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그냥 상상으로만 쓴 소설이 아니라 자전 소설이라는 점을 알고 보니 더욱 실감 나게 다가왔다.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독자로서는 일단 그곳에 가본 적이 없으니 책으로 그곳을 짐작하며 신나는 모험에 동참하는 듯 이 책을 읽어나갔다.
그러고 보니 자전적인 소설이어서 더욱 제대로 허풍 당당하게 글을 써 내려갔으리라 생각된다. 어떤 허풍을 이야기해도 다 진실로 받아들여야 할 듯하고, 그러다 보니 어떤 것이 허풍이고 어떤 것이 허풍이 아닌지 파악하기가 힘들다. 그것이 묘미다.
아, 그런데 이 책 속에 들어있는 유머 코드는 맞는 사람들이 따로 있는 것 같다. 아재개그를 진심으로 재미있어하는 분들이나 군대 이야기를 실감 나게 하는 분들이라고 할까. 그래도 각 나라마다 유머가 다르니 그 상황으로 들어가서 실감 나게 몰입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이 책을 읽으며 북극에 사는 괴짜들의 우당탕탕 에피소드에 주목해본다. 나 같으면 그곳에 하루 살기도 버거울 텐데, 북극의 매력에 빠져서 그곳에서 16년을 지낸 요른 릴이라는 작가는 얼마나 풀어내고 싶은 이야기가 많겠는가.
수많은 에피소드들 중에서 고르고 골라서 엮어낸 이야기라고 생각하니 더욱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허풍'이라는 단어와 '사실'이라는 단어 사이에 어느 부분에서 위치할지 궁금해하며 읽게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