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든스
알렉스 마이클리디스 지음, 남명성 옮김 / 해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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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은 호기심을 못 당하나 보다. 당분간 무서운 것은 안 보아야겠다고 생각했음에도 나는 이 설명을 보자마자 슬쩍 실눈을 뜨며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리스 신화와 비극, 연쇄 살인이

교묘하게 결합된 심리학 스릴러 (책 뒤표지 중에서)

그다음으로는 일단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야 이 책이 내 호기심을 충족시켜줄지 아닐지 판단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 책, 막상 펼쳐 드니 기대 이상이다. 이 책을 펼쳐들면 기대하던 것의 최소한 두 배쯤 이상의 몰입감을 선사해 줄 것이다. 나른한 오후, 무언가 정신이 번쩍 들 만한 흥미로운 소설을 찾는다면 이 소설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나는 '연쇄살인' 이런 거 무섭다며 외면하는 중이었는데, 이 책은 예외였다. 이러니 내가 취향에 맞지 않는다며 거부하기가 힘들다. 이렇게 흥미진진하고 몰입감을 선사해 주는 소설을 읽지 못할 뻔했으니, 내 취향이 아니라며 안 읽었다면 얼마나 아쉬웠겠는가.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 소설이다.

나른한 오후에 폭풍처럼 몰아치는 흥미진진한 심리 세계로 초대받은 느낌으로 이 책 『메이든스』를 읽어나가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알렉스 마이클리디스. 데뷔작 『사일런트 페이션트』는 출간 즉시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전 세계 50개국에 판권이 계약되었다. (책날개 발췌)



에드워드 포스카는 살인자다.

이건 사실이다. 마리아나가 그저 머리로 생각해 아는 것이 아니다. 몸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녀는 뼛속과 혈관을 따라 존재하는 모든 세포 하나하나로 그 사실을 느꼈다. 에드워드 포스카는 죄를 지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그의 죄를 증명하지 못했다. 어쩌면 영영 증명하지 못할 수도 있다. 적어도 두 사람을 죽인 이 사람, 이 괴물이 어쩌면 자유롭게 풀려날 수도 있다. (11쪽)

이 소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프롤로그'이니 이 소설에 막 발을 담그는 느낌으로 슬쩍 한 걸음 뗀다. 에드워드 포스카라는 연쇄살인마, 그의 죄를 증명하고 싶은 마리아나. 이렇게 살짝 보여지는 인물들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며 본격적으로 이 책을 읽어나간다.



이 소설을 읽어나가며 '어, 이거 뭐지?'라는 참신함을 느꼈다. 내가 짐작하는 세상, 내가 알던 세상, 내 눈으로 보고 판단하는 그 모든 것을 리셋하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간다. 내가 보는 게 전부가 아닌 느낌은 이 세상을 뒤흔드는 것이니 정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보통 내가 소설을 읽을 때에는 초반에는 살짝 집중을 하지 못하고 산만한 경우가 많다. 갑자기 정리를 하고 싶거나, 별로 중요하지 않은 다른 할 일이 떠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스토리가 느슨하다는 반증이다. 원래 소설 초반은 대개가 힘을 좀 빼고 부드럽게 시작하고 있으니 이건 독자의 잘못은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이 책은 달랐다. 초반부터 후반까지, 그리고 마지막 부분의 충격까지 나를 싹 휘감고 뒤흔드는 소설이다. 그래서 그 강렬한 존재감에 '어, 이거 뭐지?'라는 느낌이 든 것이다.



이 작품은 그리스 신화, 심리 분석, 살인 사건이 어우러져 복합적이고 지적인 쾌감을 선사한다. 알렉스 마이클리디스는 자신의 놀라운 데뷔작을 뛰어넘었다.

_아마존, 이달의 책

얼키설키 잘 짜인 각본에 집중하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이 작품 세계에만 몰입하며 머릿속에 장면 하나하나를 그리고 눈으로 따라가는 시간을 보낸다. 이 소설이 주는 몰입감은 최근 들어 최고였다.

다 읽고 나서 다시 한번 읽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이의 시선으로도 바라보았다. 결론을 알고 읽어도, 모르고 읽어도 제각각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해 주는 소설이다. 그리고 알고 읽으니 더 재미있었다는 것도 언급하고 싶다. 이 소설의 여운이 한동안 나를 붙잡고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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