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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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은 그의 이름만으로 선택해서 읽어보았다. 그러다가 언제부터인가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보다 그 소설 속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내가 더 좋아하고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설을 읽다가도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 나오는 부분에서 반가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것만 모아서 이렇게 책으로 나오니 그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 이 책을 읽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개미』, 『뇌』, 『나무』, 『신』, 『제3인류』……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매혹적인 스토리로 독자를 사로잡아 온 베르나르 베르베르, 도대체 그 마르지 않는 창작의 원천은 무엇일까?

베르베르는 열네 살 때부터 혼자만의 비밀 노트에 스스로 떠올린 영감, 상상력을 촉발하는 이야기, 발상과 관점을 뒤집는 사건, 인간과 세계에 대한 자신의 독특한 해석들을 차곡차곡 담았다. 거기에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저명한 과학자들과 접촉한 경험이 더해지고, 영적·생물학적 진화에 대한 탐구의 세월이 반영되면서 그 노트는 독특한 <백과사전>으로 자라났다.

이제 사전을 펼쳐라. 과학, 역사, 문학, 신화, 연금술, 처세와 게임까지 온갖 분야를 넘나드는 흥미로운 항목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책 뒤표지 중에서)

총 542항목, 삽화와 함께하는 새로운 상상력 사전이라고 하여, 베르나르 베르베르 창착의 원천인 이 책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읽어보게 되었다.



백과사전을 구성하는 일은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을 연상시킵니다. 꽃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골라서 자르고 다듬어 어울리게 섞는 게 플로리스트의 일이죠. 이 책에 소개된 이야기들도 제가 지어낸 게 아니라 듣고 보거나 읽으면서 신기하고 놀랍게 느낀 것들입니다. 열세 살 때부터 하나둘 모으기 시작한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여 어느덧 수백 개가 되었습니다. 이 특이한 이야기들 대부분은 전통적인 지식 습득 경로(학교 공부나 신문, TV, 일상 대화) 밖에서 누구한테 들은 것입니다. 주변사람들이 <깜짝 놀랄> 이야기가 있다면서 들려주면 다시 누구한테 물어보거나 자료를 읽어 확인한 뒤 하나씩 기록해 두었죠. 저한테는 일종의 <병행 지식> 같은 것이었습니다.

이야기를 수집하다 보니 잊어버릴지 모른다는 강박증이 생겼습니다. 저는 절대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철저히 수집가의 자세로 임하기로 마음먹었죠. 기발한 농담이나 마술을 외워 두었다가 나중에 써먹듯이 이 이야기들도 제대로 수집해 두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이번 신판에서는 최근 책부터 시작해 지난 책들로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을 택해 첫 머리에 『죽음』의 백과사전을, 말미에 『개미』의 백과사전을 배치했다고 한다. 안 그래도 이미 읽은 소설을 다시 읽는 것보다는 그 안에서 신기했던 이야기만 쏙 빼서 읽는 것이니 더욱 흥미로운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이 책은 총 12장으로 구성된다. 1장 '죽음', 2장 '땅울림', 3장 '초소형 인간', 4장 '제3인류', 5장 '신들의 신비', 6장 '신들의 숨결', 7장 '우리는 신', 8장 '천사들의 제국', 9장 '개미 혁명', 10장 '개미의 날', 11장 '개미', 12장 '기타'로 나뉜다. '도판 출처'와 '항목 찾아보기'가 수록되어 있다.



백과사전 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어느 곳이든 원하는 부분을 펼쳐들어 읽어보아도 좋겠다. 슬슬 책장을 넘기다 보면 유독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 내용을 먼저 읽어도 되겠다.

세상에는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처럼 신기한 이야기들이 많은데 이 책에는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모아놓은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꽤나 방대해서 700장이 넘어가니 제법 두툼한 책으로 탄생했다.

책상 위에 두고 문득 펼쳐들어 궁금한 부분을 읽어나가면 좋겠다. 그야말로 백과사전처럼 다루어도 좋을 것이다.




이 책에서 워낙 신기한 이야기를 많이 보게 되어서 점점 파고들어 읽게 되었다. 별별 일이 많이 있고 새로 알게 되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아서 한번 펼쳐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하도 인상적인 것이 많아서 일일이 언급하자면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으니 아쉽지만 딱 한 가지만 언급해 보아야겠다.

특히 인상적인 것을 꼽아보자면 '쥐 세계의 계급 제도'였다. 쥐들의 세계에서도 계급이 나뉘어 피착취형, 착취형, 독립형, 천덕꾸러기형이 나타났다고 한다. 그리고 개체수가 증가할수록 천덕꾸러기형의 쥐들에 대한 학대가 가혹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실험의 연장선에서 쥐들의 뇌를 해부해보았더니,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쥐는 천덕꾸러기나 피착취형 쥐들이 아니라 바로 착취형 쥐들이었다고 한다. 착취자들은 특권적인 지위를 잃고 노역에 종사해야 하는 날이 올까 봐 전전긍긍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며 이야기를 마친다.



제법 두꺼운 이야기보따리 같은 책이다. 보통 소설가들은 소설 한 권을 탄생시키기 위해 수많은 작업노트를 활용한다고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업노트를 들여다본다고 생각해도 좋겠다.

방대한 지식을 한꺼번에 바라볼 수 있어서 유익하고도 재미있는 책이었다. 재미도 있고 지식도 채울 수 있으니, 특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창의력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방대한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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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도 함께도 패키지도 다 좋아
임영택 지음 / 라온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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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행업계에 종사하는 저자가 들려주는 '누구와 어디를 언제 어떻게 가더라도 후회 없이 즐기는 여행 만들기 완벽 가이드'이다. 먼저 이 책의 프롤로그에 나오는 다음 글을 살펴보자.

네 명의 친구들이 스페인 여행을 가려고 돈을 모았다. 돈을 다 모은 후 패키지로 여행을 가기 위해 여러 여행사의 상품을 고르고 골라 가성비가 좋은 상품을 예약했다. 일행 중 한 명은 너무 저렴한 것은 위험하니 적당한 가격의 상품을 구매하자고 했다. 논쟁 끝에 저렴한 상품을 이용해서 스페인 여행을 떠났다. 방문국은 물론 관광 일정도 같고 호텔 등급도 비슷한데 굳이 비싼 상품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를 반박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여행 출발 후 사흘이 지나자, 네 명 모두 후회하기 시작했다. '이런 여행을 하려고 돈을 모으고 휴가를 내서 떠나온 것이 아니었는데…….' 그들은 '가성비'라는 기준에 몰입되어 잘못된 선택을 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스페인 여행을 행복한 추억으로 만들 기회를 날렸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들이 이번 생에 스페인 여행을 다시 올 기회가 쉽게 생길까? 아마도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여행은 왜 이렇게 된 걸까? 어떻게 하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피할 수 있을까? (프롤로그 중에서)

대부분 사람들은 여행을 같이 하면 멀어진다고들 한다. 그런데 위의 사례를 보니 그 이유가 이러한 갈등에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책에 더욱 관심이 생겼다.

자유 여행 준비자에게는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여행에 관해, 일행과 함께하는 가족 여행이나 모임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함께 추억할 아름다운 여행을 만드는 기준과 요령을 준비했다. 또한 패키지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해 저렴한 상품도 괜찮은 건지, 비싼 상품이 좋은 건지, 어떻게 해야 마음 편한 여행을 할 수 있는지, 가이드와는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등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내용을 준비했다. (12쪽)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궁금해서 이 책 『혼자도 함께도 패키지도 다 좋아』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임영택. 33년간 여행업에서만 종사한 여행 상품 전문 기획자이자 여행사 대표다. (책날개 발췌)

나는 여행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 틈틈이 서점을 다녔고 여러 책을 읽었다. 그러다 문득 7년 전부터 '여행 관련 책들은 왜 이런 종류만 있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대부분 여행지 설명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그리고 본인의 여행 경험을 토대로 한 수필 형식이었다. 정작 필요한 것들을 알려주는 책은 거의 없었다. 여행객 각자의 형편과 스타일에 맞는 여행을 찾는 방법을 안내해주는 책은 왜 없는 걸까?

여행업계 종사자들은 일반 여행객들과 다른 점이 있다. 프로로서의 경험을 살리면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겪는 선택의 문제에 대한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롤로그 중 발췌)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드디어 찾은 나를 위한 여행법'을 시작으로, 1장 '어떤 여행을 할 것인가?', 2장 '나만의 특별한 여행을 만드는 기준과 요령', 3장 '이제는 반자유 여행으로 즐겨라', 4장 '패키지여행, 지혜로운 선택으로 즐기는 법', 5장 '여행의 실전, 이렇게 준비하고 이렇게 떠나자'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나는 왜 여행이 필요한가?'로 마무리된다.

단순히 '나 여행 좋아.'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어보았는데, 정보 제공 면에서 기대 이상이었다. 지금까지 여행책자도 많이 나와있지만, 이런 식으로 실질적인 여행 선택에 도움이 되는 책은 보기 드물다. 어디어디가 좋다고 알려주는 게 아니라, 나 자신부터 시작해서 내 마음에 쏙 드는 여행을 설계하기 위해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지를 일러주는 책이다. 앞으로 코로나 끝나고 다시 여행업이 활성화되면 더욱 빛을 발할 책이 될 것이다.



이 책의 32쪽에 보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적어라'라는 소제목의 글이 있다. 솔직하게 구체적으로 적어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전망 좋은 숙소, 경치 좋은 곳에서 산책, 분위기 있는 식당/카페, 새로운 것을 싸게 살 수 있는 쇼핑 등을 좋아하고, 기다리는 것, 사람이 많고 번잡한 곳, 불결한 식당, 통제하지 못할 위험에 처하는 일 등을 싫어한다면, 되도록 No를 피할 수 있는 여행지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No를 피하는 것에 주력하는 것이 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여행업에 종사하는 전문가가 들려주는 조언이어서 단체 모임에서 여행을 선택하는 데에 있어서도 멤버 중 누군가의 불만을 최소화하며 바람직한 여행을 끌어낼 수 있도록 알려주니 도움이 될 것이다.

단순히 어디가 어떻기 때문에 좋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저런 상황을 고려해서 어떤 여행을 끌어내 선택할 수 있을지 그 방향을 제시해주어서 도움이 된다.



지금은 여행을 할 수 있는 때는 아니지만, 여행을 준비할 수 있는 때다. 여행이 가능한 때가 되어서야 어디 갈까 고민하고 충동적으로 선택하는 것보다 지금 여행 준비를 시작하는 것도 좋겠다.

이 책에서는 그러는 데에 꼭 필요한 것을 알려준다. 즉 미리 나의 취향을 파악하고 왜 여행을 떠나려는지 나 자신을 스스로 바라보고 여행의 이유를 찾는 것이 먼저다.

그렇게 여행지와 여행 스타일을 정하고 그에 따라 차곡차곡 여행 비용을 모아놓고, 나중에 여행이 가능할 때가 되면 바로 실천에 옮기면 되는 것이다. 그 어떤 여행보다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이 책은 여행객 각자의 형편과 스타일에 맞는 여행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지금이기에 더욱 필요한 여행 책자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멈추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여행에 관한 특별한 책인 이 책을 가이드 삼아 다음 여행을 준비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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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신세계 메타버스를 선점하라 - 앞으로 인류가 살아갈 가상 세계를 위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자오궈둥.이환환.쉬위엔중 지음, 정주은 옮김, 김정이 감수 / 미디어숲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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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자주 언급되는 것이 바로 '메타버스'다. 알듯 모를 듯한 메타버스의 세계에 이미 들어가서 활동하기도 하고, 여전히 이게 뭔가 싶기도 하다.

생각해 보니 메타버스에 관한 책을 별로 읽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제목이 인상적이다. '디지털 신세계 메타버스를 선점하라'이다. 아직은 초창기이니 선점할 기회가 있다는 소리다.

메타버스에 관한 가장 대표적인 정의는 이러하다.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에 평행하면서도 독립적인 가상 세계로, 현실 세계를 투영한 온라인 가상 세계이자 점점 진실해지는 디지털 가상세계다' 위키백과의 설명은 이보다 메타버스의 새로운 특징을 훨씬 더 잘 보여준다. 즉 메타버스는 '가상적으로 향상된 물리적 현실과 물리적으로 영구적인 가상 공간이 융합되어 미래 인터넷을 기반으로 감각을 연결하고 공유하는 특징을 가진 3D 가상 공간'이다. (16쪽)

이 책에서는 말한다. '2021년은 메타버스 원년이라 불러도 무방하다(21쪽)'라고 말이다. 메타버스 시대는 현재진행형으로 펼쳐지고 있으니, 알아야 하는 현실이라는 생각으로 이 책 『디지털 신세계 메타버스를 선점하라』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자오궈둥, 이환환, 쉬위엔중 공동 저서이다. 자오궈둥은 중관춘 빅데이터산업연맹 사무총장 外, 이환환은 이구텐샤 대표이사 겸 화젠 사모펀드 CEO. 쉬위엔중은 다산셩 그룹 대표이사이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된다. 1장 '다차원 가상 세계, 메타버스가 온다', 2장 '메타버스 네이티브, M세대가 사는 법', 3장 '게임, 캄브리아기 대폭발', 4장 '메타버스 경제학', 5장 '자치의 유토피아', 6장 '메타버스의 초대륙을 선점하라', 7장 '웜홀, 메타버스 사이를 자유롭게 유영하다'로 나뉜다.

저자는 마인크래프트 게임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엔더 드래곤', '크리퍼' 같은 단어를 잘 모르겠으면 겸허한 마음으로 어린이들에게 물어보라는 것이다. 아주 신이 나서 알려줄 것이라고.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아들에게 '크리퍼'가 뭐냐고 물었더니 신나게 설명해 주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나도 초등학생들이 텔레비전에서 마인크래프트를 틀어놓고 푹 빠져들어 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물론 나는 속으로 '왜 이런 걸 보고 있나?'라는 생각을 하며 다른 일을 했다. 같은 세상을 살아가며 전혀 다른 것을 보고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이 책은 앞으로 인류가 살아갈 가상 세계를 위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들려준다. 메타버스 현실 경제학이라고 한다.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메타버스 세계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성장 발전을 하고 있어서, 문득 낯설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은 차근차근 짚어주며 메타버스에 대한 이해를 넓히도록 도움을 준다.



메타버스는 단순한 경제가 아니라 '사회'이며 더욱이 M세대가 만든 포스트모던 사회다. 메타버스에는 경제 현상은 물론이고 문화 현상과 사회 현상도 있다. 국가, 민족, 지역, 시간의 경계를 초월한 이 사회는 어떤 문명을 만들어낼까? 기대감에 벌써 가슴이 두근거린다. (328쪽)

디지털 네이티브로 태어나서 살아가는 세대에게 펼쳐질 미래의 모습은 어떨지 나 또한 무척이나 궁금하다.

이 책을 읽으며 메타버스에 대한 이해를 넓혀본다. 메타버스의 특성과 기반 기술, 메타버스 네이티브인 M세대에 대한 이야기, 게임에 관한 이야기, 메타버스 경제학, 메타버스 관리 문제, 메타버스 기반시설, 기술이 산업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 단계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지식을 잘 짚어준다.

메타버스에 대한 책은 알듯 말듯 한 경계에서 늘 나를 혼란스럽게 한다. 이미 아는 것이고 이미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와있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어서 익숙하다고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낯선 무언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제목에서 말하는 것처럼, 중요한 것은 디지털 신세계인 메타버스를 선점하는 것일 테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메타버스에 관한 책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들춰보아야겠다. 이 책이 그 시작점에서 전체적으로 포괄적인 이해를 하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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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의 역사 - 음식에 인생을 바친 사람들의 이야기
윌리엄 시트웰 지음, 문희경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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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만 보고 상상하던 것과 실제 책을 받아들었을 때의 느낌이 상당히 다르다. 기대 이상이라는 말이다. 그냥 단순히 외식의 역사를 짚어본다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펼쳐 드니 '이건 훨씬 넓고 깊구나!'라고 직감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일단 책 속의 생생한 그림들이 눈길을 사로잡아서 이 책을 먼저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했다. 그리고 서문을 읽던 중 이미 이 책에 매료되고 말았다. 궁금하고 또 궁금해서 일단 집어 들면 읽어야만 하는 책이다. 외식에 관한 책은 지금껏 따로 못 보았으니 말이다.

'당신이 어디서 먹는지 말하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 역사학자 존버넷의 말이다(사실은 그의 조상인 장 앙텔름 브리아 샤바랭의 말을 편집한 말이다)좋아하는 레스토랑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우리가 열광하는 레스토랑의 유형에 따라 우리의 품격이 드러나므로 대화가 생각보다 복잡미묘해질 수 있다. (10쪽)

천재적 음식 학자의 도발적인 외식사 해석. 폼페이부터 회전초밥, 미슐랭 식당의 부엌까지 헤집어 벌거벗은 서양 외식의 현장들이 펼쳐진다. 글 쓰는 사람들을 질투하게 만드는 역사적 식탁의 정교한 재구성, 시니컬한 유머, 당연하지만 음식에 대한 뛰어난 지식, 심지어 잘난 척하거나 유능한 셰프들까지 등장시킨 후반부의 '레스토랑 당대사' 부분까지 시종 책값을 한다. 어디서도 이런 글이 제대로 묶여 나온 적이 없기 때문이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 맛있는 코스 요리처럼 디저트까지 금세 도착한다. 팁을 두둑하게 내도 아깝지 않은 책이다.

_박찬일(셰프·음식 칼럼니스트)

음식과 레스토랑에 관한 특별하고도 맛있는 인문교양서라는 점에서 호기심을 더해서 이 책 『외식의 역사』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윌리엄 시트웰. 영국을 대표하는 음식 작가이며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레스토랑 평론가이자 작가 겸 해설자다. BBC의 인기 프로그램 「마스터셰프」에 몇 년째 심사위원을 맡고 있다. 또한 '윌리엄 시트웰의 만찬 모임'으로 영국 각지에서 훌륭한 음식을 선보이며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책속에서)

이 책은 총 18장으로 구성된다. 1장 '폼페이의 5번가', 2장 '제국의 위대함이 깃든 요리', 3장 '30년간 40개국의 음식을 먹다', 4장 '식탁보의 등장', 5장 '커피하우스에 붙은 호소문', 6장 '단두대가 낳은 고급 식당', 7장 '산업혁명이 불러온 음식의 풍경', 8장 '프랑스 요리를 중세에서 현대로 가져오다', 9장 '클럽의 탄생과 독보적인 주방', 10장 '봄베이의 레스토랑', 11장 '글렌 벨의 타코', 12장 '세계 최악의 음식을 파는 나라', 13장 '초밥 컨베이어벨트, 그리고노! 스시', 14장 '르가브로슈, 런던에 문을 열다', 15장 '요리로 정치를 말하다', 16장 '요리의 장르가 뒤섞이다', 17장 '미슐랭 별, 그리고 셰프의 죽음', 18장 '무엇을 즐길 수 있을까?'로 나뉜다.



첫 장을 넘기자마자 '연대표로 보는 외식의 역사'부터 시선을 끌어당긴다. 눈에 들어오는 것 몇 가지만 살펴보아야겠다. 먼저 AD 79년에는 로마 제국 최고의 도시 폼페이에서 번창하던 레스토랑과 여관, 술집 등이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사라졌다. 1410년에 식탁보를 펼치는 음식점이 성행했으며, 1577년 영국의 선술집이 2만 4,000개로 기록되었다고 한다. 1834년에는 최초의 현대 요리사인 마리 앙투안 카렘이 사망했으며, 1940년에는 맥도날드를 개업했다. 초밥 컨베이어벨트는 1958년에 생겼고, 뉴욕 최초의 초밥집이 1972년에 생겼다.

여기에서 살펴본 굵직굵직한 역사를 이 책에서 구체적으로 짚어보게 된다. 흑백영화에 색깔을 입히는 작업이라고 하면 될까. 그냥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다. 끝'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눈앞에 펼쳐지도록 내 머릿속에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나가니 저절로 집중하게 된다. 하나의 그림이 되고,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되며, 외식의 역사라는 제목에 내용을 채워 넣는다.



첫 시작은 '폼페이의 5번가'이다. '고대 폼페이에서 발견된 한 여관은 폼페이가 세련된 호텔과 술집과 레스토랑을 갖춘 도시였음을 드러내 보인다.(14쪽)'라는 무미건조한 한 줄의 역사를 이렇게도 생생하게 표현해 내다니! 폼페이 베수비오 산이 폭발한 날의 상황을 표현하며 시작한다. 베수비오 산이 폭발할 수도 있다는 생각 자체가 황당무계했다며, 그로부터 7년 전에 심각한 지진이 발생했지만 베수비오 산은 1,500년 동안 한 번도 분출한 적이 없었다는 이야기를 보며 남 이야기 같지 않은 생각을 하며 바로 몰입했다.

식탁보의 등장은 또 어떤가. 지금껏 식탁보를 사용하거나 식탁보를 사용한 음식점에 가면서도 '이 식탁보는 언제부터 깔게 되었지?'라는 의문을 전혀 갖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에서 던지는 질문에 하나하나 함께 생각해 보면서 읽어나갔다.

이제껏 우리는 즐겁게 역사를 돌아보면서 피자의 기원을 알아보고 음식을 나눠 먹는 개념을 처음 생각해낸 사람이 누구였을지 짐작해 보고 '접대'라는 말의 본질을 고찰했다. 이제 잠시 멈추어 이런 질문도 던져보자. 레스토랑에서 식탁보를 덮기 시작한 때는 언제였을까? 외식의 역사를 소개하는 책에서 이 질문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식탁보는 문화와 문명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54쪽)

무엇을 언급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책을 읽으며 알아가는 역사적 사실이 많다. 그냥 일반적인 역사 말고 '외식'이라는 면에서 역사를 살펴볼 테마를 잡았다는 것이 특별하다.

이 책의 뒷부분에는 도서 및 인용문이 담긴 참고문헌, 웹사이트, 본문 이미지 저작권, 찾아보기 등의 자료가 꼼꼼하게 담겨 있다. 학술적인 자료로 읽고 인용하며 독서의 영역을 넓히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영국의 대표적인 음식 작가이자 레스토랑 평론가이자 BBC의 유명 요리 프로그램 「마스터셰프」의 독설가로도 유명한 저자는 오늘날 런던의 거리를 걷다가 만나는 다채로운 외식 문화의 뿌리를 찾아 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의 이탈리아 레스토랑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는 폼페이의 세련된 식당 풍경에서 출발하여 여럿이 둘러앉아 음식을 나눠 먹는 오스만 제국의 식사 문화를 거치고 정치 토론과 시시한 잡담이 오가던 커피하우스, 귀족 저택의 식당이 거리로 나온 프랑스 혁명 시대의 레스토랑, 영국의 음식 암흑기의 살풍경한 식당, 그리고 인도 요리, 타코기계, 초밥 컨베이어벨트, 반전 정신과 히피 문화가 담긴 정치색 짙은 요리, 지구 환경을 고민하는 채식주의, 요리를 쇼나 예술로 승화시킨 실험적인 레스토랑과 '분자요리', 그리고 인스타그램의 네모난 프레임에 들어가도록 사진발 잘 받게 만든 요리에 이르기까지 요리 역사의 중요한 장면을 훑어 내려오는 사이, 외식 문화가 그저 집을 떠나 배를 채우기 위해 먹는 행위에서 미술, 음악, 연극, 영화와 견줄 만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는 과정이 펼쳐진다. (288쪽, 옮긴이의 말 중에서)

영국인이 쓴 외식 문화와 레스토랑의 사회문화적 변천사는 물론 그의 시선으로 살펴보는 것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겠지만, 이 또한 모든 내용을 한 권에 다 넣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기에 이 정도로도 알차게 정리되고 담겼다고 생각한다.

외식에 대한 역사를 다루면서도 쉽고 재미나게 풀어내어 몰입해서 읽을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다. 관련 연구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물론, 일반인에게도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도록 접근성이 뛰어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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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급적 일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돈 이야기
오하라 헨리 지음, 안민희 옮김 / 북노마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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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 가급적 일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돈 이야기라니,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했다.

"인생은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우리는 우리가 살고 싶은 대로 사는 것뿐이죠. 괜찮지 않나요? 나는 그저 '인생이 이렇게 힘든 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책날개 중에서)

이런 생각이라면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보고 싶었다.

이 책 『가급적 일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돈 이야기』를 읽으며 그의 생각과 생활을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오하라 헨리. 아이치현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졸업 후 도쿄에서 칩거 생활을 시작했다. 일주일에 이틀만 일하면서 홀로 해외여행도 다녀오고 틈틈이 저축도 하며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나는 일주일에 이틀만 일하기로 했다』 등을 썼다. (책날개 중에서)

안녕하세요, 오하라 헨리라고 합니다. 저는 스물다섯 살부터 약 6년 동안 도쿄 교외에 있는 작은 연립주택에서 은거 생활을 했습니다. 은거 생활이라는 표현을 쓰기는 했지만, 옛날이야기에 등장할 법한 속세를 떠난 사람의 생활과는 다릅니다. 제 경우로 말하자면, 사회와의 관계를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기본적으로 일주일에 이틀만 일하며 연 수입은 백만 엔 이하로 사는 생활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IT나 주식과 관련된 특수한 능력이 있지는 않지만, 부모와 나라의 지원 없이도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아왔습니다.

이런 생활에 대해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면 '용케 잘 살고 있네'라는 반응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연 수입 백만 엔 이하로 살아보면, 머리로 생각하는 생활과 실제로 느끼는 생활은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연 수입이 줄어들어 바닥을 치는 만큼 동시에 돈에 대한 불안이 줄어든다'는 신선한 발견을 할 수 있었습니다. (4쪽, 작가의 말 중에서 발췌)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들어가며 '은거 생활의 아웃라인'을 시작으로, 1장 '일단 힘든 장소에서 벗어나기', 2장 '마음이 편한 생활 만들기', 3장 '수중의 돈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가?', 4장 '돈에 대한 시각과 사고방식의 변화', 5장 '돈과 이야기하기, 돈과 놀기'에 이어, 쓰루미 와타루와 오하라 헨리의 대담 '넉넉하다는 건 무엇일까?'로 마무리된다.



먼저 저자의 은거 생활 하루 일과를 간단하게 소개한다. 혹시 약간 꼰대스러운 생각이 몽글몽글 피어오른다면 잔소리하지 말고 일단 꾹 참고 자기소개를 겸한 은거 생활 하루 일과를 읽어보자.

아침은 적어도 7시에 일어나서 시작한다. 은거 생활을 한다고 해서 마냥 잠만 자면 안 된다는 것이다. 회사나 학교에서 생활 리듬을 정해주지 않는 만큼 스스로 조절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슬슬 읽어나가다가 마음에 훅 들어오는 부분이 있으니 책 이야기이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대여하면 처음 몇 페이지만 읽고 '재미없다' 싶으면 반납해도 되니 손해가 없다는 것이다. 돈 주고 샀으니까 어쩔 수 없이 읽어야 한다는 부담도 없고, 순수하게 읽고 싶은 책 혹은 읽고 싶은 부분만 여러 번 읽을 수도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러면서 식생활에 있어서도 아침에는 스콘을 직접 만들어 먹고 저녁에는 현미채식으로 건강하게 챙기는 것이다.

저자는 하루 30시간이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20대에 은거 생활을 시작했다고 하면 여타 평범한 사람과는 다른 특별한 삶으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씩 뜯어보면 아주 단조롭고 평범한 면이 쌓이고 쌓인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제 눈에도 그렇게 보입니다. (28쪽)

그렇게 한 청년의 은거 생활에 대해 호감 모드로 변화하며 이 책을 계속 읽어본다.

나름대로 자신만의 소신과 기준이 있어서 이 책을 읽으며 드는 의문을 하나씩 풀어본다.

저의 부모님은 '너 하고 싶은 대로 살아라' 하고 말했다가 바로 다음 날 '정규직으로 취직해라'라고 하지 않나, 순간순간 기분에 따라 제각각인지라 '남 일이라고 대충 말하는 것 같은데' 싶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하라는 대로 했다가는 인생이 열 번 있어도 모자라겠다는 위기의식이 일찍부터 있었습니다. (50쪽)

부모님이 공감해 주는 은거 생활이란 평생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며, 자신만의 생활을 이어나간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일하기 싫어하거나 대충 살고자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최저 생활비를 계산해두고 몇 시간 일하면 되는지 역산하여 삶을 자신만의 속도로 재단할 수 있는 것이다.

최저생활비에서 노동량을 역산하면 경제적인 불안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그 이상으로 일할지 말지 스스로 결정할 자유가 생긴다'는 장점이 생깁니다. 이것이 최대 혜택일 수도 있습니다. 월 6만 엔까지 벌고 나면 그 이상은 하기 싫은 일이라면 바로 거절할 수 있고, 반대로 '한가한데 일이나 해볼까'라는 여유가 생기죠. 재밌을 것 같은 일만 골라 하는 것도 전부 내 자유입니다. (112쪽)

그리고 결국 필요한 것은 삶을 대하는 자세인 듯하다.

정리하자면, 또 하나의 자유란 '행복을 돈에 의존하는 상태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 돈이 있든 없든 어디서 뭘 해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심적 상태라고나 할까요. 이곳이 아닌 어딘가가 아니라 내 주변의 가까운 곳부터 즐길 거리를 발견하는 것. 그것이 결국 돈이 있든 없든 어디에 있든 행복한 삶으로 이어질 겁니다. (130쪽)

이 책을 읽고 나니 정말 자유인을 여기에서 보는 것 같다. 우리네 삶에서 꼭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정답도 없고, 돈을 쌓아놓아야 한다는 것도 정답이 아니니, 자신만의 소신을 가지고 삶을 꾸려나가는 청년의 이야기에서도 삶의 자세를 배워볼 수 있었다. 남들과는 다르다고 해도 자신의 행복을 찾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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