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결정은 타이밍이다 - 1%의 미련도 남지 않게 최선의 선택과 결정을 하는 법
최훈 지음 / 밀리언서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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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결정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어떤 때에는 주변 사람들의 의견에 그냥 따르는 것이 부담을 줄일 수 있으니 내가 별로 원하지 않더라도 그냥 따르기도 한다. 선택은 여럿이 있을 때에도 필요하지만 혼자 있을 때도 해야 한다. 때로는 과자를 사는 사소한 일에서도 이것저것 들었다 놨다 하면서 한참을 고민하기도 한다.

크고 작은 일들에서 선택과 결정이 필요하지만 쉽지 않은 문제여서 늘 고민이다.

우리의 하루는 선택과 결정으로 이루어진다! 하루 3만 5천 번의 판단, 70여 번의 크고 작은 의사 결정. (책 뒤표지 중에서)

선택과 결정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선택과 결정은 타이밍이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최훈. 선택불가증후군을 갖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직장인. 선택과 결정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보다 신중하게 내가 원하는 선택과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용기와 자신감을 주고 싶어서 나만의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책을 썼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선택과 결정을 두려워했던 내가 어떻게 신중한 사람으로 바뀔 수 있었는지에 대한 도전과 노력의 결과물이다. (10쪽)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결정장애에서 프로결정러가 되기까지'를 시작으로, 1부 '선택과 결정 앞에서 왜 우물쭈물하는가?', 2부 '최고의 선택과 결정을 위한 다섯 단어', 3부 '스마트한 선택과 결정에 필요한 큐레이션', 4부 '최선의 선택이 최고의 기회를 만든다', 5부 '선택과 결정은 실행으로 완성된다', 6부 '인생은 결정력이다'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나의 선택과 결정이 나를 만든다'로 마무리된다.

먼저 저자가 선택과 결정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단어부터 정리하고 시작해야겠다. 긴 설명을 이어가지 않아도 그 느낌이 와닿도록 국립국어원에서 적확한 단어를 제시해 주기를 기다려보아야겠다.

나는 선택과 결정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결정장애'라는 말로 통칭했다. 그러나 결정장애라는 말이 주는 어감이 특정 집단을 비하하거나 낮게 평가하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기에 이 책에서는 결정장애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결정장애의 대체어로 국립국어원에서 제시한 단어는 아직 없지만 선택과 결정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흔히 표현하는 '우유부단함, 선택불가증후군'을 사용했다. (11쪽)

나도 우유부단한 편이긴 하지만 저자는 더하다. 그중 심한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짜장면과 짬뽕 중에 고르면 될 것을 볶음밥을 선택하고는 후회한다는 부분에 의아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나보다 더 우유부단한 상태에서 부단한 노력을 통해 극복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겠다.

저자는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너무 긴장이 된 나머지 머릿속이 하얘지고 손이 떨렸다고 한다. 하지만 언제까지 선택과 결정의 상황에서 도망치거나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기고 의지하면서 살 수는 없었기에, 변화하기로 다짐하고 프로결정러가 되었다고 한다. 극과 극의 그 상황이 궁금하여 저자의 이야기에 주목해본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신중하게 선택과 결정을 해서 선택불가증후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들을 일러준다. 선택과 결정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마음가짐과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이어서 도움이 된다.

특히 미라클모닝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앞으로 유연하게 나만의 루틴을 만드는 데에 적용해보아야겠다.

한 달의 절반은 미라클 모닝에 실패했지만 작심삼일도 계속하면 습관이 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한두 번 실패하면 하루 쉬고 4일차에 다시 도전했다. 그리고 또 실패하면 하루의 여유를 두고 또다시 실천했다. 이렇게 한 달이 지났을 때쯤 나에게 습관이 생겼다. 꾸준히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나의 루틴이 바뀐 것이다. (147쪽)

그리고 그러다가도 불안과 부담감에서 벗어나려면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느 누구도 당신이 포기했다고 비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택과 결정이 어렵다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힘에 부친다면 마음 편하게 포기해라, 새로운 기회는 언제든지 다시 찾아온다. 당신은 그럴 자격이 충분히 있는 사람이다. (153쪽)




저자의 MBTI는 INFJ라고 한다. 그럴 줄 알았다. 나는 INTJ인데 나도 저자만큼은 아니어도 선택과 결정에 고민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저자의 말처럼 '소심하고 내성적이고 우유부단하고 추진력과 주관이 없다는 평가와 선입견'이 있을 수 있는 그런 성격이지만 '그렇지 않다'라고 이야기하니 힘이 되고 자신감이 생긴다.

비슷한 듯 다른 듯 저자의 상황과 그것을 극복하면서 터득한 것들을 이 책을 읽으며 하나둘 살펴보게 된다. 선택과 결정이 어려워서 고민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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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꿈을 훔쳐 갔을까? - 진짜 내꿈을 찾아가는 내삶의 진북여행가이드북
김상경 지음 / 예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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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무슨 의미일까 하고 말이다. 그런데 '책을 시작하며'에 나오는 글을 보면 금세 나도 찾게 된다. '누가 내꿈을 훔쳐 갔을까?' 하고 말이다.

누가 내 꿈을 훔쳐 갔을까요?

참 이상한 일입니다. SNS, 드라마, 영화, 노래, 책 등에 등장하는 꿈의 빈도수로 보면 대한민국은 단연 세계 최고의 '꿈나라' 중 하나입니다.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때는 2002년 월드컵이 역주행을 시작합니다. 온 나라가 "꿈★은 이루어진다!"며 박수치고 환호하고 즐거워하고 행복해합니다. 그런데 자기 꿈은 없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룰 꿈이 없는데 어떻게 꿈이 이루어질까요? (4쪽)

읽다 보니 그런 것도 같다. 내 꿈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남의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며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가 열광했던 건 남의 꿈이 맞긴 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내 꿈이 무엇인지 모른 채 늙어가고 자기 꿈은 없으면서도 젊은이들에게 꿈이 없다고 혼내고 호통치는 어른이 되고 있나 보다.

도대체 꿈이 무엇인지, 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저자의 글을 읽으며 그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기로 했다. 이 책 『누가 내꿈을 훔쳐 갔을까?』를 읽으며 꿈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이 책의 저자는 김상경. 땅끝마을에서 나고 자라 광주로, 서울로 도시사람이 되었다. 30대 중반 어떤 계기로 삶과 꿈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태도가 바뀌자 과거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일상이 완전히 다르게 느껴지고, 모든 일상이 가치 중심의 충만한 삶으로 바뀌는 것을 체험한다. 이후 후배들에게 그와 같은 삶과 꿈의 가치와 방법을 알리고자 작가와 강사의 길로 들어섰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갈팡질팡; 남의 장단에 내꿈이 춤추다', 2장 '빈둥빈둥; 갈 길을 잊고 빈둥거리다', 3장 '뒤척뒤척; 뒤늦게 내꿈을 찾기 시작했다', 4장 '두근두근; 내가 찾은 내꿈에 두근두근', 5장 '어우렁더우렁; 내 꿈을 찾는 사람들과 설렘 속에 살자'로 나뉜다. 남의 장단에 내꿈이 춤추다, 내꿈이 소리 없이 사라졌다, 그런데 나는 내꿈이 사라졌다는 사실도 몰랐다, 꿈을 가르치고 호통치는 사람도 자기 꿈이 없었다, 방향 없이 흔들리면 허무해진다, 하지만 흔들리는 그 시절에 내꿈이 숨어 있었다, 뒤척뒤척 내 꿈을 뒤지기 시작했다, 꿈 너머 꿈 너머 꿈꿈꿈, 두근두근 내 꿈에 취하다, 드림마에스트로 김상경의 부고장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고 보면 어렸을 때에는 꿈이 거창해야 했다. 현실적인 것이 아니라 커야 했다. '젊은이여 야망을 가져라!'라는 말도 있고, 그 말에도 다들 공감하며 자신이 이루기 힘든 것을 꿈꿔야 했다. 그래야 거기에 비슷하게나마 다가갈 수 있다면서 말이다.

하지만 자신은 감당하지 못하는 것을 아이들에게 꿈꾸라고 하는 것 자체가 너무 터무니없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이 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에 시선이 멈추었다.

내가 던지는 직업의 종류에 따라 그들의 반응과 표정이 너무 달랐습니다. 심지어 "대통령이요!"를 외쳤을 때는 하늘을 나는 듯한 표정과 어감으로 칭찬하고 자랑하던 분들이 "이발사요!"라고 했을 때는 꿀밤을 먹이며 화를 내고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린 마음에 꿈에 대한 대답을 어떤 직업으로 하느냐에 따라 칭찬을 받을 수도 있고 꾸지람을 들을 수도 있다는 것을 나도 모르게 학습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것이 나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입니다. (23쪽)

이 책을 읽으며 저자가 들려주는 평범한 사람의 꿈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었다. 자신의 꿈을 제대로 꿈꾸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글이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며 문득 내 꿈이 어디로 갔는지 물어보게 되었다. 언젠가부터 흐지부지 사그라들었는지 그 조차도 모르고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내 안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을 잊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내가 방향 없이 흔들리고 있는 것인지, 무언가를 향해 흔들리고 있는 것인지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누구나 흔들리며 살고 평생 흔들리며 사는 것이 인간의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나의 흔들림이 방향 없는 흔들림인지 아니면 방향 있는 흔들림인지 알아차리는 것이 세월이 흐른 뒤에 내가 내삶을 한심하게 느끼게 될 것인지 반대로 내삶을 뿌듯하게 느낄 것인지를 판가름하는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134쪽)

저자는 너나 할 것 없이 "꿈★은 이루어진다!"는 외침에 설레고 환호하고 박수치고 눈물까지 흘리는 것을 보면 내꿈이 있건 없건 꿈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그래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어릴 때에는 감당하기 힘들 만큼 크게, 커서는 언제 사라져버렸는지 모르게 초라해져 버리는 꿈. 그 꿈에 대해 이 책에서 이야기한다. 일반인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평범한 한 사람이 꿈을 찾아가는 여정을 보는 듯한 이 책을 읽으며, 나도 나의 꿈을 다시 찾고 싶어진다. 각자의 꿈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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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양장) 명화로 보는 시리즈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이선종 편역 / 미래타임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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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읽었다. 그런데 '이거'여서 읽었고, '이거'였기 때문에 읽을 수 있었다. 무엇인고 하니 바로, '명화로 보는'이라는 것 때문이었다. 명화와 같이 보니까 이건 단테의 『신곡』을 본 사람도 다시 읽어보면 좋겠고, 아직 안 본 사람도 이번 기회에 읽어보면 좋겠다.

그러면 단테의 『신곡』에 대한 찬사를 살펴보자.

미켈란젤로는 단테를 일컬어 "지구 위를 걸었던 사람 중에 가장 위대한 사람"이라고 극찬했고, 괴테는 단테의 『신곡』을 "인간이 만든 것 중 최고의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정도면 더욱 솔깃해서 단테의 『신곡』을 읽어보고 싶어질 것이다.

나는 단테의 신곡을 아직 읽어보지 않은 사람으로서 이 책이 반가웠다. 하지만 알고 보니 이 책은 이미 2018년에 출간된 동명의 책 특별판인 것이다. 역시 책은 아무리 자신의 존재감을 내비치며 언제나 거기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나의 눈에 들어오는 시기가 따로 있다.

혹시 어렵게 생각되는 사람이라도 이 책이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구성했다는 점에서 일단 마음을 내려놓고 읽어나가도 좋겠다. 나도 처음인데, 솔직히 단테의 이름이 '단테 알리기에리'라는 것도 이번에 처음 인식했고, 단테랑 괴테랑 누가 먼저인가도 잘 몰랐으니, 괜찮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래도 지옥, 연옥, 천국 각각 한 권의 책이면 부담스러워서 읽지 않았을 텐데, 이렇게 한꺼번에 한 권으로 읽을 수 있으니 부담을 덜었다. 그것도 질 좋은 종이에 명화까지 듬뿍 들어있어서 내겐 아주 반가운 일이었다. 그냥 '이건 읽을래'라고 생각했다.

안 되면 그냥 명화 위주로 가볍게 읽으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흥미로워서 자세히 읽게 되는 책이다.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은 흡인력이 있어서 일단 펼쳐들면 집중해서 보게 되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단테 알리기에리(1265~1321). 이탈리아 피렌체 출신의 시인이며 사상가, 정치가다. 아홉 살에 만난 소녀 베아트리체를 향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 시와 산문을 모아 『새로운 인생』(1294년)을 펴냈다. 스물네 살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베아트리체는 단테가 『신곡』을 저술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으며, 이 작품에서 그녀를 사랑과 구원의 여인으로 형상화했다. (책날개 발췌)

단테는 세 명의 안내자에게 인도되어 지옥과 연옥, 천국을 차례로 돌아보면서 자연스럽게 마음이 정화되어 가는데, 그런 점에서 볼 때 『신곡』은 가톨릭교회의 교화서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은 주석 없이도 읽어갈 수 있도록 가능한 한 쉽고 재미있게 풀어 썼다. 그리고 한 권으로 펴내기 위해 원작을 압축하여 정리했음을 밝힌다. 그러지 않고 원작을 그대로 풀어쓸 경우 이 책의 서너 배 분량은 될 것이고, 그러다 보면 그 모든 내용을 읽어낼 독자가 없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또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사진과 해설을 함께 실었다. (머리글 중에서 편역자 이선종)

이 책은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으로 구성된다. '지옥편'에는 멀고도 험한 암흑 속으로의 여행, 지옥으로 들어가는 문, 쾌락의 늪, 우상과 이교도들의 성, 피의 강과 비탄의 숲, 위선자들의 행렬, 중상모략자들의 최후 등이, '연옥편'에는 연옥의 문턱에 들어서다, 찬송하는 영혼들, 교만한 자들의 짐, 질투로 인해 눈먼 순례자들, 영혼 정화의 불길, 꿈에 그리던 베아트리체와의 만남, 에우노에 강물을 마시다 등이, '천국편'에는 하느님의 섭리, 황금빛 천국 사다리, 창조주 하느님의 빛,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과의 만남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부록으로 '단테의 생애와 작품 세계', '『신곡』의 지도'가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먼저 부록에 있는 '『신곡』의 지도'를 보고 머릿속에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며 시작해도 좋겠다.

저승 세계의 여행을 주제로 한 단테의 『신곡』은 베르길리우스, 베아트리체, 베르나르도의 안내에 따라 지옥-연옥-천국의 순으로 여행을 한다. 단테는 그곳에서 신화 또는 역사에 등장하는 수백 명의 인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기독교 신앙에 바탕을 둔 죄와 벌, 기다림과 구원에 관해 철학적, 윤리적 고찰을 할 뿐 아니라 중세 시대의 신학과 천문학적 세계관을 광범위하게 전하고 있다. (책 속에서)

지옥의 지도는 단테의 『신곡』 '지옥 편'을 보고 감명을 받은 보티첼리가 그린 <지옥의 지도>라는 작품으로, 이 책 36쪽에도 나와있다. 보티첼리는 이 작품을 그려낸 후 화가로서 파멸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나를 통해 슬픔의 세계로 들어가리라.

나를 통해 영겁의 고통으로 들어가리라.

나를 통해 저주받은 영혼들의 세계로 들어가리라.

정의는 지존하신 하느님을 움직여

성스러운 힘과 최상의 지혜, 그리고

태초의 사랑으로 나를 이루셨도다.

나보다 먼저 창조된 것은 영원한 존재인

천사 이외는 없으니 나는 영원토록 남으리라.

여기 들어오는 너희는 온갖 희망을 버릴지어다.'

단테는 지옥문 위에 어두운 색으로 적힌 문구를 바라보며 두려움에 온몸을 떨었다.

"스승님, 이 글의 의미가 끔찍합니다!"

베르길리우스는 단테의 손을 잡고 미소로써 힘을 실어주며 단테를 신비한 세계로 이끌었다.

"자, 여기는 아무런 의심도, 두려움도 필요치 않네. 이제부터 자네는 성스러운 지성의 빛을 잃어버린 저주받은 무리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보게 될 것일세."

단테는 베르길리우스의 뒤를 따라 어둠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28쪽)

그렇게 지옥문을 들어서며 지옥의 장면이 시작된다. 중간중간 명화가 함께 있어서일까. 더욱 실감 나게 그곳의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빨리 읽으려고 하다가도 멈춰 서서 그림도 보고 장면도 상상하며 천천히 읽어나가게 되었다.



읽을수록 두근거리고 설레는 책이다. 단테의 『신곡』이 이 많은 예술작품에 영감을 주며 불후의 명작으로 자리하고 있었다니! 그리고 나는 이제야 이 작품을 접하다니! 정말 세상은 넓고 내가 모르는 세계가 많기도 하다.

이 책은 한 권으로 간추려진 것이니, 지옥, 연옥, 천국 편이 각각 따로 1권씩 구성되어 있는 책도 도전하고 싶은 의욕이 생긴다. 그 시작점에 이 책이 호기심을 끌어올려 줄 것이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분량이 많은 책을 읽으려고 했다면 부담스러워서 시작도 못했겠지만, 이 책으로 먼저 흥미를 느꼈기에 그다음 계획도 세워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책에 보면 '연옥'의 의미를 언급해 준다. 가톨릭 교리에서 연옥은 천국으로 가기에는 자격이 부족하지만 지옥으로 갈 정도의 큰 죄를 짓지 않은 죽은 자들의 영혼이 머무르는 곳이다(402쪽)라고 설명하고 있다. 연옥은 심판의 공간이 아닌 정화의 공간이므로 연옥으로 들어간 영혼들은 지옥으로는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모두 가톨릭이었으니 그 교리에 따라 작품이 탄생했을 것이다.



지옥, 연옥을 거쳐 천국 여행을 하니, 천국이 더욱 신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림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로 이 기분을 끌어올린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어찌나 아쉽던지, 나 또한 단테와 함께 그 여행에 동참한 기분이다.

생생하게 명화와 함께 담겨 있어서 지옥, 연옥, 천국을 모두 다녀온 듯하다. 적절하게 명화를 갖다 놓아서 그때그때 장면을 상상하게 만드는 책이다.

단테의 신곡을 처음 읽으려고 한다면 이 책으로 시작하기를 권한다. 괴테가 '인간이 만든 것 중 최고의 작품'이라고 말한 그 작품을 못 볼 뻔했으니, 이 책을 읽어보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소장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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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1-29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잡담의 힘 - 호감 가는 사람들의 5가지 대화 패턴
이노우에 도모스케 지음, 류두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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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하며 스몰 토크에 스트레스 받는 사람이라든가, 이왕이면 대화에 호감을 더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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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의 힘 - 호감 가는 사람들의 5가지 대화 패턴
이노우에 도모스케 지음, 류두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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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황이 있다. 침묵이 어색해서 한 마디 했는데 '아, 이 말 괜히 했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말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질문이 확 와닿을 것이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아무 말이나 해버렸다면?"

거기에 이어,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가 있다.

처음 보는 사람과 대화를 시작했지만, 두 마디 만에 대화가 끝나버리고 이후로 침묵이 이어진 적이 있는가? 아니면 출근 도중 동료 직원과 역에서 만나는 바람에 회사에 도착할 때까지 어색했던 경험이나 가족이나 친구 중에서 단둘이 남으면 딱히 할 말이 없는 사람 때문에 고민했던 적은?

반면에 '저분은 별거 아닌 말도 참 재밌게 잘해", "처음 보는 사람과도 어색하지 않게 잘 대화하네?" 하는 사람이 한 명은 있을 것이다. 주변에 사람이 모여들고, 모두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그런데 잘 들어보면 대화의 주제가 특별하거나 난이도가 높은 것도 아니다. 그들은 항상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잡담부터 시작한다. (책 뒤표지 중에서)

잡담의 기술이 있다면 좀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 『잡담의 힘』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노우에 도모스케. 일본 시미네대학교 의학부를 졸업하고 여러 병원에서 내과, 외과, 응급의학과, 피부과 등을 거쳐 현재 산업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건강진단 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산업의로서 매월 40개 이상의 회사를 방문해 직원들의 정신건강과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일에 힘쓰고 있으며, 오사카시의 병원에서는 우울증과 발달장애를 중심으로 정신건강의학 전반에 걸친 진료를 보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에서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서의 경험을 기반으로 누구나 쉽게 적용할 만한 방법을 소개합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잡담 요령은 정신건강의학 및 심리학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통용되는 방법입니다. 병원 등에서 활약하는 카운슬러도 실제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전문적인 요령들 가운데 효과를 실감하기 쉬운 방법을 중심으로 정리했으며, 어떤 상황에 처한 사람이라도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재구성해 소개했습니다. (7~8쪽 발췌)

이 책은 단계 0부터 단계 5까지로 구성되었다. 단계 0 '스트레스를 만들어내는 잡담에 관한 오해', 단계 1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는 잡담의 목적', 단계 2 '잡담에 꼭 필요한 자아 개방', 단계 3 '대화가 끊길 염려가 없는 만능 화제', 단계 4 '스트레스 없는 듣기의 기술', 단계 5 '쌓아 올린 신뢰를 무너뜨리지 않는 말하기'로 나뉜다.

이 책에서는 누군가의 질문을 언급한다.

"평소에 볼 일이 거의 없는 회사 지인을 엘리베이터에서 만났을 때, 어떤 말을 해야 좋을까요?"

거기에 저자는 이렇게 대답한다. "잡담은 무리해서 하지 않아도 됩니다."

사실 잡담을 잘하고 싶어서 그 노하우를 배우고 싶으니까 이 책을 읽은 건데, 그렇다면 그냥 하던 대로 어색한 침묵으로 지내야 하나 고민했지만, 어쨌든 거기에는 심리학적 메커니즘이 있는 것이다.

즉 '말을 꺼내기 어렵다'라는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을 때 무리해서 잡담을 하면 그 부정적인 감정을 상대방에게 전하게 된다(18쪽)는 것이다. 좋은 의도로 했던 커뮤니케이션이 오히려 관계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니, 그럴 바에는 안 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는 잡담을 잘하는 기술이 아니라, 잡담에서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다섯 단계를 순서대로 밟아가면서 포인트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안내해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지금 나의 잡담 수준에서 약간의 기술을 더해준다. 그러니까 약간의 터치로 생기 있는 투명 화장을 해주는 느낌이라고 할까. 특히 '화제에 그러데이션 주기'라든가 '감정을 섞기' 같은 경우에는 앞으로 아이스브레이킹을 위한 잡담에서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화제에 그러데이션 주기:

스트레스 없이 즐길 수 있는 잡담이란 한 가지 화제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화제로 옮겨가는 것입니다. 이처럼 주제를 조금씩 바꾸는 것을 저는 '화제에 그러데이션 주기'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요즘 날씨가 좋네요"에서 잡담이 시작됐다면, "지난 휴일에는 어딘가 다녀오셨나요?"

처럼 상대방의 행동으로 화제를 옮겨가는 방식입니다. (92쪽)

감정을 섞어 넣기:

다음은 상대방이 관심을 갖게 하는 데 필요한 요소에 관해서입니다. 바로 정보의 대척점에 있는 '감정'입니다. 그것도 다름 아니라 잡담 상대인 '당신의 감정'입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에게서 "주말에는 비가 올 것 같아서 마음이 놓여요"라는 말을 들었다면, '왜 그럴까?' 하고 궁금해질 겁니다. (93쪽)




저자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나 산업의로서 상담받는 내용도 대인관계의 문제인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니 잡담의 중요성이나 마음가짐 등을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어서 책을 썼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어보니 평소에 이야기 좀 잘 한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의 잡담을 떠올려보면 이런 기술을 이미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생활을 하며 스몰 토크에 스트레스 받는 사람이라든가, 이왕이면 대화에 호감을 더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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