영역이 좁아지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움직임은 스트레스, 우울, 불안의 해답이 된다지 않은가. 이 책을 읽고 조금이라도 더 움직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벼운 걷기로 개선되는 인지 능력부터

코어를 단련해서 얻는 심리적 안정감까지

최신 과학계가 주목하는 새롭고 흥미로운 세계 (책 띠지 중에서)

움직임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움직임의 뇌과학』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캐럴라인 윌리엄스. 영국의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에디터. 《뉴 사이언티스트》에 정기적으로 과학 칼럼을 기고하며 BBC 라디오 제작자, 《뉴 사이언티스트》 팟캐스트의 공동 진행자로 일했다. 전작으로는 신경가소성을 주제로 뇌의 능력을 탐구한 『나의 말랑한 뇌』가 있다. 새롭고 흥미로운 과학적 사실을 더 많은 사람에게 공유하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 (책날개 발췌)

산책을 하고 나면 뒤죽박죽이었던 아이디어가 몇 개의 문장으로 정리되는 것은 왜일까? 어째서 요가를 하고 나면 하루 종일 머리를 어지럽히던 걱정거리와 거리를 두게 되는 걸까? 뇌과학에서 진화생물학까지 다양한 분야에 몸담은 과학자들이 신체의 움직임이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발견하고 있는 사실은 과학의 판도를 바꿀 만큼 새롭고 흥미로우며 우리의 건강과 행복에 대단히 중요하다. (5쪽)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움직임과 정신의 긴밀한 연관에 대해 과학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들'을 시작으로, 1장 '우리는 움직이기 위해 진화했다', 2장 '걷기는 어떻게 창의력을 높이는가', 3장 '근력이 정신력을 만든다', 4장 '춤을 추면 행복해지는 이유', 5장 '단단한 코어의 힘', 6장 '기분이 좋아지는 가장 빠른 방법, 스트레칭', 7장 '오직 인간만이 호흡을 제어한다', 8장 '휴식의 기술', 9장 '일상에 더 많은 움직임을'로 나뉜다.

이 책의 원제는 'MOVE!'다. 그것보다는 '움직임의 뇌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나온 것이 훨씬 시선을 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의 압권은 도입 부분이다. 멍게의 이야기로 시작된 이 책의 도입 부분이 독특하고 사랑스러워 나는 이 책에 완전히 매료되고 말았다.

멍게는 제법 유유자적한 삶을 산다. 올챙이를 닮은 멍게의 유생은 어리고 힘이 넘칠 때 바다를 헤엄치고 다니다가 경치 좋은 바위를 찾으면 휴식을 위해 자리를 잡는다. 바위에 일단 달라붙은 녀석은 성체(관이 두 개 있는 둥근 통 모양)로 변태를 시작한다. 그러고는 남은 평생을 거기에 눌러앉는다. 고무로 된 작은 백파이프같이 한쪽 관으로 물을 천천히 빨아들였다가 다른 관으로 내뱉으면서 말이다.

평생에 걸친 이런 느긋한 휴식에는 값비싼 대가가 따른다. 어린 멍게에게는 매우 단순하지만 뇌가 있고, 꼬리까지 이어지는 신경삭도 있다. 멍게는 이 신경삭을 이용해서 헤엄치면서 살기 좋은 장소를 물색하고, 거기까지 이르는 움직임을 조정한다. 하지만 일단 바위에 닿으면, 멍게는 머리를 바위에 찰싹 붙인 후 거의 모든 신경계를 소화해버리고, 다시는 그 어떤 의사결정도 하지 않는다.

'일회용 뇌'라는 이 흥미로운 사례는 우리가 대체 왜 신경계를 갖고 있는지에 관한 힌트를 준다. (19~20쪽)




그러고 보면 운동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었다. 그냥 움직임이 아니라 시간을 내어 열과 성을 다해 땀을 내어 에너지를 쏟아부어서 운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늘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바쁜 일상, 정신없는 일들에 치여서 운동은 습관처럼 미루게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은 거기에 대한 부담감을 확 덜어준다. 단순히 '움직임'을 많이 하더라도 충분히 뇌의 혈류량이 증가하여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땅에 발을 대고 일어서서 움직이는 것, 그거면 지금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움직이는 방법을 자기 관리의 한 방식으로 이용해 신체적·정신적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은 전적으로 가능하다. 당신의 자아가 머릿속에 살면서 눈을 통해 밖을 내다본다고 믿든 자아가 뇌를 비롯한 몸 전체에 분배되어 있다고 믿든 자아라는 것이 전혀 없다고 믿든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진실은 뇌, 몸, 정신이 하나의 훌륭한 시스템의 일부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움직일 때 모든 면에서 더 나은 작용을 한다. (37쪽)



지금 당장 설거지나 신발 정리 같은 사소한 집안일을 하며 몸을 움직여보는 것은 어떨까. 책을 읽느라 계속 움직이지 않았으니 말이다. 움직이는 일이 조금씩이나마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면, 집안일 하나를 하는 시간도 좀 더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235쪽)

이 책에서는 거창한 운동보다는 간단한 움직임에 대해 집중한다. 그리고 그 작은 움직임들이 엄청난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보여준다. 우울할 때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을 정도일 때가 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며, 우울해서 움직이기 싫은 건지, 움직이지 않으니 우울한 건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

일단 움직이자. 운동을 하면 우울한 감정이 없어진다고 할 때 그 '운동'에 대해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움직이면 된다. 그것만으로 기분은 물론 더 커다란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똑똑해지고 싶고, 우울한 기분을 떨치고 싶고, 삶에 대한 통제력을 갖고 싶다면 지금 당장 일어나 움직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당신이 하루를 보내는 방식을 바꾸고, 삶에 대한 당신의 관점을 바꿀 것이다.

_조슈아 메즈리치 『죽음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저자

코로나 때문에 어디 다니지 못한다고 해서 움직이지 못하는 건 아니다. 집 안에서 왔다 갔다 할 수도 있고, 몸을 움직일 수도 있고, 방법은 무궁무진하니, 일단 이 글을 다 쓰고 난 후에 일어나 움직이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움직이고 싶다. 나를 당장 움직이고 싶게 만드는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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