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 투 제텔카스텐 - 옵시디언 기반 두 번째 뇌 만들기
제레미 강 지음 / 인간희극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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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하는 것을 좋아한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라며 메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경우는 많이 보아왔다. 하지만 이렇게 메모를 해두어도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야 좀 알 것 같다. 메모를 하는 것 자체보다 메모 해둔 것을 어떻게 활용할지, 그 방법을 생각했어야 했다.

여기저기 산만하게 흩어져있는 메모를 어떻게 하면 잘 엮을지 아득하기만 했는데, 이 책에서 방법을 알려줄 듯도 해서 관심이 갔다. 메모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서 이 책 『하우 투 제텔카스텐』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제레미 강. 책, 논문, 사례 등을 읽으면서 주요 내용이나 개념을 정리하고 그렇게 얻은 지식과 정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여러 가지 지식관리 방법론을 활용해 보았지만 모두 실패했었다. 그러던 도중 제텔카스텐을 알게 되었는데, 기존의 방법들보다 쉬우면서도 지식과 정보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 제텔카스텐에 푹 빠지게 되었고, 두 번째 뇌라는 개념으로 점점 확장시키며 지식관리의 신세계를 경험하고 있다. 현재 제텔카스텐 연구소를 설립하여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제텔카스텐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책날개 발췌)

책을 자주 읽기는 하는데 돌아서면 그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나요? 글을 쓰고 싶은데 글감이나 영감이 없어서 좌절하고 있나요?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인용구나 데이터 관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나요? 회사 업무 관련 정보들이 너무 산만하고 비효율적으로 흩어져 있어서 다 때려치우고 싶은 충동을 느낀 적이 있나요? 일단 생각을 정리하는 메모를 쓰기 시작해 보세요. 이미 쓰고 있었다면 제텔카스텐으로 체계적으로 관리해 보세요. 여러분들의 인생이 어떻게 바뀔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13쪽)

이 책은 총 6강으로 구성된다. 1강 '제텔카스텐으로 가는 첫 걸음', 2강 '제텔카스텐을 위한 도구들', 3강 '옵시디언 사용법', 4강 '제텔카스텐 시스템 구축하기', 5강 '메타데이터와 제텔카스텐 실행', 6강 '인생을 바꾸는 1,000개의 메모'로 나뉜다. 부록 1 '제텔카스텐 Q&A', 부록 2 '저자 강의 및 템플릿 제공 안내'로 마무리된다.



먼저 용어부터 살펴보자면, 제텔카스텐이란 독일어로 Zettel(메모), Kasten(상자)을 합친 용어로 '메모 상자'를 의미한다. '제텔'은 주로 A6 크기의 인덱스 노트를 가리키는데 우리가 공부할 때 주요 개념을 기록하거나 단어장으로 사용하는 손바닥만 한 크기의 카드 종이를 떠올리면 된다. 그리고 이 인덱스 노트를 보관하는 상자가 '카스텐'인 것(16쪽)이다.

최근 독일의 사회학자 니클라스 루만 교수의 메모법이 새롭게 주목받게 되면서 메모상자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루만 교수는 메모를 활용하여 자신만의 지식체계를 구축하였다.

텍스트 읽기 → 내용을 요약하고 메모에 기록 → 메모와 메모를 연결하여 새로운 생각으로 발전 시키기라는 자신만의 시스템을 구축한 그는 이 시스템을 통해 동일한 주제나 연관성이 있는 메모들을 서로 연결하여 계속 생각을 발전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발전된 생각이 또 다른 생각들과 연결되어 더 발전된 지식을 만드는 과정이 거듭되어 루만 교수가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고 이론을 만드는 토대가 되었습니다. (17쪽)

악마에게 영혼을 판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다작을 했던 루만의 연구 실적을 보면 그의 아날로그 시스템이 오늘날의 디지털 시스템 못지않게 정교했음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하게도 예전에는 제텔카스텐에 대해 접하더라도 그다지 와닿지 않더니, 지금은 바로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타이밍이 잘 맞는 만남이다. 그러면 제텔카스텐을 어떻게 활용해볼 것인가. 이 책을 읽으며 하나씩 방법을 인식하며 나만의 기준을 세워본다.

먼저 '1개의 메모당 1개의 생각이나 의견을 기록'해야 하고, 상향식 글쓰기를 해야한다. 그러니까, 주제를 정하고 주제에 맞는 글감과 자료를 찾는 것은 상향식 글쓰기이며, 하향식 글쓰기는 글감들을 꿰어서 하나의 주제로 끌고 가는 것이다. 그동안 보통 상향식 글쓰기를 해왔기 때문에 소재부족을 느끼거나 무언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든 것이다.

그런데 '아날로그냐 디지털이냐'의 문제에 들어갔을 때, 둘 다 장단점이 있지만, 아직 디지털의 세계로 들어가지 못한 나에게 이 책은 계기를 마련해 준다. 이 책에서는 여러 가지 앱 중 '옵시디언'을 추천한다. 설치 방법부터 추가기능, 디지털 메모 상자 만들기 등등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따라할 수 있도록 상세히 설명해준다.




그동안 해온 방법에서 쉽게 변화하기 힘든 게 사람이다. 하지만 살짝 방향만 제시해주면, 무언가 변화를 추구하는 상황이거나 한계가 보이는 시점이라고 생각될 때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줄 것이다.

목표를 세우려면 한 가지 질문을 해야 합니다. "나는 하루에 몇 개의 메모를 작성할 수 있을까?" 우리는 생업을 위해 언제나 바쁜 일상을 살고 있기 때문에 문헌 메모나 영구보관용 메모는 현실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하루에 2~3개가 적당합니다. 하루에 2~3개일 뿐이지만 1년 동안 지속하면 약 1,000개의 메모를 만들 수 있습니다. (171쪽)

어떤 일을 맞닥뜨렸을 때, 할까 말까 생각되는 것이 있고, '이건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다. 제텔카스텐이 지금 나에게 '당장 시작하자!'라고 말하고 있다.

복잡한 무언가를 매일매일 차곡차곡 꾸준히 정리해주면, 시간이 흐르면 지금 이 순간 잘 했다고 생각하게 될 듯하다. 막연히 시간 순으로만 적어나가던 습관을 바꿔, 메모들을 연결하여 상향식 과정으로 글쓰기를 한다면, 글쓰기에 더욱 자신감이 생길 듯하다. 일단 메모부터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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