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박인성.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동국대학교 대학원 불교학과를 졸업하였고, 현재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명예교수이다.
이 책만의 장점과 필요성은 책 뒤표지에 있는 글을 보면 인식할 수 있겠다.
불교는 크게 중관, 유식, 인명 등의 인도불교와 선, 화엄, 천태 등의 중국불교로 나뉠 수 있다. 이 두 유형의 불교는 사뭇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또 중국불교 중 선불교는 차이 그 자체를 활구를 통해 철저하게 드러내려 했기 때문에 다른 중국불교와도 사뭇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이렇게 차이 그 자체를 철저하게 드러내려 했다는 점에서 선불교는 현대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의 철학과 가깝다. 들뢰즈가 그의 저서 『의미의 논리』에서 신라의 파초혜청 선사의 화두를 다루고 있는 데에서도 선불교와 들뢰즈 철학의 친연성을 읽어낼 수 있다.
이 책 『화두』에서 필자는 『차이와 반복』과 『의미의 논리』에서 전개되는 들뢰즈의 언어철학이 선사들의 화두를 해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참조하여 『선문염송집』에 실린 화두 중 마조, 남전, 조주의 화두 99칙을 해독하여, 선사들이 양 극단을 타파하는 붓다를 따라 심원한 철학적 사유를 하고 있었음을 밝혔다. 또, 이 책은 때로는 활구, 사구, 방행, 파주 등 선불교의 용어를 써 가며, 때로는 무의미, 의미, 사건, 대사건, 수렴, 발산 등 질 들뢰즈의 용어를 써 가며 조주의 화두를 중심으로 99칙의 화두 하나하나의 독특한 성격을 밝혀놓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고대 인도의 붓다에서 중국 당송대의 선사들로, 중국 당송대의 선사들에서 현대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로 가는, '차이의 철학'의 계보를 새롭게 발견하게 되리라 믿는다. (책 뒤표지 전문)
한 번만 보아서는 모르겠고, 그렇지만 각종 책에서 조금씩 접하던 화두를 한꺼번에 한 권의 책에서 접하는 것만으로도 신선했다.