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든스
알렉스 마이클리디스 지음, 남명성 옮김 / 해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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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은 호기심을 못 당하나 보다. 당분간 무서운 것은 안 보아야겠다고 생각했음에도 나는 이 설명을 보자마자 슬쩍 실눈을 뜨며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리스 신화와 비극, 연쇄 살인이

교묘하게 결합된 심리학 스릴러 (책 뒤표지 중에서)

그다음으로는 일단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야 이 책이 내 호기심을 충족시켜줄지 아닐지 판단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 책, 막상 펼쳐 드니 기대 이상이다. 이 책을 펼쳐들면 기대하던 것의 최소한 두 배쯤 이상의 몰입감을 선사해 줄 것이다. 나른한 오후, 무언가 정신이 번쩍 들 만한 흥미로운 소설을 찾는다면 이 소설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나는 '연쇄살인' 이런 거 무섭다며 외면하는 중이었는데, 이 책은 예외였다. 이러니 내가 취향에 맞지 않는다며 거부하기가 힘들다. 이렇게 흥미진진하고 몰입감을 선사해 주는 소설을 읽지 못할 뻔했으니, 내 취향이 아니라며 안 읽었다면 얼마나 아쉬웠겠는가.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 소설이다.

나른한 오후에 폭풍처럼 몰아치는 흥미진진한 심리 세계로 초대받은 느낌으로 이 책 『메이든스』를 읽어나가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알렉스 마이클리디스. 데뷔작 『사일런트 페이션트』는 출간 즉시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전 세계 50개국에 판권이 계약되었다. (책날개 발췌)



에드워드 포스카는 살인자다.

이건 사실이다. 마리아나가 그저 머리로 생각해 아는 것이 아니다. 몸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녀는 뼛속과 혈관을 따라 존재하는 모든 세포 하나하나로 그 사실을 느꼈다. 에드워드 포스카는 죄를 지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그의 죄를 증명하지 못했다. 어쩌면 영영 증명하지 못할 수도 있다. 적어도 두 사람을 죽인 이 사람, 이 괴물이 어쩌면 자유롭게 풀려날 수도 있다. (11쪽)

이 소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프롤로그'이니 이 소설에 막 발을 담그는 느낌으로 슬쩍 한 걸음 뗀다. 에드워드 포스카라는 연쇄살인마, 그의 죄를 증명하고 싶은 마리아나. 이렇게 살짝 보여지는 인물들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며 본격적으로 이 책을 읽어나간다.



이 소설을 읽어나가며 '어, 이거 뭐지?'라는 참신함을 느꼈다. 내가 짐작하는 세상, 내가 알던 세상, 내 눈으로 보고 판단하는 그 모든 것을 리셋하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간다. 내가 보는 게 전부가 아닌 느낌은 이 세상을 뒤흔드는 것이니 정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보통 내가 소설을 읽을 때에는 초반에는 살짝 집중을 하지 못하고 산만한 경우가 많다. 갑자기 정리를 하고 싶거나, 별로 중요하지 않은 다른 할 일이 떠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스토리가 느슨하다는 반증이다. 원래 소설 초반은 대개가 힘을 좀 빼고 부드럽게 시작하고 있으니 이건 독자의 잘못은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이 책은 달랐다. 초반부터 후반까지, 그리고 마지막 부분의 충격까지 나를 싹 휘감고 뒤흔드는 소설이다. 그래서 그 강렬한 존재감에 '어, 이거 뭐지?'라는 느낌이 든 것이다.



이 작품은 그리스 신화, 심리 분석, 살인 사건이 어우러져 복합적이고 지적인 쾌감을 선사한다. 알렉스 마이클리디스는 자신의 놀라운 데뷔작을 뛰어넘었다.

_아마존, 이달의 책

얼키설키 잘 짜인 각본에 집중하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이 작품 세계에만 몰입하며 머릿속에 장면 하나하나를 그리고 눈으로 따라가는 시간을 보낸다. 이 소설이 주는 몰입감은 최근 들어 최고였다.

다 읽고 나서 다시 한번 읽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이의 시선으로도 바라보았다. 결론을 알고 읽어도, 모르고 읽어도 제각각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해 주는 소설이다. 그리고 알고 읽으니 더 재미있었다는 것도 언급하고 싶다. 이 소설의 여운이 한동안 나를 붙잡고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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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 - 어쩌면 내게 꼭 필요했던 위로
하태완 지음 / 빅피시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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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70만 부 돌파 베스트셀러 《모든 순간이 너였다》 하태완 작가의 3년 만의 신작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이다. 그러고 보니 《모든 순간이 너였다》를 읽었던 순간이 기억난다.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 나온 책이어서 더 유명했던 그 책이다. 조금씩 음미하며 읽어나가다 보면 마음이 물들어버리는 그런 책이었는데, 그 저자의 신작이라니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힘내라는 말조차 사치처럼 느껴지는 요즘,

그럼에도 나는

고마워

사랑해

네가 활짝 웃었으면 좋겠어

수고 많았어

고생했어 같은 말의 힘을 여전히 믿는다.

여전히 살아낼 수 있게 하는 이유인 것만 같아서.

그러니까,

부디 이 문장들이 당신에게 닿기를. (책 뒤표지 중에서)

오늘은 그런 책을 읽고 싶었다. 그냥 무조건 내 편이 되어주고 위로해 주는 듯한 다정한 말을 건네는 책 말이다. 나도 안다. 가끔은 내가 틀렸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옳고 그름을 판단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내 편을 들어주며 위로해 주면 좋겠다는 거다.

이 책이 다정한 한 마디를 들려주어 나에게 힘을 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지친 마음에게', 2부 '네가 읽고 싶은 밤', 3부 '나를 살게 하는 단어들', 4부 '사람을 곁에 둔다는 것', 5부 '당신이 마지막에 내게 건넨 말'로 이어지며, 그리고, 부치지 못한 편지 '여전히, 친애하는 당신에게'와 마치며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으로 마무리된다.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 있다. 누군가가 내 마음을 알아주는 듯한 때가 있다. 그냥 나를 위한 말인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책을 펼쳐 드니 '어떻게 알았지?'라는 생각이 들며 마냥 위로받는다. 때로는 이런 위로가 힘이 된다. 누군가의 말이 아니라 글로 위로받는 시간이다.

많이 힘든 하루였나요

투정 한번 부리기도 어려운

고된 하루를 보냈다는 걸 알아요.

마음 가득 힘듦 같은 것들이

빈틈없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어도,

아무도 모르게 큰 한숨 내뱉는 일 외에는

딱히 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는 사실을요.

끝날 기미도 없이 반복되는 고통 속에서

당신은 얼마나 필사적으로 버텨왔던 건가요.

얼마나 많은 즐거움을 아쉽게 포기하며

포악하기 짝이 없는 현실에

고개를 숙이고야 말았나요.

고작 말뿐인 빈약한 위로이지만,

너무도 애틋한 당신의 그 삶 위에다

'괜찮다'라는 말 하나 조용히 얹어주고 싶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남의 시선이 어떤 모양이든,

당신은 하루하루에 늘 최선으로 임했을 테니까. (14~15쪽, (많이 힘든 하루였나요) 중에서)



어쩌면 당신에게, 어쩌면 나에게, 어쩌면 지난날 어느 순간의 나에게, 이 책이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는 살다 보면 삶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그리고 왜 항상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약간 더 무게가 나가서 버거운 것인지, 그것도 살면서 조금씩 깨닫는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 무거운 짐을 일단 내려놓고 무조건적인 위로를 받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적어도 오늘은 이런 위로가 필요했어, 그런 생각을 하게 해준다. 위로가 필요할 때 조금씩 꺼내들어 읽어나가도 괜찮겠다,라고 생각했다.



이 책은 밤이나 새벽, 혼자만의 시간에 꺼내들어 조금씩 읽어보기를 권한다. 책은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시간이 제각각이다. 그 시간을 잘 맞춰 읽어준다면 어쩌면 책은 내가 기대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어쩌면 이 책 덕분에 내일의 내가 좀 더 힘을 내어 살아갈 수도 있을 것 같아 위로가 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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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 투 제텔카스텐 - 옵시디언 기반 두 번째 뇌 만들기
제레미 강 지음 / 인간희극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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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하는 것을 좋아한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라며 메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경우는 많이 보아왔다. 하지만 이렇게 메모를 해두어도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야 좀 알 것 같다. 메모를 하는 것 자체보다 메모 해둔 것을 어떻게 활용할지, 그 방법을 생각했어야 했다.

여기저기 산만하게 흩어져있는 메모를 어떻게 하면 잘 엮을지 아득하기만 했는데, 이 책에서 방법을 알려줄 듯도 해서 관심이 갔다. 메모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서 이 책 『하우 투 제텔카스텐』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제레미 강. 책, 논문, 사례 등을 읽으면서 주요 내용이나 개념을 정리하고 그렇게 얻은 지식과 정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여러 가지 지식관리 방법론을 활용해 보았지만 모두 실패했었다. 그러던 도중 제텔카스텐을 알게 되었는데, 기존의 방법들보다 쉬우면서도 지식과 정보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 제텔카스텐에 푹 빠지게 되었고, 두 번째 뇌라는 개념으로 점점 확장시키며 지식관리의 신세계를 경험하고 있다. 현재 제텔카스텐 연구소를 설립하여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제텔카스텐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책날개 발췌)

책을 자주 읽기는 하는데 돌아서면 그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나요? 글을 쓰고 싶은데 글감이나 영감이 없어서 좌절하고 있나요?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인용구나 데이터 관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나요? 회사 업무 관련 정보들이 너무 산만하고 비효율적으로 흩어져 있어서 다 때려치우고 싶은 충동을 느낀 적이 있나요? 일단 생각을 정리하는 메모를 쓰기 시작해 보세요. 이미 쓰고 있었다면 제텔카스텐으로 체계적으로 관리해 보세요. 여러분들의 인생이 어떻게 바뀔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13쪽)

이 책은 총 6강으로 구성된다. 1강 '제텔카스텐으로 가는 첫 걸음', 2강 '제텔카스텐을 위한 도구들', 3강 '옵시디언 사용법', 4강 '제텔카스텐 시스템 구축하기', 5강 '메타데이터와 제텔카스텐 실행', 6강 '인생을 바꾸는 1,000개의 메모'로 나뉜다. 부록 1 '제텔카스텐 Q&A', 부록 2 '저자 강의 및 템플릿 제공 안내'로 마무리된다.



먼저 용어부터 살펴보자면, 제텔카스텐이란 독일어로 Zettel(메모), Kasten(상자)을 합친 용어로 '메모 상자'를 의미한다. '제텔'은 주로 A6 크기의 인덱스 노트를 가리키는데 우리가 공부할 때 주요 개념을 기록하거나 단어장으로 사용하는 손바닥만 한 크기의 카드 종이를 떠올리면 된다. 그리고 이 인덱스 노트를 보관하는 상자가 '카스텐'인 것(16쪽)이다.

최근 독일의 사회학자 니클라스 루만 교수의 메모법이 새롭게 주목받게 되면서 메모상자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루만 교수는 메모를 활용하여 자신만의 지식체계를 구축하였다.

텍스트 읽기 → 내용을 요약하고 메모에 기록 → 메모와 메모를 연결하여 새로운 생각으로 발전 시키기라는 자신만의 시스템을 구축한 그는 이 시스템을 통해 동일한 주제나 연관성이 있는 메모들을 서로 연결하여 계속 생각을 발전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발전된 생각이 또 다른 생각들과 연결되어 더 발전된 지식을 만드는 과정이 거듭되어 루만 교수가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고 이론을 만드는 토대가 되었습니다. (17쪽)

악마에게 영혼을 판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다작을 했던 루만의 연구 실적을 보면 그의 아날로그 시스템이 오늘날의 디지털 시스템 못지않게 정교했음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하게도 예전에는 제텔카스텐에 대해 접하더라도 그다지 와닿지 않더니, 지금은 바로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타이밍이 잘 맞는 만남이다. 그러면 제텔카스텐을 어떻게 활용해볼 것인가. 이 책을 읽으며 하나씩 방법을 인식하며 나만의 기준을 세워본다.

먼저 '1개의 메모당 1개의 생각이나 의견을 기록'해야 하고, 상향식 글쓰기를 해야한다. 그러니까, 주제를 정하고 주제에 맞는 글감과 자료를 찾는 것은 상향식 글쓰기이며, 하향식 글쓰기는 글감들을 꿰어서 하나의 주제로 끌고 가는 것이다. 그동안 보통 상향식 글쓰기를 해왔기 때문에 소재부족을 느끼거나 무언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든 것이다.

그런데 '아날로그냐 디지털이냐'의 문제에 들어갔을 때, 둘 다 장단점이 있지만, 아직 디지털의 세계로 들어가지 못한 나에게 이 책은 계기를 마련해 준다. 이 책에서는 여러 가지 앱 중 '옵시디언'을 추천한다. 설치 방법부터 추가기능, 디지털 메모 상자 만들기 등등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따라할 수 있도록 상세히 설명해준다.




그동안 해온 방법에서 쉽게 변화하기 힘든 게 사람이다. 하지만 살짝 방향만 제시해주면, 무언가 변화를 추구하는 상황이거나 한계가 보이는 시점이라고 생각될 때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줄 것이다.

목표를 세우려면 한 가지 질문을 해야 합니다. "나는 하루에 몇 개의 메모를 작성할 수 있을까?" 우리는 생업을 위해 언제나 바쁜 일상을 살고 있기 때문에 문헌 메모나 영구보관용 메모는 현실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하루에 2~3개가 적당합니다. 하루에 2~3개일 뿐이지만 1년 동안 지속하면 약 1,000개의 메모를 만들 수 있습니다. (171쪽)

어떤 일을 맞닥뜨렸을 때, 할까 말까 생각되는 것이 있고, '이건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다. 제텔카스텐이 지금 나에게 '당장 시작하자!'라고 말하고 있다.

복잡한 무언가를 매일매일 차곡차곡 꾸준히 정리해주면, 시간이 흐르면 지금 이 순간 잘 했다고 생각하게 될 듯하다. 막연히 시간 순으로만 적어나가던 습관을 바꿔, 메모들을 연결하여 상향식 과정으로 글쓰기를 한다면, 글쓰기에 더욱 자신감이 생길 듯하다. 일단 메모부터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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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양장)
빅터 프랭클 지음, 이시형 옮김 / 청아출판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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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 책을 추천받아서 읽고자 했을 때에는 어쩌면 내 마음이 그것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때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나는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읽었는지, 읽다 말았는지, 제목만 보고 그대로 반납했는지는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다.

책은 정말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 것이 이 때문이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세상에 이런 명저가 또 있을까 싶은데 누군가에게는 아무런 감흥이 없는 한낱 종이 쪼가리가 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한 개인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책과 잘 맞는 시간이 있다. 그리고 그 시간을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그때의 나보다 지금의 나는 인생을 좀 더 살았고, 일상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꼈으며, 아주 작은 것에도 '다행이다, 감사하다', 그런 느낌으로 살아가고 있다. 지금 이 책을 읽을 때가 온 것이다.

얼마 전 빅터 프랭클 책을 읽을 기회도 있었고, 그래서 더 깨달을 수 있었다. '아, 지금이다! 지금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으면 예전과는 다른 느낌이겠구나!'

그렇게 나는 나름 오래된 숙제처럼 생각하던 이 책을 마음을 먹으니 단숨에 읽어나가게 되었다. 그것은 내 마음이 이 책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는 빅터 프랭클. 1905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고, 빈 대학에서 의학박사와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 아들러의 개인 심리학에 이은 정신 요법 제3학파라 불리는 로고테라피 학파를 창시했다. 유대인이었던 그는 나치의 강제 수용소에서 겪은 죽음 속에서 자아를 성찰하고, 인간 존엄성의 위대함을 몸소 체험하였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에는 <제1부 강제 수용소에서의 체험>, <제2부 로고테라피의 기본 개념>과 함께 1984년 개정판에서 첨가된 <제3부 비극 속에서의 낙관>이 수록돼 보다 실질적인 치료기법을 누구나 알기 쉽게 해준다. 빅터 프랭클은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삶의 의미와 존재 가치를 일깨워 주는 대학자이자 평범한 시민이었다. 그런 그가 강제 수용소에서 한 경험은 이제 개인의 경험이 아닌 인류의 경험이 됐다. 책장을 덮은 지금도 이 책의 감동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제는 모든 독자들과 이 감동을 같이하려고 한다. (옮긴이 서문 중에서, 이시형)

이 책은 총 3장으로 나뉜다. 1984년판에 부친 서문, 옮긴이 서문, 추천의 글을 시작으로, 1장 '강제 수용소에서의 체험', 2장 '로고테라피의 기본 개념', 3장 '비극 속에서의 낙관'으로 이어지며, 저자에 대해, 로고테라피에 관한 참고 문헌 등으로 마무리된다. 강제수용소에 있었던 보통 사람 이야기, 치열한 생존 경쟁의 각축장, 이 책을 쓰게 된 동기, 믿음을 상실하면 삶을 향한 의지도 상실한다, 도살장 아우슈비츠에 수용되다, 집행 유예 망상, 삶과 죽음의 갈림길, 무너진 환상 그리고 충격, 인간은 어떤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다, 절망이 오히려 자살을 보류하게 한다, 무감각한 죄수도 분노할 때가 있다, 수감자들이 가장 흔하게 꾸는 꿈, 먹는 것에 대한 원초적 욕구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여기에 나온 이야기 대부분은 규모가 큰 수용소나 이름 있는 수용소에서 있었던 일이 아니다. 대량 학살이 실제로 자행됐던 소규모 수용소에서 일어났던 것이다. 위대한 영웅이나 순교자의 고난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관리인 행세를 하며 특권을 누렸던 카포들이나 유명한 수감자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다. 저명인사의 시련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이름도 없이, 기록도 없이 죽어 간 수많은 사람의 희생과 시련, 죽음에 관한 이야기이다. 소매에 신분을 구별해주는 특별한 표시조차 달지 못한 채 카포들의 멸시를 받았던 보통 수감자의 이야기이다. (23쪽)

보통 수감자의 이야기라. 쉽게 들을 수 없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 오히려 집중하게 된다.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서 들려주지 않는다면 그냥 사라지고 말 이야기가 아닌가. 덕분에 오래오래 남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저자는 원래 이 책을 수감 번호만 쓰고 익명으로 내려고 했다고 고백한다. 지극히 내밀한 체험을 털어놓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고를 완성했을 때, 익명으로 책을 출판할 경우 책이 지닌 가치의 반을 잃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자신의 신념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려면 용기를 가져야했고, 그 조심스러움과 용기가 고스란히 독자에게도 전달된다.

1984년판 서문에 보면 이미 이 책의 영어판이 73쇄에 이르렀다고 이야기한다. 많은 이들이 읽었다는 것은 그만큼 담담하게 풀어나가면서도 생생하게 현장을 눈앞에 펼쳐보이는 듯 그려나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안에서 저자뿐만 아니라 함께 수용된 사람들의 분위기와 생각을 짐작하며 이 책을 읽어나간다.

충격적이다. 여기에 다 쓰기 버거울 정도로 한동안 혼란스러웠다. 특히 나는 <주검과 수프>를 읽으며 사람들이 어떻게 그러냐고 생각하다가, 이내 그 상황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바꾼다. 그 상황에 처하지 않았으면서 저자의 이야기를 그저 글자 그대로 따라가야 하지, 내가 무언가 판단하고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다.

수용소에 갇힌 사람들이 가장 자주 꾸는 꿈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는가? 빵과 케이크, 담배 그리고 따뜻한 물로 하는 목욕이었다. 이런 단순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꿈속에서나마 소원을 이루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런 꿈들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가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꿈을 꾼 사람들은 꿈에서 깬 다음 수용소 생활이라는 현실로 돌아오고, 꿈속의 환상과 현실이 엄청나게 다르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껴야만 했다. (58쪽)

그의 경험은 처절했지만, 나는 나의 경험세계 안에서 글을 읽는다. 내가 평범한 일상을 잃었을 때, 나는 방에서 커피믹스로 커피 한잔 타서 마시며 책을 보는 일상이 그렇게도 그리웠다. 이런 생각들과 겹치며 이 책을 더욱 입체적으로 읽어나갔다.



이 책이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었던 데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바로 책 뒷부분에 제2부를 첨가했기 때문이다. 이론적인 문제를 다룬 <제2부 로고테라피의 기본 개념>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기록한 <제1부 강제 수용소에서의 체험>에서 도출할 수 있는 교훈을 요약해 놓은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의 제1부와 제2부는 서로 신빙성을 보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8쪽, 1984년판에 부친 서문 중에서)

이 책을 한번 읽고 끝내기에는 아쉬운 것이 2부에 로고테라피의 이론이 상세히 담겨있다는 점에서다. 강제 수용소에서의 일을 상세히 적은 이후에 거기에서 로고테라피를 도출해냈으니, 두고두고 익힐 수 있는 책이다.




나는 살아 있는 인간 실험실이자 시험장이었던 강제 수용소에서 어떤 사람들이 성자처럼 행동할 때, 또 다른 사람들은 돼지처럼 행동하는 것을 보았다. 사람은 내면에 두 개의 잠재력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 그중 어떤 것을 취하느냐 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본인의 의지에 달려 있다. 우리 세대는 실체를 경험한 세대이다. 왜냐하면 인간이 정말로 어떤 존재인지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인간은 아우슈비츠 가스실을 만든 존재이자 또한 의연하게 가스실로 들어가면서 입으로 주기도문이나 <셰마 이스라엘>을 외울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한 것이다. (195쪽)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상상조차 하기 힘든 고통의 순간을 접해본다. 이 책을 읽으며 인간 존재와 삶의 의미를 깊이 생각해본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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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머니 시크릿
샤넬 서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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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문득 '감사'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이 책은 '100억 머니 시크릿'이라는 제목 밑에 '감사하라! 그러면 부자가 되리라!'라는 부제가 있다. '부자'보다는 '감사'에 방점이 찍히는 느낌이었고, 그래서 요즘 내가 느끼는 '감사'에 대해 돌아보게 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 책에서는 감사하는 마음은 건강과 부를 동시에 가져오는 놀라운 마력이 있다(17쪽)라고 한다. 감사는 우리의 뇌를 활성화하여 신경전달물질인 호르몬을 변화시킴으로써 보다 긍정적인 감정을 유발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감사에 대해서도 간과하던 것이 있었다면 다시 인식하고, 이 책을 읽은 후 이왕이면 부자도 되고 싶었다. 좋은 방법을 건질 수 있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니까. 이 책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100억 머니 시크릿』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샤넬 서(서미림). 「자수성가 공부방」 수석연구원이자 법무팀장, 「자수성가 연구소」 대표, 「국제희망제작소」 소장이다. 맨손으로 미국에 건너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자수성가 '2조원의 사나이'의 교육 관련 콘텐츠 출간기획을 돕는 과정에서 행복한 부자의 성공 원리를 알게 되었고 인생의 가치관이 크게 바뀌었다. 이때 깨달은 바를 직접 실천하고자 다양한 활동을 하며 개인의 성장과 변화를 위한 뛰어난 아이디어와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나폴레온 힐'의 현대판 성공학 도서다. 가장 존경하는 영혼의 스승, 세계적인 성공철학의 거장 나폴레온 힐,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하지 않았던가? 지금 코로나로 모두 힘겨워하듯, 나폴레온 힐이 살던 그 시대도 '대공황'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았다. 미국에서만 600만 명이 집을 잃었고, 9,755개의 은행이 도산했으며, 실업률은 24.0%까지 치솟았다. 이런 처참한 상황에서도 나폴레온 힐의 책은 전 세계인들로부터 극한 찬사를 받았다. 그는 극한 상황에서도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지 말 것을 강조했다. 코로나와 경제위기로 답답한 현실에서 삶의 무게에 짓눌려 주저앉고 싶을 때, 이 책은 당신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 주는 천사로 다가올 것이다. (들어가며 중에서)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감사의 힘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 2장 '부자들만 아는 돈의 법칙', 3장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당신을 위한 부의 비밀', 4장 '100억을 만드는 부자 사고방식', 5장 '행복한 부자가 되는 강철마인드'로 나뉜다. 수천억의 가치는 이미 당신 안에 있다, 당신도 행복한 억만장자가 될 수 있다, 감사일기로 맹리 기적을 창조하라, 부자들은 왜 돈에게 "고맙다"고 인사할까?, 더이상 돈에 휘둘리지 말아라, 가장 빠르게 100억을 만드는 방법은?, 부자들은 어떤 마인드로 돈을 쓸까?, 부자의 언어를 사용하라, 행운을 놓치지 마라, 무병장수하는 부자가 되는 특급 비밀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새해가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요즘 쓰고 있는 일기에 더해 감사일기까지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는 감사일기를 작성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안내해준다.

감사일기를 작성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1.주변의 모든 일에 감사하라.

2.형식적인 것이 아닌 진심으로 적는다. 감사일기는 나의 일기장이다. 직접 느꼈던 나의 감정, 생각, 행동이 들어가면 좋다.

3. 무엇이 왜 감사한지, 누구에게 그리고 무엇에 감사한지를 구체적으로 적는다. 직접 경험했던 생각과 감정을 자세하게 작성하면 더 큰 효과가 있다.

4.사물보다는 고마웠던 '사람'에게 초점을 맞춘다. 감사는 돈, 소유, 물질보다는 사람을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타인에게 받은 혜택과 은혜를 생각해 본다면 더 깊은 감사를 경험하게 된다. 물질이나 부는 감사로 연결되지 않고, 진정한 행복을 주기 어렵다.

5.매일 써야한다는 의무감에 억지로 쓰지 않는다. 일부 연구에서는 매일매일 감사일기를 작성하는 것보다 일주일에 한 번씩 작성하는 것이 더 좋다고 한다. 형식에 얽매여 너무 과도하게 작성하면 마음에 부담이 되어 가장 중요한 진정성이 떨어질 수도 있고, 물질에 적응하듯, 감사에도 적응이 일어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6.'긍정문'으로 써라.

7.'때문에'가 아니라 '덕분에'로 써라.

8.감사일기는 현재 시제로 작성하라.

9.모든 문장을 '감사합니다'로 마무리하라. (35~36쪽)

이 책을 읽어보니 다양한 사례를 통해 감사의 마음과 부를 이룬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었다. 좀 더 감사하고 싶고 어떻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지, 감사일기를 어떻게 쓸지 방법도 살펴보았다.

이 책은 감사와 부자를 연결시킨 책이다. 부자들이 돈을 다루는 사고방식을 배울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이미 알고 있지만 실천은 미미했던 것에 대해 들려주고 있다. 다양한 각도로 부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으니, 읽어보면 그동안 놓치고 있던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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