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멀쩡하던 행거가 무너졌다
이혜림 지음 / 라곰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진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책의 도움을 받아 정리를 좀 하고 싶었다. 요즘 물건들도 사부작사부작 늘고 있고, 특히 책이 늘고 있으니 나도 멀쩡하던 책장이 무너지게 생겨서 이 책의 제목이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둘째는 이 책의 소제목에서 본 '텅 빈 방에는 공허함만이 남았다'라는 문장에서 공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버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너무 비어 아무것도 없는 깔끔함은 좋은 게 아니라, 허전하고 소리가 울려서 골이 흔들린다. 목표 없이 무작정 따라 하는 미니멀리즘이 아니라, 나만의 정리를 위해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온 집 안을 물건으로 가득 채워보기도 하고,

통째로 비우고 텅 빈 방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숱한 허무와 회의감의 나날들을 보내면서 나만의 균형을 찾았다. (에필로그 중에서)

이 말에 공감하며 이 책 『어느 날 멀쩡하던 행거가 무너졌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혜림. 날마다 다른 옷과 액세서리를 해야만 외출할 수 있었던 전 맥시멀리스트. 어느 날 옷의 무게에 무너져 내린 행거 앞에서 맥시멀리스트에 회의를 느끼고 미니멀리스트로 전향했다. 처음부터 내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것들로만 채우는 미니멀리즘 습관을 오늘도 열심히 전파중인 건강한 미니멀리즘 전도사.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어느 날 멀쩡하던 행거가 무너졌다'를 시작으로, 1부 '비우고 난 후 알게 된 것들: 물건', 2부 '작은 집, 간소한 살림: 공간', 3부 '단순하게, 홀가분하게: 라이프', 4부 '가볍지만, 우아하게: 태도'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카쉬 해변에서, 홀가분했던 지난 여름 날'로 마무리된다.

저자 소개를 보며 솔직히 '엥?!'했다. 사계절 서른 벌의 옷으로 지내는 10년 차 미니멀리스트라니. '그렇게나 많이?'라는 생각이 솔직한 내 심정이었다. 저자는 전 맥시멀리스트였고, 행거가 내려앉을 만큼 옷의 무게에 짓눌려보았으며, 그에 비해 지금은 서른 벌의 옷으로 사계절을 지내는 것이니 저자한테는 지금이 미니멀일 수 있겠다. 그 부분이 내 생각과는 조금 다르긴 했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두 가지 생각을 바꿔야 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나만의 기준과 균형을 찾아서 최상의 상태로 미니멀리즘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이고, 나도 나름 미니멀리스트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물건을 함부로 들이지 말고 소중한 물건을 아끼며 살자. 그것이 두 번째다. 나만의 미니멀 라이프를 만들고자 마음을 다잡아준 책이다.



이 책을 보면 저자가 자신만의 미니멀 라이프를 찾아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많은 물건을 누리며 살아보기도 했고,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며 싹 비워보기도 했지만, 결국 자신만의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잔잔하게 풀어가고 있다.

가득 채워본 경험, 모두 비워본 경험, 필요한 것만 선별해서 생활해 본 경험은 지금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마음을 갖게 해주었다. 아니,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26쪽)

그리고 저자는 1년에 한 번씩 '살림 대충 하기' 시즌이 돌아온다고 언급한다. 생각해보니 나도 그렇다. 특히 한여름. 덥고 습하고 후끈거리는 날에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주르르 흐르는데 무슨 살림인가. 그래서 지금부터 조금씩 해두어야 한다. 봄 되면 날이 좋으니 꽃구경 다녀야해서 소홀해지니 지금이 시즌이다. 생각해보니 나에겐 살림하는 시즌이 얼마 없었다.

필요한 물건만 지니는 마음가짐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다. 나를 설레게 하는 물건만 소유할 것. 내 마음에 꼭 드는 것으로 제대로 된 하나의 물건만 있다면 다른 것을 더 사고 싶다는 마음이 사라진다. 그러니 물건을 들일 때는 무조건 신중해야 한다. 어물쩡 '당분간만 써야지'라는 생각으로 물건을 구입한다면, 그 물건은 또 다시 버려진다. (203쪽)




이 책은 완벽한 것이 아니라 사람 냄새가 나서 좋다. 힘들게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기준과 속도로 균형을 찾아가며 사는 모습이어서 더욱 와닿는다.

살림 잘 하는 누군가를 부러워하며 나를 자책하기보다는 나만의 기준으로 걸러서 챙겨둔 물건들을 소중히 아끼며 살아가야겠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책이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만의 물건과 함께 살아가고 있으니, 이 책을 읽으며 내 기준에 맞는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아도 좋을 것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종이달 2022-02-22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독해가 되는 이야기 영문법 - 고등, 수능, 공무원, 편입, 토익, 텝스 1000개가 넘는 기출 예문
이선미 지음 / 타보름교육 / 2022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독해가 되는 이야기 영문법』이다. 아마 '영문법'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다들 비슷하리라 생각된다.

저는 블로그에 자주 영어 문법 포스팅하는데요. 잊을 만하면 이런 댓글이 달립니다. 이런 영문법 백날 공부해봐야 미국인이랑 말 한마디 할 수 있겠냐고요. 정말 미국인과 대화하는 것만이 목표라면 영문법 교재 같은 거 권하지 않아요. 같은 영어학습이라 하더라도 목적에 맞게 공부해야 합니다. 영문법 공부는 대부분 영어시험에 필요하고 글을 쓰고 읽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4쪽)

그런 말 많이 들으셨나 보다. 하긴 학교에서 영문법 열심히 배우고, 이게 동사니 형용사니, 과거형이니 과거분사니 등등 아무리 분석하고 시험 성적을 잘 받아 보아야 외국인 앞에서 버버벅 제대로 말 한마디 못하고서는 도대체 뭐하자고 영문법 공부를 시켰는지 교육제도에 화풀이해 본 적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왜 공부해야 하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그 부분을 잘 생각해두어야 영문법 공부에 보람을 느낄 것이다. 영문법에 부드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 『독해가 되는 이야기 영문법』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선미쌤. 현 타보름교육 대표이며, 타보름 영어 온라인 영어 강사다. 저서로는 마왕영어 시리즈, 이야기 영문법 시리즈, 고릴라 영문법 시리즈, 핵꿀잼 리딩 시리즈, 수능x내신 시리즈 등이 있다. (책날개 발췌)

책을 읽고자 펼쳐들면 '초간단! 기초 영어 테스트' 일곱 문제가 주어진다. 펜을 집어 들고 문제를 풀어보자. 정답은 6페이지 하단에 있는데, 한 개라도 틀렸다면 4장 기초편부터 공부하라고 권장한다.

역시 우리는 학창 시절, 외국인과 대화는 잘 못해도 영어문법은 시험을 통해 다지고 익히고 그랬기 때문인지 틀린 게 없어서 바로 1장부터 시작해보았다.

이 책은 기초부터 다루지만, 왕초보를 위한 책은 아닙니다. 이 책은 다년간 영어 공부에 노출돼왔지만 뭔가 부족함을 느꼈던 학습자들을 위한 책입니다. 이론 설명에 추가로 예문 1,000개 엄선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그간 머릿속에 엉켜있는 영문법을 정리하고 서로 연결하여 영어 독해, 문법 실력과 자신감을 더욱더 높이실 거라 확신합니다. (6쪽)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구조편'에는 문장의 이해, 단어의 종류, 단어의 종류별 역할 등이, 2장 '동사편'에는 시제, 태, 조동사 등이, 3장 '필수편'에는 한정사, 동격, 분사구문, 전치사와 짝을 이루는 동사, 지각동사, 사역동사, 병렬구조 등이, 4장 '기초편'에는 단어의 종류, 인칭대명사, be동사의 현재형과 과거형, 일반동사의 3인칭 단수 현재형, 일반동사의 과거형, 의문문과 부정문 만들기, 문장의 종류 등이 있다. 부록으로 '실전 독해 맛보기', '불규칙 동사 변환표', 'to부정사 또는 동명사를 목적어로 받는 동사들', '기초편 정답'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의 목표는 단 하나입니다.

하나의 영어 문장을 제대로 분석하는 것입니다. 단어들이 나열되다 말이 되면(어색하지 않으면) 마침표(.)를 찍고 하나의 문장이 됩니다. (16쪽)

영어 문법은 그냥 하기 싫어도 해야 하고 시험을 위해 무조건 외워야 한다고만 생각했다면, 그렇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지만 시간 투자 대비 성과가 그리 괄목할 만하지 못했던 것이다. 공부해야 하는 이유와 목표가 있으면 더 수월하게 학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강의를 해주듯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왜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이해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 되도록 쉽게, 어르고 달래면서 이야기해 주는 노력이 보이는 책이다.



연습문제도 충분히 담겨 있어서 영문법을 익히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영문법' 하면 '미국인이랑 대화하는 데 도움 안 되는 퀘퀘 묵은 일본식 영문법'이라고 생각했다면, 이 책은 그 생각을 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영문법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벌거벗은 세계사 : 사건편 - 벗겼다, 세상을 뒤흔든 역사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tvN에서 <벌거벗은 세계사>를 가끔 보았는데 엄청 흥미로웠다. 하지만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특성상 이 모든 내용을 한꺼번에 해주는 게 아니라 시간을 맞춰서 조금씩 봐야 하기 때문에 놓치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다음에 또 보겠다고 생각만 하고는 잊고 지냈는데, 이번에 이렇게 책으로 출간된 것을 보고 나니 무척 반갑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졌지만 우리는 늘 그랬듯 답을 찾았습니다. 국내를 대표하는 역사학자들과 함께 전 세계 곳곳을 언택트로 둘러보며, 오랜 시간 세상을 뒤흔든 역사를 파헤치는 《벌거벗은 세계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 신들의 전쟁으로 시작해 인간들의 전쟁으로 끝나는, 여행보다 재미있는 세계사 벗기기가 시작됩니다. (책 뒤표지 중에서)

신들의 전쟁부터 인간들의 전쟁까지 이야기를 펼치다니,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책을 읽기도 전에 벌써 흥미로워서 두근거렸다. 이미 방송으로 흥미보장은 짐작했지만, 책을 통해 한꺼번에 그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서 이 책 《벌거벗은 세계사》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tvN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팀이다.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삶에 들이닥친 코로나19. 자유롭게 누군가를 만나고 여행을 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질 무렵 집에서 안전하게 세계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행지에 숨겨진 세계사까지 배울 수 있다면 더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만든 것이 <벌거벗은 세계사>입니다. 그 마음이 시청자와 독자들에게 전달되길 바라며, 이 책이 조금이나마 현시대의 갈증을 해소할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총 13장으로 구성된다. 벌거벗은 그리스 신화 1,2와 벌거벗은 트로이아 전쟁은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교수 김헌, 벌거벗은 삼국지 1,2는 전남대학교 사학과 교수 이성원, 벌거벗은 전염병, 페스트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수 장항석, 벌거벗은 청일 전쟁, 러일 전쟁은 역사 강사 최태성과 동국대학교 대외교류연구원 책임연구원 서민교, 벌거벗은 제1차 세계대전은 상명대학교 역사콘텐츠학과 교수 류한수, 벌거벗은 세계 대공황은 전남대학교 사학과 교수 김봉중, 벌거벗은 핵폭탄은 최태성,서민교, 벌거벗은 냉전 시대는 류한수, 벌거벗은 걸프 전쟁은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박현도와 함께 했다.



나처럼 방송을 잘 챙겨서 보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렇게 책으로 접하는 것도 좋겠다. 책으로 접해서 조목조목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분량으로 끊어서 읽을 수 있으니 그런 점도 더욱 편리하다.

그리고 이건 그냥 방송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첫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부터 시작되는데, 분명 글을 읽어나가고 있는데 음성지원이 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방송을 보았든 아니든,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느낌이 들어서 술술 읽어나갔다.

분명 '세계사'라면서 왜 그리스 신화를 먼저 들려주는지 궁금했는데, 이 책을 읽고 보면 그 이유를 알 것이다.

우리가 신화를 역사와 떼어놓고 이해하려고 하는 것은, 뿌리 뽑힌 화병을 꽂아두고 보는 것과 같습니다. 진정한 생명력을 느낄 수 없습니다. 그리스 신화를 알면 서양 문명의 뿌리를 알 수 있고 그 뿌리를 통해 파생된 교육, 정치, 경제, 문화를 바라보면 현재까지 살아 숨 쉬는 생명력 넘치는 그리스 신화를 만나 볼 수 있습니다. (43쪽)



역시 독자는 스토리텔링이 잘 되는 이야기에 저절로 집중하는 법인 가보다. 일단 펼쳐들면 역사학자들이 들려주는 갖가지 이야기가 흥미로워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그러면서 몰랐던 사실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동서양을 넘나들며, 시대를 오고 가며, 꼭 짚어보아야 할 세계사의 한 부분을 환하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역사 이야기, 특히 일제 강점기 속의 이야기도 속속들이 파고들어 오늘의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일본 야욕의 출발점이었던 청일 전쟁은 이름만 보면 우리와 무관한 역사처럼 느껴지지만 세계사 속에서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한반도의 가슴 아픈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슬프고 고통스럽고 아파도, 짧게 기록된 역사라 할지라도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야 다시는 같은 아픔을 겪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역사는 과거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쓰여질 현재와 미래에 대한 기록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으로, 우리는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다는 희망으로 역사를 기억해야 합니다. (216~217쪽)



이 책은 tvN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팀이 지은 《벌거벗은 세계사》이며, 사건편과 인물편으로 나뉜다. 그중 이 책은 사건편이다. 전문가의 깊이 있는 지식과 친절하고 재미있는 세계사 수업, 거기에 더해 방송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했던 내용까지 담아낸 책이다.

제우스의 불륜, 알고 보면 큰 그림이었다?

최고의 책사 제갈량, 그는 만들어진 천재였다?

청나라·일본·러시아, 그들은 왜 남의 땅에서 싸웠을까?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질문들이 궁금하다면 이 책에서 그 답을 찾아보면 좋을 것이다.

요즘처럼 여행하기 힘들 때에는 세계곳곳을 여행하는 심정으로 그 역사까지 짚어보며 이 책을 읽는 것도 좋겠다. 재미와 학습 모두 채워주니 뿌듯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하여 지식과 지혜를 넓혀갈 수 있으니 현장학습이 되는 듯하다. 방 안에서 세계사의 굵직한 부분을 짚어보고 우리의 현재와 앞으로의 미래까지 가늠해볼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다. 여행보다 더 실감 나고 재미 보장되는 역사 책이니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교실 밖에서 듣는 바이오메디컬공학 - 한양대 공대 교수들이 말하는 미래 의공학 기술
임창환 외 지음 / Mid(엠아이디)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우리의 미래를 바꿀 34가지 공학 기술을 알려준다고 하여 호기심이 생겼다. 내가 잘 모르지만 이미 개발 중인 갖가지 기술을 엿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미래는 이미 우리 삶 속에 들어와 있다고! 우리가 상상만 해 왔던 현실이 이미 다가 와 있다는 사실은 멋진 일인 듯하다.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교수진이 직접 소개하는

MZ세대라면 꼭 알아야 할 바이오메디컬공학 트렌드 (책 뒤표지 중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교실 밖에서 듣는 바이오메디컬공학』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한양대학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진이 집필했다. 임창환, 김선정, 김안모, 김인영, 이병훈, 장동표, 최성용 교수 공동저서이다. 대표저자는 임창환 교수로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인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와 뇌조절 기술을 연구하는 뇌공학자다. (책날개 발췌)

그런데 아쉽게도 이처럼 중요한 학문 분야로 떠오르고 있고 국내에도 40개 이상의 학과가 있는 바이오메디컬공학 분야에 대해 청소년이나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공학교양서가 출간된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양대학교 바이오메디컬공학과의 교수진 7명이 의기를 투합한 것이 2020년 말의 일이었습니다. 이 책은 바이오메디컬공학의 어려운 개념과 용어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자 하는 7분 교수님들의 피땀 어린 노력의 결정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모쪼록 여러분들이 이 책을 통해 바이오메디컬공학을 보다 잘 이해하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 바이오메디컬공학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재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10~11쪽)

이 책은 총 7부로 구성된다. 1부 '우리 몸을 들여다보다', 2부 '장애를 넘어 신체를 증강하다', 3부 '뇌 치료에서 인공두뇌까지, 뇌공학', 4부 '예방에서 치료까지, 나만의 주치의를 만나다', 5부 '몸속 세포에서 답을 얻다', 6부 '우리 뇌를 더 잘 이해해야 하는 이유', 7부 '계속해서 진화하는 의료기기'로 나뉜다.

청소년을 위해 쉽고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책이어서 읽다 보면 호기심이 샘솟는다. 프롤로그부터 말이다. OECD 보건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2021년 현재 83.3년이라고 한다. 이는 2021년에 태어난 신생아가 평균 83.3세까지 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뜻이라고. 그런데 100여 년 전인 1900년대 초반에는 우리 국민들의 평균수명이 몇 살이었을까 질문하는데 놀라지 말고 들어야 한다.

1900년대 초반 우리 국민들의 평균수명은 36세, 미국은 48세였다는 것이다. 현대인의 평균 수명이 극적으로 늘어날 수 있었던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을 거라며 하나씩 언급하고, 거기에 더해 의료기술의 발전도 이야기하고 있다. 암이나 당뇨병 심장질환 등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 수명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었으며, 새로운 의료기기와 의료기술을 만들어 내는 주역은 바로 의사도 간호사도 아닌 바이오메디컬공학을 연구하는 공학자들이라는 것이다.

바이오메디컬공학은 국내에서는 생체공학, 의용생체공학, 의학공학, 의료공학, 의공학, 생체의공학, 바이오의공학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그래서 학과와 이름도 모두 제각각이죠. 하지만 영어로는 'Biomedical Engineering'이라는 같은 명칭을 쓰고 있습니다. 바이오메디컬공학은 대표적인 융합학문으로 불리는데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바이오 분야와 의학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여러가지 공학기술을 개발하는 역할을 하는 분야입니다. (9쪽)

우리가 병원에 가서 MRI라든가 X-레이를 찍으며 검사를 하고, 의사나 간호사를 만나지만, 실제로 그들이 검사 기계까지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니, 그 사실을 생각하고 나면 바이오메디컬공학에 몸담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할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한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이 호기심을 제대로 채워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잘 몰랐던 바이오메디컬공학이라는 분야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어려운 책이 아니라 청소년을 위한 책이어서 더욱 핵심적인 사실을 쉽고 재미있게 잘 짚어주어서, 이해하기 쉽고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눈 깜짝할 사이에 찍을 수 있는 X-레이 사진을 한 장 찍기 위해 100년 전에는 무려 10분이나 꼼짝 않고 있어야 했습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X-레이를 쪼이면 당연히 많은 양의 방사능이 우리 몸에 쌓이게 되겠지요. 동일한 영상을 얻기 위해서 100년 전의 X-레이 영상기기는 현대의 영상기기보다 무려 50배 이상의 방사능을 사용해야 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방사능이 우리 몸에 해롭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방사능의 양을 줄일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기도 했지요. 그런데 방사능이 인체에 해로울 수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자 많은 물리학자들이 X-레이 영상에 사용되는 방사능의 양을 줄이기 위해 연구에 착수합니다. 그러던 중 X-레이 영상에서 방사선 양을 줄일 수 있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인광체라는 물질을 사용하면서부터입니다. (22쪽)

과거와 비교하면서 눈높이에 맞게 풀어나가니 '아, 그렇구나!' 이해하며 읽어나갈 수 있다. '카메라'라고 하면 지금 같은 스마트폰이나 디지털카메라가 아니라 원통형으로 생긴 필름을 내부에 집어넣고 사진을 찍은 뒤 필름을 인화관에서 인화하는 '필름카메라'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더해지니, 청소년들의 눈높이에도 맞고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분 혹시 머리가 좋아지는 기계가 있다면 구매할 의향이 있으신가요? 이 기계를 사용하면 기억력이 좋아지거나 수학 계산을 더 잘할 수 있게 되고 판단력이나 직관력도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SF 소설에나 등장할 법한 이야기지만 이것은 이미 병원에서 다양한 뇌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쓰이고 있는 기술입니다. 바로 경두개전류자극이라는 기술인데요. 뇌심부자극술과 달리 머리 표면에 한 쌍의 전극을 부착한 다음, 약한 전류를 흘려주면 전극 아랫부분의 뇌 활성도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어서 수술을 하지 않고도 우리 뇌의 상태를 마음대로 바꿔줄 수 있습니다. (112쪽)

이 책을 읽다 보면 의료기술의 발전이 생각 이상으로 펼쳐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도 시선을 잡아끄는 글로 말이다. 주변에 바이오메디컬공학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이 있다면 권해주고 싶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으면서 이해하기 쉬운 구성이어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에 방향제시를 해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학문을 꼽자면 단연 바이오메디컬공학입니다. 몸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측정하고, 질병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생체재료로 인공장기를 만들어 치료하는, 다음 세대가 가장 주목해야 할 학문 분야입니다. 많은 청소년들이 이 책을 통해 그 경이로운 세계를 경험하길 바랍니다.

_ 정재승

바이오메디컬공학의 세계가 이렇게까지 흥미로운지는 지금껏 알지 못했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떠오른 바이오메디컬공학에 대해 핵심적이면서도 흥미롭고, 무엇보다도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이나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니, 이 책을 읽고 바이오메디컬공학에 대해 알아가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 세대가 주목해야 하는 학문이라는 말에 동의하며 MZ세대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종이달 2022-02-20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마음을 다해 대충 하는 미니멀 라이프 - 개정판 스타일리시 리빙 Stylish Living 24
밀리카 지음 / 싸이프레스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동안 열심히 정리하다가 다시 물건이 쌓이고 있다. 그러던 차에 내 마음에 쏙 들어오는 제목의 책을 발견했다. '마음을 다해 대충 하는 미니멀 라이프'라니! 내 맘이 그 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지만, 그래도 장비빨이 생활을 편리하게 해준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하나씩 물건을 들여놓게 되었고, '그래, 달도 차면 기울고, 물건도 차면 알맞게 비워나가면 되는 거지 뭐'라면서 대충 생각하고 있으니, '마음을 다해 대충 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은 2018년에 출간된 동명의 서적을 출판사를 달리하여 재출간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내 주변의 물건 하나라도 정리해보고자 하는 의욕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 《마음을 다해 대충 하는 미니멀 라이프》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밀리카. 완벽하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만들어가는 미니멀 라이프를 꿈꾼다. 펴낸 책으로 《좋아하는 물건과 가볍게 살고 싶어》, 《작고 귀여운 나의 행복》이 있다. (책날개 발췌)

처음 책을 냈을 때처럼 변함없이 미니멀 라이프를 하고 있냐고 물어온다면 선뜻 대답하긴 어렵습니다만, 단 하나만큼은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답니다. 저는 여전히 마음을 다해 '대충' 미니멀 라이프를 하고 있다고요. (6쪽)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완벽'이 아니라 '대충'에 기대어 평생 함께하는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으로, 1부 '물음표로 시작된 미니멀 라이프: 저도 미니멀 라이프는 처음입니다만', 2부 '느낌표 가득한 미니멀리스트의 일상: 오! 나의 미니멀 라이프!', 3부 '쉼표로 내 마음 위로하기: 단순하게, 자연스럽게 거리두기', 4부 '괄호 안에 숨은 내 마음: 오늘도 흔들리고 말았습니다', 5부 '따옴표로 전하는 특별한 이야기: 나의 미니멀리스트 선생님들'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사람마다 알맞은 정리의 기회가 찾아온다'로 마무리된다.



슬슬 읽어나가다가 '불행을 물건으로 가리지 않기'라는 소제목에서 눈이 번쩍 뜨였다. 저자는 말한다. 살다 보면 누구나 때때로 우울하거나 고독한 시간을 거치기 마련인데 소심하고 나약한 심성 탓인지 그런 감정들을 더 짙고 강하게 느끼곤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공허함을 상당 부분 물건으로 채우려 했다는 걸 깨달았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방치해두었던 살림 살이를 떠올리고 살짝 정리해주는 시간을 가져본다.

더 이상은 '수납장'이라 쓰고 '잡동사니 보관함'이라 읽기 싫습니다. 이제는 수납장에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을 소중하게 수납하고 싶답니다. (83쪽)

최고의 인테리어는 청소라는 부분에서도 수시로 물자국이 생기는 수전을 들여다보게 되었고, 매일 접하기 때문에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이 책을 읽으며 기회라고 생각하고 조금씩 청소해보았다.

역시 청소를 하기 위해서는 마음먹기가 제일 중요하고, 그렇게 하는 데에 책이 그 역할을 해준다. 책을 읽다보면 깔끔하게 지내고 싶어져서 몸을 자꾸 움직이게 된다.



'마음을 다해 대충 하는 미니멀 라이프'란 제 모토처럼 완벽한 미니멀 라이프가 되길 욕심내기보단 모순덩어리 미니멀 라이프를 인식하며 느리더라도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230쪽)

저자는 '마음을 다해 대충 한다'라는 말을 일러스트레이터 겸 작가인 안자이 미즈마루의 책 《안자이 미즈마루: 마음을 다해 대충 그린 그림》(씨네21북스, 2015)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나도 그 말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있어서 반가운 생각이 들었다.

저는 반쯤 놀이 기분으로 그린 그림이 마음에 들더군요. 진지함이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일본에서는 별로 없는 스타일이죠. 일본인에게는 진지한 것이 좋고, 진지하지 못한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풍조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림을 그릴 때의 태도로, 진지하게 그림과 마주해야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냉수마찰을 하고 불단에 기도를 한 뒤 작업에 들어가는 도예가가 있는가 하면, 저는 휘파람을 불면서 작업 선반을 걷어차며 일을 하는 편이라고 할까요. (웃음)

-안자이 미즈마루, 《안자이 미즈마루》 중에서- (277쪽)

이 책은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는 한 사람의 에세이인데, '완벽'보다는 '대충'에 가까운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어 오히려 가깝게 느껴진다. 하루아침에 실천 불가능한 극도의 미니멀 라이프를 꿈꾸지 말고, 저자의 이야기를 보며 자신에 맞게 한 걸음씩 나아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