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잠수복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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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보자마자 '아, 읽고 싶다. 격하게 읽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살짝 걱정도 되었다. 무척 읽고 싶었지만 그만큼 주저하게 된 것은 오쿠다 히데오의 전작 《공중그네》의 위력이 실로 대단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이라는 기대감에 결국 이 책을 읽기로 마음먹었다.

특히 코로나가 휩쓸고 간 세상에 보내는 오쿠다 히데오의 마법 같은 위로라고 하니, 위로도 받고 싶고 어떤 내용의 소설일지 궁금해서 이 책 《코로나와 잠수복》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오쿠다 히데오. 따뜻한 유머와 날카로운 통찰력, 특유의 스토리텔링과 캐릭터 창조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소설가다. 2002년 괴상한 정신과 의사 '이라부'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 《인 더 풀》로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고, 같은 해 《방해자》로 제4회 오야부하루히코상을 받았다. 2004년 《공중그네》로 제131회 나오키상, 2006년 《남쪽으로 튀어!》로 일본 서점대상, 2009년 《양들의 테러리스트》로 제43회 요시카와에이지 문학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쉽고 간결한 문체로 인간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내면서도, 부조리한 세상에 좌충우돌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잊고 있던 가치를 묻는 주제의식을 보여준다. 포스트 하루키 세대를 이끄는 선두주자로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등과 함께 본격문학과 대중문학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가는 일본의 크로스오버 작가로 꼽힌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오쿠다 히데오의 단편소설집이다. <바닷가의 집>, <파이트 클럽>, <점쟁이>, <코로나와 잠수복>, <판다를 타고서> 등 다섯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고 있어서 그런지 <코로나와 잠수복>이라는 제목의 글을 먼저 읽어보고 싶었다.

한참 마스크 파동이 있을 때에 집에 마스크가 없어서 목수건을 입과 코까지 올려 쓰고 마스크 사러 상점을 돌아다닌 경험이 있다.

그러니 방호복이 없어서 잠수복을 입은 아빠가 출연하는 <코로나와 잠수복>이 남 이야기 같지 않으면서도 더욱 시선을 끌며 흥미롭게 다가온 것이다.

오쿠다 히데오가 내놓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치유법이 무엇일지 궁금해서 그 소설부터 읽어보았다.

박진감 있게 다음 장면을 보고 싶도록 책을 썼다. 자칫 우울하거나 미신 같은 이야기로 빠질 법한 것도 오쿠다 히데오만의 필력으로 잘 이끌어갔다.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는 표현으로 문맥을 잘 이어나가서 다음에 다가올 일을 호기심 가득하게 기다리도록 만든다.

무겁게만 보일 수 있는 인간사를 이토록 흥미롭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다니, 역시 오쿠다 히데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아내의 외도로 상처받고 바닷가를 찾은 소설가

조기 퇴직 권고 불응으로 한직으로 밀려났지만 복싱에 빠진 중년 가장들

인기 프로야구 선수 남자친구의 결혼 신청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아나운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걸 직감하고 잠수복으로 방호복을 대신한 아빠

꿈에 그리던 드림카를 중고로 구입하고 이상한 내비게이션을 따라 여행한 남자 (책 뒤표지 중에서)

다섯 편의 소설에 나오는 사람들은 어렵고 힘든 상황임에도 그들의 이야기가 유머를 잃지 않아서 긍정적 힘과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요즘 들어 이대로 끝나는 듯하다가 다시 코로나가 창궐하고 있어서 답답하던 차에, 이 책은 따뜻한 위로와 함께 지친 일상에 활력을 주었다.

어려운 상황이어도 쉽고 재미있는 문체로 위트 있게 풀어내니 오쿠다 히데오의 필력은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소설 속 이야기에 푹 빠져들어 읽게 되는 책이다.

웃음과 감동을 맛볼 수 있게 하는 단편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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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레시피 - 내 아이 먹일 생각으로 만든 64가지 건강 레시피
김소연 지음 / 북앤미디어디엔터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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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시간 들이기는 실력도 시간도 부족하면서 반찬가게에서 구입하지 않는 데에는 나만의 소신이 있다.

되도록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도 건강레시피로 먹고살자는 의미에서 그렇게 하기는 하지만, 솔직히 별로 맛이 없다.

요리책을 기회 되면 보는 것도 도움을 받고자 하는 것이지만 그것도 만만치 않다. 레시피 그대로 하면 간이 좀 세고 임의로 줄이면 별로 맛이 없으니, 요리를 하면서 머리를 아무리 굴려도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아쉽기만 하다.

그러니 이 책이 눈에 확 들어오지 않았겠는가.

아마 아이에게 주고 싶은 건강 레시피를 찾거나, 건강식으로 소박하게 집밥을 만들고 싶은 사람, 환자에게 줄 식단을 고민하는 사람 등등 이 책이 필요한 사람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그 이름도 건강할 듯한 제목 『순수한 레시피』로 64가지 건강 레시피를 접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의 저자는 김소연. 아이 둘을 키우며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던 영양사 출신의 저자는 주변 엄마들이 아이 먹일 반찬 때문에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노하우를 함께 나누고자 순수식탁의 문을 열었다. 5평 남짓한 작은 매장에, 메뉴는 단 9가지! 그 시작은 미미했으나 엄마들의 입소문과 응원에 힘입어 25평, 50평짜리 두 개의 매장을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현재는 어른 반찬까지 아우르며 남녀노소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은 70여 가지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제철 재료와 다양한 조리법을 구사해 만든 자극적이지 않는 맛, 요일별 메뉴로 질리지 않는 신선함으로 아이와 어른 모두를 만족시키며 많은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조금은 단순할 수도, 어쩌면 '이게 뭐야?'라고 할 수도 있을 법한 메뉴들이지만 온 가족이 맘 놓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레시피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꼭 레시피 그대로가 아니어도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여 응용할 수 있는 메뉴가 많으니 한 번쯤은 꼭 만들어 볼 것을 추천한다. (4쪽)

이 책에는 연근 새우 겨자 냉채, 오이 매실청 무침, 브로콜리 들깨가루 무침, 오이 부추 무침 등의 무침, 새우 브로콜리 견과 볶음, 연근 견과류 조림, 고등어 꽈리고추 알마늘 조림 등의 조림&볶음, 두부 스테이크, 감자 아보카도 치즈전, 육전, 연근전 등 전류, 낙지연포탕, 버섯 조랑떡 들깨탕, 황태 감자 달걀국, 새우 순두부탕, 바지락 배추 미나리탕 등 국, 구운 두부 버섯 카레, 새우 에그 크림 카레, 불고기 파프리카 볶음밥, 알밥 등 한그릇밥, 두부 멘보샤, 달걀 채소 피자, 국물 떡볶이, 새우 파스타 샐러드 등 간식 등이 담겨 있다.

먼저 각각의 메뉴 시작 전에 한마디 말이 담겨있는데, 이 부분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실제 순수식탁을 운영하면서 있었던 일이나, 그 메뉴의 느낌 등을 가볍게 들려준다.

'고객이 '이 메뉴' 덕분에 아이가 브로콜리를 처음 먹기 시작했다고 하더라고요(55쪽)' 같은 이야기를 보면, 그냥 넘어가려다가도 '오, 이거 괜찮겠네. 한번 만들어볼까?'라며 마음이 바뀌기도 한다.

'의외로 감자 조림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아요.'라며 시작하면 '맞아, 그래'라면서 읽어나가다가 '감자를 최대한 젓지 않고 불 조절로 조리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예요'라며 이어가는 설명에 더욱 집중해보기도 한다. 어렵거나 실패한 적이 있지만 방법을 살짝만 고쳐보면 맛있는 반찬이 나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니 해볼 만하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일단 사진과 설명으로 메뉴를 살펴보면 마음에 드는 레시피가 보일 것이다.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재료, 양념, TIP, RECIPE 등 구체적인 정보를 하나씩 짚어보면 되겠다. 친절한 설명과 함께 사진으로 순서를 알려주니 쉽게 따라할 수 있을 것이다.




순수한 아이들이 먹는 음식,

자연의 순수한 재료를 가지고 만드는 음식,

가족을 위한 순수한 엄마의 마음으로 만드는 음식,

순식간에 먹어버릴 만큼 맛있는 음식. (책 뒤표지 중에서)

그런 음식을 만들고자 한다면 이 책의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

혹시 책으로 부족하다면 유튜브나 블로그 QR코드도 알려주니 그곳에서도 대표 레시피를 만나볼 수 있겠다.

안 매운 반찬, 매운 반찬, 쉬운 반찬, 번거로운 반찬, 골고루 들어있으니 차근히 읽어보면서 식탁에 들여놓을 메뉴를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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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의 목격자
E. V. 애덤슨 지음, 신혜연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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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는 데에는 책 소개 하나면 게임 끝이다.

한낮의 관광지에서 여자 친구를 살해하고 자살한 남자,

그리고 현장을 목격한 다섯 명의 이방인!

가해자가 명백한 줄로만 알았던 사건,

그러나 진범이 따로 있음을 암시하는 의문의 메시지로 인해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는데……. (책 소개 중에서)

다섯 명의 이방인이 같은 사건을 목격하고 가해자가 명백한 줄로 알았던 사건인데 진범이 따로 있다니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과연 목격자들의 기억은 믿을 만한 것일까?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궁금해서 이 책 《5인의 목격자》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E.V.애덤슨. 소설가, 전기 작가, 저널리스트이며, 애거사 크리스티를 탐정으로 그린 소설 네 편과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실비아 플라스, 알렉산더 맥퀸, 해럴드 로빈슨의 전기 및 타이타닉 생존자들의 집단 전기를 집필했다. 2007년도에 출간된 첫 소설 《거짓말 하는 혀》로 젤프 퍼스토 노벨어워드 최종 후보에 오른 바 있다. 《아름다운 그림자: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삶》으로 2003년 람다 문학상과 2004년 에드거 앨런 포 상을 수상했다. (책날개 중에서)

그날은 밸런타인데이였다. 젠 헌터는 벡스와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고 공원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사건이 벌어진 것이었다. 전례 없는 흉기 범죄, 살인 사건!

그 일이 벌어졌을 때 목격자도 여럿 있었다. 그리고 젠 헌터는 그날의 사건을 기사로 내보냈고, 생각지 못한 메시지를 받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범인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젠헌터당신을지켜보고있어 대니얼 올리버는 빅토리아 다 실바를 죽이지 않았어. (48쪽)

목격자들이 당연하게 지목한 사람이 범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데에서 사건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며, 의아한 마음으로 정신을 번쩍 차리며 이 책을 계속 읽어나갔다.



뒷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이 이 책을 한달음에 읽어나가게 만든다. 처음에는 범인이 궁금해서 뒷부분부터 읽어보고 싶은 호기심이 살짝 생겼지만, 꾹 참고 읽어나갔다. 그러다 보니 그냥 물 흐르듯 작품 속 이야기에 빠져들어 읽어나가게 되었다.

난 이 책에 대해 말을 아끼려고 한다. 그래야 한다. 내가 먼저 알게 된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하더라도 참아야 한다. 그래야 다른 독자들이 이 책을 더욱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모르고 읽어야 재미있는 게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되는지, 범인이 누구인지 궁금해하며 읽다가 문득 '아, 이런 일이 있었구나!' 발견하며 퍼즐을 맞춰보는 시간을 가졌다. 끝까지 읽게 하는 힘이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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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의 시대 - 인플레이션 쇼크와 금리의 역습
김광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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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팔방으로 꽉 막혀버린 듯 도무지 알 수 없는 시기이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누구는 '오른다' 말하고, 다른 누군가는 '떨어진다' 말한다. 누구는 '담아야 한다' 말하고, 다른 누군가는 '팔아야 한다' 말한다. 언제까지 누구의 말을 듣고 판단할 것인가? 나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읽어내고, 돈의 이동을 관찰해야 한다. (4쪽)

맞는 말이다. 늘 휩쓸려 다니다 보니 내가 사면 떨어지고 내가 팔면 오르는 것이다. 아니, 이 책의 말처럼 사실 '내가 사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떨어질 때 내가 산 것'이 맞겠다.

이 책은 이 시대를 관통하는 경제의 흐름을 한눈에 보여준다. 경제가 생물이라면, 금리는 피와 같다. 경기 및 물가와 같은 실물경제가 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금리는 다시 환율 및 증시와 같은 금융에 영향을 미친다. 이 책에서는 금리를 중심으로 한 경제의 흐름을 이해하고 개인의 투자 의사결정이나 기업의 경영 전략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이다. (9쪽)

지금 이 책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게다가 이 책의 저자 김광석 교수님은 실물경제 최고의 지략가로, 대형 경제 유튜브 삼프로TV, 김미경TV, 신사임당 등에서 활발하게 출연하고 있다고 하니 기대감이 더 커졌다.

경제의 흐름을 한눈에 보기 위해 이 책 『긴축의 시대』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광석. 경제 읽어주는 남자로 알려진 이코노미스트다. 교수, 연구원, 작가, 칼럼니스트, 대중 강연자, 자문위원, 경제 평론가, 유튜버, 블로거 등과 같은 다양한 직업과 활동들로 삶을 채워나가고 있다. 방송에서 경제 현안을 해설하고, 다양한 신문 및 저널에 경제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약 200여 편에 달하는 논문 및 보고서를 게재해왔다. 유튜브 『경제 읽어주는 남자』를 통해 매주 경제 현안을 강의하고 있고, 국내 기업, 정부 및 공공기관에 특강을 통해 인사이트를 전달하며, 국내외 다양한 포럼에서 경제와 산업을 아우르는 강연을 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 스스로 '경제를 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눈을 감고 운전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경제를 보는 눈'을 선물하는 책이길 바란다. (11쪽)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초인플레이션 압력', 2부 '돈의 대이동', 3부 '긴축의 시대, 기준금리 빅스텝 인상', 4부 '금리의 역습, 반항하는 경제'로 나뉜다. 세계 경제의 불균형 회복, 공급망 병목 현상의 덜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파급력, 식료품 원자재 슈퍼 사이클 오나?, 기준금리와 물가의 관계, 기준금리 인상과 인하의 목적은 무엇인가?, 중앙은행과 통화정책의 궁극적 목표,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화, 세계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정상화, 한국의 금리 인상, 환율 전망이 말해주는 변화의 흐름, 한국 경제가 흘러갈 방향과 대응 전략, 고금리 시대 국내외 경제 전망, 부동산과 주식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 등 14 챕터로 나뉜다.



저자는 선진국들은 3년 사이에 코로나19 이전의 경제 수준으로 돌아가겠지만 신흥국과 저소득 국가들은 전혀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 전망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비유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즉 어떤 한 반의 평균 성적이 올라서 담임 선생님이 자화자찬하고 있는데, 사실은 평소 성적이 상위권인 아이들만 성적이 오른 것뿐이고 나머지 아이들은 하나도 오르지 않은 것이지만 평균 성적은 올랐다며 좋아하는 모습과 같다는 것이다. 이런 설명들이 쉽게 눈에 쏙쏙 들어오도록 도움을 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조목조목 잘 설명을 해주는데 예를 기가 막히게 잘 들어주어서 누구나 쉽게 무릎을 탁 치면서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 책인데 이렇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예시가 와닿아서 그렇다.

1980년대에 짜장면 한 그릇이 500원 정도 했었는데 지금은 6,000~7,000원 정도 하니까, 짜장면 한 그릇의 가격이 10배 이상 올랐다는 것을 말하면서, "이런 말을 하면 무릎을 탁 치면서 "그때 짜장면 사둘 걸, 그때 짜장면 천 그릇 사놨으면 나 부자 됐는데"라고 하는 사람이 있을까?"라고 하는 말이나,

만일 부모가 자녀한테 용돈을 주다가 갑자기 용돈을 안 준다고 해보자. 중학교 2학년인 아이가 일주일 용돈을 10만 원씩 받다가 갑자기 용돈을 하나도 못 받게 된다면? 가만히 있을 아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아이는 크게 반발할 것이다. 경제학에서는 그런 현상을 '긴축발작'이라고 한다. (164쪽)

수능 시험 3일 남겨놓은 시점에 코피 터지게 공부하는가, 아니면 컨디션을 조절하는가? 어느 쪽이 더 현명한 방법인가?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보통 시험을 코앞에 남겨두고 공부량을 줄이며 컨디션을 조절한다. 마찬가지로 운동선수들도 중요한 운동 경기를 앞에 두고 운동량을 서서히 줄여간다. 도로가 만나는 지점에는 변속 차로가 마련되어 있고, 고속으로 달리던 자동차는 완만하게 감속한다. 이처럼 새로운 국면에 진입할 때 점진적으로 행동을 전환하는 것을 '테이퍼링'이라고 한다. (165쪽)

양적완화 조치의 점진적 축소를 뜻하는 경제학 용어, 다시 말해 통화정책에서도 유동성 공급량을 줄여나가되 천천히 줄여나가는 것을 테이퍼링한다고 표현한다는 설명에 앞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찰떡같은 예를 들어주어 재미있게 읽어나가게 되었다.

읽고 나서 세월이 좀 흐른다고 하더라도 예를 들어주었던 내용이 강렬해서 쉽게 잊히지는 않으리라 생각된다.



이 책을 읽어보니 이 책이 2022년 하반기 최고의 경제전망서라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경제에 관한 것이니 어렵고 딱딱한 자세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그냥 부담 없이 펼쳐들면 좋겠다.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해주니, '아, 그렇구나!'라며 읽어나가게 될 것이다.

사상 최악의 초인플레이션 시대여도 어떻게 대응할지 경제 로드맵을 이 책으로 살펴보며 방황하지 않고 기회를 발견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서가명강] 유튜브 채널에서 <긴축의 시대> 출간 기념 라이브를 무료로 볼 수 있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본 리뷰는 21세기북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경제 #주식투자 #경제도서 #주식 #경제트렌드 #인플레이션 #경제도서추천 #경제읽어주는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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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함 속 세계사 - 129통의 매혹적인 편지로 엿보는 역사의 이면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 지음, 최안나 옮김 / 시공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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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편지'다. 그동안 다양한 소재로 세계사를 이야기하는 책을 보아왔는데, '편지'라고 하니 궁금했다. 편지야말로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 아니던가. 그런데 세계 역사를 바꿀 만한 계기가 된 편지들이 있다는 것에 호기심이 생겼다.

129통의 매혹적인 편지로 엿보는 역사의 이면이라고 하니 이 책을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에는 스탈린이 비밀경찰에게 죄인의 처형을 명령하며 보낸 짧은 편지,

열정적인 연인이자 정치적 동반자였던 예카테리나 대제와 포툠킨 왕자가 주고받은 편지,

홀로코스트 죽음의 수용소에 갇힌 남편에게 보내는 아내의 작별 편지,

찰스 1세가 자신의 운명을 결정지을 재판을 기다리며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등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책 뒤표지 중에서)

편지로 세계사를 본다고 생각하니 흥미롭고 어떤 편지 글귀를 만나볼 수 있을지 기대되었다.

히틀러에서 피카소, 람세스 2세에서 트럼프까지

세상에서 가장 은밀하고도 위대한 글을 모으다 (책표지 중에서)

지금껏 몰랐던 부분을 접하고 싶은 생각에 이 책 『우편함 속 세계사』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 케임브리지대학교의 곤빌 앤드 캐이어스 칼리지에서 역사를 공부했다. 저서로 새뮤얼 존슨상, 더프 쿠퍼상, 마시 전기상의 최종 후보작이었던 《예카테리나 대제와 포툠킨》, 영국출판대상에서 올해의 역사책상을 수상한 《젊은 스탈린》, 소설 《사셴카》, 오프라 윈프리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로마노프 왕가》, 전 세계적으로 100만 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중국에서 웬진 올해의 책상을 수상한 《예루살렘 전기》 등이 있다. (책날개 중에서)

특이하고 재미있는 편지가 무척 많지만, 이 책에 실린 편지들이 단지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선택된 건 아닙니다. 전쟁이든, 평화든, 예술이든 아니면 문화든 어떤 분야에서 특정 방식으로 인간사를 바꿔놓았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천재의 눈을 통해 또는 괴짜나 평범한 사람의 눈을 통해 아주 흥미진진한 삶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이 책에는 고대 이집트와 로마부터 현대 미국, 아프리카, 인도, 중국,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문화, 전통, 국가, 인종을 아우르는 편지를 모았습니다. (13쪽)

이 책은 사랑, 가족, 창조, 용기, 발견, 여행, 전쟁, 피, 파괴, 재앙, 우정, 어리석음, 품위, 해방, 운명, 권력, 몰락, 작별 등을 주제로 편지가 수록되어 있다.



사랑의 편지부터 정치권에서 명령을 하달하여 세계를 움직이는 내용까지, 다양한 편지를 볼 수 있는 책이다.

편지 한 장으로 세상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것도 놀라운 사실이었다.

특히 전후 사정을 알려주는 글과 함께 편지 내용을 공개해 주니 편지의 내용이 더욱 와닿았다.

별의별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오오~ 이런 일이 다 있었구나!' 하면서 흥미롭게 읽어나갔다.

인도의 간디가 히틀러에게 보낸 편지도 있고, 저명인사들이 친구 또는 애인에게 보낸 비밀스러운 편지까지도 이런 기회가 아니면 접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더욱 시선을 집중하며 읽어나갔다.

특히 T.S.엘리엇이 조지 오웰에게 출간 거절 편지를 보낸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 책에 의하면 '엘리엇의 깔보는 듯한 출간 거절 편지는 출판계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실수 목록에 올라야 마땅하다(137쪽)'라는 설명을 해주는데, 후문과 함께 읽으니 더욱 흥미로웠다.



누군가의 편지를 보는 것이 남의 일기를 훔쳐보는 듯하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영향을 주며 남을 만한 편지들이어서 그런지, '아, 이래서 그런 일이 생겼구나!'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저자는 이 편지 모음을 읽는 이들이 그 속의 용기, 아름다움, 진정성에 감탄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편지만을 읽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을 읽으면서 역사의 쟁점들을 함께 떠올려보니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편지와 함께 세계사를 바라볼 수 있는 책이니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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