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오랫동안 못 갈 줄 몰랐습니다 - 신예희의 여행 타령 에세이
신예희 지음 / 비에이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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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니 문득 약간 뭉클하고 서럽고 오묘하고 그렇다. 나도 약간의 타령 비슷한 걸 하고 싶어졌다.

나도 한때 여행을 꿈꾸며 여행을 좋아하던 사람이었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여행은 꿈도 못 꾸고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코로나 시작 무렵만 해도 나도 이럴 줄은 몰랐다. 여행 떠날 수 있는 기회도 곧 오겠지~ 생각했다.

그때가 마지막이었다. '파리에 한번 가볼까' 생각했다가, 때마침 검색해 본 항공권이 엄청 저렴했고, 그렇게 예약해서 다녀왔던 그때의 그 여행이 해외여행의 마지막이었으니…….

내가 꿈꾸던 즉흥여행을 실행에 옮긴 게 그때였는데, 아, 그전의 여행도 참 좋았는데, 아득한 먼 옛날, 아니 전생처럼 느껴진다.

지금은 그냥 책을 읽으며 이 타령에 동참하는 걸로 만족하기로 한다.

아, 나도 그랬는데…. 그때 좋았지. 나 때는 말이야 등등 제대로 라떼 타령도 해보고, 기억을 더듬으며 여행을 떠올려본다.

"여행 썰을 풀다 보니 눈물이 날 것 같다. 구글 지도를 열고, 이 모든 게 끝나면 제일 먼저 가고 싶은 장소를 표시해본다." (책표지 중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이렇게 오랫동안 못 갈 줄 몰랐습니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신예희. 세계를 여행하며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다. (책날개 중에서)

쌓이고 쌓여 사리가 될 지경이라 일기라도 써보기로 했다. 아무 말이나 되는 대로 잔뜩 쓰고 나면 속이 좀 풀리지 않을까? 워드 프로그램의 빈 문서를 열어놓곤 하소연이나 다름없는 문장을 마구 뿜어냈다. 한두 장쯤 쓰면 적당히 마무리되겠지. 그런데, 어라? 냅다 시작된 글이 끝날 줄을 모르고 술술 풀려나온다. 끝내야 할 마감이 있는데도, 한참 작업하던 책 원고가 있는데도 못 본 척 슬쩍 미뤄놓곤 정신없이 글을 썼다. '여행'이란 2글자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할 말이 너무 많았다. 내 속 어딘가에 이야기가 웅크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어서어서 꺼내주길 기다렸던 모양이다. (6쪽)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여행'이라는 2글자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를 시작으로, 1부 '낯선 곳에서는 사소하지 않은 용기가 생긴다', 2부 '그곳이 어디든, 난 내 삶을 잘 살고 싶다'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나는 내내 여행을 생각했다'로 마무리된다.



첫 이야기는 기내식부터 시작된다. '기내식 카트가 다가올 때의 그 기다림, 정말 길지. 그래서 나는 채식 메뉴를 미리 신청하고 갔지.' 이러면서 읽는다.

언젠가 인도행 비행기를 타고 갈 때 채식메뉴를 주문해서 받은 사람들이 먼저 식사를 하는 모습을 바로 곁에서 보면서 '먹는 거 쳐다보면 안 되는데…….' 생각하며 흘끔흘끔 군침흘리며 보고 있었다.

그래서 그다음에는 아예 채식 메뉴로 신청하고 갔다. 단지 밥이 빨리 나온다는 점에서.

하지만 베지테리언식은 아침 메뉴에 오믈렛을 먹을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었으니…. 아참, 아이스크림도 안 주려는 걸 괜찮다고 하면서 받기도 했다.

그리고 호기심에 힌두교 식사를 신청했다가 난생 처음으로 강하고 낯선 향 때문에 남기고 말았다. 저자는 그저 호기심에 유대교 식단을 신청해서 먹어본 적이 있는데, '맛은, 음, 좋은 경험이었다.(17쪽)'라고 한다. 무척 반갑게 리액션을 뿜어내며 이 책을 읽어나갔다.

내 이럴 줄 알았다. 통통 튀는 저자의 이야기를 보면서 '나도 나도~'를 외치며 내 이야기가 더 많아졌다. 여행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너도나도 여행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여행 이야기도 꺼내들며 회포를 풀 수 있겠다.



기내식부터 공항에서 숙소까지, 짐 꾸리기, 여행의 취향, 기록, 혼자 하는 여행과 동행인이 함께 하는 여행, 책 이야기 등등 들려주는 이야기에 쉴 새 없이 동조하며 읽어나간다.

또한 거리낄 것 없이 당당하게 내뱉는 이야기에 '우리 끼린데 뭐' 하는 느낌으로 읽어나간다.



요즘 나의 관심은 책이니 책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게 읽는다. 여행에 가져갈 책 말이다.

그렇다면 어떤 책이 좋을까? 우선 뭐니 뭐니 해도 재미있어야 한다. 재미없는 책은 집에서든 여행지에서든 읽기 싫다. 아마 수감 중이어도 그럴 것 같다(겪어보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정말로 심각하게 재미있는 책은 또 그 나름대로 곤란한데, 왜냐고요? 도에 지나치게 재미있는 나머지 읽는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빨라지기 때문이다. 후루룩 뚝딱 한 권이 끝나버린다. 여행 초반에 가져간 책을 다 읽어버리면 큰일이다. 남은 시간은 뭘 하라고! 게다가 책 내용에 몰두하느라 여행이고 나발이고의 상태가 되기도 한다. 추리소설만 잔뜩 챙겨갔다가, 숙소에서 밀실 살인 당할 것 같은 기분이 들면 곤란하다. 그러니까, 재미는 재미대로 있으면서 읽는 속도는 너무 빠르지 않을 만한 책이 좋겠네요. 그런데 그런 책이 과연 있을까요? (165쪽)

아 그러고 보니 전자책. 이제는 전자책이 있으니 책의 무게 같은 것은 상관이 없겠다. 이런 거 보면 나도 옛날에 여행을 즐긴 것이다. 시대가 변하고 있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는 중이다.




무사히 여행을 마친다는 기적, 그러고 보니 지금껏 여행을 떠났다가 집까지 무사히 와서 잘 살아있다는 것은 다름 아닌 기적이다.

난 사실 여행 전에 책상이든 방이든 어디 한 군데 어지럽혀놓고 출발하곤 했다. 여행을 다녀와서 내가 직접 치워놓을 수 있도록.

무언가 깔끔하게 정리하고 떠나면 불안한 그런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니 여행을 떠날 때 두근거렸던 것은 어쩌면 겁이 나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보험이란 현대인의 샤머니즘이니까.(198쪽)' 그 말처럼 여러 장치를 해놓았고 무사히 다녀왔고, 지금은 그런 기억도 희미해져버렸지만, 언젠가 다시 여행을 떠날 수 있으리라 꿈꾸고, 여행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뭉클한 그런 시간을 보냈다. 이 책 덕분에.



나는 내내 여행을 생각했다. 이 모든 게 끝나면 제일 먼저 가고 싶은 장소를 꼽아보았다. 좋아, 여기에선 이걸 하고, 이걸 먹을 거야. 저기에도 가야지. 정말 정말 재미있게 놀 거야. 구글 지도를 열어 그리운 장소를 살살 훑어 나가기도 했다. 즐겨찾기에 등록해 초록색 별표가 생긴 곳들을 하나하나 눌러보며 즐거워했다. 아휴, 이 골목 기억나. 이 가게 정말 귀여웠다고. 물론, 모두 여전한 건 아니었다. 길어진 팬데믹 때문인지 폐업을 선언한 가게도 여럿이었다. 클릭 한 번이면 즐겨찾기를 삭제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당장은 힘들어도 곧 다시 문을 열 거라고 생각해서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분명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우리 모두 그리운 장소에서, 꿈꾸던 장소에서, 곧 다시 만나요. (203쪽)

여행을 떠올릴 때에는 계기가 있어야 한다. 특히 요즘 같은 때에는 말이다.

그럴 때에는 여행에세이를 읽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여행 '타령' 에세이도 괜찮겠다.

오히려 여행하면서 어떤 점들이 좋았는지, 나의 여행은 어땠는지, 기억을 떠올리는 재미가 쏠쏠해서 더 읽는 맛이 있었다.

다음 여행이 언제가 될지 알 길은 없지만, 지난 여행을 떠올리는 것은 당장이라도, 언제라도 할 수 있는 일이니, 한참을 생각에 잠겨본다. 꽤나 괜찮은 시간을 선사해 준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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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話頭) 아이온총서 1
박인성 지음 / 경진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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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는 늘 호기심 대상이었다.

내가 읽어보았을 때에는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는데, 이 화두로 깨달음을 얻으셨다고들 하지 않던가.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이 있을 것이고, 어쩌면 언젠가의 나는 그 화두를 듣고 크게 깨닫는 바가 있지 않을까.

사실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욕심을 부리는 건 아니지만, 그냥 궁금했다. 그리고 이렇게 화두를 모아서 책에 담았다고 하니 이 책을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게다가 현대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가 화두를 해설하는 방식이 궁금했으니, 결국 이 책을 소장하고 읽기로 결정한 것이다.

마조 선사의 화두 7칙, 남전 선사의 화두 10칙, 조주 선사의 화두 82칙을 붓다가 양 극단을 타파하는 방식과 현대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가 화두를 해설하는 방식에 의거하여 해독하다. (책표지 중에서)

이 책을 읽으며 화두를 접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박인성.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동국대학교 대학원 불교학과를 졸업하였고, 현재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명예교수이다.

이 책만의 장점과 필요성은 책 뒤표지에 있는 글을 보면 인식할 수 있겠다.

불교는 크게 중관, 유식, 인명 등의 인도불교와 선, 화엄, 천태 등의 중국불교로 나뉠 수 있다. 이 두 유형의 불교는 사뭇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또 중국불교 중 선불교는 차이 그 자체를 활구를 통해 철저하게 드러내려 했기 때문에 다른 중국불교와도 사뭇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이렇게 차이 그 자체를 철저하게 드러내려 했다는 점에서 선불교는 현대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의 철학과 가깝다. 들뢰즈가 그의 저서 『의미의 논리』에서 신라의 파초혜청 선사의 화두를 다루고 있는 데에서도 선불교와 들뢰즈 철학의 친연성을 읽어낼 수 있다.

이 책 『화두』에서 필자는 『차이와 반복』과 『의미의 논리』에서 전개되는 들뢰즈의 언어철학이 선사들의 화두를 해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참조하여 『선문염송집』에 실린 화두 중 마조, 남전, 조주의 화두 99칙을 해독하여, 선사들이 양 극단을 타파하는 붓다를 따라 심원한 철학적 사유를 하고 있었음을 밝혔다. 또, 이 책은 때로는 활구, 사구, 방행, 파주 등 선불교의 용어를 써 가며, 때로는 무의미, 의미, 사건, 대사건, 수렴, 발산 등 질 들뢰즈의 용어를 써 가며 조주의 화두를 중심으로 99칙의 화두 하나하나의 독특한 성격을 밝혀놓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고대 인도의 붓다에서 중국 당송대의 선사들로, 중국 당송대의 선사들에서 현대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로 가는, '차이의 철학'의 계보를 새롭게 발견하게 되리라 믿는다. (책 뒤표지 전문)

한 번만 보아서는 모르겠고, 그렇지만 각종 책에서 조금씩 접하던 화두를 한꺼번에 한 권의 책에서 접하는 것만으로도 신선했다.





이 책에는 마조 선사의 화두 7칙, 남전 선사의 화두 10칙, 조주 선사의 화두 82칙이 수록되어 있다.

99칙의 화두가 한 권의 책에 수록되어 있으니, 한꺼번에 읽어나가려면 다소 난해할 수 있겠다. '뜰 앞의 잣나무'라든지, '죽을 먹었는가?' 등의 이야기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어서 책을 읽어나가다가 만나니 반가운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담긴 화두들을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 부담 없이 이야기만 일단 읽어보아도 흥미로울 것이다.

그중 한 가지만 언급해 보아야겠다.

뜰 앞의 잣나무도 불성이 있습니까?

조주에게 한 스님이 물었다.

"뜰 앞의 잣나무에도 불성이 있습니까?"

선사가 대답했다.

"있다."

스님이 다시 물었다.

"언제 부처가 됩니까?"

선사가 대답했다.

"허공이 땅에 떨어질 때이다."

스님이 다시 물었다.

"허공이 언제 땅에 떨어집니까?"

선사가 대답했다.

"잣나무가 부처가 될 때이다." (259~260쪽)

단순히 언어에만 휘말리지 말고 그 의미를 파악해본다. 의미가 막연하니 해설을 읽어보며 조금은 이해의 폭을 넓혀본다.

저자는 유사한 공안들이 보여 처음에는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해독할까 생각했었지만, 그렇게 하면 어떤 선입견이 생기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고, 순서대로 해독해 나가는 방향을 택했다고 한다.

독자 입장에서도 그렇게 했기에 순서대로 읽는 데에 무리가 없었다. 자칫 선입견이 생길 수도 있었겠지만, 잘 간파하여 수록하였기에 읽어나가는 데에 무리가 없었다. 소장해두고 또 읽고 싶은 생각이 드는 화두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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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으로 살자 - 더 열심히 놀기 위해 세상과 타협하는 법
노선경 지음 / 떠오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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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광고가 유행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다르게 말한다.

'열심히 일한 만큼 열심히 놀자'라는 건 순서가 잘못됐다.

일단 열심히 인생을 조져놓아야 열심히 살 수 있다.

행복한 방탕을 즐기고 나서야 비로소 행복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연료를 얻게 된다. (책날개 중에서)

일리가 있다.



이 책의 소제목들만 보아도 무언가 시원시원하다. 돌직구 발언이다. 센언니 느낌이라고 할까.

노는 것은 절대 낭비가 아니다, 제 장래희망은 '미친년'입니다, 일단 인생을 조져놓자, 더 열심히 놀기 위해 세상과 타협하는 법, 브레이크 없이 달리는 차는 '고장 난 차'이지 '잘 달리는 차'가 아니다, 보장된 미래라는 허황된 말, 포기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다, 놀아도 멋있어 보이는 10가지 방법 등 제목만 보아도 산뜻하다.

그리고 이 책의 프롤로그를 보니 남 이야기 같지 않은 느낌이 든다.

바쁠 때 오는 특유의 우울감이 있다.

산더미같이 쌓인 일을 보고 있자면 방탕하기만 한 내가 과연 이 일을 끝까지 이끌어 갈 수 있을까 두렵기만 하다. 이 일을 수행할 만큼의 능력이 있는가에 대해 의구심마저 든다. (책속에서)

아니, 이 느낌은 일만 열심히 하는 사람이나 방탕한 사람이나 누구나 쌓인 일 앞에서는 그런 생각이 들 것이다. 조금 더 완벽하고 싶고, 완벽할 때 해야겠다고 미뤄둔 일들이 있고, 그게 잘 안되어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등등등.

우리는 어쨌든 인생에서 만족만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짤막하면서도 자신의 이야기를 임팩트 있게 들려주고 있다. 시원시원한 이야기를 들으며 무언가에 미쳐보았던 시간을 떠올리기도 해본다.

미친 듯이 일하며 놀기를 반복하는 이게 바로 나의 모습이었다.

제대로 놀 줄 아는 나이기에, 무언가에 빠질 때는 미칠 줄도 아는 나였다.

노는 것은 낭비가 아니라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기 위한 준비단계 같은 것이었기에. (17쪽)

이왕이면 놀아도 멋있어 보이도록 신나게 놀자. '놀아도 멋있어 보이는 10가지 방법'을 하나씩 짚어보니 그렇게 생각하는 게 좋겠다.

놀아도 멋있어 보이는 10가지 방법

  1. 노는 것에 대한 나만의 신조를 가진다.

  2. 노는 것을 절대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3. 애매하게 놀지 않는다.

  4. 할 일은 또 열심히 한다.

  5. 법을 어기지 않는다.

  6. 남에게 피해를 주며 놀지 않는다.

  7. 노는 것과 회피를 잘 구별한다.

  8. 노는 것에도 배울 게 있다는 걸 기억한다.

  9. 늙어서는 할 수 없는 놀음을 택해 논다.

  10. 그 추억을 절대 잊지 않는다. (122~123쪽)



정말 우리는 휴식이 중요한 것을 이론적으로는 어느 정도 알면서도 잘 놀 줄을 모른다. 무언가 하지 않고 있으면 불안하고 자책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아니 오히려 그런 시간이 필요한 데 말이다.

그래서 노는 것, 휴식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것이 무언가 열심히 하자는 것과는 또 다르게 중요한 것이다.

브레이크 없이 달리는 차는 '고장난 차'이지 '잘 달리는 차'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인식해본다.

그냥 이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스스로 경험한 데에서 느낀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에 더욱 호소력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열심히 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방황하는 청춘이라면 삶의 방향 전환을 해볼 수 있도록 이끌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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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으려면
나겨울 지음 / RISE(떠오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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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질문을 던진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리고 답변을 들려준다.

"자신의 기분을 적는 것만으로 상처가 치유되고 나의 일상이 바뀌기 시작한다!"라고 말이다.

안 그래도 요즘, 날씨가 꿉꿉한 만큼 기분까지 좌우되어 여러모로 일상이 영향을 받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며 해결책을 모색해보기로 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으려면』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나겨울. 인스타그램을 통해 1만 건의 무료 상담과 문자로 진행되는 '텍스트 테라피'를 통해 100건 이상의 유료 상담을 했고, 글쓰기와 상담을 병행한 '상담&치유 글쓰기 수업'도 진행했다. 쓴 책으로는 에세이 『쓸데없이 다정해서』 『우울한데 꽃은 피고』가 있다. (책날개 중에서)

걱정이 많다고 문제가 많은 게 아니에요. 바꾸고 싶은 게 많다고 무조건 단점이 많은 게 아니에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주고 이해해 주고 아껴주세요. 그게 너무 어려울 때도요. 사실은 그렇게 하고 있었다는 것도 잊지 말고요. (6쪽)

이 책은 총 4 챕터로 구성된다. 챕터 1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 챕터 2 '내가 정말로 원하는 건', 챕터 3 '감정 수업', 챕터 4 '치유의 글쓰기'로 나뉜다. 자존감이 낮아서 고민이에요, 생각이 너무 많아요, 오늘은 유독 우울한 날이네요, 우리들이 솔직해질 수 없는 이유, 기분 날씨 노트,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한 것임을, 상처받은 만큼 털어내자, 자신감을 심어주는 방법, 삶의 쾌적한 온도를 위해 등의 글이 담겨 있다. 부록으로 '기분 날씨 노트'가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상담 신청을 받기 시작하고 가장 많이 등장한 고민의 주제가 자존감이었다고 한다. 그러니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시작한다. 그리고 진짜 자존감을 높이고 싶을 때 어떤 것부터 해야 할지 짚어준다.

자존감이 낮아진 진짜 이유를 파악해보고, 그런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당장 시작하는 것!

이런 게 정말 자존감을 높일 수 있나 싶겠지만, 자신을 위해 사는 하루하루가 모여 결국 원하는 삶을 찾게 만든다. 길을 잃었을 때는 자신을 사랑하기 어렵고 자존감을 높일 여유조차 만들어지지 않는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진심으로 알아주고 애틋한 자신의 삶을 위해 노력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자신을 존중할 수 있게 된다. (19쪽)



특히 저자는 많은 사람에게 글쓰기를 추천하고 '상담 & 치유 글쓰기'라는 수업도 진행하게 되었다는데, 누군가에게 말로 털어놓지 않아도 혼자 감정을 해소하고 보내줄 수 있도록 일기부터 시작하면 된다는 것이다.

매일 일기를 쓰는 것 말고도 아무 종이에 생각나는 말을 모두 적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렇게 꺼내놓은 자신의 마음을 손으로, 눈으로, 입으로 한 번씩 훑어보면 답답했던 진짜 이유를 알게 되기도 하고 잠시나마 숨통이 트이기도 하니, 어디 말하기 힘든 답답한 무언가가 있다면 글로 써보는 것도 괜찮겠다.

또한 저자는 상담 & 치유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면서 수업을 듣는 모든 수강생들에게 한 달 동안 '기분 날씨 노트'를 작성하도록 했다는데, 그 이유는 치유의 기본은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자신을 알아가는 데에는 감정과 기분을 꾸준히 기록하는 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분 날씨 노트는 매일 저녁을 먹고 난 뒤, 밤 8시에서 10시 사이에 쓰는 것이 가장 좋다. 하루가 마무리되는 시간이면서 새벽 감성에 방해받지 않고 나름 객관적으로 자신의 하루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스마트폰에 일기처럼 기록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 많이 있지만, 이것만큼은 작은 노트를 만들어 손으로 직접 쓰면 좋겠다. 그날의 날짜, 요일, 미세먼지 농도, 날씨, 기분까지 직접 손으로 꾹꾹 눌러쓰며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94쪽)

부록으로 주어진 '기분 날씨 노트'는 꾸준히 써보도록 해야겠다.

실제로 나의 일상을 바꿔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나머지는 스스로 해야할 문제이니 오늘부터 시작하도록 해야겠다. 때로는 이렇게 책을 통해 실행에 옮기고 싶은 무언가를 발견하는 시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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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독서평설 2022.8 독서평설 2022년 8월호
지학사 편집부 지음 / 지학사(잡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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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소문만 살짝 들어보았는데 실제로 보니 알차고 재미있다.

무엇인고 하니 바로 '초등독서평설' 말이다.

알찬 정보 종류별로 쏙쏙 챙겨주어 지식도 채우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초등학생을 위한 독서평설이지만, 초등학생 이상 누구나 읽으면 좋을 어린이잡지 초등독서평설이다.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지 살펴보고자 초등독서평설 8월호를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먼저 표지 그림이 인상적이다. 멋쟁이 동물들이 변신을 위해 미용실을 찾았다는데, 이 꼬불꼬불 파마에도 과학이 숨어있다는 사실!

이에 대해 《초등독서평설》 8월호에서 함께 알아보자는 것이다.

아마 표지 그림을 보고 나면 '꼬불꼬불 파마머리의 비밀'부터 찾아보고 싶어질 것이다.



초등독서평설 8월호는 201권째 발행되는 어린이잡지다. 전통 있는 어린이잡지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독서평설은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최장수 독서·학습 월간지입니다. 교과서를 발행하는 지학사와 분야별 최강 필진이 만나 이룬 독서 교육의 정수가 담겨 있습니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로부터 극찬을 받은 짜임새 있는 콘텐츠는 교과와 연계된 시기별 필수 지식과 정보를 제공합니다. 부담 없이 하루 10분! 독서평설은 여러분의 밝고 알찬 미래를 쌓아 갑니다. (책속에서)

융합독서특집으로 시작하여, '독서+토론' ,'진로+창의', '통합 사회', '통합 과학' 등에 관한 글이 담겨 있다.

융합독서특집으로 '아주 특별한 초대: 일제 강점기 예술가들의 이야기', '독서+토론'으로 연재동화, 교과서 속 우리 옛이야기, 알쏭달쏭 우리말 바로 쓰기, 알고 쓰면 더 재밌는 어원 사전, 이럴 땐 이런 책, '진로+창의'에는 독평과 함께하는 문화 탐방, 독평이 만난 사람, 오늘은 내가 요리사, 안쌤의 영재 수학 퀴즈 등이, '통합 사회'에는 뉴스 톡톡, 구쌤의 질문하는 한국사, 세계 도시 탐험, 인물로 알아보는 세계사 등이, '통합 과학'에는 궁금해 박사의 신비한 과학 사전, 생활 속 화학 반응, 별아저씨의 재미있는 천문학 교실, 미래 과학 뉴스, 발명품이 들려주는 발명 이야기 등이 수록되어 있다.

계획적으로 읽어나가려면 앞쪽에 '2022 08 독서 다이어리' 대로 하면 된다. 8월 달력과 함께 읽어볼 글과 페이지가 안내되어 있으니, 꾸준히 계획적인 독서를 생각한다면 그날 그 분량을 다 읽고 소화한다고 생각하며 접근하면 되겠다.

해당 페이지와 함께 관련 교과도 안내해주니 학습의 연장선으로 재미있게 읽고 지식을 채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읽어나가면서 감탄사가 계속 나온다. '이야~ 우와!' '우리나라에 매미가 12종이나 있다고?'

"맴맴맴맴~매~. 맴맴맴맴~매~~." 여름을 알리는 소리라면 단연 매미 소리죠. 가장 익숙한 "맴맴맴맴~매~~" 하는 것은 매미 중에서도 참매미의 울음소리예요. 무더운 날 시끄러운 기계 소음처럼 "쏴아~"하고 들리는 건 말매미가 내는 소리랍니다. 그런데 이 밖에도 우리나라에 사는 매미가 무려 12종이나 된다고 하네요.(21쪽, 통합과학, 궁금해 박사의 신비한 과학 사전 중에서, 관련교과 3-1 과학 3 동물의 한살이)

잘 모르던 어른이라도 쉿! 괜찮다.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겠다.



이 책에서는 각종 이슈를 이렇게 초등학생에게 필요한 만큼 알차게 담아냈다. 어른 말고도 독자 기자의 글도 있으니, 아이들 스스로 참여하기도 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전통을 쌓아가고 있다.

아이들의 지적 호기심도 채워주고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어려운 이론도 그림과 함께 한눈에 들어오도록 설명해주니, 혹시라도 모든 것을 다 이해할 수 없더라도 '아, 이런 것이 있구나!' 정도로 세상을 알아가는 첫걸음 삼아서 읽어볼 수 있겠다.

재미와 학습 효과 모두 놓치지 않은 알찬 어린이잡지 초등독서평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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