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마리의 이사하기 14마리 그림책 시리즈
이와무라 카즈오 지음, 박지석 옮김 / 진선아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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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마리 생쥐는 과연 어디로 이사 갈까?

생쥐 가족의 이사하기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14마리의 이사하기》이다.

섬세하고 따뜻한 그림을 보고 있으면

즐거울 뿐 아니라 '이런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어린이도 어른도 자꾸 보고 싶은 그림책입니다.

_『어린이라는 세계』 저자 김소영 (책 띠지 중에서)

한번 쓱 보고 치울 것이 아니라 보고 또 보고 싶은 그림책이다.

그러니 이 책을 들여놓으면 아이도 어른도 14마리 생쥐들의 이야기 속으로 푹 빠져들 것이다.




이 책을 지은이는 이와무라 카즈오. 1939년에 태어나 도쿄 예술 대학 공예과를 졸업했으며, 일본의 대표적인 중견작가다. 쇼가쿠칸 회화상,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 등을 수상한 바 있으며, 《생각하는 개구리》는 고단샤 출판문화상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유럽, 미국, 아시아 등 15개 국어로 출판되어 세계 각국 어린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책 속에서)




《14마리의 봄 소풍》 《14마리의 이사하기》 두 권이 출간되었는데, 둘 다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

둘 중에 어떤 것을 볼까 고민이라면 '둘 다'도 괜찮겠다.

그림을 상세하게 보려면 사골 우리듯 보고 또 볼 수밖에 없는 그림책이다.

궁금해서 또 보고 싶고, 자꾸 바라보고 싶은 그림이다.

볼 때마다 그전에는 미처 못 보았던 것들도 찾아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봄 소풍도, 이사도,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험을 하는 것!

그러니 어떤 이야기를 보아도 상상의 세계를 풍성하게 해줄 것이다.




'이사' 하면 새로운 터전을 찾아서 자리 잡는 것인데, 과연 이들 생쥐 가족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14마리 생쥐 가족이 이사를 가요. 숲속 깊은 곳으로 출발! (책 속에서)

이들 대가족의 대모험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림의 디테일이 살아 있어서 큭큭 웃으며 읽어나간다. 꼬리에 꼬리를 잡고 으쌰으쌰 언덕을 올라가는데 이들의 표정과 상황이 귀여워서 미소 가득해진다.

"영차영차, 모두 힘내요. 아이코, 엉덩방아를 찧을 뻔한 건 누구죠?" (책 속에서)

한참 들여다보다가 엉덩방아 찧을 뻔한 분 발견!

이렇게 그림 속 그림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대가족의 이동.

이들은 어디로 가서 어떻게 터를 잡았는지, 이들의 이야기를 보는 재미가 있다.

생쥐 가족이 어디로 어떻게 이사를 했는지 14마리의 이사하기를 읽어나가며 이들의 북적거리는 대이동을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책에도 마찬가지로 그림 밑에 짤막한 질문들이 더해져서 그림을 다시 찾아볼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엉덩방아를 찧을 뻔한 건 누구죠?

맨 뒤에서 힘차게 끈을 잡아당기는 건 누구죠?

구멍으로 얼굴을 내민 건 누구죠?

컵이 가족 수만큼 있나요?

저기 손을 흔들며 신호를 보내는 건 누구죠?

셋찌가 들고온 간식은 뭘까요?

등등

아이들이 스스로 찾아보고 싶도록 질문을 던져서 유도해준다.

아이들이 직접 찾아도 좋겠고, 어른들과 함께 찾아보며 이야기를 풀어내도 재미있겠다.

이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흥미진진하게 바라볼 수 있다. 창의력을 자극할 수 있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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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마리의 봄 소풍 14마리 그림책 시리즈
이와무라 카즈오 지음, 박지석 옮김 / 진선아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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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 자그마치 14마리! 대가족이다.

첫찌, 둘찌, 세찌, 네찌, 다섯찌, 여섯찌, 일곱찌, 여덟찌, 아홉찌, 열찌에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해서 총 14마리 생쥐 가족이다.

띠지 안쪽을 펼쳐보면 14마리 가족 소개가 있으니 거기서부터 이들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런데 정말 많다 많아.

아이들이 몇 번이고 그림을 다시 보고 또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생쥐 가족의 생김새도 흥미롭지만 이들과 함께 봄 소풍을 떠나는 신나는 상상을 하며 그림을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봄에 자연의 모습은 어떨까. 이 책을 보며 함께 봄 소풍을 떠나보자.

아이들이 좋아할 그림책 《14마리의 봄 소풍》이다.




이 책은 스테디셀러 <생각하는 개구리> 시리즈의 작가 이와무라 카즈오 작가의 그림책이다.

이와무라 카즈오는 일본의 대표적인 중견작가로 쇼가쿠칸 회화상,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 등을 수상한 바 있으며, 《생각하는 개구리》는 고단샤 출판문화상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유럽, 미국, 아시아 등 15개 국어로 출판되어 세계 각국 어린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1998년에는 '이와무라 카즈오 그림책 언덕 미술관'이 설립되었다. (책 속에서)




그림이 위주여서 글씨는 그림 맨 아래에 짤막하게 있지만, 그 덕분에 다시 한번 그림을 보게 된다.

"이 꽃 좀 봐!" "아홉찌야, 그건 제비꽃이야." 황매화, 애기나리, 큰구슬붕이도 있어요. 숲속이 온통 꽃으로 가득해요. (책 속에서)

꽃을 어떻게 구분하냐면, 맨 앞장과 뒷장에 종류별로 생김새를 그려놓은 것이 있다.

아이들은 이 그림을 몇 번이고 보면서 식물의 이름과 모양을 익힐 것이다.




아이들은 더 세심하게 그림을 보면서 때로는 열찌 손을 찾기도 하고, 꽃의 생김새도 유심히 관찰해보기도 하고, 다섯찌와 여덟찌가 뭘 보고 있는지 그 시선을 따라가기도 할 것이다.

그냥 훅 읽고 끝나는 그림책이 아니라 두고두고 그림을 보고 머릿속에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는 그림책이다.




책은 한 번 보아서 다 읽었다고 할 수 없다. 특히 그림이나 시를 읽을 때에는 볼 때마다 다른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 번이고 다시 보고 싶은 그림책이 있으니, 그중에 이 책도 포함시키면 좋겠다.

세심하게 봄 소풍의 풍경을 그렸고, 열 마리의 생쥐만 해도 그 디테일이 풍성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

열 마리 아기 생쥐들이 비슷한 듯 달라서 이들을 구분하는 것도 한번 쓱 봐서는 안 되겠다.

그러니 봄 풍경을 보며, 생쥐들의 모습을 보며, 이들의 이야기를 보며, 몇 번이고 책장을 넘길 수밖에 없는 그림책이다.



아이들이 생쥐 가족들의 특징을 하나하나 익히면서 찾는 재미도 있고, 봄나들이하는 기분으로 따라가며 자연을 접하는 느낌도 색다를 것이다.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10마리 형제들

총 14마리 생쥐 가족과 함께 봄 소풍을 떠나보자!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 스테디셀러 작가 이와무라 카즈오의 그림책이니 설레는 마음으로 들춰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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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 채식주의자 - 입맛과 신념 사이에서 써 내려간 비거니즘 지향기
정진아 지음 / 허밍버드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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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 그림을 보면 고양이들이 보인다. 물고기를 지향하는 고양이들과 풀 뜯어 먹고 있는 고양이로 나뉜다. 그중 어느 것이 정답인 것은 아니고, 각자 소신껏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라고 이들과 다르지는 않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신념과 소신 사이에서 방황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입맛과 신념 사이에서 써 내려간 비거니즘 지향기'라고 한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불완전 채식주의자》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정진아. 동물자유연대에서 반려동물&길고양이 정책을 담당하다 현재 사회변화팀에서 일하고 있다. 성남시 동물보호 담당 주무관으로 근무했고,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에서 활동가로 일했다. 네이버 동물판 동그람이에서 <정진아의 동물 청원 게시판>을 연재하며 인간과 동물의 새로운 관계 맺기를 고민하는 중이다. (책날개 발췌)

한때 누구보다 고기를 좋아했고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내 입맛은 육식주의자를 벗어나지 못했는데? 이런 인간이 채식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건 어불성설로 느껴졌다. 훌륭한 실천가들 사이에서 '채식이 어쩌고저쩌고' 하는 나 자신을 생각하니 민망함에 얼굴이 화끈거릴 지경이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런 애도 하는데 나도 한번?'의 대상 정도는 될 수 있지 않을까. 완벽한 실천으로 타의 모범이 되는 인간은 아니더라도 '쟤보다는 내가 낫겠다' 싶어서 시도해 볼 엄두를 내게 만드는 계기 정도는 가능할 법도 싶었다. 때로는 누가 봐도 경탄스러운 성공담보다 그저 그런 지질한 실패담이 더 용기를 줄 때도 있지 않던가. (10쪽)

이 책에는 총 18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일상에서 채식을 처음 접한 날, 고기를 끊겠다고 다짐했던 계기, 음식이라 불리는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암컷 동물과 인간 여성 간 억압과 착취의 유사성, 당신에게 당연한 삶이 우리에게도 당연해지기를, 거짓된 평등을 내세우는 차별주의자들에게, 채식을 지향한 지 10년 만에 채식의 유행을 맞이하며, 비난을 위한 비난은 무엇도 바꾸지 못한다, 혐오의 대상이자 변화의 희망이기도 한 인간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사실 그냥 식성 차이로 채식을 하는 것보다 소신에 의해서 채식의 길로 간 사람들이 몇 배의 노력을 하는 것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물며 육식주의자 그 자체였던 저자라니, 이건 정말 대단히 노력에 노력을 더해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면서도 저자는 완벽한 채식주의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패와 좌절을 반복하며 자신만의 걸음으로 꿋꿋이 해내는 것이어서 더욱 인간적으로 다가왔다.



이 책의 저자는 환경단체에 자원활동을 신청한 이야기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준다. 물론 처음에는 활동가가 오므라이스에서 햄을 빼달라고 요청한다거나, 김밥에서 햄과 달걀, 맛살까지 빼놓고 먹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놀라던 초보자였다. 하지만 점점 다른 부분까지 이해하게 된 것이다.

당시 접했던 실천 방식에 전적으로 공감하지는 않았더라도 그 시간을 거치며 음식을 선택하는 기준이 맛과 영양에만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배웠다. 음식을 선택할 땐 나를 위하는 동시에 다른 존재 역시 고려해야 한다는, 당연하지만 당연하게 여겨지지 않는 사실에 대해 처음으로 자각했다. (23쪽)

나는 그저 식성에 따른 채식 지향의 삶을 살고 있지만, 저자는 그것이 아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그 노력과 좌절을 반복하는 마음이 더 실감나게 와닿았다. '맞아, 맞아'하며 읽은 부분은 '한 사람이 평생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해도 세상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매일 먹고 싶은 음식을 이렇게나 열심히 참고 있는데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43쪽)'같은 문장이다.



채식에 관한 책이 다양한 시선에서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이 책도 그 역할을 제대로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잘 하는 사람들이 가르치려는 듯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실패와 좌절을 거듭한 이야기가 더욱 인간적이고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집중하며 읽어나가게 되는 걸 보면 말이다.

이래라저래라 혹은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이랬다는 것을 담담하게 들려주니 그것이 마음에 들었다.



《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의 저자 악셀 하케는 마크 트웨인이 한 말을 인용하여 이렇게 이야기한다.

"어리석은 사람들과 토론하지 마라. 그들은 당신을 자신들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내린 뒤, 숙련된 기술로 당신을 두들겨 팰 것이다.

품위도 예의도 없으며 진실과 거리가 먼, 어리석은 자들은 바닥까지 치닫는 저급한 수준에 정통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이 책의 구절과 같이 상대에 대한 존중과 관용이 없는 이들과의 토론은 어떠한 긍정적인 결과도 가져오지 못한다. 채식을 확산시키기 위한 활동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상대의 입장과 의견에는 마음을 닫아 버리고 비난과 혐오를 전제로 한 태도는 기분만 상하게 할 뿐 상대를 설득할 수 없다. 내가 아무리 올바른 생각을 하고 윤리적으로 한 치의 어긋남이 없는 의견을 주장한다 하더라도 스스로의 우월함에 빠져 상대를 내려다보는 시각으로 강요를 한다면 당연히 그 누구도 내 말에 귀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211~212쪽)

육식과 비육식은 종교만큼이나 다른 이에게 억지로 권하기 힘든 부분이다. 오히려 강하게 다가오면 아무리 옳은 신념이라도 거부감이 일어나는 법이다. 그러니 이 책처럼 그냥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정도로 다가오는 것이 부담이 없다. 그래서 아는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듣는 듯 이 책을 읽어나갔다.



그저 어딘가 나와 같은 이가 있다면, 애매한 윤리의식과 적당한 비겁함에 자책을 연발하면서도 동물과 지구에 해를 덜 끼칠 방법을 계속 찾아 헤매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냥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아 보자고 권하고 싶다. 지금 이 책 너머로 눈을 맞추고 있는 모두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완벽하지 않고 가끔은 완전히 실패도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생각은 없는 선량한 고집쟁이들에게 조심스레 손을 내밀어 본다. (236쪽)

이 책은 정말 채식이 어렵겠다고 생각되는, 타고난 육식주의자의 채식이야기여서 더욱 시선을 집중하며 읽어나갔다. 저자는 이십 대 중반의 어느 날, 고기를 끊기로 다짐했는데, 동물학대와 전 세계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공장식 축산업의 실태를 자세히 알게 된 이후였다고 한다.

그런데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생각처럼 완벽하지는 못했던 것이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결과적으로는 실패했지만, 완벽한 채식주의자가 아닌 불완전 채식주의자로 계속 살아가겠다는 것이다.

저자의 불완전하지만 소신껏 자신의 발걸음으로 나아가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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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 1 - 즐거운 장례식
요른 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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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이 인상적이어서 읽어보고 싶었다. '북극 허풍담'이라니 그 얼마나 재미있는 이야기일까 관심이 생겼다. 그들의 허풍이 어느 정도일지 궁금하기도 했고, 제목만으로도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되었다.

게다가 덴마크 서적상 황금 월계관상, 덴마크 학술원 대상 수상 작가 요른 릴의 대표 소설이라고 하니 더욱 읽어보고 싶었다.

세상의 끝 북극에는 문명 세계에 사는 우리를 '아랫것들'이라고 부르는 괴짜 사냥꾼들이 살고 있다. 철학자, 낭만주의자, 전직 군인, 북극 영웅을 꿈꾸는 젊은이…… 이들은 끊임없이 샘솟는 위트와 허풍으로, 혹독한 기후와 압도적인 외로움을 가뿐히 이겨낸다. 우리 아랫것들에게, 괴짜 사냥꾼들이 진짜 행복을 한 수 가르쳐준다! (책 뒤표지 중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북극 허풍담 1』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요른 릴. 1931년 덴마크 오덴세에서 태어났다. 1950년 덴마크의 탐험가 라우게 코크 박사와 그린란드 북동부로 원정을 나섰다가 북극의 매력에 빠져 그곳에서 16년을 지냈다.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북극 허풍담' 시리즈 일부와 『내 아버지들의 집』과 『생을 위한 노래』를 집필했다. 이후 다시 그린란드로 떠나 '북극 허풍담' 시리즈인 『위험한 여행』 『공문』을 썼으며, 그 밖에도 이국적인 자연을 배경으로 하는 위트 넘치는 작품들을 다수 발표했다. 1995년 덴마크 서적상 황금 월계관상을, 2010년 덴마크 학술원 대상을 수상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시작부터 소설 전체를 흥미롭게 만든다. 이 한마디 말로 말이다.

그런데 이 얘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사실이야. (책 속에서)



이 책은 한 권이 아니라 네 권이 함께 나와있다. 그러니 "만약 이 한 권이 마음에 들었다면, 당신은 이 시리즈를 몽땅 구매해야 할 것이다."라는 아마존 독자가 쓴 리뷰가 신경 쓰인다. 읽기도 전에 말이다.

그래도 일단은 읽고 보자는 생각에 '덴마크의 국민작가, 어른들의 안데르센' 요른 릴의 대표소설 『북극 허풍담』 1권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소설은 그냥 상상으로만 쓴 소설이 아니라 자전 소설이라는 점을 알고 보니 더욱 실감 나게 다가왔다.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독자로서는 일단 그곳에 가본 적이 없으니 책으로 그곳을 짐작하며 신나는 모험에 동참하는 듯 이 책을 읽어나갔다.

그러고 보니 자전적인 소설이어서 더욱 제대로 허풍 당당하게 글을 써 내려갔으리라 생각된다. 어떤 허풍을 이야기해도 다 진실로 받아들여야 할 듯하고, 그러다 보니 어떤 것이 허풍이고 어떤 것이 허풍이 아닌지 파악하기가 힘들다. 그것이 묘미다.

아, 그런데 이 책 속에 들어있는 유머 코드는 맞는 사람들이 따로 있는 것 같다. 아재개그를 진심으로 재미있어하는 분들이나 군대 이야기를 실감 나게 하는 분들이라고 할까. 그래도 각 나라마다 유머가 다르니 그 상황으로 들어가서 실감 나게 몰입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이 책을 읽으며 북극에 사는 괴짜들의 우당탕탕 에피소드에 주목해본다. 나 같으면 그곳에 하루 살기도 버거울 텐데, 북극의 매력에 빠져서 그곳에서 16년을 지낸 요른 릴이라는 작가는 얼마나 풀어내고 싶은 이야기가 많겠는가.

수많은 에피소드들 중에서 고르고 골라서 엮어낸 이야기라고 생각하니 더욱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허풍'이라는 단어와 '사실'이라는 단어 사이에 어느 부분에서 위치할지 궁금해하며 읽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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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 - 가난은 일상이지만 인생은 로큰롤 하게!
강이랑 지음 / 좋은생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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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며 생각했다. '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 어떤 의미에서 그런 말을 하고 있는지 호기심이 생겼다.

보통 에세이의 경우 책의 제목을 소제목 중에 선택하는 경우가 많으니, <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라는 글을 먼저 찾아보게 되었다.



그러니까 이 글을 보면 죠리퐁에 우유를 말아먹는 것은 간식이 아니라 한 끼 식사였던 것이고, 우유 살 돈도 떨어져서 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고 생각하니 우유가 더 먹고 싶다는 것이다.

이제는 우유 살 돈도 없다. 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

그러자 우유가 더 먹고 싶어진다.

그냥 죠리퐁만 먹기는 싫다. (책 속에서)

때로는 부족한 상황에서도 버티다 보면 상황이 나아지기도 하고, 희망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기에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꿋꿋하게 살아가는 저자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강이랑. 어린이 문학 연구가이자 번역가이며, 동화를 쓴다. (책날개 발췌)

내가 에세이를 쓸 줄은 몰랐다. 어느 날, 산책을 하다가 문득 '나는 가난이 일상이구나'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지금도 가난하지만, 한국에 막 돌아왔을 때는 더 가난했다. 그 당시에도 바닥이었지만, 지금도 바닥이다. 그럼에도 공부를 계속했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남았다. 가난이 두렵고 무섭기도 했지만 부끄럽지는 않았다. 이 비어 있는 삶이 나를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게 했다. (6쪽, 시작하며 중에서)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시작하며 '비어 있는 삶이 나를 나아가게 했다'를 시작으로, 1장 '나눠도 더 가난해지지 않는다', 2장 '내가 쓸 수 있는 씨앗을 세는 날들', 3장 '엄마와 딸은 너무나 달라서', 4장 '들풀은 다시 자라난다'로 이어지며, 부록 '그림책 함께 읽기', 마치며 '여전히 내일을 기다리는 이유' 등으로 마무리된다.



어른으로 산다는 게 무엇인지 한마디로 정의하지는 못한다. 다만 나는 아이의 좋은 특성과 어른의 좋은 특성을 알 뿐이다. 그것을 내 것으로 가져와 때로는 아이처럼 유연하고 탄력 있게, 때로는 어른처럼 단단하게 사람들과 대면하려 한다. (…)

어른처럼 산다는 것이 아이처럼 산다는 말의 반대말은 아니다. 그러니 평소에는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지내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내 안의 아이를, 때로는 어른을 꺼내고 싶다. (74~75쪽)



이 책에서 저자의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아무리 생활과 가난이 가로막더라도 안에 있는 순수한 아이를 잃지 않아서 좋았다.

아이와 어른, 풀과 꽃, 벌레와 곤충, 강아지와 고양이, 바람과 햇살이 함께하는 들판에 서는 순간, 나는 고단함과 근심을 잊는다. 스트레스도 사라진다. 정말로 자연은 치유의 공간인 셈이다. (125쪽)



가난은 일상이지만 인생은 로큰롤 하게! (책표지 중에서)

돈이 부족하고 지치는 일상이라면 자칫 푸념 섞인 이야기가 될 수 있는데도 저자의 이야기는 그렇지가 않았다. 시선이 가고 궁금해지는 이야기이다.

저자의 삶의 자세가 야무지고 다부져서 당차게 느껴졌다. 어쩌면 어른이 되어서 잊어버렸던 그 마음을 저자로 인해서 다시 찾은 듯했다.

세상을 가난과 부자, 두 가지로만 나누며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이렇게 바라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와 함께 부록에 '그림책 함께 읽기'가 수록되어 있다. 그림책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가장 간결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그림책을 소개하고 있다. 독특하고 깔끔하게 마무리까지 해낸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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