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 사건편 - 벗겼다, 세상을 뒤흔든 역사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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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에서 <벌거벗은 세계사>를 가끔 보았는데 엄청 흥미로웠다. 하지만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특성상 이 모든 내용을 한꺼번에 해주는 게 아니라 시간을 맞춰서 조금씩 봐야 하기 때문에 놓치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다음에 또 보겠다고 생각만 하고는 잊고 지냈는데, 이번에 이렇게 책으로 출간된 것을 보고 나니 무척 반갑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졌지만 우리는 늘 그랬듯 답을 찾았습니다. 국내를 대표하는 역사학자들과 함께 전 세계 곳곳을 언택트로 둘러보며, 오랜 시간 세상을 뒤흔든 역사를 파헤치는 《벌거벗은 세계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 신들의 전쟁으로 시작해 인간들의 전쟁으로 끝나는, 여행보다 재미있는 세계사 벗기기가 시작됩니다. (책 뒤표지 중에서)

신들의 전쟁부터 인간들의 전쟁까지 이야기를 펼치다니,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책을 읽기도 전에 벌써 흥미로워서 두근거렸다. 이미 방송으로 흥미보장은 짐작했지만, 책을 통해 한꺼번에 그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서 이 책 《벌거벗은 세계사》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tvN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팀이다.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삶에 들이닥친 코로나19. 자유롭게 누군가를 만나고 여행을 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질 무렵 집에서 안전하게 세계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행지에 숨겨진 세계사까지 배울 수 있다면 더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만든 것이 <벌거벗은 세계사>입니다. 그 마음이 시청자와 독자들에게 전달되길 바라며, 이 책이 조금이나마 현시대의 갈증을 해소할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총 13장으로 구성된다. 벌거벗은 그리스 신화 1,2와 벌거벗은 트로이아 전쟁은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교수 김헌, 벌거벗은 삼국지 1,2는 전남대학교 사학과 교수 이성원, 벌거벗은 전염병, 페스트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수 장항석, 벌거벗은 청일 전쟁, 러일 전쟁은 역사 강사 최태성과 동국대학교 대외교류연구원 책임연구원 서민교, 벌거벗은 제1차 세계대전은 상명대학교 역사콘텐츠학과 교수 류한수, 벌거벗은 세계 대공황은 전남대학교 사학과 교수 김봉중, 벌거벗은 핵폭탄은 최태성,서민교, 벌거벗은 냉전 시대는 류한수, 벌거벗은 걸프 전쟁은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박현도와 함께 했다.



나처럼 방송을 잘 챙겨서 보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렇게 책으로 접하는 것도 좋겠다. 책으로 접해서 조목조목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분량으로 끊어서 읽을 수 있으니 그런 점도 더욱 편리하다.

그리고 이건 그냥 방송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첫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부터 시작되는데, 분명 글을 읽어나가고 있는데 음성지원이 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방송을 보았든 아니든,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느낌이 들어서 술술 읽어나갔다.

분명 '세계사'라면서 왜 그리스 신화를 먼저 들려주는지 궁금했는데, 이 책을 읽고 보면 그 이유를 알 것이다.

우리가 신화를 역사와 떼어놓고 이해하려고 하는 것은, 뿌리 뽑힌 화병을 꽂아두고 보는 것과 같습니다. 진정한 생명력을 느낄 수 없습니다. 그리스 신화를 알면 서양 문명의 뿌리를 알 수 있고 그 뿌리를 통해 파생된 교육, 정치, 경제, 문화를 바라보면 현재까지 살아 숨 쉬는 생명력 넘치는 그리스 신화를 만나 볼 수 있습니다. (43쪽)



역시 독자는 스토리텔링이 잘 되는 이야기에 저절로 집중하는 법인 가보다. 일단 펼쳐들면 역사학자들이 들려주는 갖가지 이야기가 흥미로워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그러면서 몰랐던 사실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동서양을 넘나들며, 시대를 오고 가며, 꼭 짚어보아야 할 세계사의 한 부분을 환하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역사 이야기, 특히 일제 강점기 속의 이야기도 속속들이 파고들어 오늘의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일본 야욕의 출발점이었던 청일 전쟁은 이름만 보면 우리와 무관한 역사처럼 느껴지지만 세계사 속에서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한반도의 가슴 아픈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슬프고 고통스럽고 아파도, 짧게 기록된 역사라 할지라도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야 다시는 같은 아픔을 겪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역사는 과거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쓰여질 현재와 미래에 대한 기록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으로, 우리는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다는 희망으로 역사를 기억해야 합니다. (216~217쪽)



이 책은 tvN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팀이 지은 《벌거벗은 세계사》이며, 사건편과 인물편으로 나뉜다. 그중 이 책은 사건편이다. 전문가의 깊이 있는 지식과 친절하고 재미있는 세계사 수업, 거기에 더해 방송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했던 내용까지 담아낸 책이다.

제우스의 불륜, 알고 보면 큰 그림이었다?

최고의 책사 제갈량, 그는 만들어진 천재였다?

청나라·일본·러시아, 그들은 왜 남의 땅에서 싸웠을까?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질문들이 궁금하다면 이 책에서 그 답을 찾아보면 좋을 것이다.

요즘처럼 여행하기 힘들 때에는 세계곳곳을 여행하는 심정으로 그 역사까지 짚어보며 이 책을 읽는 것도 좋겠다. 재미와 학습 모두 채워주니 뿌듯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하여 지식과 지혜를 넓혀갈 수 있으니 현장학습이 되는 듯하다. 방 안에서 세계사의 굵직한 부분을 짚어보고 우리의 현재와 앞으로의 미래까지 가늠해볼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다. 여행보다 더 실감 나고 재미 보장되는 역사 책이니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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