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해 대충 하는 미니멀 라이프 - 개정판 스타일리시 리빙 Stylish Living 24
밀리카 지음 / 싸이프레스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동안 열심히 정리하다가 다시 물건이 쌓이고 있다. 그러던 차에 내 마음에 쏙 들어오는 제목의 책을 발견했다. '마음을 다해 대충 하는 미니멀 라이프'라니! 내 맘이 그 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지만, 그래도 장비빨이 생활을 편리하게 해준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하나씩 물건을 들여놓게 되었고, '그래, 달도 차면 기울고, 물건도 차면 알맞게 비워나가면 되는 거지 뭐'라면서 대충 생각하고 있으니, '마음을 다해 대충 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은 2018년에 출간된 동명의 서적을 출판사를 달리하여 재출간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내 주변의 물건 하나라도 정리해보고자 하는 의욕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 《마음을 다해 대충 하는 미니멀 라이프》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밀리카. 완벽하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만들어가는 미니멀 라이프를 꿈꾼다. 펴낸 책으로 《좋아하는 물건과 가볍게 살고 싶어》, 《작고 귀여운 나의 행복》이 있다. (책날개 발췌)

처음 책을 냈을 때처럼 변함없이 미니멀 라이프를 하고 있냐고 물어온다면 선뜻 대답하긴 어렵습니다만, 단 하나만큼은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답니다. 저는 여전히 마음을 다해 '대충' 미니멀 라이프를 하고 있다고요. (6쪽)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완벽'이 아니라 '대충'에 기대어 평생 함께하는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으로, 1부 '물음표로 시작된 미니멀 라이프: 저도 미니멀 라이프는 처음입니다만', 2부 '느낌표 가득한 미니멀리스트의 일상: 오! 나의 미니멀 라이프!', 3부 '쉼표로 내 마음 위로하기: 단순하게, 자연스럽게 거리두기', 4부 '괄호 안에 숨은 내 마음: 오늘도 흔들리고 말았습니다', 5부 '따옴표로 전하는 특별한 이야기: 나의 미니멀리스트 선생님들'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사람마다 알맞은 정리의 기회가 찾아온다'로 마무리된다.



슬슬 읽어나가다가 '불행을 물건으로 가리지 않기'라는 소제목에서 눈이 번쩍 뜨였다. 저자는 말한다. 살다 보면 누구나 때때로 우울하거나 고독한 시간을 거치기 마련인데 소심하고 나약한 심성 탓인지 그런 감정들을 더 짙고 강하게 느끼곤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공허함을 상당 부분 물건으로 채우려 했다는 걸 깨달았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방치해두었던 살림 살이를 떠올리고 살짝 정리해주는 시간을 가져본다.

더 이상은 '수납장'이라 쓰고 '잡동사니 보관함'이라 읽기 싫습니다. 이제는 수납장에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을 소중하게 수납하고 싶답니다. (83쪽)

최고의 인테리어는 청소라는 부분에서도 수시로 물자국이 생기는 수전을 들여다보게 되었고, 매일 접하기 때문에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이 책을 읽으며 기회라고 생각하고 조금씩 청소해보았다.

역시 청소를 하기 위해서는 마음먹기가 제일 중요하고, 그렇게 하는 데에 책이 그 역할을 해준다. 책을 읽다보면 깔끔하게 지내고 싶어져서 몸을 자꾸 움직이게 된다.



'마음을 다해 대충 하는 미니멀 라이프'란 제 모토처럼 완벽한 미니멀 라이프가 되길 욕심내기보단 모순덩어리 미니멀 라이프를 인식하며 느리더라도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230쪽)

저자는 '마음을 다해 대충 한다'라는 말을 일러스트레이터 겸 작가인 안자이 미즈마루의 책 《안자이 미즈마루: 마음을 다해 대충 그린 그림》(씨네21북스, 2015)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나도 그 말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있어서 반가운 생각이 들었다.

저는 반쯤 놀이 기분으로 그린 그림이 마음에 들더군요. 진지함이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일본에서는 별로 없는 스타일이죠. 일본인에게는 진지한 것이 좋고, 진지하지 못한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풍조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림을 그릴 때의 태도로, 진지하게 그림과 마주해야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냉수마찰을 하고 불단에 기도를 한 뒤 작업에 들어가는 도예가가 있는가 하면, 저는 휘파람을 불면서 작업 선반을 걷어차며 일을 하는 편이라고 할까요. (웃음)

-안자이 미즈마루, 《안자이 미즈마루》 중에서- (277쪽)

이 책은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는 한 사람의 에세이인데, '완벽'보다는 '대충'에 가까운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어 오히려 가깝게 느껴진다. 하루아침에 실천 불가능한 극도의 미니멀 라이프를 꿈꾸지 말고, 저자의 이야기를 보며 자신에 맞게 한 걸음씩 나아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